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나들이2013. 5. 21. 10:58

어느새 2주 전.. 화요일. 오전 11시 비행기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했다.

 

몇 달 전부터 수민이한테 "엄마 아빠 비행기 타고 열밤 자고 올껀데.. 수현이가 엄마 보고 싶다고 울면 어떻게 하지?"

그러면 "수현이한테 엄마 열밤 자고 올꺼니까 기다려~ 이렇게 말해줄꺼야." 하던 수민이가,

아침부터 분위기가 이상한걸 느끼고는 일어나서 불안해 했다.

엄마아빠가 짐을 챙겨 떠나는 모습을 보니 "엄마 아빠 가지마~ 수민이도 같이 갈꺼야~" 하면서 엉엉 운다. 어쩔 수 없이 우는 수민이를 뒤로 하고 떠났다. 악을 쓰고 울던 수민이는 막상 우리가 사라지니 멍하고 있더니 잘 놀았다고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눈 딱 감고 재밌게 다녀오자.. 했지만 나는 며칠전부터 감기몸살이 제대로 걸렸다.

정말 나는 일년에 감기 한 번 잘 안걸리는 건강한 몸인데, 하필이면 이럴 때 걸리다니... 안타까움에 땅을 치며 울고 싶었다...그래도 가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걱정 반 설렘 반.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

 

 

비행기에서 내가 하도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려서 민폐를 좀 끼친 것 같다.

엉덩이가 저릴정도로 긴 비행을 마치고 LA에 도착한 건 오전 9시반. 좀 나아질 거라는 기대와 달리 완전 반대인 시차 때문에 무조건 누워서 자고 싶었다.

미국에서의 첫 날이 밝았는데.. 이런..

 

우선 렌트카를 빌리고, 한국식당을 찾아서 순두부찌개를 먹고, 숙소에 갔다.  

 

 

미국에서 머물 숙소는 모두 airbnb (airbnb.com)에서 예약을 했다. 현지인이 본인의 집들을 빌려주는 데 호텔보다 더 싸고, 현지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잘 고르면 좋은 가격에 드림하우스에서 머물 수 있다.

우리는 조금 늦게 예약을 시작했는데, 자기 집이라 그런지 많이 까다로워서 퇴짜를 여러번 맞았다. 자기 딸이 오기로 해서 미안하다는 둥.. 집 주인 반응이 24시간 동안 없으면 자동으로 결제가 취소되는데, 그걸 7번 정도 기다리다가 좋은 집은 다 놓쳤다. 방만 빌려주거나, 같은 방에서 쉐어를 하거나, 집 전체를 다 빌려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집 전체를 빌리는 걸로 찾았다. 1박에 10만원 조금 넘었다. 

 

오후 3시쯤 집으로 찾아갔는데, 집 주인 Jack이 기다리고 있었다. 굉장히 밝고 친절했다. 동네는 조금 낡았는데 집은 깨끗했고 부엌이랑 세탁기 등 (우리가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시설이 다 갖추어 있어서 좋았다. 스낵이랑 물, 타올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무조건 자자며 누웠다. 제일 중요한 건 체력을 회복하는 거라며.. 한 숨 자고 났더니 저녁 7시가 넘었다. 그래도 첫날인데.. 이대로 하루를 보낼 수는 없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할리우드로 갔다.

 

 

 

그 유명한 할리우드.. 우리의 첫 관광지는 생각보다 별거 없었다. 늦은 밤에 가서 그럴 수도 있고, 우리가 조사를 잘 안해가서 그럴 수도 있고.. 돌아다니다가 겨우 들어간 레스토랑은 내가 한국에서도 제일 가기 싫어하는 멕시칸 레스토랑이었다. 엄청 배고팠는데 거의 다 남겼다.. ㅋ

 

처음 팁을 줘야하는데 어떻게 줘야하나 고민했다. 42달러가 나왔는데, 음식값을 계산하고 팁은 테이블에 놓으면 되는 건가 했는데, 45달러를 냈더니 거스름돈을 안 주고 그대로 끝났다. 그럼 우리가 50달러를 냈으면 그것도 안 거슬러 주는건가? 이거 어떻게 하는 거임? (그러고 보니 우리는 호주에서도 거의 팁을 안내고 살았다. 대부분 만들어먹었음)

나중에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이건 특이한 경우라고 한다. 보통 아무 말 없이 다 가져가진 않는다고..

 

뭔가 우울한 하루.. 더 나를 짜증나게 했던 건.. 건물 내 레스토랑을 이용하면 주차비가 2달라라고 했는데, 9달러 나왔다. 영수증이 필요한가 싶어서 다시 레스토랑 가서 영수증을 받아왔는데, 기계에서 영수증이 안 읽힌다. 주차장 입구에서 하면되겠지.. 하고 차를 끌고 나왔는데, 관리하는 애가 레스토랑에서 말해서 적용시켰어야 한다고 함.

