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3. 6. 5. 14:30

우리가 여행을 다녀온 뒤로 수민이의 새로운 행동을 발견했다.  

걸어가다가 갑자기 수현이를 안고 "수현아~ 보고싶었어~ 사랑해~" 하면서 뽀뽀를 한다.

한참을 기다려 줘도 떨어질 생각을 안해서 좀 가자고 재촉하기도 하고, "그럼 엄마는 안 보고 싶었어?" 하고 되물으면 "엄마도 보고싶었지~" 건성으로 대답한다. ㅋㅋ

 

어린이집에서 집에 오는 길..

(절대 시키지 않았음)

 

물론 우리가 여행을 갔다오기 전에도, 누가 수현이를 데리고 가겠다고 장난을 치면 그때마다 안된다고 속상하게 울었다. 한 번은 부모님 차와 우리 차 두 대로 이동할 때 수현이랑 수민이를 따로 태웠더니, 달리는 차 안에서 "수현이 보고싶어~!" 악을 쓰고 내내 울기도 했었다. 

 

그런데 수민이의 동생 사랑이 더 각별해 진 것 같다.

 

처음 수현이가 태어났을 때는 수민이가 갓난아기 머리를 피가 날 정도로 물어버리기도 했었다.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지금은 절대로 동생을 때리지 않는다.

 

요즘 수현이는 자꾸 손으로 때리거나 엄마 안경을 잡아채거나 하는 등의 폭력성을 조금 보이고 있는데,

한 번은 수민이가 책을 갖다주며 "엄마 그러면 이걸로 막으면 좋을 것 같애" 한다. 이런 지혜까지.. ^^

이렇게 변화된 모습을 보이는 데는 수민이한테 사랑한다고 많이 이야기 해주고, 동생이 잘못했을 때는 수민이 편을 들어주고, 수민이 입장에서 많이 생각해주는 거.. 아빠가 잘 놀아주는 거.. 이런 여러가지가 수민이한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나는 자라면서 연년생인 양수랑 정말 죽기살기로 싸웠었다. ㅋㅋ

지금 생각해보면 왜그렇게 싸웠을까 싶은데, 우리 엄마는 막내 홍집이를 데리고 학교를 다니느라 항상 바쁘셨기 때문에 집에 우리밖에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었던 것 같다. 중재해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싸우면서 컸는데도 지금은 형제가 있다는 게 좋다.ㅎ

최근에는 내가 요 앞에 블로그에 유모차 사고 싶다고 써 놓은 걸 보고는 언니 유모차를 사주겠다며 인터넷을 검색하고 백화점에 사러갔다가 점원이 돌이 지났는데 왜 새걸 사냐고 만류했다며 그냥 왔다. 언니를 생각해주는 마음 씀씀이가 고맙다.

 

엄마아빠 여행 간 사이에 수민이, 수현이도 서로 의지가 되었을 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자라면서 많이 싸우겠지만 지금 마음 변하지 말고 잘 자라줬으면...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4. 28. 02:18

수민이가 이맘때는 하루하루 정말 버티는 심정으로 지냈다. 그런데 수현이는 우선 순하고, 나도 그 전보다는 능수능란(?)한 엄마가 되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는 더 힘들지 몰라도 마음은 덜 힘들다.

 

2년 전의 나를 생각해보면 수민이가 울면 일단 안절부절 못했다.

수민이를 집에 두고 어디를 나가는 거는 상상도 못했는데,

수현이가 100일도 안 됐을 때.. 수현이를 몇 번 재워놓고 수민이를 데리고 오다보니 (둘째 낳은 엄마들 대부분 이런경험이 있더라..ㅋ) 이젠 수현이를 두고 옥상에 이불 널러 가는 것도,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건 식은죽 먹기다.

 

수민이 이유식은 영양을 생각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지금 수현이는 국에 밥말아주고 있고,

또 수민이가 이맘때는 외출할 때도 이유식, 간식, 장난감, 책.. 정말 가방에 완벽하게 준비해 가는 엄마였으나..

