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2. 6. 26. 14:22

요즘 수민이가 많이 안정을 찾았다.

 

아침 일찍 아빠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던 걸, 이제 내가 수현이랑 여유롭게 등하원을 하는 효과가 나타났나 보다.

수민이도 이제 동생의 존재를 받아들인 것 같다. 

 

동생을 때리고 싶은 마음보다, 수현이한테 가서 볼을 대고 뽀뽀하고 손을 잡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말문이 틔이기 시작해서 무조건 달라고 떼를 쓰던 것도, "주세요." 하고 두 손을 내밀고 예쁘게 말하기도 하고, 집에서도 혼자 잘 노는 시간도 많아졌다.

 

나도 혼내는 게 오히려 역효과라는 걸 인정하고, 아이가 실수하고 잘못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나가자고 울며 보채던 수민이가                                          깔깔깔 웃음도 많아지고,   

이제 어린이집도 잘 간다.

(머리를 잘랐더니 이미지가 확 바뀐 수민이^^) 

 

 

그런데 아이들 걱정이 덜해지니 문제는 다른 데서 생겼다. 

 

꾸준히 일주일에 네 번은 늦게 오는 남편... 일찍 온다고 해서 밥을 차려 놓으면 그제서야 먹고 왔다는 남편.

 

어제는 교회 부흥회를 가려고 며칠 전부터 엄마한테 애들을 부탁해 놓았는데, 오전에 수면 내시경 건강검진을 받은 남편이 피곤하다고 일찍 들어와서 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부흥회도 포기하고 친정에서 애들을 데려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올 시간쯤 전화를 했더니... 밖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내가 황당해 했더니 "약속 생겼다고 카톡 보냈는데 못봤어? 한다. 보냈다는 문자도 못 봤고, 나는 저녁도 못 챙겨 먹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열이 확 받았다.

 

9시가 넘어서 남편은 미안했는지 떡볶이를 사가지고 집에 왔다. 그 때 그냥 화를 풀려고 했는데 갑자기 또 나가야 된단다. 누구 생일이라 빨리 가서 케이크 서프라이즈를 해줘야 된다나.. 빨리 올께. 하고 쌩 나가버린 남편은 들어올 생각을 안하고, 전화도 하도 안 받아서 혹시 무슨 사고가 생긴 게 아닌가 싶어 걱정하고 있었는데, 새벽 2시가 다되서 전화가 오더니, 술 취한 목소리로 회사 동료랑 집에 같이 와서 잔다고 했다.

 

늦는 건 둘째치고, 이런 남편 때문에 나는 며칠 전 부터 해 놓은 약속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게 화가 난다.

 

나는 애들한테 묶여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데, 남편은 너무 편하게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 같고.. 이거 내가 회사를 안 다녀봐서 이해를 못 하는 내 잘못인 건가!?... 노력하고 있다는 남편의 의지가 나한테는 잘 안 보인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는 내가 포기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는데,

남편과는 어디까지 참아야 되고 어디까지 이해해야 되는걸까.

답이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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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육아2012. 6. 23. 01:01

사람이 되려고 동굴 속에서 100일 동안 마늘만 먹고 버텨서 사람이 된 곰처럼, 나도 미역국만 먹으면서 집에서 100일만 버텨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100일은 너무 길었다... ㅋ

7주만에 수현이랑 여행도 갔다오고.. 두달 되기 전에 백화점에도 갔다오고.. 

수민이 낳고는 100일동안 집에서 꼼짝안고 있었던 거에 비하면, 심하게 용감해졌다.

 

그래도 나 혼자 수현이를 데리고 나갈 생각을 하면 겁이 났었는데,

 

요즘 내가 우울한 원인을 생각해보니 수민이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는 시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데리러 갈 시간이 가까워지면  나는 긴장하기 시작하고, 아기는 내 맘처럼 쉽게 자 주지 않고... ㅠ

 

물론 쭉 잘 자고 있었던 적도 있고, 수현이 혼자 잠이 들어 자고 있었던 기적같던 날도 있었지만,

어떤 날은 재우다 재우다 시간이 늦어서 우는 수현이를 두고 갔는데, 집에 돌아 올 때까지 울고 있었던 날도 있다.