귀찮아서 그냥 내고 말았지만.. 나는 평소 아껴쓰던 돈을 이런데서 막 쓰는게 너무 짜증났다. 오빠는 여기까지 와서 그런데 연연하지 말라고 했지만 기분이 잡쳐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래.. 잊어버리자. 내일은 좀 더 나은 하루가 되길.

 

다음날.. 푹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12시가 넘었다.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 오후에는 LA에 살고 있는 토퍼를 만나기로 했으니 그 전에 가고 싶었던 곳들을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날씨도 좋고.. 많이 자서 그런지 감기도 조금 나아졌다.

 

먼저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가기로 했는데, 가는 길에 비버리힐스 쪽으로 드라이브하면서 부자동네를 구경했는데 정말 으리으리했다.

 

멀리 보이는 HOLLYWOOD 간판

길가에 넘치는 야자수들.. 외국에 오긴 왔구나.

산타모니카

 

숙소를 산타모니카 해변 쪽으로 할껄 그랬다. 우리가 묶고 있는 곳은 주택단지인데 여기는 바다 근처고, 좋은 레스토랑도 많고, 쇼핑할 데도 많았다. 딱 도착하니 관광지 분위기다. 침체되어 있던 나는 여기 거리에 도착해서 기분이 업되고, 근처에 있던 GAP에서 옷도 두 벌 샀다.

여유있게 바닷가도 거닐고 하면 좋았을텐데.. 토퍼와 약속 때문에 서둘러 게티뮤지엄으로 떠났다.

 

게티뮤지엄은 석유재벌인 J.P Getty가 오랫동안 수집한 미술품들로 만든 미술전시관이다. 입장료도 무료이고, 트램도 공짜.. 주차비 15달러만 내면 된다. 이렇게 사회에 환원하는 게티에게 감사를...

LA에 간다면 여기는 꼭 가보길... 올라가면 끝내주는 LA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게티 뮤지엄>

몇 작품들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이어폰도 무료로 빌려주는데, 한국어도 9개 정도 있다.

LA에 산다면 가끔 와서 레스토랑과 커피숍에서 한나절을 보내도 좋을 듯.. 강추.

 

 

저녁에는 토퍼를 만났다.

토퍼는 7년 전에 호주에서 교환학생하다가 만난 친구다. 그 뒤로 토퍼는 한국에 와서 1년정도 영어선생님을 했었는데, 사람들이 왜 한국에 왔냐고 하면 킴벌리랑 림수 때문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우리와 친했던.. 같이 오빠네 시골도 놀러가고, 우리가 결혼할 때 축가도 불러주고 오빠 형네 아이들 영어도 공짜로 가르쳐 주기도 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돌아간 뒤에 몇 년간 연락이 소홀했었는데 지난 달에 어떻게 지내냐고 연락이 왔었다. 우리 미국에 간다고 했더니, 자기 LA있다며 우연히 만나게 됐다. 연락이 안 왔으면 LA있는 줄도 몰랐을 텐데, 이래서 인연은 인연인가보다.

 

그동안 토퍼는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약간의 빈대 경향(?)이 있었는데, 저녁도 쏘고 LA 기념이라며 할리우드 그림이 그려져있는 스타벅스 컵을 사줬다. 목사님이 되려고 공부중이라는데, 완전히 다른 환경에 살아왔는데도 이렇게 친구가 되어 인연이 이어지고 또 살아가는 과정을 서로 나눈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

 

토퍼한테 typical food를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IN&OUT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

고기패티를 냉동하지 않고 신선하게 조달하기 위해서 미국 서부에만 있다는 인앤아웃 햄버거... 엄청 맛있다는데, 나는 감기로 미각까지 상실해서 별 맛을 못 느꼈다. 처음 한 입 물었을 때 순간적으로 맛있었던 것 같다.

코가 막혀서 먹을 때는 숨을 못 쉬는 바람에 여행내내 먹는 게 고역이었다.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잘 돌아왔는데, 밤에 커피를 마신 탓에.... 나는 이날 새벽 6시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오빠와 다음날 스케줄을 논의하던 끝에 LA에서는 별로 볼게 없다고 판단하고, 다음날 아침에는 라스베가스로 가기로 했다.

 

사실.. 그리피스 천문대도 가고 싶었고, Farmer's market 도 못갔지만, 시간이 없는 우리에게 이틀을 더 투자할 만큼은 아니라고 판단.. LA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목적으로 올 게 아니었던.. 시간이 더 여유로와서 그랜드 캐년까지 볼 게 아니었던 우리에게 맞지 않는 곳이었다.

