수민이 미용실은 3월에 처음 갔는데, 그땐 (돌 사진 찍기 전날이라) 다듬기만 해서
지금은 머리가 산발이 됐다.
그러다 어제 엄마 단골 미용실을 지나다가 불쑥 들어갔다.
미용실에 처음 갔던 날 (3월 초)
세 달 전에도 저렇게 안고 잘랐는데, 이번에도 그랬다.
이번엔 힙시트를 가지고 가서 저 때처럼 내내 안고 있진 않았지만, 수민이가 너무 울었다.
미용실 아줌마랑 밖에 나가서 자르다가, 컴퓨터에 뽀로로 동요 틀어놓기도 하고 애를 썼는데 소용 없었다.
빨리 끝내려고 머리를 꼭 붙잡고 허둥지둥 끝내고 나니 수민이는 서러워서 숨이 넘어가게 운다.
그 와중에 그래도 머리는 잘 잘랐다.ㅋ
미용실에 가서 충격 받은 건, 거울에 비친 초췌한 내 모습.
치장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최소한의 화장은 하고 다녔는데
썬크림 바르는 것도 잊어버리고 밖을 나온 것도 그렇고, 언제 그랬는지 머리카락이 흘러내려서 머리도 산발이고..
속상했다.
안 그럴려고 했는데 수민이한테 정신 팔려 급하게 나오다보니 이렇게 됐다.
어릴 땐 화장기 하나 없는 아줌마들을 보며
난 저렇게 다니지 말아야지 했는데, 다 이렇게 되는건가보다 싶다.
자연스러운 과정인걸까?? ㅠ
12키로가 훌쩍 넘은 우량아 아들을 안고, 들고 서고 했더니
언제부턴가 난 운동한 사람처럼 팔에 알통이 생겼고,
아침에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고 무겁고,
사람들은 날 볼 때마다 왜 그렇게 살이 빠졌냐고 묻는다.
임신 하기 전보다 살이 더 빠진 것 같다.
(전에 입던 바지를 입으면 허리에 주먹이 세개씩 더 들어간다)
이렇게 아기 키우기가 고단하긴 해도, 아들은 너무나 예쁘다.
나랑 눈이 마주치기만 해도 눈웃음을 치며 행복하게 웃는 아들이 안 예쁠 수가 없다.
아직 못 걷는 몸집 큰 아기지만
놀이터에서 형아들이 뛰어다니는 걸 보고 좋아서 난리가 났다.
걷기 시작하면 엄청 뛰어다닐 모습이 벌써 보인다.
정말 하루하루가 다르게 커간다.
이제 '하이파이브', '빠이빠이'도 하고 박수도 잘 친다. 말은 못해도 하고 싶은 것, 싫은 것 표현도 잘 한다.
이제 슬슬 떼쓰는 것도 생기고, 6월에는 젖도 떼기로 했는데 걱정이다.
앞으로 계속 힘든 일이 생기겠지?
관대한 엄마가 되기 위해 한 계단 한계단 천천히 올라갈테다.
힘들다고 엄살은 부려도 이렇게 엄마가 된 내가 좋다.
딱 하나 정말 싫은건,
전시만 끝나면 가정적인 남편이 되겠다고 큰소리 치더니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일주일 내내 10시가 훌쩍 넘어 들어오는 남편.
들어오자마자 잠에 골아떯어지는 신랑.
당신은 좋은 아빠인가요? 나 혼자는 힘들다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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