지금은 가끔 기저귀나 물티슈를 깜박하고 안 가지고 나갈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기저귀를 빌릴 수 있을 정도로 얼굴도 두꺼워졌다. 그렇게 나름대로 또 방법을 찾는다. ㅋㅋ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건.. 아이 하나에 집중할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내가 그렇게까지 안해도 아이는 잘 자라고 어떤 상황이든 방법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쁘지만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ㅋ

 

2년 전 수민이(좌)와 지금의 수현이(우)

 

청소기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바람을 쐬고,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고, 어디든 기어올라가고, 혼자 서기도 하고..

지난 사진들을 보면 개월 수대로 하는 행동도 비슷하다.

수현이가 조금 빠르긴 한데, 수민이 형아가 하는 것마다 따라다니며 쫒아서 하다보니.. 그래서 둘째가 다들 빠르다고 하나보다. 요즘은 수현이 혼자 스티커도 띠어서 붙이고 논다.

 

물론 서로 자꾸 뺏고 뺏느라 싸우지만 수민이는 그러면서도 동생을 은근히 챙긴다.

어린이집에 갔다가 수현이가 안 보이면 금새 울상이 되고,

지난 번엔 내가 수현이를 울리고 갔다고 수현이한테 "잠깐만 갔다가 올께~" 하더니 나한테 와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는 "엄마!!!" "혼내지 마!!" "미안하다고 해!!!" 이러면서 나에게 호통을 친다.

요즘엔 둘이 뽀뽀하고 난리도 아니다.

  

         양치질도 해주고,                                           수현이 등에 붙은 "동생" 한글 스티커ㅋ

최근에 찍은 베스트 포토!

 

요즘 둘이 노는 걸 보면 둘 낳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 그리고 셋은 절대 못 키우겠다는 생각은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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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4. 16. 01:21

 지난 토요일에 지영이 돌잔치에 갔다가 오는 기에 잠깐 코엑스에 들렸다.

그동안 아껴둔 케이크 교환권을 수현이 돌잔치에 쓰려고.. 오빠가 수민이를 데리고 케이크를 받으러 간 사이에 나는 마침 하고 있던 커피 박람회를 구경했다. 남편이 코엑*에 다녀서 정~말 좋은 거는 이렇게 여러가지 전시회를 구경할 수 있다는 거.. 나의 관심사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거.. 감사하다.

 

어쨌든 여기에 가서 갓볶은 커피 100g도 2천원에 구입하고, 맛있는 커피도 천원에 마셨다. ㅎㅎ

저런 아름다운 메뉴판이 있나!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핸드메이드 쿠키를 3천원에 파는 곳을 발견했다. 마침 이번주 화요일에 어린이집에서 수민이 생일잔치를 하는데, 안그래도 답례품을 할까하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질렀다. ㅋ

 

어린이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생일잔치를 하는데, 생일인 아이가 가끔 떡이나 쿠키를 돌릴 때가 있다. 처음에 아이 생일에 엄청 돈 낭비라고 생각했다. 어린이집 전체 인원이 75명인데, 그걸 다 돌리면 얼마야.. ㅋ

그랬지만, 자꾸 받다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어쩌다 아무것도 없는 날은 아쉽기도 했다. 그 날은 수민이 간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그래서 이번에 수현이 돌잔치도 있으니 돌 떡을 만들어서 남편 팀이랑 수민이 반 아이들한테만 돌릴까했는데, 생각해보니 회사사람들한테 떡을 돌리는 거도 부담이겠더라. 아이 돌이라는데 떡만 받고 가만 있을 수 없으니.. ㅋ

 

어쨌든, 그래서 결론은 수민이 반 15명만 답례품을 하는 걸로.. 이 쿠키를 돌리는 걸로...

이왕 하는 거.. 라벨도 만들기로...

 

 

라벨은 30분만에 뚝딱 만들어서 프린트한 건데, 만들어 놓고 보니 뭔가 내가 오바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일 이걸 받고 엄마들이 얼마나 부담스러워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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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3. 29. 01:23

수민이가 어린이집에 다닌 지 벌써 1년이 됐다.

