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6. 2. 15. 16:36

아침마다 우리는 어린이집에 지각을 한다.


9시 반까지 등원을 해야 간식을 먹고, 오전 활동을 하는데, 우리는 10시 반 등원이 보통이고 소아과라도 들리는 날에는 11시 반에야 도착한다. 그래서 어린이집 수첩에도 선생님은 일찍 등원하도록 부탁하는 당부의 말이 수시로 등장하고, 나는 일찍 등원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는 말을 너무 많이 써서 또 쓰기가 민망할 정도.


우리 아이들은 보통 10시 반~11시에 잠이 들고, 오전 9시~9시 30분쯤 일어난다. 이 생활패턴은 전적으로 부모의 영향이크다. 새벽에 일어나는 아이들의 엄마는 보통 일찍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인 경우가 많고, 나는 아주 전형적인 올빼미형이니까... 

일이 있는 날은 새벽 2~3시까지 일을 해서 그렇다고 해도, 일이 없는 날에도 잠이 안와서 뜬 눈으로 새벽 2시까지 버티다 억지로 잠을 청하는 날이 많다. 일종의 수면 장애인데, 원래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게 편한 체질에 아이 셋을 밤중수유를 1년씩 했더니 깊이 푹 자지 못하는 게 습관처럼 되었다. 잘 못자더라도 어쨌든 아이들 챙겨야하니 8~9시에 일어나긴 하는데, 이상적인 엄마들의 생활계획표보다는 늦은 시간이다. (그래서 한편으론 죄책감도 든다)


하지만 엄마의 기상시간과 상관없이 아이들은 자기 시간에 맞게 충분히 자고 일어난다. 9시가 넘어서도 일어날 생각을 안하면 옆에서 간지럽히고 노래를 부르고, 일찍 일어난 형제들이 뛰어 놀아도 아랑곳하지 않고 잔다. 이렇게 꼭 늦게 일어나는 아이가 매일 한 명씩 있다. 얼마나 졸리면 저럴까 싶어서 처음에는 깨우다가 그냥 자게 놔둔다. 이게 지각의 첫번째 요인이다. 


두번째 요인은 준비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거다. 

어쨌든 셋 다 일어나면 씻고, 먹고, 입고, 약 먹이고 할 일은 많은데 일사천리로 한 번에 되는 법이 없다.

세수하자! 하면 셋이 쪼르르 달려와서 순서대로 세수했으면 좋겠지만.... 좋은 말로 몇 번을 하다가 꼭 소리를 질러야 한 명이 겨우 온다. 양말 신으라고 10번은 말하다가 결국 "양말 좀 신어!!!" 소리를 질러야 깜짝 놀라 양말을 신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특히 남자 아이들이라 그런지 아이들이 뭔가에 집중하고 있으면 내 말이 안들리는 것 같다. 항상 뭔가에 집중하고 있고, 그러다보니 내가 아이들에게 하는 말의 80%는 허공으로 사라진다. 매사에 이러니 기운이 빠진다. 내가 소리지르는 성격이 아니라 자꾸 소리를 지르다보면 내 기분도 다운된다. 


내가 소리를 지르면 수현이는 엄마의 화난 표정에 기분이 안 좋아져서 모든 동작을 그대로 멈추거나, 아니면 "엄마! 하트 뿅! 하트 뿅!" 하면서 나에게 하트를 날린다. 울상이 되거나 하트를 날릴 때나 나는 그 즉시 화 안났다며 웃는 표정으로 바꿔주어야 한다. 계속 화난 표정으로 있으면 울어버리니 달래주려면 또 한참이 걸린다. 나는 표정도 내 마음대로 못하는 감정 노동자...ㅋ

특히 요즘 막내는 모든 걸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데, 옷 벗는 것도, 입는 것도, 똥 기저귀 바꾸는 것도 싫댄다. 겨우 다 준비시켜서 나갈라치면 나가기 싫다고 완강하게 거부해서 집에 혼자 놓고 갔다가 부랴부랴 뛰어온 적도 두 번이나 있다... (이러면 안되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또 나갔다가 바로 집에 들어오려고 하면 안 들어오겠다고 소리를 지르며 완강하게 거부한다. 

누군가가 우유를 엎거나 과일 그릇을 엎거나 하는 일은 다반사다. (오늘은 심지어 스노우볼을 깨뜨림...ㅠㅠ) 저지른 일을 수습하려면 시간이 걸리고, 셋이 아침마다 똥을 누는데 다 시간차가 있어서 기다렸다가 닦고 가려면 또 시간이 걸린다. 꼭 다 준비하고 나갈려고 하면 똥이 마려운 이상한 현상... (어린이집 가서 누라고 했더니, 어린이집 화장실을 가면 친구들이 "누가 화장실 갔어? 누구야?" 해서 부끄럽다나)


아이들 키우는게 몸이 힘든 건 둘째치고, 뭐 하나 내 마음대로 쉽게 되질 않으니 스트레스가 점점 쌓인다.


한동안 신기할 정도로 평화로웠는데, 요즘 나의 감정이 다운되는게 또 힘든 시기가 찾아왔나보다. 돌아보면 이 한계치에 다다르는 요 시기가 꼭 막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직전이었던 것 같다.


아무리 핑계를 댄다고 해도 노력하면 지각생 딱지를 뗄 수는 있다. 하지만 일단 나의 의지가 부족하다는 게 세번째 지각의 요인. 어쨌거나 내년에 수민이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일찍 등원하게 될텐데 이렇게 엄마품에서 여유롭게 등원하는 나쁘지만은 않은것 같다. ㅋ

  

일찍 등원해야할 생각에 갑자기 걱정이 된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다 일찍 가버리면 뭔가 허전할 것 같기도 하고... 

이 생각에 이르니 나중에 지금 이 시간을 엄청 그리워 할 것 같다. 


화내지 말아야지... 급하게 생각하지 말자...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준비하자...

여유롭게 준비하는 아침 시간을 만드는 건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이 글을 쓰고 다음 날, 실천에 옮겼다. 