 

결국 주차비 9달러를 아까워했던 나는 이번에는 하루 더 예약한 LA숙소를 과감히 포기했다. ㅋ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5. 2. 22:23

지난 토요일, 남편이 1박으로 워크샵에 갔다.

휴일마다 자꾸 애들 아빠를 회사에 뺏기는 것 같아서 불만이 조금 있지만, 그걸로 우리가 먹고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ㅋ 아이들과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하다가 이 날씨 좋은 날.. 집에 있을 수는 없다며 근처 낙성대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낙성대 과학관 

장난꾸러기 수민이.. 아이들도 나도 업되서 재밌게 놀았다. 

끝까지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유모차가 있었던 관계로.. 그래도 수민이가 순순히 포기하고 내려옴

이렇게 사이좋게 자라라....                                                        물총으로 과녁맞추기

조금 늦게 합세한 아빠와 함께.. 역시 아이들은 아빠가 있어야...

이른 저녁은 교수회관에서

 

지난 번에 혼자 아이들과 코엑스까지 지하철 타고 간 이후로 혼자 애들을 데리고 나가는 첫 나들이라, 혹시 애들이 떼를 쓰고 울면 혼자 어떻게 감당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날씨가 좋았던 게 제일이고, 수민이는 혼자 신나서 뛰어다니고 수현이는 유모차에 잘 타고 구경하니까 별로 힘들 일이 없었다.

 

아이들 키우는 건 정신없이 힘들지만 이렇게 충분히 보상이 된다.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그런지 이제는 나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긴다.

조금만 더 크면 더 쉬워질까? 아님 애들도 자기 주장이 생겨서 더 어려워질까?

어찌되든 그 때도 이렇게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할 것 같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4. 12. 12:17

남편이 담당하고 있는 P&I 전시회에 다녀왔다.

 

코엑스 전시장 A,B홀 부스들 채우느라고.. 이벤트 기획하고 홍보하고 업체들 의견 조정하고.. 이걸 하느라고 그동안 그렇게 고생했었다. 나도 왜 그렇게 바빴는지 아니까 이번에는 되도록 늦게 들어오는 거에 대해서 불평 안하려고 했다. 주말포함 평일에도 아이들은 아빠 얼굴을 거의 보지 못하고 살다보니 점점 아빠의 부재에 익숙해져가는 아이들이 조금 안타깝긴 했다. 이제 그 바쁜 것도 이번 주말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후련한 마음으로 전시회에 놀러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이번 기회에 가족사진을 찍자며 토요일에는 친정식구, 일요일에는 시댁식구를 불러 사진 찍느라고 이틀 연속으로 코엑스에 갔다.

 

토요일에는 수현이를 친정에 맡겨두고 수민이랑 미리 가서 놀았다. 수민이가 놀 수 있을 만한게 있을 까 했는데, 참가업체 중 니콘에서 만들어 놓은 키즈카페가 있었다. 니콘 카메라를 엄마들한테 빌려줘서 찍은 사진 두장씩 인화도 해줬다.

수민이는 기차놀이에 푹 빠져서 한참을 놀았는데, 정말 저 기차세트만 있으면 집에서 혼자 잘 놀 것 같다. 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우선 자리를 너무 차지하고.. 수현이가 방해하면서 둘이 싸울 게 분명하기 때문에..

이럴 때 실컷 놀거라..ㅋ 

 

6일 토요일

율희네도 가족사진을 찍으러 왔다.

                박치기 놀이.. 좋댄다..                             구석에 숨어서.. 눈만 마주쳐도 웃겨 죽는 아이들 ㅋ

"율희 가지말라고 해~~~ 엉엉"

 

그리고 올림픽에서 양학선이 도마를 뛸때 수십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사진을 찍어 보여줬던 TIME SLICE 촬영을 해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었다. 수민이가 신기하게 쳐다보길래 우리도 신청서를 내고 체험해 봤다.

일하고 있던 아빠한테 빨리 오라고 전화해서 같이 두 번 찍고는, 아빠가 간 뒤에 둘이 한 번 더 찍었다. 사진 찍기 전에 사람들 앞에 서서 수민이가 90도로 인사를 하는데, 너무너무 귀여웠다. ^^ 수현이도 같이 찍었으면 좋았을 걸.

 

 TIME SLICE 체험

7일 일요일

수현이는 니콘 키즈카페 볼풀에서 재밌게 놀았다. 너도 빨리 걸어다니거라..