 

이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면, 내가 조금 힘들어도 수현이를 데리고 가는 게 최선인 것 같았다.

 

이제 두 달도 넘었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처음으로 밖에 나갔다.

 

수민이는 놀고, 수현이는 자고..

 

우리의 첫 외출은 걱정했던 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어린이집을 나서자마자 내 손을 끌고 놀이터로 가는 수민이한테 "안돼" 말고 "그러자"고 말할 수 있어서 좋았고,

(수민이가 안 가자고 했으면 내가 가자고 했을듯..)

수현이는 배불려서 밖에 나오니 편하게 계속 잘 잤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수현이도 안 울고, 놀고 싶은 수민이를 억지로 끌고 안 와도 되고, 마음은 편하게 집에 오던 길..

 

수민이가 오는 길에 자꾸 안아달라고 하긴 했지만, 아기 안고 있어서 안된다고 계속 설명해줬더니 끝까지 잘 걸어왔고,

나는.. 이렇게 애들 둘 데리고 다니다보면 살이 안 빠질 수가 없을 것 같다.

 

힘들긴 해도 이것도 곧 익숙해 질꺼다.ㅎ

 

집 앞 수민이 지정석에서 드링킹 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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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육아2012. 6. 16. 22:59

수민이는 말이 좀 늦은 편이다.

 

물론 하는 단어가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발음은 아쉽고, 문장 구사는 먼 이야기다.

수민이가 할 줄아는 문장은.. "또 해!" 

 

 

 

때가 되면 다 말을 하게 되어 있다며 기다려보자고 생각하면서도 말이 빠른 수민이 친구들을 보면 뒤쳐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 은근히 조바심이 난다.

 

지난 주에는 수민이보다 한 달 반 빠른  다유가 놀러 왔는데 꽤 복잡한 문장으로도 말을 하고 의사를 표현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또 다른 친구 율희는 돌 즈음부터 "할무이, 할부지" 이렇게 말도 할 줄 알았는데, 수민이는 아직도 할머니를 "니" 할아버지를 "지" 라고 한 음절로만 이야기 한다.

 

특히 영유아 검진을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책을 많이 안 읽어주나요?" 라고 했던 말은 내 마음에 콕 박혀있고,  

책과 인터넷에서는 이 월령엔 몇 개 단어정도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나를 불안하게 만든다.

 

모든 아이가 똑같을 수 없고 개인차가 있을 수밖에 없는데...

비교하며 생기는 부모의 조바심이 아이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도 있는데..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려고 해도 은근히 걱정이 되는 부모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이런 나의 마음을 누가 꼭 아는 것처럼...

 

금요일에 어머니는 이런 문자를 보내주셨고,

 

"몬테소리는 아이의 언어적 변화는 서서히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폭발적으로 일어난다고 보았습니다. 아이에게 언어의 민감기가 있다는 것이죠. 이 시기의 아이는 충분한 언어환경에 놓여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빠르다고 좋아하고 늦다고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듯..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잘 관찰하여, 적절한 때에 아이에게 필요한 것들을 해주는 것이겠죠."

 

어린이집에서 보내준 가정통신문 중에는 <말이 늦는 것 같은 우리 아이>에 대한 글이 있었다.