평소였으면 빨리가자 재촉했겠지만... 오늘은 지나가다가 눈 밟고 오라고 허락해 줌.. ㅋㅋ


수현이가 지나가다가 눈 모양을 보고 "야~~~!!" 할 때 모양 같다며... (확성기 모양을 말하는 듯) 

저쪽에다 입을 대고 하는거라고 시범 중임... 귀엽다.^^


그런데 내가 그냥 여유롭게 가자고 마음먹은 뒤에 수민이 담임선생님이 어린이집 수첩에 지각에 대한 걱정이 담긴 장문의 글이 적어주셨다. 휴... 중도를 지키기가 어렵다.


그래도 3월부터는 수빈이가 어린이집에 가고 내가 일을 낮에 집중해서 할 수 있게 되면 새벽에 일 할 필요도 없어지고, 다같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선 순환이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지.

새 학기에는 지각딱찌를 떼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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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육아2016. 1. 15. 15:10

아이들의 좌뇌와 우뇌의 발달에 대해 궁금증이 생겨서 뇌에 관한 책을 찾아 읽고 있다.

아직 내가 궁금한 것에 대한 답은 찾지 못했지만, (전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던) 사람의 뇌에 관해 관심이 생겼는데 그 중에 한 가지 재밌는 것을 찾았다.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정재승 교수의 3강, 의사 결정 신경 과학의 응용 중에서 소개된 논문이다. 

방 안에 측좌핵에 전극을 꽂은 원숭이 한 마리와 모니터가 있다. 특정한 기호를 누르면 오렌지 주스가 나온다. 원숭이가 우연히 어떤 기호를 눌렀을 때 주스가 나온다는 사실을 발견하면 그 순간 신경 세포들이 갑자기 발화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원숭이가 오렌지 주스를 나오게 하는 기호를 학습하게 되면 정작 주스가 나오는 동안에는 발화가 증가하지 않는다. 쾌락이 주스를 먹는 순간에서 주스가 나올 것을 기대하는 순간으로 옮겨 간다는 것이다. 

이 발견은 후속 연구를 통해 사람에게도 즐거움이란 "보상 그 자체라기보다 보상이 나오리라는 기대감"이라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1.4킬로그램의 우주, 뇌> p.199 중에서


이걸로 내가 평소 느끼고 있던 사실이 증명되었다. 커피를 마시는 것을 하루 중의 큰 낙으로 삼고 있는 나는 가끔 커피를 앞에 두고도 마시는 것을 깜박 잊을 때가 있다. 때때로 나는 커피를 마시는 순간보다는 커피를 사러가는 그 시간과 커피를 마시기 직전까지의 순간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 


커피 마시고 싶다.. 마시고 싶다... 내가 매일 느끼는 이 욕구가 정말로 커피를 마시고 싶은 것이 아니라 기대감 떄문이라면 실제로 커피를 구입하지 않고 "그 기대감을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는 없을까?"


이건 나에게 정말 필요한 답이다. 요즘 아이들의 장난감 구매 문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크리스마스 때 산타할아버지 선물로 수민이는 메가드래곤과 수현이는 트레인포스를 받았다. 각각 약 6~7만원.. 그런데 아직 한 달이 되지도 않은 시점에서 백화점에서 우연히 메가비스트 장난감을 본 수현이가 사고싶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건물을 나올 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우는데 사람들 눈치도 보이고 그냥 사줘버리고 싶었다. 하지만 아이가 사달라고 사주다 보면 얼마나 장난감 갖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로 여겨지겠는가. 

갖고 싶은 것을 쉽게 소유하는 데 익숙해지는 것은 어떻게 보면 무서운 일이다. 자라면서 소유하고 싶은 것에 대한 금액은 커져가는데 부모가 매번 충족시켜줄 수 없을 뿐 아니라, 쉽게 소유하다보면 가지고 있는 물건이 실제로 얼마이든 간에 그 가치가 점점 낮아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장난감을 사면 재밌게 놀 수 있다는 기대감에서 장남감을 사는 행위 자체로 즐거움의 시점이 옮겨지면서 문제가 시작된다. 


수현이가 백화점에서 봤던 메가비스트를 일주일 내내 이야기 했다. 어린이집에서 하원할 때마다 "엄마, 오늘 돈 많이 벌었어?" "메가비스트 샀어?" 하면서... '얘가 얼마나 갖고 싶으면 이럴까.' 싶은 엄마 마음에 주말에 그 장난감을 사러 갔다. 그런데!!

한 시간동안 메가비스트를 가지고 놀던 수현이가... 이제 그건 필요 없다며 형 장난감(수현이만 사줄 수 없어서 같이 사준 터닝메카드)을 달라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수민이 형이 집에 가서 돌려주라며 큰 맘 먹고 빌려줬는데 수현이가 집에서도 안 돌려주자 전쟁이 되었다. 

"그럼 아까 형 장난감을 샀어야지!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네 장난감이 훨씬 비싼거야! 형이 많이 빌려줬잖아"

아무리 얘기를 해도 이제 막 다섯살이 된 수현이 머릿속에는 오직 '저 장난감 갖고 싶다'로만 가득할 뿐이다.


내가 무엇을 위해 사준거지?! 장난감을 사주면 아이가 너무 좋아할 것이고 충분히 긴 시간동안 가지고 놀 거라는 나의 기대감이 무너지면서 화가 났다. 어디 욕구 통제하는 걸 연구하는 논문이라도 있으면 찾아서 읽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그 때 장난감을 뺏긴 수민이가 수현이에게 양보를 한다. 

"엄마, 대신 칭찬스티커 두 개 붙여줘."

수민이는 당장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것보다 양보했을 때 엄마에게 받는 친창과 나중에 칭찬스티커를 다 모아 장난감을 살 기대감으로 즐거움이 옮겨간 거다. 어차피 결국 장난감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칭찬스티커에도 맹점은 있지만...그래도 한 번 참는게 어디인가.. 

그래도 이렇게 한 번씩 참다보면 통제력이 길러지지 않을까?


사실 욕구를 조절하는 건 나도 제대로 못하는 일인데 아이에게 무작정 요구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어쨌든 나는 엄마이고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자기 통제를 가르쳐야 되니까... 

장난감을 사달라는 순간마다 아이와 싸우면서 매번 '사줘버릴까?' 싶은 고민과도 싸운다. 애를 쓰긴 하지만 그래도 내가 항상 다 이기지는 못한다. 그래도 어려운 선택을 하다보면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점점 쉬워지지 않을까?


그러고 보면 어쩌면 답은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어디에도 쉬운 길은 없다... 일단 나부터 노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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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6. 1. 15. 12:53

수빈이가 우리나라 나이로 세 살이 되니 말귀를 어느정도 잘 알아듣는다. 

