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중앙박물관에 가 본 것 같긴 한데, 언제 갔었는지기억이 안난다. 나는 전시회나 박물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몇 년 전, 뉴욕에 갔을 때는 미술 전시회 간다는 남편과 헤어져 하루를 혼자 쇼핑을 하러 돌아다니기도 했다.ㅋㅋ 어쨌든 박물관은 재미없고 지루한 곳 같아서 마음이 내키지 않았었는데, 박물관 옆에 한글박물관이 있다는 얘길 듣고 수민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드디어 가봤다.
첫번째 방문했을 때는 한글박물관에 가려고 했는데, 어린이박물관에 가보니 예약가능 시간이 딱 맞아서 시간상 이 날은 여기만 갔다. 어린이박물관은 시간당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인터넷과 현장방문으로 예약할 수 있는데, 현장방문하면 바로 들어가진 못해도 한 두시간 후에는 들어갈 수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랑 밥먹고 박물관 앞 연못에서 놀다보면 시간은 금방 간다.
첫번째 방문- 국립중앙박물관 內 <어린이 박물관>
"박물관 안녕 또 올께" -수민이가
어린이박물관 안에 들어가보니 여기저기 직접 만져보면서 체험할 것 천지다. 수민이는 다 하고 싶어서 정신없이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형들은 아빠한테 맡기고 나는 막내랑 유아놀이방에 들어가서 놀았는데, 형들 궁금해서 찾으러 갔다가 수현이를 잃어버리는 일도 생겼다. 마침 수현이 왕 의상 입혀주고 있길래, 나는 사진 찍고 옷만 벗겨주고는 수빈이랑 돌아왔는데, 아빠는 내가 수현이랑 있을 줄 알고 수민이랑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는 사실...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수현이가 나중에 관리아저씨 손을 잡고 멍하니 서있는 걸 아빠가 발견할 때까지 20분 정도의 공백시간이 있었다..ㅠ 지난번 얼음낚시 갔을 때도 수민이를 이렇게 잃어버렸었는데...ㅠ 두 사건의 공통점은 엄마 아빠가 애가 없어졌다는 걸 모른다는 거..ㅋ 아이가 셋이니 이런 일이 생긴다. 조심해야지.. 에구..
두번째 방문- 한글박물관
한글박물관 내 전시
한글박물관 內 한글놀이터
현장예약해서 들어가는데,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서 일찍가지 않으면 예약해도 많이 기다려야함...
근데 막상 들어갈 때는 표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사실..ㅋ
한글박물관은 새로 지어서 여기저기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만든 한글놀이터와 문화행사도 우리집 아이들 수준에 딱 맞아서 잘 즐기다 왔다. 다음에는 미리 연극도 예약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쉬웠던 건 몇 가지 있다. 한글놀이터도 시간당 인원수를 한정해서 들어갈 수 있는데, 큰 공간에 비해 적은 인원으로 제한되어 있고, 일찍 나가는 사람들도 있어서 공간이 널널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 이걸 못해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서 아쉬웠다. 마침 외국인 가족도 왔다가 예약이 꽉차있어서 그냥 가는 걸 보고 우리 표를 양도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니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서 들어왔어도 즐기지 못했을 것 같다. 다른 층에 있는 한글 전시도 마찬가지로 영어 설명이 거의 안되어 있었다. 명색이 한글박물관인데 여기까지 일부로 와보는 외국인들은 왔다가 허탕치고 가는 느낌일 듯? 어쨌든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점점 더 좋아지겠지.
어린이박물관과 한글박물관도 좋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최고 매력은 박물관 가운데 있는 인공호수다.
좋은 날씨에 호수는 잔잔하고, 조용하고, 정자와 그 뒤로 빌딩들이 어우러져 있는 그림을 보면서 벤치에 앉아 있으니 머리가 쉬는 느낌... 너무나 여유롭다. 이 좋은 곳에서도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ㅋ
큰 호수에는 팔뚝만한 잉어들이 여러마리 살고 있는데, 아이들은 물고기 구경한다고 신나서 뛰어다니고,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혹시라도 물에 빠질까봐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것도 경험할 수 있다. ㅎ
수민이는 나뭇가지를 가지고 잉어들에게 장난치는 아이들을 보고 뭐라고 좀 해달라고 해서 나는 (용기를 내서) 아이들에게 물고기들이 싫어할 것 같다며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도망갔고, 수민이는 만족해했다. ㅋㅋ 보기에는 좋은데, 사람들 접근이 쉬우니 잉어들도 괴로울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막 던져주는 과자와 빵만 먹고 살다가 잉어 배탈날 듯... 다음 방문에는 잉어들에게 줄 물고기밥을 사가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호수 옆에 한정식당이 있는데, 알아보니 돌잔치 장소로 유명했다.. 마침 수빈이 돌이 다가와 예약을 알아봤더니 이미 꽉 차있었다. 요렇게 호수와 빌딩 배경으로 가족사진 찍고 싶었는데... 그래서 송도 한옥마을에 예약해 두었는데... 이렇게 좋은 장소를 놔두고... 아쉽다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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