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나들이2015. 4. 9. 14:10

어렸을 때 중앙박물관에 가 본 것 같긴 한데, 언제 갔었는지기억이 안난다. 나는 전시회나 박물관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라 몇 년 전, 뉴욕에 갔을 때는 미술 전시회 간다는 남편과 헤어져 하루를 혼자 쇼핑을 하러 돌아다니기도 했다.ㅋㅋ 어쨌든 박물관은 재미없고 지루한 곳 같아서 마음이 내키지 않았었는데, 박물관 옆에 한글박물관이 있다는 얘길 듣고 수민이가 좋아할 것 같아서 드디어 가봤다. 


첫번째 방문했을 때는 한글박물관에 가려고 했는데, 어린이박물관에 가보니 예약가능 시간이 딱 맞아서 시간상 이 날은 여기만 갔다. 어린이박물관은 시간당 들어갈 수 있는 인원이 한정되어 있다. 인터넷과 현장방문으로 예약할 수 있는데, 현장방문하면 바로 들어가진 못해도 한 두시간 후에는 들어갈 수 있다. 그래도 아이들이랑 밥먹고 박물관 앞 연못에서 놀다보면 시간은 금방 간다.



첫번째 방문- 국립중앙박물관  <어린이 박물관>

"박물관 안녕 또 올께" -수민이가


어린이박물관 안에 들어가보니 여기저기 직접 만져보면서 체험할 것 천지다. 수민이는 다 하고 싶어서 정신없이 사방으로 뛰어다녔다. 

형들은 아빠한테 맡기고 나는 막내랑 유아놀이방에 들어가서 놀았는데, 형들 궁금해서 찾으러 갔다가 수현이를 잃어버리는 일도 생겼다. 마침 수현이 왕 의상 입혀주고 있길래, 나는 사진 찍고 옷만 벗겨주고는 수빈이랑 돌아왔는데, 아빠는 내가 수현이랑 있을 줄 알고 수민이랑 다른 곳으로 가버렸다는 사실... 

순식간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수현이가 나중에 관리아저씨 손을 잡고 멍하니 서있는 걸 아빠가 발견할 때까지 20분 정도의 공백시간이 있었다..ㅠ 지난번 얼음낚시 갔을 때도 수민이를 이렇게 잃어버렸었는데...ㅠ 두 사건의 공통점은 엄마 아빠가 애가 없어졌다는 걸 모른다는 거..ㅋ 아이가 셋이니 이런 일이 생긴다. 조심해야지.. 에구..


두번째 방문- 한글박물관

별관 한글일일달력전시

한글박물관 내 전시

무료로 참여할 수 있었던 동화구연시간

한글박물관 內 한글놀이터

현장예약해서 들어가는데,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서 일찍가지 않으면 예약해도 많이 기다려야함... 

근데 막상 들어갈 때는 표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사실..ㅋ


한글박물관은 새로 지어서 여기저기 신경을 많이 쓴 티가 났다. 특히 아이들을 위해 만든 한글놀이터와 문화행사도 우리집 아이들 수준에 딱 맞아서 잘 즐기다 왔다. 다음에는 미리 연극도 예약해서 보면 좋을 것 같다.

아쉬웠던 건 몇 가지 있다. 한글놀이터도 시간당 인원수를 한정해서 들어갈 수 있는데, 큰 공간에 비해 적은 인원으로 제한되어 있고, 일찍 나가는 사람들도 있어서 공간이 널널했다. 그런데 여기까지 와서 이걸 못해보고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이 많아서 아쉬웠다. 마침 외국인 가족도 왔다가 예약이 꽉차있어서 그냥 가는 걸 보고 우리 표를 양도해주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보니 영어로 설명이 되어 있지 않아서 들어왔어도 즐기지 못했을 것 같다. 다른 층에 있는 한글 전시도 마찬가지로 영어 설명이 거의 안되어 있었다. 명색이 한글박물관인데 여기까지 일부로 와보는 외국인들은 왔다가 허탕치고 가는 느낌일 듯? 어쨌든 오픈한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점점 더 좋아지겠지.  


어린이박물관과 한글박물관도 좋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의 최고 매력은 박물관 가운데 있는 인공호수다.

좋은 날씨에 호수는 잔잔하고, 조용하고, 정자와 그 뒤로 빌딩들이 어우러져 있는 그림을 보면서 벤치에 앉아 있으니 머리가 쉬는 느낌... 너무나 여유롭다. 이 좋은 곳에서도 핸드폰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ㅋ


큰 호수에는 팔뚝만한 잉어들이 여러마리 살고 있는데, 아이들은 물고기 구경한다고 신나서 뛰어다니고, 나는 그런 아이들을 보며 혹시라도 물에 빠질까봐 심장이 쫄깃쫄깃해지는 것도 경험할 수 있다. ㅎ

수민이는 나뭇가지를 가지고 잉어들에게 장난치는 아이들을 보고 뭐라고 좀 해달라고 해서 나는 (용기를 내서) 아이들에게 물고기들이 싫어할 것 같다며 이야기를 했다. 아이들은 도망갔고, 수민이는 만족해했다. ㅋㅋ 보기에는 좋은데, 사람들 접근이 쉬우니 잉어들도 괴로울 것 같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막 던져주는 과자와 빵만 먹고 살다가 잉어 배탈날 듯... 다음 방문에는 잉어들에게 줄 물고기밥을 사가기로 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호수 옆에 한정식당이 있는데, 알아보니 돌잔치 장소로 유명했다.. 마침 수빈이 돌이 다가와 예약을 알아봤더니 이미 꽉 차있었다. 요렇게 호수와 빌딩 배경으로 가족사진 찍고 싶었는데... 그래서 송도 한옥마을에 예약해 두었는데... 이렇게 좋은 장소를 놔두고... 아쉽다잉.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5. 3. 30. 22:16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있었던 원성원작가님과의 '작가와의 대화'

아주 우연하면서도 뭔가에 이끌리듯이 이루어진 이 만남 덕분에 나는 메마른 땅에 갑자기 비가 시원하게 온 느낌을 받았다. 