아이들에게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먹은 그릇은 설거지통에, 벗은 옷은 빨래통에 갖다 놓게 하고 있는데, 수빈이에게 시키면 무조건 쓰레기통 넣었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구분을 해서 심부름을 한다. 아직 성공률이 100%는 아니지만...ㅋㅋ 

어제는 저녁을 아빠 기다렸다가 같이 먹으려고 형들에게 "배고픈 사람!!" 하고 불렀다. 형들은 티비에 집중하느라 대답을 안하는데 수빈이가 오른쪽 팔을 들고 나를 쳐다본다. 순간 '쟤가 왜 저러고 있지?' 했는데, 내가 배고픈 사람 불러서 손 든 거였다. ㅋㅋㅋ 그 뜻을 정확히 알아서 나를 보며 밥 내놓으라고 손가락으로 주방을 가리키며 강력하게 어필한다.


수민이가 또래에 비해 조금 늦은 편이었던데 비해 동생들은 아래로 내려갈수록 눈치도 행동 발달도 확연히 빨라짐을 느낀다. 아무래도 형이 하는 모습을 보고 따라하면서 배우는 영향이 큰 것 같다. 


형이 책을 보면 따라서 책을 읽고,

수현이가 전등 스위치에 키가 닿지 않자, 토마스기차를 디딤돌 삼아 불을 켰더니 그새 수빈이가 쫒아와서 따라한다.

(동생 넘어질까봐 받쳐주고 있는 수현이...♡)

"나 발이 이정도까지 올라가요" 

수현이가 색칠하고 있었더니 수빈이가 또 자기가 하겠다고 뺏고 방해를 한다.

둘째는 동생 피해 벽에가서 색칠을 하고, 수빈이에게 아무 종이나 줬더니 같이 벽에 붙어서 따라하고 있음..

그리고 수현이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기 이름을 써서 나에게 보여주었다.


손에 힘이 없어 꼬불꼬불 그림 수준이지만... 큰 아이 6살 때 어린이집 상담에서 친구들은 다 자기 이름을 쓸 줄 아는데 수민이는 못 쓴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그에 비하면 놀라운 발전이다. 


하지만 내 아이 셋만 비교대상으로 삼아 빨라졌다고 생각하는 거지 다른 아이들에 비해서도 빠르다는 건 아니다. (그렇다고 빠른 게 무조건 좋은 것도 아니다)

오늘은 수빈이 어린이집 입소서류때문에 영유아 건강검진을 다녀왔는데, 수빈이가 또래에 비해 말이 많이 늦는다고 했다. 나는 수빈이가 빠른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ㅋ 

하지만 수빈이는 아직 두 돌도 지나지 않았고, 형들이 두 돌이 한참 지나서 말문이 트이기 시작했는데도 지금은 말을 너무나 잘한다. 자기 의사표현도 다 하고 말귀를 알아듣는 걸 보면 전혀 걱정할 일이 아니다. 병원에서는 나를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지만 이제 그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


이런 게 셋 키우면서 생긴 여유인 것 같다. 수민이 때만 해도 또래보다 조금 늦다고 하면 조바심이 나고 걱정이 됐었는데 지금은 다 자기 속도에 맞춰 성장하고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 


그래서 그런지 셋을 키우는 게 남들 생각보다는 힘들지 않다. 물론 이제 막내가 어느정도 컸으니 하는 소리지만.ㅋ 

어떤 면에서는 1타 3피인 것 같은 느낌도 드니.. ㅎㅎ 

알아서 잘 자라주는 아이들에게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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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11. 27. 23:38

이건 수민이가 몇 주 전에 칠판에 써 놓은, 엄마에게 보내는 메세지다.


"엄마 이제부터 화낼 때마다 안 용서해줘"


나는 정말 화를 안 내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건 지극히 주관적인 나의 생각이고...

아이가 이렇게 쓸 정도면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객관적으로 생각해도 나는 화를 자주 내지 않지만, 가끔 아이들에게 배 밑바닥에서부터 힘을 끌어당겨 소리를 지르곤 한다, 굳이 변명을 하자면 수 십번 좋게 이야기 해도 아이들이 내 말을 귓등으로도 듣지 않거나, 아이들 목소리에 내 말이 묻혀서 안 들려서 더 크게 말해서 주의를 집중시켜야 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불가피하다고 해도 화를 내고 나면 안 좋은 영향이 더 크게 미친다.

나만 해도 그렇다. 평소 조용조용하게 말하는 내가 안쓰던 괴성을 지르고 나면 나도 힘이 빠지고, 기분이 다운된다. 

나뿐 아니라 아이들도 싸울 때 내가 화내는 모습과 똑같이 소리를 지르며 화를 낸다.


특히 문제는 내가 화를 내는 대상이 주로 수민이라는 거다. 

예를 들면, 오전에 등원할 때 먼저 준비한 수민이는 계단으로 혼자 내려가서 1층에서 기다리고 있고 싶어하는데, 형이 나가면 준비되지 않은 동생들도 우르르 나가려고 한다. 꼭 외출하려고 할 때 똥을 누는 수빈이는 발가벗고 나가겠다고 뗴를 쓰고, 결국 그 소란을 시작하게 한 수민이가 대표로 내 화를 감당해 내야하는 식이다. 

그래서 수민이가 저렇게 글로 남긴 거겠지만.


아이들에게 화내기 전에 대화를 통해 해결하라고 하지만 어떻게 애들을 키우면서 화를 안 내지? 소리를 안 지르고 애들을 키울 수 있어? 사실 육아 책이나 전문가들이 하는 이야기는 실제 육아와 너무나 먼 이야기였다. 

하지만 화에 대해 자각한 이후로 의식적으로 화를 내지 않으려고 했더니 이게 통한다는 놀라운 사실!

 

최근 소리를 지르지 않고 거의 한 주를 평화롭게 지냈다. (물론 조금 강하게 이야기 할 때는 있지만) 

수민이가 화를 내거나 하면 "어? 그런데 왜 화를 내? 엄마도 화 내지 않고 있잖아." 하면 "아! 맞다!"" 하면서 웃는다. 