0세 아이들부터 씨앗반-새싹반-풀잎반-꽃잎반-열매반 이렇게 나뉘어져있는데 (이름을 참 잘 지은 듯), 수민이는 3월부터 새싹반에서 풀잎반으로 올라갔다. 1년 전만해도 안 가겠다고 우는 수민이 떼어 놓고 발걸음이 안 떨어져 마음아파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컸다.

 

지난 달 수민이 발달의견에 선생님이 이렇게 적어주셨다.

  "부쩍 표현도 많아지고 말도 어른스러운 말을 쓰며, 활동을 할 때에도 기다리거나 친구에게 양보할 줄 알아 친구들을 잘 보살핌. 교사와도 이야기를 자주 나누며 점심을 먹기 전 식사 노래를 한 후 교사에게 '맛있게 드세요'라고 말한 후 점심을 먹는 등 예의 바른 행동을 보여 교사가 칭찬하며 상호작용함."

 

이번 달은, "교사의 말과 행동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들은 이야기를 인지하고 다음 활동에 참고하여 놀이하는 모습을 보이며, 친구들과 완만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친구들이 바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이야기 해 주는 모습을 보임"

너무 칭찬만 써 있는 거 아님? ㅋ

 

정말 지난 1년동안 폭풍성장한 우리 아들.. 착한 아이로 잘 자라고 있구나..ㅠ

 

<작년 9월>

<10월>

 

 

<11월>

<12월>

 

 

한 학기가 끝나면 어린이집에서 이렇게 사진을 모아 씨디에 구워서 보내주는데, 사진을 보면 참 재밌어 보인다.

매일 다른 활동을 하는데, 명절이나 이벤트가 있을 때는 거기에 맞는 활동도 한다. 어린이집 뒷뜰에는 채소밭이 있어서 아이들과 선생님이 같이 재배하고 또 추수하기도 하고, 학기마다 소풍도 가고, 날씨가 좋으면 시장을 가거나 동네 산책도 다니면서 바람도 쐰다. 지난 번에는 수민이가 늦게 등원하다가 산책나온 친구들을 만나서 합류했는데, 키가 비슷한 꼬맹이들 여럿이 줄서서 가는게 너무너무 귀여웠다. 이번에 올라간 풀잎반에서는 사슴벌레도 키우는데 수민이가 너무 좋아한다.

 

또 친구들이랑 교류하면서 생존하는 방법도 배운다. ㅋㅋ

아직 자기 중심적인 시기라 친구들이랑 안 싸울 수는 없다. 그래서 가끔 얼굴에 상처가 나더라도 나는 별로 개의치 않는 편이다. 이런 날은 선생님이 너무 미안해 하면서 연신 죄송하다고 하는데.. 가끔 이런 선생님들이 안쓰러워 보이기도 한다. 나도 집에서 우리 아이들도 하루종일 못 지켜보는데, 12명 아이들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사실 내가 이렇게 만족하고 있는 이 어린이집에서도 말이 많지만, 엄마 욕심이란 끝이 없다는..

 

올해 수현이도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오긴 했는데, 차마 돌이 안 지난 아기를 보낼 수 없어서 안 보낸다고 했다. 그런데 약간 아쉽기도 한 마음.. ㅋ 빨리 1년이 지나갔으면... 수현이랑 수민이가 같이 손잡고 어린이집 가면 넘 귀여울 것 같다.

그 때는 온전한 나의 자유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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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3. 21. 14:44

올해들어 수민이가 많이 의젖해졌었다.

삼년은 엄마가 키우라더니 정말 삼년이 지나니 이제 해 뜰날이 오는 건가!

 

가끔 떼를 쓰긴 하지만 시간이 짧고, 설명하면 알아듣는다.

내가 뭐라고 하면 장난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네. 알겠어요." 이렇게 말도 예쁘게 하고,

밖에 나갔다오면 스스로 손도 혼자 씻고, 퇴근한 아빠에게 "아빠, 옷 벗고 손 씻어야지!" 잔소리부터 한다.