우연하다는 건 소현언니 블로그를 보고 국립현대미술관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무료로 진행되는 교육프로그램들을 발견. 그 중에 <사진의 기술>이라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보고 남편이 준비하고 있는 사진전시에 영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신청했다. 


그런데 아이들 셋을 데리고 집중해서 들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끼치는 게 아닐까? 괜한 조바심에 취소할까 고민하다가 남편이 한번 가보자고 해서 애들이 난리치면 중간에 나와야겠거니.. 작가에 대해서 아무런 정보도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가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오후, 30분이면 도착할 줄 알고 여유있게 12시반에 출발했다. 

그런데 나들이 나온 차들로 한 시간 반이나 걸릴 줄이야... 2시가 다 됐는데 점심도 못 먹어서 애들이랑 뭐라도 먹어야겠기에 미술관 앞에서 핫도그로 요기하고 십분을 지각했다. ㅠ


도착하니 다행히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시작한 상태였다. 공간도 전시장 내 오픈되어 있어서 우리는 지각한 티 안내고 지나가던 사람처럼 자리를 잡고 앉았다. ^^; 

막 큐레이터의 작가소개가 끝나고 작가님에게 마이크가 넘겨져서 나는 작가님이 어떤 분인지 정보 없이 오롯이 작가님이 이야기하는 걸 듣고 나 혼자 작가님에 대해 파악하게 되었는데, 첫 시작 독일 유학이야기부터 푹~ 빠져들었다.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모습과 공감가는 이야기... 또 꿈이나 사람들에 대한 생각들을 작품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것도 흥미진진했고, 사진을 찍은 후에 포토샵으로 하는 어마어마한 작업과정도 너무 재미있었다.



용기를 내서 질문도 했다. 

"작품스케치 후에 사진을 찍을 때 원하는 그림이 나오지 않을 경우도 있을 텐데 그럴 땐 어떡하나요?"

다큐멘터리를 만들 때 시작부터 스토리를 내가 정해놓고 맞춰나가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사진도 똑같은 답을 기대했지만 달랐다. 그럴 땐 정확하게 원하는 그림이 나올 때까지 볓 번씩 그 장소에 찾아가서 수천 장을 찍는게 기본이라고 하셨다. 아. 사진은 작가 혼자 만드는 작품이라 대상과의 교감은 필요없겠구나.


원서원작가님의 작업 Process- 디지털 콜라주


세상에 대한 시선을 생각으로, 이미지로 형상화하고, 발로 뛰며 수천장을 찍고, 하루 15시간의 포토샵작업... 난 사진에 대해 잘 몰랐지만 정말 이렇게 힘들게 만들어낸 작품이라면 얼마가 되더라도 그만한 가치가 있겠다 싶었다. 

느끼고 생각한 것을 자유롭게 표현해내는 능력과 방법을 찾을 때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을까. 

특히 '아무리 시작이 유치하더라도 반드시 기록하고, 솔직할 것'이라는 작가님의 신조가 마음에 남는다.


남편을 위해 신청한 이 시간이 날 위한 시간이 될 줄이야...


그 두 시간동안 남편은 수빈이를 아기띠로 안고, 수현 수민 형제를 데리고 다녔다. 버텼다고는 말하지 않을련다. 나름 어린이 미술관과 바깥 뜰까지 돌아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길...ㅋㅋ 

어쨌든 이 자리를 마련해준 미술관과 주옥같은 강의를 해주신 원성원작가님과 남편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덕분에 나는 지적탐구의 볼모지와 같은 육아의 세계에서 살면서 느꼈던 갈증을 온 몸으로 쭈욱 빨아드렸다.


끝나고 미술관 구경~

'작품앞드로잉' 이라는 무로프로그램이 있었는데, 6세부터 신청해서 참여할 수 있다. ↑

뒤에 노래하는 사람 따라하는 수현이.. ㅋㅋ


이왕 온김에 어린이동물원도 갔다. (서울대공원 갈 시간은 안되고)


겁없는 두 형제

엄마, 나도 만져보고 싶어요~


너무나 알차게 보내고 온 하루! 쓰면서도 뿌듯하다...ㅎㅎ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5. 3. 20. 12:04

매주 외출했던 사진이 쌓여서 한번에 몰아서 정리했다.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의 사진들.. 토일 연속으로 나간 날도 있지만 사진을 안찍은 날도 있으니 진짜 많이 돌아다니기는 한 것 같다. 이제 날씨가 따뜻해졌으니 야외로 나갈 수 있다. ^^


코엑스 내나라여행박람회, 유아용품 박람회 (2/14)

남편 전시 관련해서 갔는데, 전시회는 일단 가면 볼거리가 가득~


영등포 타임스퀘어 (2/21)

키즈카페서 땀나게 뛰어다니더니 카트에서 잠든 수현이.. 정말 피곤했나보다ㅋㅋ


킨텍스 캠핑박람회, 김포 현대아울렛 (2/28)

남편 전시 관련해서 캠핑박람회 갔다가 근처에 막 개장한 현대아울렛 구경갔갔다. 사람들로 인산인해..


여의도 결혼식 & 영등포 찜질방 (3/1)

나 교회모임하는 동안 두 아들 데리고 결혼식 갔다가 찜질방까지 다녀온 대단한 아빠


송도 센트럴파크 (3/8)

달디단 솜사탕.. 그렇게 좋으냐... ㅋ

수빈이 임신했을 때 탔던 배... 그게 벌써 2년 전.