그러다 어제 두 번 소리 질렀다... 수빈이가 식탁에 올라가 물이 담긴 컵을 사방에 뿌렸고, 물바다가 된 바닥을 닦는 사이에 식탁에 앉은 수민이가 발로 의자를 건드려서 의자 등받이가 내 머리로 떨어짐...


어제에 이어 오늘도 화를 냈다. 오늘은 괴물놀이에 심취한 수민, 수현이가 점점 과격해지길래 "하지마앗!!!!" "그만해엣!!!!" 소리를 질렀으나 오히려 둘이 킬킬 거리고 웃더니 결국 수민이가 던진 책 모서리에 수현이 손등이 맞아 수현이가 대성통곡을 했다... 수민이에게 버럭하며 혼을 냈더니, 수현이는 자꾸 침을 묻히고 막대걸래로 자기를 떄리려고 했다며 성토한다. 결국 둘 다 혼났다. 

놀다가 한 명이 다쳐서 울고 혼나고 안고 화해하는... 항상 반복되는 패턴...


자기 전에 엄마가 아까 화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수민이가 다음부터는 화내고 바로 사과를 하도록 하란다.....;; 


근엄하게 혼내는 와중에 형들하는 건 다 따라하는 수빈이가 너무 웃겨서 사진을 찍고 말았다.. ㅋ


비록 화를 내긴 했으나 내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고상하게 육아하는 고지가 안개 속에서 멀리 '언뜻' 보인 것 같다. 

이건 환상이었을까? ㅎㅎ 그래도 그 고지가 분명 있고, 가까워지고 있다고 믿고 싶다. 

화내지 않는 날이 지속되는 육아의 세계... 경험해보고 싶다.


....

어쨌든 이렇게 순간적으로 나는 화는 다스려야 하는 게 맞는데, 뭔가 잘못되었을 때는 어떻게 분노해야하는지.


이 글을 쓰고 나서 우연히 김수영 시인의 시를 접했다.

'어느날 고궁을 나오면서'라는 시의 한구절..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정작 화를 낼 곳에 내지 않고 작은 일에 화를 내는 나에게 일침하는 것 같다. 


무슨일이 생기면 나의 유익먼저 생각하고 손해보지 않고 살려고 하는 내가 누구를 뭐라 하겠냐마는...

뉴스를 볼 떄마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답답하고 화가 난다. 그리고 내 목소리는 모기소리보다도 더 작은 것 같아 또 화가 난다. 


두 가지 화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시간이 해결해 줄꺼라는 믿음... 

그나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차곡차곡 마음에 담아 기억하고 있는 거다. 그 떄까지 제발 너무 망쳐놓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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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11. 20. 14:16

어떤 엄마가 아이에 대해 욕심이 없겠냐마는 나도 욕심이 많은 편이다. 아이가 셋이라 힘들다고 첫째에게 해주었던 것들을 동생들에게 못(or 안) 해주고 싶지 않았다. 


내가 세 아이 똑같이 해주려고 마음 먹었던 것 세 가지가 있었는데, 조촐한 백일상과 가족모임 돌잔치 그리고 17개월쯤에 "문화센터 2달 다니기" 였다. 


문화센터를 다니면 좋은 점이 몇 가지 있다.

1. 둘째는 지금도 여기 다닐 때 배웠던 노래만 들으면 "나 아기 때 이거 배웠었지~" 하면서 기억한다. 아기라고 아무것도 모르는 것 같지만 다 흡수하고 있는 걸 보면 아이들에게도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다. 

2. 어느 날은 수빈이 문화센터에서 노는 사진을 형들이 발견했는데, 자기들는 왜 안데려갔냐고 묻길래 순간 떼를 쓸까봐 불안해하면서 "너희도 수빈이처럼 두 살 때 여기 다녔었어~"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다. 공평하게 해주니 은근히 효과가 있다. 

3. 하루종일 아이랑 붙어있어도 한 시간 집중해서 제대로 놀아주는 건 정말 힘든 일인데, 여기에 있으면 자연스럽게 그럴 수 있다.



여러 좋은 점들 때문에 때 되니 신청하긴 했는데, 문화센터 다니기 시작한 달이 되자마자 일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기 시작했다. 시간도 딱 수빈이가 곤하게 자는 3시라 매번 갈 때마다 고민이 됐다.

잘 때 일을 해야하는데... 잘 자는 아이를 데리고 가서 깨워우기 너무 아까운데다 수빈 자는 시간은 곧 나의 쉬는 시간이라 이 귀한 시간을 할애하려니 문화센터 가는 수요일만 되면 골치가 아팠다. 

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매번 시험이 됐다. 가기 싫어서 최대한 시간을 끌다가 항상 5분씩 지각을 했다. 

사실 내가 신청했으면 자주 빠졌을 텐데, 여기 담당자분이 우리 교회 분이라 그냥 넣어주신거라서 미안해서 억지로 갔다... (원래 예방접종을 이 병원에서 다 맞춰야 무료)


억지로 의무감에 가는 나의 마음과 달리 수빈이는 너무나 좋아했다. 또래 친구들 만날 기회가 거의 없는데 여기에 가면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가기만 하면 낯도 가리지 않고 잘 놀았다. 끝나면 형들 데리러 갈 시간인데, 집에 안 가려고 도망다녀서 애를 먹을 정도... 


어쨌든 끝나서 너무 홀가분하다! 8번 중에 딱 두 번 빠졌으니... 양호한 편이다.


그렇게 받은 세 아이의 수료증... 

나중에 아이들한테 너네 열심히 키우려고 애썼다는 나만의 증명서...ㅋ 

이게 뭐라고 그렇게 애를 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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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10. 27. 23:30

아이들 키우는데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세 아이의 서로 다른 욕구를 동시에 맞춰주기가 힘들다는 거다. 


2주 전, 금 토요일은 나의 한계를 시험한 고난의 연속이었다.


금요일에는 수빈이가 곤하게 잠들어서 그대로 두고 수현이를 데리러 갔다 왔다. 보통 수현이랑 기분 좋게 달려오면 딱 5분 걸리는데 이 날은 달랐다. 하원할 때 수현이 쉬가 마려운 듯 발을 동동 구르길래, 쉬하고 갈까? 그 한 마디에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집에 안 가겠다고 운다.