 

일요일에는 애들이랑 교회에 갔다가, 처음으로 혼자 애들 둘을 데리고 지하철을 타봤다. 수현이는 유모차에 타서 계속 자고, 수민이는 너무 의젖하게 잘 걸어다녀서 수월했다.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애들이랑 살 길을 모색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슈퍼맘이되어간다. ㅋ

 

이 날은 시어머니와 형님이 수환이 소정이를 데리고 오셨다. 수민이는 소정이 수환이랑 정말 신나게 놀았는데,

덕분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소정이랑 헤어지자마자 승강장에 드러누워 발악을 하고 울었다... "소정이 누나한테 갈꺼야!! 엄마 안 보고 싶어!!" 이러면서 30분동안... 도저히 달래질 기미가 안 보여서 자는 수현이를 깨워서 안고는 수민이를 억지로 유모차에 태웠다. 그러고도 집에 가는 유모차 내내 "소정이 누나!!!" 목이쉬도록 울었다.. 졸리고 피곤해서 더 운 것 같다. 

예전의 나 같았으면 멘붕이었을 텐데.. 자금의 나는 나중에 수민이한테 우는 모습을 좀 보여주려고 동영상 촬영까지 했다... ㅋㅋ

 

이번 전시에서 얻은 가족사진.. 

 

오빠.. 그동안 고생많았어~ 이제 우리 한동안 재밌게 놉시다. ^^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4. 3. 00:04

근 두달 째 매일같이 야근하는 남편이 지난 토요일에는 회사를 안 가기로 결심했다.

오랜만에 콧바람을 쐬려고 수민이더러 어디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동물원이랜다. 겨울 내내 동물원 노래를 부르던 수민이한테 매번 추워서 동물들 없다고 했었는데, 드디어 소원을 들어줬다.

 

이 날 날씨도 도와줘서 엄청 따뜻했다.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가는 길에 한솥도시락에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발..

 

 서울대공원

                          흥분한 수민이.. 사방으로 뛰어다닌다.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먼저 올라가겠다고..

   마침 하마가 밥먹는 시간.. 엄청 가까이에서 봄                             앞으로 매고 위로 업고.. 슈퍼맨 아빠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

 

아.. 얼마만의 주말 외출인가.

남편이 맡은 전시가 다가오면서 주말에 회사가는 건 기본이고, 평소 12시가 넘어 퇴근한다. 그러다 지난 주에는 새벽 3시에 들어오기도 하고, 이번 주는 새벽 3시에 출근하기도 하고... 아... 일과 스트레스에 치여 점점 말라가는 남편을 보면 안쓰럽다. 그래도 쉬는 날 이렇게 시간을 내서 우리에게 할애해 주는 게 고마운지! (나는 나가자고 안했음)

 

그런데 이런 고마움을 한 번에 없애버린 사건이 있었으니..

하루종일 커피숍을 찾다가, 대공원 나오는 길에 발견한 커피숍에서 줄서 기다린 끝에 겨우 라떼 한 잔을 내 손에 쥔 기쁨도 잠시...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에 안 마신다던 남편이 후르륵 다 마셔버렸다.. @!ㅁㅅㄴㅇ;ㅏㅓㅁㅅ;;

 

내 입속으로 들어온 얼음물 맛을 보고 순식간에 분노하며 잔소리를 했더니 남편은 그걸 못 참고 뒤돌아서 다시 커피를 사왔다.. 미안하다고 하면 넘어갈 일을 '마시면 안되?' 하니 잔소리를 안 할 수가 있나. 그래도.. 다 먹으면 안되잖아... 내가 하루종일 커피타령한 거 알면서. 그런데 더 나빴던 건... 다시 사온 커피 맛이 설탕 국물 맛이었음. 왜 그러는 거야.. 내가 지금까지 커피 주문하면서 항상 시럽 조금만 넣어 달라고 주문하는 거... 왜 아직까지 모르는거야....

 

딱 기분좋게 커피 마시면서 집으로 가면 완벽한 순간이었는데.. 

하루 한 잔 커피가 나의 즐거움인 나는 이런 걸로 화가 치민다. 진짜 완벽한 오후였는데...,ㅠ

차까지 걸어가는 길에 삐져서 대답도 안 하다가 이런 사소한 일로 삐졌다는 사실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터졌다. ㅋ

 

안그래도 피곤한 남편.. 와이프 눈치보느라 더 살이 빠지는 거 같다. ㅠ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11. 22. 01:59

토요일마다 수민이 피부과에 가는 길에 현충원을 지나간다. 현충원 입구에 예쁘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매번 나중에 한번 가보자고 했었는데.. 수십번 앞을 지나치면서도 한 번 들어가기가 참 힘들다.

 

주말마다 바쁘면서도 올 가을은 단풍구경을 제대로 못 했는데, 친척 결혼식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버님이 한 번 들어가보자는 소리에 갑자기 들어가 봤다.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넓고 깨끗하고, 전망은 끝내준다.