서울대 과학관 옆 공원 (3/15)

물 찾으러 교수회관까지 갔다가 결혼식장에서 아이스크림을 공짜로 얻어옴.. ㅋㅋ

수현이 포즈 4종세트.. 항상 나를 위해 포즈를 취해주는 사랑스러운 둘째아들


아빠는 나들이 후에 두 아들과 약속 지키려고 아들들과 목욕탕에도 다녀왔다..


우리가 이렇게 돌아다닐 수 있는 건 전적으로 주말을 가족과 함께하는 남편 덕분이다. 

수민, 수현 형제는 아빠 쉬는 날을 기다린다. 그래서 매주마다 어딜 갈까 고민하는게 당연한 일이 되었는데, 다른 가족들을 보면 우리가 신기한가보다. 조카들은 작은아빠가 오면 재밌는데 놀러 가니까 작은아빠 오는 날을 기다리고, 남편 친구 부인들은 우리가족 만나는 걸 좋아한다. 남편보고 배우라며 동기부여의 의미에서.. ㅋㅋ


남편은 셋째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내가 내건 공약 세가지를 모두 지켰는데 그 중하나가 육아의 적극적인 참여였다. 공약이 그거였으니 그 전에는 적극적인 동참까지는 아니었던 게 분명하다. 어쨌든 셋째 수빈이 덕분에 놀랍고 좋은 변화들이 많이 생겼다. 

셋이 목욕탕도 가고, 결혼식도 가고, 남편이 두 아들 데리고 (가끔 수빈이도) 키즈카페에 같이 있는 동안 나는 밖에서 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나 산후조리할 때는 에버랜드에도 갔다오더니 남편도 자신감이 붙었나보다. 수빈이 조금만 크면 셋도 데리고 다닐 수 있겠다며 호언장담한다. 그런데 그럼 나는 혼자 외로워서 어쩌나?ㅋㅋ 



확실히 이렇게 아빠가 아이들과 잘 놀아주니 아이들도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어 잘 자라는 것 같다. 

좋은 아빠가 되어주고 항상 내가 쉴 수 있게 배려해주는 남편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5. 1. 13. 02:27

남편 친구 넷이 모여 만든 여행 계.. 

한 사람에 2만원씩, 결혼한 사람은 두 사람 몫으로 4만원을 매월 내는데, 언제부턴가 밀리기 시작했다. 한 달만 미뤄도 8만원을 내야하니 나도 부담스러워져서 언제부턴가 안 내고 있었다. 그게 한 2년가까이 된 것 같다. ㅋ 

오랜만에 남편이 친구와 통화하다가 일주일 뒤로 "느닷없이" 날짜가 잡혔다. 겸사겸사 오랜만에 묶은 통장을 결산 했다. 회계 권한으로 (내마음대로ㅋ) 중간 지점으로 맞춰서 더 낸 사람은 환불해주고 덜 낸 사람든 더 내라고 해서 맞췄다.  그래도 통장에는 2백만원이 넘는 돈이 있었다.


어디를 가야되나..?

연말 안그래도 바쁘던 나를 더더 바쁘게 만들었던 여행계획 짜기. 그래도 애들 엄마가 정해야 애들을 데리고 그나마 편하게 다녀올 수 있다는 마음으로 했다.

울산과 구미에서 올라와야 되는 오빠들 중간지점에 있는 키즈펜션으로 알아봤는데,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홍천 꽁꽁축제와 홍천에 있는 곰펜션. 이거다! 일사천리로 바로 예약했다.


금요일 출발이었는데, 남편은 출근이라 퇴근시간에 맞춰 애들 셋을 데리고 택시 타고 회사로 갔다. 다행히 택시에서 노래부르며 너무 얌전하게 잘 따라와준 아이들.ㅋ  

아빠 퇴근 기다리기..

 

홍천은 생각보다 훨씬 가까웠다. 한시간도 안 걸려 도착했다. 펜션에는 키즈 놀이터도 있고, 방마다 장난감이 많아 애들이 너무 좋아했다. 아직 총각인 오빠들한테는 조금 미안했지만  애들있는 두 집 부모는 다들 만족해했다. 인테리어고 뭐고 장난감 있는게 최고다.. ㅋㅋ


 

다음날에는 얼음낚시를 하러 꽁꽁축제에 갔다.


홍천 꽁꽁축제


낚시공의 외로운 뒷모습..

두 형제의 번데기 흡입...

 

 

'낚시라는 건 말이야...' 수현이한테 이렇게 저렇게 하라고 가르치고 있는 수민이

한 마리만 잡혀라...

한 마리만 잡혀라...

한 마리만 잡혀라...

결국 잡은 송어!!!

...는 아니고 옆에서 낚시하다 가시던 분이 두 마리를 하사하고 가신 걸로 기념사진 찍었다. 


우리가 송어를 낚으러 온 게 아니라 송어가 우리를 낚은 듯... 사람은 많고, 고기는 안 잡히고.. 추웠다. ㅠ

그런데 옆에서 낚시하시던 젊은 여자분이 낚시한 한 마리를 갑자기 주시길래 "우리 주시는거에요!?!" 놀라서 소리쳤더니 "한마리 더 드릴까요?" 하시더니 주고 가셨다. 애들이 구경하고 있어서 그런걸까. 와... 이런일이... ㅋㅋ

한 마리라도 낚았으면 애들한테 영웅되는 거였는데.. 안타까운 마음..ㅋㅋ 그래도 송어랑 사진찍은 걸로 위안삼았다. ㅋ


얼음낚시가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는데, 애들 데리고 너무 추워서 오래할 수가 없었고, 쉽게 낚을 거라는 기대는 현실과 완전히 달랐다. 돌아와서야 송어 낚시하는 방법을 검색해봤더니 포인트가 있었다.