특히 한 가지 놀라운 변화는, 예전에는 "엄마 쉬! 쉬!" 하면 수현이 젖을 물리다가도 얼른 뛰어가 수민이를 화장실에 데려가기 바빴는데 요즘에는 혼자 할 수 있게 된 거다. 지금은 혼자 화장실에 가서 바지를 내리고 문 앞에 있는 쉬 통을 들고 쉬를 한 다음, 쉬통을 변기에 버리고, 계단을 밟고 세면대에서 쉬통을 헹궈 놓기까지 한다.

잠 잘 시간이 되면 예전에는 안 잔다고 울고 찡찡댔을 텐데, 이제는 수현이를 재우려고 누우면 자기도 잔다며 혼자 불을 다 끄고 들어와 눕는다. 여기에 자기가 어질러 놓은 장난감과 책들을 정리해 놓기까지... "정리해야겠다" 하면서...

(감동..ㅠㅠ)

 

어린이집에서도 너무 잘 한다고 칭찬받고, 요즘 나는 스스로 수민이를 참 잘 키웠다며 셀프 칭찬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렇게 의젖하던 수민이가 통제불능이 되었다.

지난 주말에는 오랜만에 시댁에 가서, 소정이 누나, 수환이 형아랑 자전거도 타고 너무 재밌게 잘 놀았다. (형님네 가족도 최근 어머니댁 근처로 이사옴)

 

 

잘 노는 건 좋은데, 시댁에가면 수민이는 노는 것에 정신이 팔려 나의 통제와 잔소리에서 완전히 벗어난다.

 

형 누나랑 침대에서 춤추면서 뛰다가 떨어져 쌍코피 터짐.. ㅋ

 

잔소리를 하는 경우는 이런 경우다. 과자를 먹거나, 밥을 제때 먹어야 한다거나, 티비를 보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거나..

너무나 당연한 이 잔소리가 수민이도 여기서는 자기 편을 들어줄 사람이 많다는 걸 아는지 내 말을 듣지 않는다.

남편은 한 번씩 풀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하고, 나도 뭐 괜찮겠지 했다. 사실 나도 잔소리 안 하고 그냥 두면 편하다.

 

그런데 갑자기 이렇게 풀어준 다음에는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기가 참 힘들다.

아토피 떄문에 매일 목욕을 해야 되는데, 씻으려고 할 때마다 안 씻는다고 소리지르며 우는 바람에 4일째 목욕을 못 하고...

일요일 아침 일찍 출발하려고 하는데, 수민이는 안 간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결국 수민이를 두고 가면 아버님이 월요일 오전에 데려다 주신다고 해서 그냥 왔다.

엄마 없이 잘 수 있을까? 반신반의했는데, 잘 시간이 되니 엄마를 찾으며 신발신고 엘레베이터 앞에 가서 우는 바람에 결국 밤 12시에 남편이 인천으로 수민이를 데리러 가는 상황 발생.. ㅋ

 

통제불능의 상태는 특히 집에 돌아와서 더 심해진다.

월요일 아침에는 어린이집에 안 간다는 걸 겨우 달래서 나가려는데, 큰 장난감을 가지고 가겠다고 떼를 쓰기 시작했다. 안된다고 실랑이를 하다가 나한테 꿀밤을 두대나 맞았다. 진짜 화 안내고 잘 살았는데... ㅠㅠ

그래도 울어서 수현이를 안고 현관에서 기다렸다. "다 울면 나와." 그제서야 울면서 간다고 나온다. 서로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어린이집 골목에 다 왔는데, 마이쭈를 사러 가겠다며 어린이집을 안 간다고 다시 울기 시작했다. 선생님이 골목 끝까지 나와서 데리고 가려는데, 발버둥을 치고 운다. 안되겠어서 슈퍼가서 마이쭈를 사러 가기로 했는데, 또 이럴 때는 돈도 없다. 마이쭈를 사기위해 은행에 가서 출금을 하고.. 손에 마이쭈가 쥐어지니 수민이 하는 소리가 "마이쭈 사니까 기분이 좋잖아. 이제 어린이집 가도 좋잖아." 한다.