 

"말이 어느정도 늦어진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측면에서의 발달과 마찬가지로 언어발달에도 개인차가 나타납니다. 15개월에 이미 단어를 조합하여 말하는 아이가 있는가하면 이제 막 한단어로 말하기를 시작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또 말을 빠르게 한다고 해서 글을 더 빨리 읽고 쓰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두 돌이 되기 전에는 언어 발달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기가 아니므로 이 시기에는 양육자의 올바른 언어 자극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시기에는 말로 표현하는 것보다 듣고 이해할 수 있는 말이 더 많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는지에 대해서는 세심하게 관찰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와 대화할 때는 아이가 관심을 보이는 것에 함께 주의를 기울여 반응해주고 단어를 쉽게 구별할 수 있도록 분명한 발음으로 이야기 해주도록 합니다. 또 짧은 문장을 정확한 발음으로 이야기해 주며 목소리 톤에 높낮이를 주어 아이가 잘 알아들을 수 있도록 배려해주시기 바랍니다.

 

간혹 아이의 언어능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많이 읽어 준다는 부모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어발달은 일상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말을 통해 더욱 발전하기 때문에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정말 도움이 된다. 

괜찮다며 위로도 하고 방안도 넌지시 일러주고.. 수민이랑 많이 비슷한 것 같아서 공감도 된다.

 

요즘 수민이는 말문이 본격적으로 트이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인 것 같은데,

한 번 알려준 단어는 바로바로 기억하고 이야기하기도 하고, 어느날 갑자기 새로운 말을 시작하기도 했다.

또 내가 사람들에게 수민이가 어땠다며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 자기 얘기를 하는 줄 알고 은근히 듣고 있다가 아는체를 하기도 하는 게.. 듣고 이해하는 건 정말 잘하는 것 같다.

 

그런데 어린이집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조잘조잘 말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흐뭇하면서도,

상상과 현실은 많이 다르달까.

며칠 전부터 "싫어" 소리를 시작해서 요즘 하루종일 "싫어!!!!!" "가!!!!!"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데...

말이 트이는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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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6. 13. 22:20

정말 아이들은 빨리 큰다.

특히 수민이랑 수현이랑 같이 있으면 서로 비교가 되니 더 실감이 난다. 쑥쑥 크는 구나..

 

수현이도 많이 컸다. (머리크기 비교ㅋ)

 생후 2일째                                                       2개월            

 

수현이는 개구쟁이 수민이 형을 둔 덕분에 관심을 덜 받는 것 같다. 사실 관심을 덜 받는다기 보다는 엄마아빠 신경을 쓰이게 하질 않는다는 게 맞는 말이다.

 

잘 먹고, 눕혀놔도 잘 자고 밤에도 푹 자는 수현이.. 물론 하루에 한 번씩 찡찡거리며 안아달라고 하긴 하지만.. 수민이 아기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이정도만 해도 얼나마 다행인지.

 

개구쟁이 수민이

 

이제 26개월이 된 수민이는 고집도 세지고, 하고싶은 것도, 싫어하는 것도 많아졌다.

자기 원하는 대로 안되면 "가!!"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안 들어주면 "뗏지!"하면서 때리고, 그래도 안되면 꼬집는다.

(꼬집는 건 어린이집 친구들한테 배운 듯)

 

수민이랑  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싸우는데, 그 때마다 수민이한테 큰 소리를 내게 되고 자꾸 안된다고 하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도 하다. 그럴 때마다 부족한 엄마가 된 것 같은 마음도 들고, 힘든 하루를 보내고 나면 마음이 너무 지친다.

 

그런데 며칠 전 받은 육아레터에 이 시기의 아이들의 행동에 대해서 이렇게 씌여있었다.

 

 "아기는 자꾸 하지 말라는 행동을 하고, 엄마는 계속 "안 돼"라는 말을 하게 되나요? 그렇다고 해도 말 안 듣는 못된 아이가 되는 게 아닐까 하고 걱정하지는 마세요. 그냥 이 시기의 아기들이 대부분 그런 행동을 보이는 것뿐입니다. 아기가 자신의 독립성을 표현하려 하기 때문이지요.

 

부모가 만든 규칙 안에서 아기의 행동이 잘못된 원인을 부드럽게 설명해주고 화를 누그러뜨려보세요. 원인을 설명해주면 아이가 말을 더 잘 들을 것입니다. 사전에 경고를 해서 말을 듣도록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아이를 반복적으로 부르면서 화를 낼 필요가 없게 되지요."