1. 물고기 잡은 사람들 근처로 가서 자리를 잡을 것 (매일 다니는 길이 달라진다고)

2. 예민한 물고기라 얼음구멍에서 멀찍이 떨어져야 함 (우리 애들은 얼굴을 들이박고 있었다... ㅋ)

3. 미끼를 색을 바꿔가보자 (그 날 마다 송어들이 잘 무는 색이 있다)

4. 그리고 우리가 위메프로 사놨던 낚시 세트 말고 (미끼가 가벼워 낚시줄이 지그재그모양) 몇 천원 더 주더라도 낚시대처럼 생긴 걸 사야됨.. 장난감 낚시세트로 잡은 사람을 못 봤다... 낚시대 파는 사람만 재미보는 듯..


참, 수민이를 잃어버린 일도 있었다. 

축제 첫날이라 그런지 인산인해였는데, 입구에서 닭꼬치를 사가지고 가는 길에 무심코 앞에 걸어가는 아이가 눈에 들어왔다. 수민이랑 똑같은 바지네.. 똑같은 바지 입기 쉽지 않은데.. 그러고 있는데, 잠바도 똑같고 모자도 똑같다. 근데 손잡고 있는 남자어른이 모르는 사람이다. 얼른 달려가서 "얘 잃어버렸어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며 붙잡았다.

수민이가 혼자 서있길래 찾아주러 가는 길이었던 것 같다. 수민이는 울지도 않고 담담한 표정으로 어떻게 된 일인지 이야기 해줬다. 

"갑자기 엄마가 없어서 멈춰서 기다리고 있었어. 멈춘다. 기다린다. 생각한다. 그렇게 했어. 그런데 어떤 아저씨가 나이랑 이름이랑 물어봐서 알려줬고, 엄마 핸드폰번호는 안 물어봐서 안 말해줬어." 

나는 수민이가 아빠랑 있는 줄 알고, 아빠는 나랑 있는 줄 알고 있었던 상황. 잃어버린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쉽게 찾아서 천만다행이다...ㅠㅠ


오랜만에 만나 남자들은 늦게까지 이야기하고, 아이들은 놀다지쳐 잠들었다.


다같이~

뜬금없이 4월에 결혼할 여자친구를 데리고 온 준석오빠... 현호오빠만 남았다.. 어흑 ㅠ


일이 있는 성원오빠네는 먼저 출발하고 우리는 비발디파크로 갔다. 이틀 전부터 눈썰매 노래를 부르던 수민이 때문에.. 어른들도 등떠밀려 같이 탔다. 눈썰매 탄게 언제쩍이냐며... 스키광인 준석오빠는 옷에 단 썰매장 티켓을 너무 부끄러워 했다... ㅋㅋ


수현이는 한 번 타고 울고 내려옴...


점심먹고 헤어져 집으로 오는데, 집까지 한 시간밖에 안 걸렸다.  나는 이 때 약간 침체되어있었는데, 그래도 새로운 곳으로 바람쐬고 오니 확실히 기분전환이 되고, 모아놓은 돈으로 쓰니 왠지 공짜로 여행 다녀온 기분이다. 


게다가 뜬금없이 받은 송어 두마리와, 눈썰매장에서 모르는 사람이 안쓴다며 준 티켓 한 장을 보면서... 참 우리가족이 하나님께 사랑받고 있음을 느낀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11. 25. 13:49

토요일에는 웅진 사무실에서 솔방울로 부엉이를 만든다고 해서 거기에 갔다가,


솔방울로 부엉이 만들기~

지난 주말에는 인천 시댁에 갔다. 

일요일에는 하루종일 아이들이랑 집에만 있을 수 없어서 조카들과 어머니까지 함께 무작정 나섰다. 

원래는 (내가 가고 싶다던) 헤이리에 남편이 가자며 나섰는데, 날씨도 쌀쌀하고 30분이면 간다는 남편 말만 믿고 가려다가 검색해보니 40분.. 그것도 막히면 더 걸릴 수도... 차 안에 아이들이 다섯이나 탔는데, 그 시간을 차안에서 버티는 건 끔찍했다. 서둘러 가까운 곳을 검색하다가 지난번에 내가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아이들과 아빠만 갔던 인천 생물자원관으로 갔다.


그런데 여기 정말 way beyond my expected!!!


인천 국립생물자원관 (14-11-16)

동물들 똥 만져보기 - 아이들 흥미를 자극하게 만들어 놓은 전시물도 많았고,

진짜처럼 만들어 놓은 동굴, 습지, 땅 속, 바닷 속 구경.. 감탄이 절로..

정말 섬세하게 잘 만들어졌다.

수민이는 요렇게 납작 업드려서 갯벌 생물 보는 중.. ㅋㅋ

바닷속 구경.. 진짜 아닌 모형들이지만 아쿠아리움처럼 진짜같다. 너무 예쁘게 꾸며놨다.

하나도 지나치지 않고 열심히 관찰하는 아이들... 어른들도 궁금하게 전시해 놓은 듯..


나는 수민, 수환이만 따라다녀서 수현이랑 수빈이 사진이 거의 없다. 수현이는 다리에 깁스해서 유모차 신세.. 계속 앉아서 구경하다가 잠들었고, 수빈이는 아빠 품에서 내내 잠들어있다가 집에 갈 때쯤 깼다.



그 다음주 토요일에는 작년 겨울에 갔었던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에 갔다.


서대문 자연사 박물관 (14-11-22)


가장 큰 장점은 공룡을 볼 수 있다는 것!

파키케팔로사우르스 앞에서 박치기 컨셉샷.. 