약간 날씨가 쌀쌀하긴 했지만 단풍은 너무 예뻤다.

 

<현충원에서>

 

수민이는 할아버지랑 판박이..

 나랑 수민이를 이렇게 찍어주심 ㅠ

"수민이가 찍어줄께요~!"

뛰어보자~ 수민이 손 잡고 어머니도 소녀처럼~

 

낙엽 모아 던지기.. 신났다 ㅋㅋ

수현이의 흐뭇한 어른표정..

 

사실 이 날 스케줄이 빡빡했는데, 잠깐만 들어가자고 해서 갔다가 결국 스케줄 하나는 포기했다. 하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사진도 찍고 여유를 즐겼다. 사실 이렇게 시간 내는 게 별건 아닌데.. 바쁜 일상 중에 이렇게 일부러 오기는 쉽지 않다.

 

올해도 이제 다 지나갔다. 연말에는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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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10. 20. 01:43

추석 남은 연휴와, 주말마다 우리 가족은 밖으로.. 밖으로 돌아다녔다.

 

 보라매 공원 (10-3, 수)

한강시민공원 (10-6, 토)

인천 국화축제 (10-13, 토)

포스코 아쿠아리움 (10-20, 토)

 

보라매 공원은 병원에 문병갔다가 가고, 한강은 수민이 병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깐 들리고, 인천은 남편 업무 관련 일이 있어서 가고, 포스코 건물에 있는 수족관은 근처 결혼식 갔다가 생각이 나서 들렀다. 전부 일부러 계획해서 간 건 아니지만 시간날 때마다 이렇게 밖으로 나가다 보니 안 나가면 어쩐지 허전하다.

 

안 좋은 건.. 수민이도 바람이 들어서 유난히 집에 잘 안 들어오려고 한다는 거.

이건 수민이 또래 애들이 다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지만 수민이는 좀 심하게 싫어한다. 어린이집에서 집 방향으로 꺽으면 몸부림을 치고 울고불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나는 수현이를 안고 수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항상 한 시간씩 시장으로, 친정집으로 돌아다닌다. 덕분에 나는 체력이 점점 좋아지고 살도 자연스럽게 빠지고 있다.

 

어쨌든 밖에 구경을 다니는 건 아이들한테 좋은 것 같고, 덕분에 나와 남편은 바람도 쐬고 좋지만 은근히 피곤도 함께 쌓이는 것 같다. 인천을 갔다 올 때는 세상 사람들이 다 나들이를 나왔는지 차가 넘 막혀서 왕복 7~8시간은 걸린 것 같다. 남편은 운전하느라 지치고 나는 뒷 좌석에서 애들 둘이랑 씨름하느라 스트레스 받아서 짜증이 나더라...

돌아다니는 것도 왠만큼 해야지.. 이번 주말에는 수민이도 감기가 걸렸고, 좀 쉬어야겠다.

 

한편으로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는 저 사진에서 보이는 것 처럼 행복한 가족일까? 저렇게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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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10. 8. 10:18

추석날 친정 부모님이 여기에 오신다고 해서 우리는 추석을 시댁에서 보내고 다음날 따라 내려왔다.

충남 서천에 있는 아빠 고향은 완전 시골이다. 오빠랑도 이야기했지만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마음이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수민이는 도착하자마자 마당에 있는 강아지한테 과자 주기 바쁘고, 성묘하러 가는 길에는 뭐가 그렇게 신기한 지 땅바닥에 있는 돌맹이만 봐도 재미있나보다. 교외에서 살고 싶어하는 남편은 이런 곳에 살면 애들을 풀어놔도 자연과 잘 놀꺼라며 자기 말에 힘을 싣는다. ㅋ

 

마당에서

 "멍멍이야! 과자줄께~ 이리 나와봐~"

이모랑.. "이건 콩 이에요!" / "이건 뭐에요? 밤이에요?"  

성묘하기

할아버지한테 성묘하러 가는 데, 남편이 과일이랑 술을 챙겨 갔다. 우리집은 그냥 가서 절만 하는데..

장인어른은 흐뭇한 미소가.. 엄마는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ㅋ  

80년 세월의 차이... 천진난만한 수현이 ^^

 

성묘를 갔다와서는 아빠랑 수민이, 남편과 함께 근처 바닷가에 놀러갔다.

 

<동백정> -낙조보기

"까꿍!!" 숨었다가 놀래키기 / 아빠랑 아들 원숭이 한 쌍

 

놀러갈 때 수현이를 양수한테 맡겨두고 갔는데, 갔다와서 할머니한테 혼났다. 아기 놓고 어딜 갔다 오냐고..