 

수민이가 이렇게 떼쓰고 우는 게 자연스러운 현상이구나 싶으면서도, 

화를 누그려뜨려 보라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동그란 과자가 원래 모양에서 조금만 부서져 있어도 안 동그랗다고 악을 쓰고 울고,

색칠놀이를 하는데 자기가 원하지 않는 색을 칠했다고 책을 집어던지고,

목욕하는데 샤워기를 계속 틀고 사방에 뿌려대고 내 옷까지 다 젖고.. 물을 끄면 소리지르고,

이럴 때마다 나는 신경이 엄청 날카로와진다.

 

특히 요즘은 엄마 젖에 집착을 해서 아기가 젖을 먹고 있으면 자기도 다른 쪽 찌찌를 달라고 옆에서 보챈다. 그래서 찌찌를 보여주면 먹겠다고 입을 갖다대고, 또 수현이한테 젖을 주고 있으면 주지 말라고 화를 내기도 한다.

 

안그래도 독립성이 강해질 땐데, 동생이 생긴 뒤로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나보다.

 

잘 놀다가 갑자기 동생을 물어버리는 수민이

 

나랑 오빠가 제일 걱정하는 건 수민이가 요즘 어린이집 갈 때마다 발악에 가깝게 운다는 거다. 

선생님 말씀을 들어보면 교실에 들어가기만 하면 언제 울었나 싶게 재밌게 논다고 하는데, 등원할 때마다 이렇게 우니 그걸 보는 아빠 마음은 아프다.

 

그런데 오늘은 안 울고 들어갔다고..

아빠랑 어린이집 가는 길에 골목길에서부터 안 간다고 울어서 달래다가, 교회에 간다고 해서 거기 가면 문 닫혔으니까 일요일에 오자고 주니 알아들었다고 했다. 그리고 다시 어린이집에 가서 시무룩하게 인사도 하고 갔다고 했다.

 

정말 가장 좋은 해결 방법은 위에서 처럼 이렇게 설명해주고 이해시키는 방법 인 것 같다..

 

역시 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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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6. 7. 14:22

가장 이상적인 날은 이런 날이다.

 

아침에 수민이가 아침밥을 잘 먹고 아빠랑 어린이집에 울지 않고 등원한다.

나는 수현이랑 낮잠을 자고 일어나 집안일과 요리 하나를 하고

수현이 목욕을 시키고 곤히 재우는 데 성공시킨 다음 편한 마음으로 어린이집에 수민이를 데리러 갔다 온다.

수현이가 쭉- 자는 동안 수민이랑 재밌게 놀다가 저녁을 먹이고 수민이 목욕을 시키고 나서

수현이가 깨면 수민이랑 같이 놀다가 9시쯤 둘을 같이 재운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동시에 일어날 확률은 아주 낮다.

       뻥튀기 과자를 뛰어다니면서 뿌리고 다닌 후..                   밖에 나가자고 현관문 앞에서 뒹굴고 우는 수민이

 

한 손에는 수현이를 안고, 다른 손으로 수민이 밥을 주다가 밥이랑 반찬을 바닥에 다 엎은 적도 있고,

수현이 젖 줄 때 수민이는 내 다리에 올라타고 매달리고 넘어다니고,

수현이 재우는데 수민이가 옆에서 소리 지르고 울어서 못자게 하고,

수현이 똥이 속싸개까지 다 묻어서 치우는 동안 수민이는 베란다에 있는 물건들을 다 끌고 들어와 어지르고..

어떤 날은 요리할 시간이 없어서 배달시켜서 먹었는데 먹을 시간이 없어서 애들 다 잔 다음 9시가 넘어서 먹었다.

 

일단 수민이랑 수현이가 같이 깨어 있으면 할 일이 너무 많고, 집안은 순식간에 난장판이 된다. 