(작년이랑 똑같이 찍으려고 하는데 한 장 건지는데 고생했다.. 수현이가 영 박치기 할 기분이 아니라서..ㅋ)


인천 국립생물자원관과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두 곳을 비교해보면 간단하게 인천은 생태계, 서대문은 지구과학의 느낌이 강했다. 난이도는 인천은 유아들도 쉽게 접할 수 있고 체험관도 있었던 것에 비해 서대문은 중학생 수준이랄까.. 특히 지구와 화산, 광물에 관해 설명해 놓은 곳은 유아들에게는 어려울 것 같았다. 그래도 아이들은 쉽게 볼 수 없는 실사크기의 공룡을 볼 수 있어서 넘 좋아했다. 


어쨌든, 두 곳을 연속으로 가보니 역시 구립과 국립의 차이가 확실히 느껴졌다.  

서대문은 작년에 갔을 때랑 전시된 것이 그대로 바뀌지 않았는데, 인천은 시즌별로 기획전을 만들어 갈 때마다 다른 전시를 하는 것 같았다. 국립생물자원관은 생물학자들 연구하는 건물들까지 있어서 규모도 훨씬 컸고, 전시되어 있는 작은 것 하나하나 디테일했다. 그리고 입장료도 서대문은 어른 3천원, 어린이 천원이었는데, 인천은 모두 무료! 


서대문 자연사박물관 사이트 소개에 가보니 이런 문구가 있었다.

"...이와 같은 우리의 작은 노력이 자연사박물관의 저변확대에 씨앗이 되어 

앞으로 우리나라에 더욱 많은 자연사박물관이 건립되고

나아가 국립자연사박물관이 건립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나도 같은 바램이다... 


집에 있으면 놀아주는데 한계가 있어 집을 박차고 나가는 우리 부부에게나, 티비대신 새로운 볼거리를 보며 알찬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에게나 이런 공간은 절실하다. 진짜 갈 곳이 많지 않다. 서울은 쇼핑몰이나 캐릭터파크, 키즈파크가 많지만 가면 돈을 한두푼 쓰는 게 아니다. 어딜가든 사설은 입장료만 오만원이 넘으니 우리집처럼 다둥이 가족은 이젠 그런 곳도 큰 맘 먹고 가야된다. 


국립자원관 같은 곳이 있으면 아이들 교육에도 좋고, 기초과학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도 좋을 것이고, 자연을 보존하려는 관심과 노력도 더 커지지 않을까.. 다 같이 좋을 수 있는 방법..  4대강 같은 곳 개발해서 돈 쏟아붇지 말고.. 이런 곳에 투자했으면 좋겠다. 


박물관이 아무리 좋아도 인천까지 다니기 쉽지 않았을 텐데, 시댁 근처에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의미에서 감사한 마음으로 또 가봐야겠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11. 18. 13:36

2주 전 토요일,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에 갔다. 그러니까 수현이가 다리를 다치기 1주 전 주말..ㅋ

진짜 이렇게 뛰어다닐 수 있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있을 땐 댱연한 것이 잃고나서야 소중함을 다시 깨닫는다..


삼청공원 가는 길

수민이가 갖고 있던 낙엽을 수현이한테 뺏김.. 똥씹은 표정의 수민이..ㅠ 

삼청공원.. 널린게 낙엽이다 애들아.. ㅋ


삼청공원은 성균관대 후문으로 들어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가다가 내려서 걸어갈 수 있는 길인데, 학교 다니면서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다. 가끔 지나가다가 등산복 입은 어른들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는 산 입구인가보다 했는데, 이렇게 좋은 공원이 있는 지 몰랐다.


입구부터 단풍과 낙엽에 가을 운치가 물씬! 너무 좋았다. 들어가보니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너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숲속 도서관도 조금만 들어가면 바로 있었고, 그 앞에는 놀이터가 있었고, 조금 더 들어가면 테마별로 숲속 놀이터도 있었는데 거기까지 가지는 못했다. 도서관에서 한참 놀다가 나가서 낙엽이랑 돌 던지면서 놀다보니 시간이 한참 지나가 있었다. 나오다가 다시 도서관에 들어가자고 해서 책 읽다가 나오니 5시쯤 되었던 것 같다. 

진짜 사방에서 "여기 너무 좋다~!" 는 소리가 들린다. 특히 유아 동반한 엄마들에게서... 


이 동네 살면 정말 좋겠다. 진짜 어린이집 안 보내고 맨날 와서 애들 풀어놓고 싶을 정도.


숲속도서관


빵과 아이스크림, 커피와 음료도 마실수 있는 커피숍이 도서관 안에 함께 있다.

왔으니 책 한 권은 읽어주려고.. 셋 데리고 이 난리.. ㅋㅋ


















조금 더 올라가보니 이런 곳도 있었다. 지금은 낙엽으로 뒤덥여 있지만 원래 물이 있던 곳이라 물이 고여 있는 곳에 빠질까봐... 나는 걱정하는데, 아빠랑 애들은 겁도 없이 점프하며 뛰어다닌다. 아슬아슬.. 제발.. 그러지마... ㅠ


그런데 갑자기 나타난 낯익은 얼굴!! 

대학동기 희정이가 큰 아들만 데리고 둘이 데이트 왔는데 정말 우연히 만났다. 똥 누러 간 수현이 덕분에 화장실 앞에서 서있던 남편을 발견했다고.. ㅎㅎ 진짜 약속을 했어도 이렇게 만나기는 쉽지 않았을 꺼 같다. 너무 신기하고 그래서 더 반가웠다.ㅋㅋ



한참 놀고 내려오는데 또 도서관에 들어가고 싶다는 아이들... 또 들어갔다.

엄마아빠는 초췌하고.. 근데 애들은 다 어딜 보고 있는거냐.. 그래도 한 장 건진 가족사진..^^


지우도 만나서 남자 아이들 셋이 아빠랑 괴물놀이하며 정말 신나게 놀았다. 