아기가 집에 있어서 나는 좌불안석이라 일단 데려가자는 마음으로 아무리 타이르고 원하는 것 다 해주겠다고 구슬려도 소용이 없다. 선생님도 옆에서 설득을 하는데도 요지부동이다. 어린이집 현관에서 30분이 흘렀다. 안되겠어서 내가 억지로 안아서 데리고 나가갔더니, 발버둥을 치며 땅에 내려와 악 소리를 내며 어린이집 안으로 도망간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애를 납치하는 줄 알았을 듯...

안되겠어서 집에서 수빈이를 데리고 오기로 하고 혼자 집으로 왔다. 아기는 다행히 그대로 잘 자고 있었다. 유모차에 태워 데리고 오려고 유모차만 밀고 달려왔는데 아직도 안가겠다고 운다. 결국 선생님이 안아서 집 현관까지 데려다 주셨다... 이런... 


그런데 집에서는 더 난리.

선생님이 가시자마자 선생님 따라 가겠다고 악을 쓰고 울면서 문 열고 뛰쳐나가기를 두 차례... 애가 너무 흥분상태라 손과 발을 붙잡고 제압하는데, 그대로 쉬를 해버려서 순식간에 내 바지도 다 젖었다. 씻자고 해도 싫다고 울고... 집에서 한 시간은 더 운 것 같다. 울음 소리의 강도를 1~10까지 매긴다면 9~10의 수준으로 계속 울었다. 난 땀이 잘 안 나는 체질인데 머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분석을 해보자면 수현이는 아직 밤에도 실수를 자주 하는 편이고 그래서 그런지 쉬하는 것에 굉장히 자존심을 세운다. 딱 하원할 때 쉬가 마려웠고, 또 낮잠을 안자서 피곤했고,

또 이 날은 내가 일한다고 수빈이를 365어린이집에 3시간을 맡겼었는데, 수빈이랑 너무 재밌게 놀았는데 수빈이만 먼저 데리고 갔다고 화가나고, 

그리고 수현이는 조금만 혼내도 굉장히 감정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표정을 조금만 굳혀도 엄마 화난 것 같다며 우는 수현이... 그래서 혼이 나도 금새 회복이 되는 수민이와 비교하면 내가 둘을 엄청 차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 수현이인데 전 날 수빈이가 자기 장난감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주먹으로 때리고 할퀴길래 혼이 났었다. 그 기억이 있어서 집에 안 간다고 울었는데, 여러가지 상황에 짜증이 극대화된 것 같다. 


육아 6년만에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너무 극한 상황이 되니 화도 안났다. 울음이 조금 사그러졌을 때 속상했겠다며 이야기 했더니 엄마가 화난 줄알고 무서워서 그랬다며 운다. (어린이집에서 내가 동생 데리러 집에 혼자 간다고 할 때인 듯) 어휴... 그런데 달랜 후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해져서 애교부리고 있다는... 너무 당황스럽다.


다음 날은 어린이집 전시가 있던 날, 남편은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하고, 수민이는 제발 태권도 가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토요일은 태권도장에서 차량운행을 안해서 직접 데리고 왔다갔다 해야해서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했다.

일단 남편과 어린이집에 10시부터 아이들 활동한 것 구경하고 놀이를 하고는 수민, 수현이를 태권도장에 데려다 줬다. 애들 둘은 거기서 피자를 먹고, (이 날은 태권도에서 생일파티 하는 날) 우리는 근처에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한 시간 뒤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더니, 생일파티 끝나고 게임을 하는데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수민이는 안 가겠다고 운다. 동생들 있으니 다시 데리러 올 수가 없다고 겨우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왔더니 쪼그려 앉아서 눈물을 흘린다. 수빈이는 이미 아빠랑 집에 가있는 상황이고 수현이는 집에 가겠다고 하고... 그런데 수민이를 억지로 집에 데리고 가려면 서로 고문인 것 같아서 일단 수민이를 태권도장에 보내고 수현이랑 집으로 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남편은 회사에 가고, 수민이를 데리러 갈 시간은 금새 코 앞으로 다가왔다. 

수빈이는 푹 잠들어 있고, 수현이는 티비를 보겠다고 안 나간다고 하고...

어떻게 해야되나? 갈등하다가 수현이한테 엄마 금방 돌아올테니 티비보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는 태권도장까지 뛰었다. 딱 도착했더니 태권도장에서 아이들이 뛰쳐나온다. 

수민이를 재촉해 집으로 달려 왔다. 혹시 우리 애들 울음소리가 들릴까봐 100미터 전부터 온 정신이 귀에 집중했다. 흡사 소머즈가 된 듯... 모든 소리를 다 잡아낸다. 다른 집 아이 울음소리가 들릴라치면 등줄기가 오싹해진다.


집 도착까지 딱 15분 걸렸고, 집은 내가 나갈 떄 그대로 평화로웠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내가 태권도장에 1분만 늦었어도 수민이 혼자 나갈 수도 있었겠다 싶어 아찔하다. 아이 둘은 집에 있는데 수민이와 엇갈려서 잃어버릴 최악의 상황은 생각하기도 싫다... 


같은 주에는 친정엄마한테 왠지 서운한 감정도 생겨서 더 힘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친정집 방문이 우리가 불청객이 된 것 같고, 내가 살아있을 때 부려먹으라던 엄마의 가시돋힌 말이 가슴에 남아 일주일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엄마도 힘들어서 그렇겠지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는 지금이 제일 힘든데 좀 도와주지 싶은 마음에 옛날 생각도 났다.

다운증후군 남동생에 매달려 우리는 거의 신경을 못 써주던 엄마와 어릴 때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빈 집이었던 허탈함까지 다가와 서운한 감정이 증폭되어만 갔다. 엄마 인생도 있는 건데 언제까지 엄마한테 기댈꺼냐며 나를 탓해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서운한 감정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이틀의 쓰나미를 겪고 나니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커서 '엄마 그떄는 그랬잖아..' 하면서 서운해 하면 나는 오히려 화가 날 것 같다. 나는 최선을 다해 키웠는데 너네 비유를 다 맞춰줄 수는 없잖니? 하면서... 

우리 엄마도 정말 힘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를 사랑하며 키우셨을 텐데... 


아이들을 키우는 경험이 나의 엄마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내가 일주일간 연락을 안했더니 딸 달래러 수요일 아침 우리집으로 찾아온 우리 엄마, 삐졌다는 딸 때문에 가슴이 시렸다던 우리 엄마... 에휴... 내가 왜 그랬을까.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만 해도 부족한 일이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9. 18. 15:35

세 아이는 서로 다르다. 