안 치우고 놔뒀다가 한 번에 치울까도 했는데, 난 집이 어질러져 있으면 짜증 지수가 급격히 높아지는 성격 탓에 어쩔 수 없이 하루종일 쫒아다니면서 치운다.

 

할 일은 많고, 밥도 맛있게 차려서 먹고 싶은데 여유도 없고.. 

그런데 집이 온통 어질러져 있는 상황에, 둘이 동시에 울면 나는 갑자기 맨붕상태가 된다.

 

물론 왠만한 상황이면 크게 한번 심호흡 하는 게 도움이 된다.

 

근데 요즘 수민이는 왜 이렇게 소리를 지르는지... 옆에서 울고 소리지르고 찡찡대면 나도 신경이 엄청 날카로와져서 수민이한테 큰 소리를 내게 되고, 또 수민이가 하려는 것마다 안된다고 하는 것 같아서 수민이한테도 미안하다.

 

많이 시달리는 날은 자꾸 오빠한테 전화해서 빨리오라는 얘기만 자꾸 하게 되는데,

맘 한편으로는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스트레스 받고 돌아올 남편 생각하면 또 미안한 마음도 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너무 하소연 한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이렇게 힘든 건 아니고, 아이들은 귀엽고 봐도봐도 예쁘다.

그나마 수민이가 낮에는 어린이집에 가 있고, 수현이는 순한 편이니 얼마나 다행인가..

 

지금 나한테 필요한 건 요런 긍정적인 마인드...ㅋ

나는 행복하다.. 행복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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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5. 24. 22:01

수민이가 드디어 기저귀떼기 단계에 돌입했다.

 

요즘은 보통 두 돌 쯤 되면 배변훈련을 시작한다. 배변훈련을 너무 일찍 시작했다가 잘 안되면 아이들이 처음으로 좌절할 수 있어서 말귀를 알아들을 때 시작하라는 거다. 이 과정이 처음 성격형성하는데 중요한 관문이라고 한다.

 

주위 어른들은 수민이가 너무 늦게 떼는 것 같다고 예전부터 걱정하셨는데, 나는 급하게 뗄 생각도 없었고 막연히 힘들꺼라고 생각해서 좀 미루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떼긴 떼야하는데.. 안 그래도 힘든데 똥 치우고 다닐 생각하니 은근히 스트레스도 받았다. 

 

어느날 갑자기 똑 떼어졌으면...

하지만 육아에서 공짜는 없다. ㅠ

 

배변훈련을 하기 전에 우선 변기를 사야된다. 

종류도 많고 가격도 천지차이인데, 사고싶은건 역시 비싸다. 잠깐 쓰고 말껀데...

캐릭터가 있거나 운전대가 있거나.. 나도 수민이가 좋아할만한 변기를 고르다가 요런 변기를 발견했다. 

   

오케이베*비 유아변기

 

다른 변기들은 조립식이라 오물이 묻으면 그때마다 일일히 씻기도 귀찮을 것 같은데, 이건 일체형이라 씻기도 편하고 사용후기도 괜찮았다. 결정적인 건 저 브랜드 말고 우리나라에서 사람들이 똑같이 만든 건 1000원대였다는 사실..

시댁, 친정집, 우리집 세 개를 5천원도 안 들여서 샀다.

엄마는 가격을 듣고는 이런 걸 샀다고 뭐라고 하셨는데, 수민이는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 ㅎㅎ

 

또 어른변기에서 사용할 유아변기도 사야된다. ㅋ 이것도 맘에 드는 건 비싸다.

그래도 이건 좀 클 때까지 쓸거니까 고민 하다가 버드*아 발견했다. ㅋ 우리집 화장실이 작아서 왠만한 소품은 다 연두색으로 통일시켰는데, 딱이다. 디딤대랑 세트로 해서 49000원. 써보니 폭신해서 수민이도 잘 앉아있고 괜찮다.