이왕 늦은김에 가는 길에 있던 병원에서 건강검진도 받았더니 벌써 점심시간이 됐다. 천천히 걸어오는 수민이를 횡단보도에서 기다리면서 빨리 오라고 했더니, "가고 있잖아. 지금 걸어가고 있거든?!" 한다... 꼬박꼬박 말대꾸 하는게 더 얄밉다.ㅋ 

그런데 또 수민이가 갑자기 소정이 누나 어디에 갔냐고 묻더니 자기도 지금 학교 가겠다고 길에서 울기 시작. 어린이집에 안 가겠다고 떼쓰기 시작... 동네가 떠나가게 운다. 정말 우는 애를 억지로 끌고 갔는데, 선생님을 보자 더 악을 쓰고 운다. 2층까지 같이 올라갔다가 우는 걸 어쩌지 못하고 또 그 모습이 짠해서 그냥 데리고 올까 하다가 말았다.

아... 하루 아침이 이렇게 길다니...

 

다음 날도 전쟁이었다. 한 번 마이쭈를 사줬더니 오늘 또 마이쭈를 사겠다고 운다. 어린이집에 안 간다며 버티는데 엄마 혼자 간다며 저만큼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어도 요지부동이다. 차도 다니고 위험해서 가서 또 달래고.. 골목길에서 실랑이를 30분 간 하다가 도저히 안되겠어서 옆에 있는 세탁소에 수현이를 맡기고, 수민이를 들쳐업고 어린이집으로 뛰었다...

 

이렇게 수민이랑 전쟁을 치르고 나면 하루종일 마음이 무겁고 지친다.

이대로 살 수 없어서 어떻게든 한 번 잡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바로 저녁에 또 터졌다.

애들데리고 친정에 갔는데, 티비를 계속 보겠다고 떼를 쓰고 운다. 방으로 데리고 가서 문을 닫았다. 그래도 때리진 않겠다고 다짐했다.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에 나오는 것처럼 다리로 수민이 몸을 제압하고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설명했다. 악을 쓰고 할머니 할아버지를 찾고, 내 몸을 빠져나가려고 안간힘을 쓰다가 결국에는 미안해요.. 말 잘들을께요.. 한다. 그리고 나와서는 할머니가 테레비 볼 차례라며 순서를 기다린다.

 

지난 번에도 이런 적이 있었다. 시댁에 가서 방임상태로 있다가 집에 돌아와서는 갑자기 나를 때리는 버릇이 생겼었는데, 내 안경을 후려쳐서 안경이 날라가기도 했다. 그 때 몸을 제압하고 혼냈더니 한참을 악을 쓰고 울다가 "죄...송... 합...니...다..." 한다. 순간 마음이 얼마나 아프던지.. 죄송합니다는 한번도 안 가르쳐 줬는데 어디서 배운건지...

그래도 그 때 한번 혼이 나고 나서는 다시 착한 수민이가 됐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이런 순간이 몇 번이고 찾아온다.

그럴 때 확실하게 안 되는 건 안되는 거라고 가르쳐줘야 그런 행동이 반복되지 않는다. 확실한 건 한 번 허용하면 두번째, 그 이후부터는 서로 더 힘들어 진다. 가장 중요한 건 엄마가 분노하지 말아야 된다는 거.. 아이가 엄마의 분노의 희생양이 되면 안된다는 거...

지난 번에 남편이 날 도와주지 않는 것에 대한 나의 분노 때문에 아이들이 힘들었을 걸 생각하면 답은 나온다.

"STOP AND THINK" (수민이가 보던 만화 <슈퍼와이>에서 나온 해결방법.. ㅋㅋ )

물론 알고있지만 쉽지는 않다.

 

나의 이런 마음을 수민이가 언제쯤 이해할 수 있을까.