성격과 매력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잘 하는 것, 못하는 것도 다르다. 그래서 아이가 하나만 있었을 때보다 엄마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야가 확실히 넓어짐을 느낀다

 

최근 수빈이는 37.1~37.8도 사이의 미열이 몇 주째 계속 있었다. 왜 그런지 소변 검사도 해보고, 피 검사도 했는데, 피 검사 결과 철분이 부족하다고 했다. 철분이 부족하면 미열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요즘 신경써서 먹이고 철분제와 안 사던 영양제까지 사서 먹이고 있다. 내가 잘 먹이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 미안하고 죄책감이 많이 든다. 마음이 너무 무거웠는데 한편으로는 수민, 수현이는 이런 적이 없고 지금까지 잘 안아프고 잘 컸는데... 하면서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 


이번 일 외에도 수민이 하나만 있었더라면, 수민이가 고기 편식을 할 때마다 내가 채소 음식을 잘 못해줘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을 테고...(수현이는 고기를 잘 안 먹고 야채를 좋아한다) 

또 아이가 어딘가 아프거나 행동발달이 느리면 내가 뭔가 잘 못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항상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셋이 있으니 이런 아이도 있고, 이런 아이도 있구나... 하면서 유연성이 커진달까.


요즘 어린이집 상담기간이라 며칠 전 수민,수현 어린이집 선생님을 만나고 왔다. 

내가 내 아이를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아이들에게는 나에게 안 보이는 다른 면들이 있기 마련이다.

상담을 통해 또래 집단이나 선생님과의 관계를 전해 들으니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두 아이의 성향 차이를 확실히 깨달았다.


예전부터 수현이 선생님은 수현이가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셨다. 왜 그런걸까? 궁금했는데 선생님과 이야기 해보니, 답이 나왔다. 남자 아이들은 싸움놀이 등 활동적인 놀이를 좋아하는데, 수현이는 물론 그런 놀이도 좋아하지만 다른 남자 친구들이랑 다르게 여자 친구들이랑 소꿉놀이나 병원놀이 등 역할놀이를 잘 한다고 하셨다. 여자 친구들은 대화가 통하는 남자 친구가 있으니 좋았나보다.

 

반면에 수민이 선생님은 수민이가 놀 때 주변에 여자친구들이 있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고 하신다. 항상 남자친구들이랑 어울린다고... 집에서는 형제끼리 어울려 노는 모습만 보기 때문에 잘 몰랐던 부분이다.


생각해보니 수민이가 교회를 가기 싫어하는 이유가 그거였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한다던 율동을 예배시간에는 항상 구석에 귀찮다는 듯 앉아서 바라보기만 하던 이유가 이거였구나... 태권도에는 혼자 다니면서 형들도 잘 사귀던 수민이가 5년째 다니고 있는 교회를 왜 항상 가기 싫어하는 지가 고민이었는데, 교회에는 6살 친구들이 거의 여자친구들이라 그런 거였다. 여자친구들과 공감대 형성이 잘 안되서 잘 끼어 놀지 못했나보다.


한편 수현이는 감성적이고 세심한 성격이다. 

뭔가 작은 부분이 바뀌는 것도 쉽게 알아채고, (어린이집 하원할 때 신발을 바꿔 신고 가면 왜 신발이 바뀌었냐고 묻고, 여자 친구들이 예쁜 모자나 치마를 입고 오면 누구 예쁘지~ 하면서 이야기 한다) 

내가 조금만 화난 표정을 지어도, "엄마 화난 거 같아..." 하면서 우는 수현이 떄문에 유난히 수현이는 혼을 못내고 꾹꾹 눌러담는 일이 많다. 작은 표정이나 말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래도 화를 낼 때면, 수현이는 울면서도 "엄마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하면서 운다. 

수민이가 무뚝뚝한 거에 비해 수현이는 애교도 많다. 어린이집에서 새로운 동요를 배워오면, "엄마 이 노래 알아?" 하면서 노래를 불러주고, "엄마 찐~하게 뽀뽀해줄까?" 하면서 뽀뽀도 잘 해준다. 

세 아이들 중에서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수현이...


수현이가 노래부르는 모습 (2015-8-26)


막내 수빈이는 더 커봐야 성격이 드러나겠지만, 한마디로 정의하면 조용한 장난꾸러기다. 

울음이 거의 없고 짧다. 넘어져도 우는 일이 없고, 조금 다쳐도 두 번 크게 소리내서 울고 끝이고 겁도 없다. 경사가 높은 미끄럼틀이도 거꾸로 올라가서 잘 타고, 바다에 처음 들어가던 날도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고, 심지어 병원에서 피검사 한다고 피를 뽑을 때도 울기는 커녕 찡찡거리지도 않는다. 


같은 뱃 속에서 태어나 같은 부모 아래에서 함께 자라는데도 이렇게 다르다.

한 명에게서 완벽함을 기대하는 것보다, 셋이라 키우기는 조금 힘들더라도 이렇게 서로 다르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니 좋다.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관대해지는 부분이 있고 그런 면에서 스티레스가 적은 것 같다. 

셋이라 더 마음이 벅차고 뿌듯한 일도 많다.


아빠랑 셋이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가, 탁자에 부딪혀 이마가 살짝 찢어져 돌아옴..

엄살 심한 수민이 형이 소독하는데 따갑다고 울자 두 동생이 따라 운다.

기분 좋은 아침 등원 길..

엄마 손은 뿌리치고 형들 손 잡고 가려고 하는 수빈이와 잘 돌봐주는 의젓한 큰 형


아이들도 형제들이 있어서 사랑을 독차지 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싸우면서 속상해 하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자라면서 서로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9. 9. 15:24

수민이 어린이집에서는 매달 말에 한 달 동안 했던 활동지를 보내주는데, 

올해 1월쯤 무심결에 뒤적이다가 한 그림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눈싸움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라고 선생님이 적어 주셨는데, 수민이에게 물어보니 놀이터에서 선생님이 뒤돌아 있을 때 눈을 던지는 거라고 설명하면서 웃는다. 