 

버*시아 유아변기

 

수민이가 두 돌이었던 4월은 나도 정신이 없었지만 수민이도 동생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것 같아서 25개월이 된 이번 달부터 시작했다. 사실 수민이가 시댁에 갔을 때 어머니가 적극적으로 수민이 배변훈련을 시작하셨는데 그게 발단이 됐다. 

 

그런데 확실히 수민이가 말을 알아들으니 쉽다.

기저귀에 똥을 쌀 때마다 변기에서 누는 거라고 설명을 해줬더니 요즘에는 "쉬~! 쉬~!" 하면서 나에게 달려온다.

시댁, 친정, 우리집에서는 잘 하고 있는데 아직 어린이집에서는 변기가 달라서 그런지 좀 더디다.

 

 응가하는 수민이 ㅋㅋ

 

처음에는 변기에 응가를 하고 나서 자기 몸에서 나온 똥이 너무 신기한지 한참 쳐다보더니,

요즘에는 응가를 하고 물을 내리면서 사라지는 응가한테 "안녕~" 하고 손도 흔든다.

아이들 때문에 지친 와중에 요런 깨알웃음.. ㅎㅎ

 

시도때도 없이 수민이 손을 잡고 화장실을 달려가야 되지만, 이런게 애들 키우는 재미라고 생각할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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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5. 22. 16:01

한참 전 부터 수민이 어린이집 등하원을 어떻게 시킬지 고민이었다.

아침에 등원하는 건 아빠가 데려다주기로 해결이 됐는데, 데리고 오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내가 조리하는 3주동안은 수민이 외할머니 외할아버지가 도와주셨고, 

수민이가 집에 온 이후로는 도우미아줌마가 있으니 수현이를 맡겨놓고 혼자 수민이를 데리고 다녔었다.

 

엄마랑 여유롭게 집에 돌아오는 길 (아줌마 계실 때)

 "여기 '2' 가 있어요!" (2만 보면 달려간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서 아줌마도 안 오시는데다, 이번주에 엄마아빠는 10일 간 여행을 가셔서 도움을 청할 수도 없다.

또 언제까지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계속 방법을 모색해봤지만 조금 힘들더라도 어쨌든 내가 감당해야 할 몫..

 

낮 시간은 정말 빨리 가서 금새 수민이 데리러 갈 시간이 된다.

 

첫 날은 어쩔 수 없이 수현이를 집에 두고 갔다.

처음에는 아기를 혼자 두고 가면 절대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움직이지 못하니 괜찮다는 주위사람들 말에 괜찮지 싶었다. 그런데 재워놓고 가려고 했는데, 딱 가려고 하니까 눈을 뜨더라.. 컨디션이 좋은 것 같아서 빨리갔다 오려고 나갔는데, 계단 올라오는 3층부터 갓난아기 울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수민이를 들쳐업고 뛰어 올라가보니 수현이가 성질이 날 대로 나서 울고 있었다.

 

걸린시간 9분.. 그 사이에 수현이는 눈물이... 나는 땀방울이 주르륵...

이 정도는 울어도 괜찮아.. 괜찮을꺼야.. 혼자 위안하지만 그래도 수민이 데리러 갈 시간이 가까워지면 초조해진다.

 

둘째, 셋째  날은 2시부터 긴장해서 재운 다음 급하게 수민이를 데려왔더니 그때까지 푹~ 취침 중.. 

이렇게만 하면 될 것 같지만, 중간에 깰 수도 있고.. 아기 재우는 게 내 맘대로 되나.... ㅠ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아이돌보미를 신청해볼까 했는데, 신생아는 3개월 이후부터 가능하다고 한다.

유아 픽업서비스도 있다는데 수민이가  처음 보는 사람을 낯설어하기도 하는 것도 문제지만,

수민이를 데리러 갔을 때 날 발견하고 "엄마!" 하고 기뻐하는 수민이 표정을 보는 게 나의 소소한 기쁨이었는데, 그걸 포기하기는 싫다.