딱 세시간이 걸렸는데, 사실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ㅠ

 

시골집 싱크대 호스가 빠져서 그거 사러 갔는데, 연휴라 다 문을 닫거나 자재가 없어서 시내를 다 뒤지고 다니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됐고, 바닷가에서는 수민이가 안 오겠다고 떼를 쓰느라 또 시간이 걸렸다. 그때쯤 나도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때 그냥 집에 가자고 할껄.. 

아빠가 동백정이 바로 옆이라고 해서 잠깐만 들리려고 했는데 또 네비가 길을 잘못 알려줘서 헤매고, 동백정에 갔다가 바로 오려고 했는데 아빠가 갑자기 입장권을 사오시고, 올라가자마자 바로 오려고 했는데 낙조는 보고 가야한다고 해서 또 보고 오느라 그렇게 됐다.

 

집 근처에 와서 아빠가 따 놓은 고추를 가지러 가셔야 한다고 해서 나는 100미터 달리기로 집으로 뛰어왔다. 배고파서 울던 수현이는 젖을 먹고는 또 잘 놀았다. 엄마가 미안.. ㅠ 진짜 세 시간도 힘들구나...

 

그래도 아빠 덕분에 좋은 곳 구경 잘하고 왔다. 수현이를 데려갔으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게 갔다 왔을텐데..

젖 끊을때까지는 수현이랑 착 달라붙어 있어야겠다. 그래도 이제 이유식을 시작하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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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9. 23. 19:05

요즘 주말 오전에는 으레 수민이 피부과에 가는데, 오늘은 병원에 갔다가 예정에 없었던 동물원에 놀러갔다.

애들 둘 데리고 동물원에 놀러가는 건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아빠가 기린 보러가자고 수민이한테 바람을 불었더니 수민이는 "기린, 하마, 사자.. 세개 보러 가!" 하며 아침내내 동물원 노래를 부른다.

 

둘은 이미 가기로 정했는데 엄마만 갈까말까 계속 고민했다. 나는 가면 수민이 잘 시간이라 자면 아깝고 안 자면 또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될까봐 걱정이었다. 엄마는 별 고민을 다 하고 아빠는 단순하다. 이게 엄마와 아빠의 차이..ㅋ

다행히 수민이가 가는 차 안에서 일찍 낮잠을 자는 덕분에 나도 "가자!"고 허함. ㅎ

 

집에 들러서 과일이랑 돗자리도 챙겨가고, 점심으로 한솥도시락을 사가고, 양수한테 카메라도 빌려가고.. 만반의 준비를 해갔더니 짐이 유모차에 주렁주렁이다.

 

<서울대공원>

"깍깍깍~" 원숭이에요

자다가 어느새 눈을 뜨고 날 요렇게 바라보던.. 천사같은 눈빛

 대공원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자 자리.. 햇빛도 참 좋다.

엄마랑 달리기 하다가.. 넘어지던 순간! ㅋ

대공원 사진찍기 좋은 두번째 장소, 원숭이 앞 유리^^

 

동물들을 보다 보면 갇혀서 생활을 하는 동물들이 짠한 마음도 들지만, 서로 빤히 쳐다보는 게 누가 구경을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애들을 생각하면 사진과 그림으로만 보던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공부가 될 것 같고.

 

참, 호랑이를 보러 올라갔다가 우연히 수민이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옆에 지나가도 모를 수도 있었는데, 딱 마주쳤다..  지난 주에는 시댁에 애들 맡겨놓고 영화보러 갔다왔는데,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빠 친구 부부를 만나기도 하고, 지난 휴가 때는 휴게소에서 우연히 오빠 회사 선배를 만나기도 했다.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2011년 7월>                                                           <2012년 9월>    

일 년 사이에 이렇게 아기에서 어린이로. ㅎㅎ

 

작년 이맘 때 대공원에 놀러갔던 게 생각나 사진을 찾아봤더니... 우리 수민이 용됐구나.. ㅋㅋ

 

날씨도 선선해져서 그런지 가족단위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다들 애들 키우는 모습이 다 비슷한 게 고생하는 게 눈에 보인다. 우리는 애들을 유모차 태우다가 바꿔서 메다가 같이 메다가 했는데, 애들 둘 데리고 힘들다고 걱정하던 거에 비하면 수월했다.

어쨌든 날씨도 좋아서 바람도 잘 쐬고, 애들 컨디션도 좋았고, 좋은 사진도 많이 찍고 왔다. 집에 와서는 다 골아떨어짐..