이제 상황을 기억하거나 상상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선생님이 뒤돌아 있을 때 눈을 던지며 즐거워 하는 그림      수민이가 처음 제대로 그린 사람 얼굴 (2013년 12월)


그 뒤로 수민이 그림을 유심히 관찰했다. 예전에는 그냥 넘겨 보았던 그림을 이제는 수민이에게 "이건 뭐야? 이건 뭐야?" 하며 물어봤더니, 조그만 낙서 하나 하나 의미가 있었다. 

특히 올해 어느 순간부터는 그림 밑에 글로 설명을 적기 시작했다.


2015년 3월- "가족이랑 양떼목장 갔다왔어요"

현대미술관 갔다가 작은동물원 갔다온건데, 예전에 갔던 양떼목장이 인상적이었나보다.

하늘에 해와 구름과 수민이의 놀란 입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우와~' 하고 있는 듯? ㅎㅎ


2015년 5월- "딸기 따러 갔어요"

딸기 밭을 표현... 딸기를 다 그리려다가 포기한 듯..


2015년 7월- "로보콩 앞에 갔다가 엄마한테 잤어요"

한강에서 로보콩 앞에서 놀고,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엄마 무릎 베고 잠들었다는 이야기.. 

(가운데 검은 네모는 같은 반 누나가 낙서를 해서 검정색연필로 덮었다고 함)

로보콩과 같은 날 탔던 배도 그렸다. 수현이는 어디있냐고 했더니, 수민 뒤에 가려져다고.. 

(자세히 보니 수현이가 조금 보인다. 이런 것까지 표현하다니 이 엄마는 감탄이 저절로.. ㅋㅋㅋ)


2015년 7월- "아빠 축구보러 갔어요"

현수막에 '싱선축구데헤' (친선축구대회), 아빠 유니폼에 있는 12번 번호까지 기억해서 그렸다. ^^


2015년 8월- "주리 이모 집에 갔어요"

집 대문의 까만 손잡이, 집 올라가는 계단 두칸, 이모집에 있는 접히는 의자 두개, 딱지가 들어있는 봉지, 

까만 고양이와 돌맹이 등... 주희이모 집 묘사한 디테일이 깨알같다. 



2015년 8월- "다유랑 분수대가서 놀았어요"

다유네 집에 놀러가서 바닥분수서 놀던 비오던 날..  물이 나오는 구멍이 인상적이었나보다. ㅋㅋ 


그밖에 그림들... (언제 그린지 모름)

 (1) 아빠,수현이랑 케리비안베이 (나랑 수빈이는 집)             (2) "소정이 누나 집에 가서 붕끽했어요"       

    물이 찰랑거리는 모습을 저렇게 표현한 게 재밌다.          저 길다란 베게 위에 올라타서 차처럼 '붕~'하고 가다가                                                                           '끽~'하고 서는 놀이라서 '붕끽' ㅋㅋ 


(3) "아빠랑 뽑기 했어요"                                      (4) "교회 갔어요"

뽑기 계속하겠다고 떼서서 아빠가 화난 듯?                                                           


         (5) "애버랜드 갔어요"                             (4) "아빠랑 이수현이랑 같이 딱지했어요"

     이 그림을 그렸던 달에 에버랜드 갔던 적이 없었는데, 이상해서 물어보니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었다고..ㅋ 

           거짓말한 거라며 혼남.. (그림은 교회같다.)


수민이 그림을 보면 대부분이 경험에서 나온다.

특히 하루종일 했던 많은 일 중 한 가지씩 포착해서 그림을 그리는데, 거기서 수민이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남들이 (아빠도) 발견하지 못할 디테일들을 발견하면 너무 재밌다. 미술심리치료에 대해 모르지만 느낌으로는 수민이 마음도 건강해 보인다.


삼형제 다른 개성이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이 될까?

수현이는 아직 줄긋기와 색칠하기만 하고, 수빈이는 이렇게 그리려면 4년이나 기다려야 하지만, 나중에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그때까지 형들 그림 차곡차곡 모아놔야지. ^^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9. 2. 00:53

요즘 없어서 못 사는 품귀현상의 터닝메카드...


몇 달 전에 일산에 오픈한 이마트타운에 갔을 때 왜 그렇게 아이들마다 터닝메카드를 들고 다니나 싶었다. 이 날 터닝메카드를 사주기로 했는데, 애들이 컨디션 안 좋을 때 짠~하고 사주려고 속으로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 앞에서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어떤 엄마에게 이거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깜짝 놀라서 빨리 가야 된다고 성화다. 다 팔렸을 지도 모른다고... 자기는 다섯개나 샀다며...

엥!??

급하게 알려준 곳으로 가봤더니, 인기있는 물건들은 다 빠지고 딱 두가지 종류만 남았다. 타이탄과 나백작...

아쉬운 대로 아들 하나씩 사줬는데, 그 이후로 지금까지 그 두개 이후로 못 샀다.

그때만 해도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던 터라.. 난 이럴줄 몰랐지!!

알았다면 그 엄마처럼 다섯개씩 사지는 않았겠지만.. 에반이나 타나토스 같은 주인공 메카니멀을 사줄 수 있었을 텐데..


이 또래 아이들 엄마가 아니라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모르겠지.. ㅋㅋㅋ


하여튼 이 터닝메카드가 대형 마트에 입고되는 날에는 오픈 전 부터 엄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대고, 우리 아랫집 엄마는 초1 아들을 위해 고장난 메카니멀을 고치려고 부천에 있는 손오공 A/S센타까지 다녀오고, 수민이와 어린이집 같은반 엄마는 매카니멀을 사기 위해 하루종일 손오공 사이트를 클릭했다는..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  


어떻게하면 아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이런 모든 부모의 마음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사주는 건 옛날에 포기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아이들을 기쁘게 하려고 "터닝메카드 만들기"를 검색했다.ㅋ

그랬더니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고... 종이로 터닝메카드 전개도를 직접 만들어 아이에게 만들어주고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공개해 놓은 선한 엄마를 발견했다. 정말 위대한 엄마... 


프린트해서 태권도 하원한 수민이에게 가져가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게 좋아한다.

내가 이 맛에 하는 거지! ㅋㅋㅋㅋ


엄마 최고!


이 날 친정집에 갔는데, 이거 만드느라 하루종일 티비틀어 달라는 소리도 안한다. 