덕분에 차에 타자마자 애들이 잠이 들었다. 애들 잠들었을 때 나는 삼청동 구경하고 싶었는데, 아쉽긴 했지만 어차피 잠든 아들 셋을 데리고 다닐 수도 없다. ㅋ 


주말에 삼청동에 가면 주차할 데가 없어서 그게 문제긴 하지만, 그거 말고는 진짜 구경할 곳 많은 동네. 매력적인 곳.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10. 20. 15:15

지난 주에 대학동기의 결혼식이 있었다.


나는 대학시절 너무 재밌게 놀았다. 

영상학과라고 친구들이랑 선배들이랑 영화 찍으면서 서울 곳곳과 지방을 돌아다니기도 많이 돌아다니고, 과제하느라 학교에서 밤샘 작업도 많이 했고.. 주당이라 손꼽힐정도로 밤새 술도 많이 마셨고, 엠티도 자주 다녔다. 여중여고를 나와 처음에는 남자들과 대화하기도 부끄러웠던 나는 언제부턴가 물 만난 고기처럼 그 시간을 너무 재밌게 즐겼던 것 같다. 02학번 우리 동기들 모임은 내가 다 주최했고, 여러 과 행사들에서도 항상 참여했고, 한 해는 학과 부회장도 했었다. 친구들이 나더러 초단위 스케줄이라고 했을 정도로 얼마나 바쁘게 지냈었는지... 

후회는 없지만, 세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 그 때를 생각하면 너무 아련하고 그립다.


친구들 모임에 못 나간 지가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다. 특히 대학동기들을 못 본지 얼마나 오래 됐는지 너무 보고 싶었다... 이번에는 꼭 가고 싶었다.

 

애들 셋 데리고 나가기 힘들지만 남편의 도움을 받았다. 삼성역에서 결혼식이라 남편은 내가 친구들을 만나는 동안 수민 수현이를 아쿠아리움에 데리고 가기로 했다. 전 날 나는 입을 옷이 없어서 동생한테 빌려줬던 옷을 밤에 찾아오기까지... 그렇게 부푼 마음으로 나갔다.



그런데 하도 오랜만에 여러 친구들을 한꺼번에 만났더니 깊은 대화를 할 수가 없었고, 어떻게 지내는지 피상적인 질문만 오갔다. 특히 이 많은 친구들 중에 아기를 낳은 사람은 나 혼자밖에 없었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직장인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공감대 형성도 잘 되지 않았다. 


그래도 오랜만에 이야기 좀 해보려고 했더니 수빈이는 왜 이렇게 칭얼대는지... 하루종일 10kg 아기를 붙잡고 안고 있었더니 어깨가 빠질 것 같았다... ㅠㅠ 커피숍 구석에서 수유도 해보면서 버텨보다가 어쩔 수 없이 수빈이를 데리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뭔가 아쉽고 허전한 이 기분... 갑자기 찾아온 이 우울함!


수월하게 키운다고는 하지만.. 나는 왜 애들을 셋이나 낳아서 이렇게 고생하고 있을까. 

아직 자유로운 친구들을 보면서 부러웠다. 한편으로는 언젠가 저 친구들도 아기를 낳겠지.. 나중에는 내 마음을 알겠지... 내가 부러울 날이 있을 꺼야.. 하면서도 여전히 마음 한 구석이 허전했다. 다 각자 인생을 살고 있는 친구들을 보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허탈함 때문이인지.. 아니, 그냥 내 마음대로 하고 살던 그 때가 그리웠던 것 같다. 엄마가 해주는 밥 먹으면서  밤새 미드보다가 늘어지게 자던 그 시절.. 다시는 돌아가지 못한다. ㅋ 


생각해보면 이런 게 어른이 되어가는 느낌인 것 같다. 어렸을 때 어른들이 지금이 좋을 때라고 하실 때, 그 때는 몰랐다.어른이 되면 다 누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오히려 못 하는 게 훨씬 많아졌다. 특히 아이가 생기는 순간부터 생기는 책임감때문에...

나중에 내가 정말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또 지금이 얼마나 그리울까. 지금은 힘든 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지만 언젠가는 그리울 날이 있겠지. 어쩌면 지금 이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치열하게 살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결국 결론은 이 시간이 아쉽지 않게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거... 

자꾸 우는 수빈이 데리고 장이나 보러 나가야겠다. 커피 한잔으로 이 우울함을 달래봐야지. ㅋ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10. 18. 18:02

나들이 하기에 가장 좋은 가을이 왔다.

집에서 놀아주기에는 한계가 있고, 이 좋은 날씨에 밖으로 안 나가는 건 너무나 아깝다. 특히 가을에는 갈 곳도 많고 구경할 것도 참 많다. '이번 주 주말에는 뭘할까?' 매주 하는 고민.


전쟁기념관 홀가분마켓 (2014-9-20)

삼성카드에서 주최한 홀가분마켓.. 벼룩시장이라고 해서 갔는데,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사람들에 치여서 구경도 못 할 정도... 구경은 아기 띠하고 아기랑 나랑 하고, 아빠는 형들이랑 돗자리 펴고 놀았다.