 

어쩔 수 없다. 수현아, 조금만 참자~ 그래도 2달은 채우고 나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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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5. 19. 21:16

매일 아침이 전쟁이다.

제발 동시에 깨지만 말아라...

 

수현이가 깨면 기저귀 갈고, 젖을 물리다 분유를 타서 먹이고,

수민이가 깨면 기분좋게 달래야 하고, 밥 먹이고, 옷 입히고 씻겨서 어린이집 갈 채비를 하는데,

둘이 비슷하게 일어나서 동시에 울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그럴 땐 한 명은 울릴 수 밖에.. 순간 상황판단을 해서 빨리 달랠 수 있는 아이를 먼저 달래준다.

 

울면서 쇼파위로 올라가던 중에 잠든 수민이 ㅋㅋ

자리 잡고 다시 잠듦..

 

도우미 아줌마가 오실 때는 아줌마가 오면 수현이를 맡기고 내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줬는데,

이제 아줌마가 안 오시니.. 이틀 전부터는 애들 아빠가 출근하면서 데려다 주기로 했다.

 

아빠랑 등원하던 첫 날은 수민이가 아빠랑 헤어지면서 너무 서럽게 울었다고 했다. 9시 전에 등원을 하면 일찍 온 아이들끼리 통합반에 있다가 9시에 각자 반으로 간다고 하는데, 아직 적응이 안되서 그럴까? 

많이 울었다는 얘기를 듣고 일찍 보내서 미안한 마음에 마음이 짠했다.

 

그렇다고 내가 데려다주자니.. 아침부터 수현이를 맡길 데도 없고, 이제 한 달 넘은 아기를 데리고 다니기도 그렇고..

그래도 둘째 날에는 뒤도 안 돌아보고 들어갔다고 했다. 다행이다.

 

이렇게 수민이가 어린이집에 가고나면 평온한 오전이 시작된다.

수현이가 잘 보채지 않기도 하지만, 어느정도 알아서 욕구 충족을 해주니 아기가 울 일도 별로 없다.

한 번 경험의 차이가 이렇게 큰 것 같다. 하나도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고, 힘은 들지만 생각보다 훨씬 여유롭다.

 

모르는 사이에 나는 더 느긋한 엄마가 되었나 보다.

 

갈수록 개구쟁이가 되가는 수민이와.. 순둥이 수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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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5. 12. 16:00

수민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어린이집에서 만든 모자를 쓰고..

 

걱정했던 것 보다 수민이는 금새 잘 적응해서 잘 지낸다.

 

아이 한 명이 늘어나니 집 안은 시끌벅쩍해졌다.

특히 요즘 수민이는 말문이 틔여서 하루종일 자기만의 언어로 떠들어 대는데,

유일하게 아는 숫자 '2' 만 보면 달려가 "이~" 라고 하고,

어디에 쿵 부딪히면 부딪힌 사물을 혼자 "뗏지!" 하기도 하고,

똑같은 얼굴 표정이나 그림을 찾아서 "똑같다! 똑같다!" 하고 논다.

난 정신이 하나도 없으면서도 수민이가 놀고 있는 모습을 보고만 있어도 너무너무 귀엽다.  ^^

 

하루종일 텔레비전도 컴퓨터도 안하는데도 예전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재밌게 노는 것 같다. 

사물을 잘 다루기 시작해서 뭐든 잘 가지고 놀고, 요즘은 내가 뭘 시키면 잘 알아듣기도 한다.

두유를 먹다가 바닥에 흘렸다고 소리를 지르길래 내가 물티슈를 가리키며 닦으라고 했더니 바닥을 닦고는 쓰레기통에 갖다가 버리기도 하고, 아기 우유 먹일 때 손수건을 갖다 달라고 하면 척 갖다주기도 한다.