집중해서 색칠하고, 자르고, 붙이고... 아이들 손근육 발달시키겠다고 안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 붙잡아서 시킬 필요가 없다. 수민이가 하는 걸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쥐어주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는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 

특히 색칠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수민이가 어린이집에서 뭐가 재밌었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프린트해준 터닝메카드 색칠하기라고 하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집에 있는 나백작을 모델삼아 똑같이 색칠하기...

색칠도, 가위질도 서투르지만 수민이는 자기 작품을 너무 뿌듯해 함... 

수현이꺼 만드는 건 내 숙제... ㅋ                               날개 편 피닉스의 멋진 위용...                 

아빠랑 딱지놀이 하다가 잘 시간이되자, 이거 그냥 놔두고 자면 괴물이 가져갈 것 같다며 걱정을 하더니

메카니멀로 딱지들을 지키게 보초를 세워두기로... (두 형제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찾음)


메카니멀이 있으니 카드도 필요했다. 이것도 검색해보니 있었다. 위대한 엄마들... 최고...


          이 앙다물고 열심히 자르는 수민이        형들 어린이집 보내고 만들기 내 숙제함 (수빈이는 옆에서 간섭하고)

카드를 앞,뒷장 각각 프린트-> 자르기-> 앞, 뒷면 붙이기-> 투명접착시트지로 붙여서 코팅하기-> 가장자리를 다듬기

수민,수현 카드로 대결 중...                       


종이로 아이들과 만들기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아이들의 욕구를 다른 방법으로 채워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단순히 돈주고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프린트가 될 때까지 애타게 기다리고 열심히 색칠하고 자르고 완성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장난감이 생겼다는 것..


터닝메카드 장난감에 목 매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위해 별이라도 따다줄 부모님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내가 비난할 입장도 하니고, 비난을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최근에 읽고 있는 "왜 우리는 교육을 받을수록 멍청해지는가-바보만들기"라는 책의 서문을 인용한다면,

"자원이 빠르게 고갈되어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확보해주려고 경쟁적으로 날뛰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중략)... 아이들의 신념이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빚어진다고 할 때, 사회질서는 얼마나 크게 손상될 것인가?"(p.12)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내 앞에 터닝메카드가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수민,수현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일단 사지 않을까... 정말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7. 30. 00:50

막내가 어느새 14개월이 지나면서 꼭 젖을 끊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삼형제 키우는 아줌마니 따로 대체하지 않고 그냥 내가 쓰는 단어를 사용하기로..ㅋㅋ)


아이가 커갈 수록 엄마 모유는 영양가는 없어진다고 하는 데다 밤중수유를 못 끊고 살다보니 수빈이는 밤새 젖꼭지를 물고 자려고 한다. 젖꼭지를 빼면 화들짝 놀라서 깨기를 반복하고, 그 덕에 나도 항상 잠을 푹 자지 못한다. 

사실 내가 필요했던 건 밤중수유를 중단하는 거였다. 밤중수유를 끊어야 밤에 아기나 내가 푹 잘 수 있다. 특히 수민이가 밤새 젖을 먹으면서 자다가 앞니 두개가 삭아서 누렇게 되버려서 둘째를 낳으면 반드시 밤중수유는 6개월에 끊으리라고 다짐했었으나 둘째도 6개월은 커녕 돌이 지나 겨우 끊었다. 그리고 셋째도 지금 이 신세... 


'아자네'라는 필명의 엄마가 쓴 시가 나의 심정을 대변한다...ㅠㅠ



내 계획과 실전은 완전히 다르다. 며칠만 고생하면 끊을 수 있다는 걸 알고, 떼면 편할 걸 경험했으면서도 이렇게 되었다. 게다가 이번이 세번째니까 좀 수월할 법도 한데 7월 한달 내내 젖 끊느라 얼마나 헤맸는지.. 나도 알 수 없다. 왜 이렇게 힘든걸까...


수빈이는 유난히 심하게 울었다. 

밤중수유를 끊겠다고 남편에게 선언하던 날 밤 2시간을 악을 쓰고 울어서 결국엔 항복했고, 

낮 수유는 끊고도 밤중수유를 못 끊어서 밤마다 울리고, 결국엔 젖을 내주고마는 이런 생활이 2주째 됐을 때는 수빈이가 인후염에 걸려서 열이 39도가 넘고, 뭘 먹지도 않으니 어쩔 수 없이 또 젖을 물렸고,

3주째 됐을 때는 내가 갑자기 들어온 일을 빡세게 하다가 과로+수면부족+젖몸살이 나서 또 줘버렸다.


언젠가는 분명히 내가 승리하는 전쟁이나 매일 밤 전투마다 지고마는 이런 생활... 잠은 잠대로 못 자고 수빈이나 나나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

형들 어린이집 가고 수빈이 유모차 끌면서 재우러 다니면서 '자고싶다.... 자고 싶다....' 하도 눈이 너무 따갑고 오직 자고 싶은 생각밖에 없었다. 하루는 형들 어린이집 데려다주고 집에 와서 애기랑 그대로 낮 3시까지 잔 적도 있다. 애기가 배고프니 그토록 사수하던 낮 수유도 포기하고 젖을 내어준채 계속 잤다.


이것은 전쟁!

인후염 걸린 수빈이 하루종일 악을 쓰고 울던 날...

하도 안 먹더니 갑자기 콩자반을(만) 한 그릇을 드심... 똥으로 콩무덤이 나왔다..

                                                            처음으로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우유 200ml를 원샷하던 날 ↑


결국 엄마의 도움을 받아서 친정집에 수빈이를 떼놓고 하룻밤을 재웠다. 친정엄마가, "어제 애기 데리고 그렇게 고생했는데, 또 젖 주면 우리집 올 생각 하지마라!!" 라고 선포한 뒤, 친정엄마가 무서워 똑 떼버렸다. ㅋㅋ 


젖 안 준지 6일째... 이제 젖을 안 먹는 게 익숙해져서 재울 때 옆에 같이 누워 토닥토닥 하면 금방 잠이 드는 편이다. 잠도 5-6시간 깊게 잘 때도 있다. 이게 바로 천국이구나...


그런데 어제 새벽, 문득 잠에서 깼는데 수빈이가 내 젖을 물고 있었다!!! 자다가 귀신본 것 보다 더 놀란 것 같다.

애가 찾아서 먹은 것 같진 않고, 내가 잠결에 무의식적으로, 습관적으로 준 것 같다.

그래도 끝이 보인다! 

이제 내 인생에서 수유는 없다... 아멘.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