 

연애하면서 한 번도 안 와본 동물원에 벌써 두번째 다녀왔다. 다른 동물원까지하면 수민이는 벌써 다섯번째. 그래도 올 때마다 신기한가보다. 수민이를 보면 참 행복해보인다. 이렇게 자주 놀러다니니 감성은 풍부한 아이가 될 것 같다.

수현이가 빨리 커서 수민이랑 같이 뛰어다니면 재밌을 것 같긴 한데, 나중에 둘이 동시에 뛰어다니면 잡으러 다니기도 쉽지 않겠다. ^^

 

찍기 어려워도 가족사진 한 장씩은 남겨보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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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9. 3. 11:58

어쩌다보니 남편 휴가가 밀려서 8월 마지막 주로 잡혔다.

조금 늦게 가긴 하지만 그래서 좋은 건 비성수기라 숙박료가 싸고 사람이 많이 없다는 거다.

 

이번 여행의 포인트는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기'였는데,

펜션을 찾다보니 이왕이면 개인수영장, 이왕이면 큰 욕조, 이왕이면 하노끼 욕조.. 스파.. 이왕이면 카페도.. 

이런식으로 나의 요구조건은 많아졌고 검색을 하다보니 눈은 엄청 높아졌다.

 

당연한거겠지만 너무 좋은 곳은 비싸고 가격대비 괜찮은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차있었다. 폭풍검색을 하다 다행히 한 곳을 발견! 여러 조건을 만족하면서 가격대비 제일 저렴했다. 알고보니 우결에서 한 커플이 묶었던 방이라고.

 

수요일 아침, 분주하게 움직여 수민이 피부과에 갔다가 소현언니네 들려서 쏘서를 싣고서 드디어 출발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확인해 본 수영장은 이틀 전에 지나갔던 태풍 때문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있었는데, 들어간다고 하니 바로 청소해주셨다. 약간 추운 감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물속에 들어가니 넘 좋았다. 수민이는 신이 나서 깔깔깔 웃고 난리다.

 

리버* 펜션 수영장에서

 우리가 놀고 있는 동안 수현이는 쏘서에서 잘 놀고 있다. 쏘서 안 가지고 갔으면 어쩔뻔했니.. ㅋ

입술이 퍼래질때까지 안 나오겠다던 수민이

아빠랑 스파도 하고,

<각시탈>에 영감받은 수민아빠 무술 시범 중.. ㅋ

 

다음날은 태풍이 강원도로 온다고 해서 하루종일 비가 왔다. 발길 닿는대로 가려고 숙박을 미리 예약해 놓지 않았는데, 어차피 야외 수영은 못하고.. 다행이었다고 해야하나? 어디로 갈까 하다가 춘천으로 갔는데, 근처에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있어서 우리에게 딱 좋았다.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이번 여행의 최대 변수는 태풍이었다. 하필 또 강원도로 온다는 태풍.

덕분에 하루종일 실내에 갇혀있어서 그랬는지 오빠랑 나 둘 다 짜증이 나 있었나보다.

 

저녁에 춘천 닭갈비를 포장을 하러 갔는데, 나는 재료만 포장해오겠거니.. 금방 올 줄 알고 애들이랑 차 안에 있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빠는 안오고 수민이는 바지에 쉬를 해 버리고, 수현이는 울고, 밖에는 비오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애들을 들쳐업고 가게로 들어갔더니, 아줌마가 닭갈비를 볶고 계시는 동안 오빠는 가만히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얘기를 해주던가.. 차에 와서 애를 한 명 데리고 가던가.. 나는 애들이랑 씨름하고 있는데 열이 받아서 뭐라고 하다가 결국 싸우고, 숙소에 들어와서 닭갈비는 먹지도 않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소심하게 복도로.. ㅋ

혼자 애들 보는 게 어떤가 한 번 당해봐라. 이런 마음이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좋았댄다.

밖에서 애들 울고불고 소리 다 듣고 있었는데.. ㅋ 뭐 좋았다니 가끔 이렇게 맡기고 나가야 겠다.

 

하룻밤지나고 나니 화도 조금 풀리고, 오빠는 어제 싸워서 후련했다며 웃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부부싸움은 물배기라고 하나보다. 어차피 여행 왔는데 화내고 있으면 나만 손해다.ㅋ

체크아웃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의암호 산책을 나가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수영장에 갔다.

 

가족사진 한 장찍고 수영장으로.

 

이날 묵었던 곳은 라*나 콘도였는데, 다음번에 또 오기로 할 정도로 좋았다. 숙박료도 싼 편이고 (인터넷에서 3일전에 예약하면 8만원) 호수 옆이라 전망도 좋고, 무엇보다 수영장이 최고였다.