 

             가위 좀 주세요!                                                              난 이게 좋더라~

 

이렇게 이쁜 수민이가.. 요즘 동생에 대한 질투심이 심해졌다.

꼭 내가 안 보일 때 아기를 때리는데, 어제는 내가 잠깐 뭘 가지러 간 사이에 수현이 얼굴을 무지막지하게 때리는 걸 발견했다. 깜짝 놀라서 엉덩이 두 대를 때리면서 혼냈더니, 수민이가 너무 서럽게 운다.

불쌍하고 미안해서 한참을 꼭 안아줬는데, 혼내는 것도 조심해야겠구나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타이르고 설명을 해도...아기 발가락을 무는가 하면, "뗏지!" 하면서 동생을 때리는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반복된다. 수민이도 수현이한테 엄마를 뺏기는 것 같아 속상하기도 할 것 같다.

하루는 아침에 수현이 젖을 물리고 있었는데, 수민이가 깨서 엄마를 찾으며 울더니 한참을 내등에 착 달라붙어 있었다.

난 쇼파에 앉아서 앞에는 수현이를 안고, 뒤에는 수민이를 엎고...

 

수현이도 나름대로 고충이 있다. 수민이 형한테 시달리고.. 잘려고 하면 수민이가 소리지르는 바람에 깨서 또 울고..

 

수민이 수현이 말고도 나랑 애들 아빠도 이 새로운 상황에 완전히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세 남자와의 동침

 

요즘 나는 수민이와 수현이 사이에서.. 이렇게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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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5. 4. 23:22

다른 집은 둘째가 태어나면 온통 관심이 둘째에 집중된다는데, 우리집은 여전히 수민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

3주 동안 지내고 있는 친정집에서도, 우리집에서도 그렇다.

오늘은 어머니 아버님이 수민이를 데리러 집에 오셨는데, 아버님은 수민이랑 놀아주다가 방에서 잠자고 있던 아기 얼굴 보는 것도 깜박하시고 그냥 가셨다. (생각해보니 내가 조금 서운하다. ㅋ)

 

나는 어린이집 끝나고 수민이가 올 시간이 되면 계단에서 수민이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달려나가 현관문을 열고 기다린다. 수민이 데리고 오시던 우리 엄마는 나는 안 보이냐며 섭섭해 하시기도 하셨는데, 진짜 이렇게 되나보다. 하루만 안 봐도 아들이 넘 보고 싶다.

 

수민이한테 미안하기도 하고 보고 싶었던 마음에 더 수민이 위주가 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나 말고도 다른 가족들을 보면 그동안 쌓인 정이라는 게 그래서 무시 못하나 보다.

또 요즘 한창 수민이가 예쁠 때기도 하다. 말 하는 것도 너무 귀엽고, 부쩍 성장한 모습이 너무 신기하고...

 

수현이랑도 하루하루 더 가까워 지겠지? 엄마를 너무 편하게 해 주는 착한 아들.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는 게 참 재밌다.

 

수민이는 한 동안은 수현이를 엄청 예뻐했었다.

처음에는 집에 오자마자 아기한테 다다다다~ 달려가서 뽀뽀하고 난리더니 요즘은 좀 시큰둥해졌다.

이모가 수민이한테 아기 사진을 보여주면 핸드폰 화면을 때리기도 하고.., 어제 왔을 때는 내가 아기한테 잠깐 등 돌리고 있는 사이에 수민이가 아기를 겉싸개로 돌돌 말아 굴리고 있었다...

 

이 아이 둘을 어떻게 잘 키울 수 있을 지 슬슬 걱정이 된다.

다음 주 부터는 수민이를 데리고 오기로 했는데,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담 주까지 오시기로 한 도우미 아줌마 도움 받으면서 적응해 보려고 한다.

 

어떤 상황이든 금방 또 익숙해 질 꺼다.

씩씩한 엄마가 되야지.

 

형과 동생

 '얘 좀 봐요~!'

'사탕을 줘야겠구나.'

'한 번 먹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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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