집에서 안 쓰는 물건을 팔러 나온 일반인들은 소수였고, 대부분은 자기가 만든 핸드메이드 물건이나 음식, 구제 옷을 팔고 있었다. 그래도 그 중에서 내 나시 3천원, 애들 옷 천원씩 두 벌, 아이들 보냉가방 13000원 구입 (중고치고 비쌌는데 필요했음)

나중에 애들이랑 안쓰는 물건들 벼룩시장에서 같이 팔면 재밌을 것 같다. ^^


동네 걷기 대회 (2014-9-27)

어린이집에서 동네서 걷기대회한다고 홍보문이 왔다. 세자녀 이상이면 선물도 준다고 해서 미리 전화로 신청하고 기대하고 갔다. 그런데 개막식에 높으신(?) 분들 나와서 한~참동안 인사를 했고 행사 준비는 너무 어설펐다. 볼 것도 없고.. 완전 실망 그래도 우리 가족 다섯명이라고 떡, 손수건, 여행용 칫솔세트를 각각 다섯개씩 받아왔고. 김 박스 (세자녀 사은품)도 선물로 받았으니 이 정도면 하루 알차게 보냈다고 해야되나? ^^

동생들이 잠든 시간, 수민이랑 아빠랑 집 앞 커피숍에서 빙수랑 커피를 마시며 보낸 평화로운 시간이 기억에 남는다.


한강 (2014-9-28)

쏘서를 받아 오는 길에 한강에 들렀다. 차에 쏘서 있을 때 활용하려고 가지고 나왔는데, 사람들은 '저런 것까지 가지고 다니다니..'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ㅋ 수빈이가 얌전하게 탄 시간은 5분. 수현이 이맘 때는 정말 잘 있었는데.. 오래 못 있는다. 그래도 하루종일 안고 있는 것보다는 5분이라도 타주는 게 도움이 된다.


인천 국화축제 (2014-10-4)

2년 전에 갔던 인천 국화축제에 또 갔다. 이번에는 어머니랑 형님네 가족이랑 같이.. 

어른 넷에 초등학생인 조카 둘이 수민이 수현이랑 놀아주니 너무 수월했던 나들이.. 

좋았지만 그래도.. 집에 도착하니 진이 다 빠졌다.ㅋ  


보라매공원 (2014-10-11)

좋은 날씨에 공원에 사람들이 참 많았다. 공원이 있으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즐길수 있다니..  

사방에 초록색이라 눈이 편안하다. 

걸어다닐 만한 거리에 이런 공원이 있으면 참 좋겠다. 애들은 뛰고 넘어지면서도 좋댄다.

(모래놀이 많이 못해서 속상한 수민이.. 형들이 장난감 못 가지고 놀게함ㅋ)


최근에 다닌 외출마다 공통점이 있다. 모두 야외.. 그리고 입장료가 없다는 거. 

예전에는 애들이랑 놀아주려고 실내놀이터에 많이 갔었다. 애들이 재밌어 할만한 곳을 찾아 다니다보니 그런 건데, 한번 가면 하루에 돈이 엄청 든다. 지난 번에 갔었던 쥬쥬동물원은 (할인을 받았는데도) 입장료만 오만원..ㅋ

그런 경험을 몇 번 하다보니 일단 돈이 들지 않고, 엄마 아빠도 같이 즐길 수 있는 곳을 찾게 된다. 찾다보면 그런 곳이 많다. 그리고 놀이터가 없어도 탁 트인 야외에 가면 애들은 그 자체로도 너무 좋아한다. 땅에 개미만 있어도 좋다.


일단 이번 가을이 가기 전에 가고 싶은 곳은 삼청동 숲속도서관, 뚝섬 아름다운장터. 그리고 현충원에 가서 단풍놀이 하기로.. 가을이 가기 전에 시간을 알뜰하게 잘 써보자. ^^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9. 22. 14:02

추석이 한참 지났지만 이제서야... 추석은 월요일이었지만 우리는 금요일 저녁에 인천으로 출발했다. 


우리는 시댁이 큰집이라 일이 많다. 솔직히 며느리 입장에서는 일이 많은 추석이 반갑지만은 않은데, 우리 어머니는 일년에 한 번 하는건데 여자들이 명절증후군이니 뭐니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신다. 어머니 앞에서는 "네..."라고 했지만 진짜 어머니는 대단하시다.. ㅠ 스트레스 받지 않고 당연한 일로 여기시니 이 많은 노동을 감당하실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진짜 일주일 내내 쉬지않고 일하시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짠하다... 나는 그나마 시키는 일만 하지만 손님대접하랴 음식 준비하랴 전두지휘 하시는 그 책임이 얼마나 무거우실까. 


나는 수빈이 젖먹이느라 왔다갔다 하면서 조금씩 쉬기도(?) 했고, 아이들은 사촌들이랑 알아서 놀고 수빈이는 어른들이 봐주시니 한편으로는 육아에서 벗어나 멍하니 설거지하는게 해방된 느낌도 조금 들었는데,

일하는 것보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았던 건 일이 제일 많던 추석 전 날 남자들은 낚시하러 놀러가고,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놀다보니 TV, 컴퓨터, 게임기, 핸드폰에 노출이 엄청 많이 됐다는 사실... 눈을 억지고 꾹 닫고 참았다. ㅋ


게다가 추석 날 저녁에는 수현이가 할아버지랑 몸으로 놀다가 팔이 빠지서 응급실 행... 올해 벌써 응급실 세번 행이라니!! 나는 누군가 팔 빠지는 걸 한 번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팔이 빠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수현이가 엄살을 부린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때 함께 계셨던 고모님이 팔 빠진 거라며 당장 병원에 가야된다고 성화셔서 등떠밀려 병원 응급실로 갔다. 긴가민가 하면서 간 응급실에서 의사선생님이 팔이 빠진게 맞다며 팔꿈치 안쪽을 손으로 3초정도 만지더니 끝났다. 수현이는 의사선생님이 만질 때는 아프다고 자지러지게 울더니 금새 이제 안아프다며 생글생글 웃는다... 그러고보면 지난 번 남편이 중국출장 갔을 때 수현이가 팔이 아프다고 울었을 때도 비슷하게 울었었는데 그 때도 팔이 빠졌었던 것 같다. ㅠ 

 

어쨌든 다사다난했던 추석날 아침 차례를 지내고는 우리와 형님네는 각각 친정집으로 갔다. 사람으로 복잡하던 시댁은 어머니, 아버님, 할머니만 남으시니 어쩐지 쓸쓸해보였다. 우리집도 나중에 그러겠지? 아들 세가족 왔다가 가버리면 너무 허전할 것 같다. 아님 오면 반갑고, 가면 더 반갑다고 하던데.. 가는게 반가우셨으려나?   