어른 입장료 만원씩 (36개월 이하 유아들은 무료) 내고 들어간 수영장은 시설도 물이 너무 깨끗했다. 사람도 없었고 이날 날씨도 정말 좋았고, 물 위에 둥둥 떠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외국 리조트에 온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라데* 콘도 수영장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전세내고 놀았다. ㅎㅎ

사진 찍다가 수민이 물에 빠뜨린 순간.. 그 뒤로 절대 미끄럼틀은 안 탔다.

수현이 목튜브.. 우리가 했다. 격하게 웃는 수민이 ㅋㅋ

  이렇게 우리가 노는 동안 푹 자고 있는 수현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ㅠ

 

이번 여행에는 김치랑 반찬이랑 쌀 등 음식을 준비해가서 해먹었는데 사먹는 것보다 더 알차게 먹은 것 같다. 그래서 외식비도 별로 안 들고 알뜰히 잘 갔다 왔다. 태풍이 와서 가려고 했던 양떼목장에 또 못 가긴 했지만 덕분에 후련하게(?) 잘 싸우고 왔다고 해야하나? ㅎ 우리는 둘 다 참는 성격이라 잘 싸우지 않는데, 가끔씩 이렇게 해소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이번 휴가에는 충청도로 강원도로 열심히 돌아다니고, 태풍이 와서 이틀동안 집에만 있기도 했고..

일주일이 유난히 길었던 것 같다. 푹 쉬었으니 평상시로 다시 돌아가야지.

 

이제 가을이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8. 29. 01:33

8월말에는 보은에 계시는 할머니 생신이라 시댁쪽 식구들이 모두 청주로 내려간다.

 

청주 바로 옆에 있는 보은에는 시댁 작은 아버지가 젖소농장을 하고 계신데, 결혼 전에는 친구들이랑 같이 몇 번 갔었다. 친구들이랑 장난으로 슈퍼맨 영상을 만들었던 바로 그 장소! ㅎ

결혼하고는 한 번도 못가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휴가도 맞춰서 다녀왔다. 수민이 젖소 보여주고 싶어서.

이번에는 형님네 소정이 수환이도 같이 왔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젖소 구경~

마침 우유먹는 시간.. 우유 짤때는 낯선 사람이 있으면 우유 양이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용감해진 수민이

 

동물을 엄청 좋아하는 수민이는 실제로 젖소를 보고 너무 신기해했다. 처음에는 큰 소들을 보고 조금 겁 먹은 것 같더니 송아지들 있는 데 가서 우유도 주고 먹이도 주면서 신났다. "음머야~! 음머야~!" 하면서 송아지더러 오라고 손짓도 하고, 나중에는 손으로 직접 먹이도 줬다.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수현이                                            "요건 메뚜기에요!"                     

   "이건 토마토에요!"                                                 별 게 다 신기한 아이들                       

 

이런 시골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인 것 같다. 서울에서는 동물을 가까이 보기도 힘들고, 애들이랑 놀려고 어딜 가려고 하면 캐릭터파크 같은 곳이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그냥 풀어놓으니 뛰어다니면서 잘 논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온 것 같다. 가까이 있으면 자주 올텐데 아쉽다. 다음에 올 때는 수현이도 많이 커서 신기해하겠지?! ^^

 

다음 날에는 작은아버지가 근처에 있는 계곡에 물놀이 하러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속으로 땅을 치고 후회했다.  

이렇게 좋은 데가 있는 줄 알았으면 물놀이 용품들을 챙겨오는 건데... 

우리집 박스안에서 곤히 자고 있는 튜브와 구명조끼들은 언제 쓸 수 있을까. ㅠㅠ (역시 애들과 같이 다니는 여행은 무조건 다 챙기고 봐야된다. 짐을 줄이려고 빼다보면 이렇게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

 

우리한테 있는 건 농구공 하나 뿐이었는데, 안되겠는지 아주버님이 어디선가 배와 낚시 도구들을 사오셨다.

맥주랑 쥐포랑 먹을 것도 같이 사오셨는데 이런데서 먹으니 맥주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

 

  배도 타보고.. 수민이는 사장님 자세로..

    수현이는.. 한참을 놀다가 잠이 들었다.                                  형님이랑 찍은 나의 유일한 사진     

수환이가 잡은 물고기

 

대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면 큰 혜택이 있다. 아이를 돌아가면서 봐주신 다는 거. 우리 넷이서만 갔으면 고생했을 텐데... 1박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틀 사이에 이것저것 많이 했더니 한참을 있다가 온 것 같다. 

아이들이랑 재밌게 잘 놀았고, 날씨도 너무 좋았던 여행.

 

그런데 우리 이번주 내내 휴가인데.. 태풍이라니... ㅠ 

내일 강원도로 여행 가기로 했는데 잘 갔다 올 수 있을까.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