한편, 친정집에서는 아이들 외할아버지가 수민,수현이 주려고 장난감을 사두고 목빠지게 기다리고 계셨다. ^^

친정서 마음 편하게 하룻밤 자고 다음 날에는 근처 낙성대 공원으로 놀러 갔다.


할아버지가 사주신 또봇 장난감

할아버지는 어디가셨어? 조기요~ 


대체공휴일에는 정희네랑 쥬쥬동물원으로... 정희네 아들 둘은 수현, 수빈이랑 동갑이다. 어딜가나 아들들만.. ㅋㅋ


쥬쥬동물원

                                                         애들이랑 사진찍어주고 받은 돈으로 양갱 사러온 오랑우탄..

안먹어! 흥! 하는 표정의 염소                                      하도 먹어서 잘 안 먹으려고 함


토요일부터 수요일까지 추석연휴가 두배는 길게 느껴졌다. 

추석 지나서 좀 쉬고 싶었는데 애들이 셋이니 노는게 노는게 아니다. 완전 지쳐버린 5일간의 휴일. ㅠㅠ

목요일 아침, 연휴에 너무 잘 놀았는지 수현이는 한참을 아빠를 부르며 울었다. 예전에 수민이 형 처럼..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9. 13. 02:10

좋은 집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다. 

 

누구나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 같다. 우리집은 남자아이가 셋이라 더 그렇다. 하루에도 뛰지말라고 얼마나 소리지르는지... 내가 소리지르고도 내가 놀럴 정도로 가끔 나는 나도 모르게 괴물이 된다. 애들이 뛰는 건 너무 당연한건데... 그래서 미안하고 안타깝다.

 

요즘 이런 꿈을 실행하기 위해 과감히 서울을 벗어나 교외로 이사가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우리는 그렇게까지 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한 것 같다. 막연히 꿈만 꾸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편은 수민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그런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한다. 구경이나 해보자며 용인에서 지금 분양하고 있는 타운하우스에 가보자고 하길래 진짜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하러 갔다.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용인 '도시농부'

1층- 마당&데크, 거실,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

2층 방1- 방 위에 다락이 있는 구조- 수민이는 여기로 이사오자며 성화다.

2층 가족룸 위에 또 큰 다락이 있다


이곳의 장점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산다는 거, 브런치하우스가 있어서 저렴한 금액을 내고 아침등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아파트처럼 관리사무소가 있다는 거.. 그리고 분양을 받은 뒤에는 각자 집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구조 변경을 할 수 있다는 거다. 

확실히 집에 들어가보니 너무 좋았다. 채광도 좋고 집도 아늑하고... 이런 집이라면 애들한테 뛰지말라고 소리지를 필요도 없겠다. 초등학교도 근처에 있고... 하지만 당장 이사할 자금이 있다고 해도 집만 보고 이곳으로 이사를 하기에는 무리다. 친정 집, 교회, 어린이집이 모두 근처에 지금이 너무 편하고 익숙해져 있는데 이 동네를  떠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 


타운하우스를 나와서 근처 판교로 갔다. 몇 달 전에 우리 동네에 살다가 이사한 다유네 집.

나와 남편은 공통적으로 아파트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아파트라는 것 빼고 여기는 정말 좋았다. 특히 다유네는 1,2층이 없는 3층이라 층간 소음도 걱정안하고 채광도 좋은데다가 놀이터, 개울, 바닥분수.. 이 세가지가 모두 아파트 단지 안에 있었다!



                                                                               이수현 포즈.. ㅋㅋㅋ

우리애들만 신나서 옷 다 벗고 뛰어다님.. ㅋㅋ 이럴 땐 남자애들이라 편하다. 


판교는 계획도시라 전기줄도 모두 땅 속에 묻었다고 하고, 그래서 그런지 건물이나 도로가 모두 새것처럼 깨끗한 느낌이다. 하지만 여기는 너무 비싸고... 단독주택을 짓고 살기에는 더더더 비싸다. 내게 너무나 먼 당신.. ㅋㅋ 


다유네 놀러간 김에 좋은 집 두 곳을 구경하고 왔는데, 둘 다 좋았지만 사실 우리 상황이랑은 맞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집의 기본적인 조건은 '친정집-교회-애들 어린이집이나 학교' 가 가까운 평지에 있어야 한다는 거.

지금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은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곳은 낙성대인데, 근처에 낙성대공원, 서울대 과학관, 영어마을, 수영장이 있는 구민문화센터까지 정말 환상적인 조합이다. 거기에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초등학교까지 있다...!  

정말 수민이가 초등학교 다닐 즈음에는 그쪽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 아니면 막내 수빈이가 초등학교에 갈 때쯤이라도..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정말 우리가 꿈꾸는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언젠가는?? ㅎㅎ

꿈같은 이야기지만 꿈꾸는데 돈 안드니 열심히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잡지마다 인테리어 부분만 찾아서 보고, 홈스토리 인터리어 채널을 즐겨보고, 핸드폰으로 인테리어 관련 기사나 블로그 찾아서 보고 이미지 저장하고... 이렇게 메모도 하면서.. ^^;

 

나의 집 구상 노트 ㅋㅋ

 

당장은 로또밖에 방법이 없지만 욕심없이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이 꿈도 이루어 질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애들 크기 전에 해햐되는데.. ㅋㅋ

 

그러고보면 이사한지 1년도 안됐는데 벌써 이렇게 딴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 ㅋ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