5월에 10일정도 시댁에 수민이, 수현이를 맡겨야 할 일이 있는데 그 때는 어떻게 해야할 지... ㅠ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3. 6. 00:20

지난 주말, 팀에서 하는 전시 때문에 휴일에도 남편은 출근했다.

삼일절을 나 혼자 두 아이와 어떻게 보낼 것인가.

여러가지 대안을 놓고 고민을 하다가 다유네 연락을 해봤더니, 마침 삼일절이 다유 생일이라 타임스퀘어에 있는 딸기마을에 놀러간다고 했다. 우리도 데리고 가라며.. 서둘러 쫒아갔다. 두 아들과 힘겹던 나를 거두어준 다유 엄마 아빠한테 정말 감사를... ㅠ

 

수현이가 태어나고는 이런 실내 놀이터에 거의 못 갔는데, 오랜만에 가봐서 그런지 수민이는 신이 났다.

다유 엄마 아빠가 수민이 수현이도 같이 봐 줘서 난 정말 여유롭게 아이들을 보며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딸기마을은 어른 입장료 5천원을 내면 5천원 음료교환권을 준다. 그래서 입장료가 덜 아깝다.

오후가 될 수록 아이들의 인구밀도가 점점 높아지던 중에 우리는 딱 두시간 신나게 놀다가 나왔다.

 

3월1일 - 딸기마을에서 다유와 함께

다유엄마아빠가 애들을 봐주는 틈에 나는 수현이랑 놀아주려고 여러가지 시도를 해 봤는데 다 무서워 하는 수현이.. 자꾸 나한테 기어올라온다. 그러다 수민이 기차 타는 걸 보려고 옆에 섰더니 수민이가 나를 발견하고 반색을 한다. 수민이의 안도하는(?) 표정을 보면서 그래서 아이들은 엄마가 키워야 하나보다. 다시금 느꼈다..

                       엄마한테 찰싹 붙어 있는 수현이와                            "얘도 지퍼 잠갔잖아. 나도 잠가줘" 

 

다음 날, 토요일에는 남편이 하는 전시를 보러 갔다. 마침 율희네도 온다고 해서 오랜만에 율희와의 만남.

작년에도 가봤던 <내나라여행 박람회>는 여러가지 공짜로 체험할 게 많다. 비누만들기, 제기 만들기, 점토로 시계만들기... 등 수민이가 조금 더 크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듯.

 

3월2일- 내나라여행 박람회에서 율희랑

율희엄마랑 은행알로 5분만에(?) 만든 무당벌레 핸드폰 고리... 집에 와서 세탁기에 들어가 칠이 벗겨짐ㅋ

 

아기 때부터 봐오던 아이들이 함께 수민이와 함께 커가는 모습을 보면 넘 신기하고 예쁘다.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아이들... 성격도 서로 이렇게 다를 수가.. ㅋㅋ 수민이도 어렸을 때부터 계속 만나는 친구가 있어서 참 좋을 것 같다. 계속 이 만남을 잘 유지해야겠다. ^^ 

수현이는 같은 해에 태어난 친구가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그래도 교회에 가면 또래 남자 친구들이 많으니깐 위안을 삼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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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2. 22. 16:19

작년 10월부터 수민이가 구몬학습을 시작했다. (수민 30개월)

동생이 생겨서 심리적으로 불안해진 수민이를 위로해주려고 주위 엄마의 조언을 받고 시작했다. 자기만을 위해 누군가가 와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효과는 좋았던 것 같다. 선생님은 수민이가 20분동안 집중도 잘하고 너무 똑똑하다고 난리다. 엄마인 내 기분 좋게 하려고 으레 하는 말이겠지만... 처음에는 선생님 낯을 가리면서도 수업시간에 꼼짝도 안하고 선생님하는 말에 집중하는 모습에 신기하기도 했다.

선생님 오실 시간이 되면 문 앞에서 기다리다가 밖에서 "수민아~" 하는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면 까르르 웃으며 난리다.

이제 선생님이랑 친해져서 대답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처음에는 <생각이 크는 나무> 라고 놀이처럼 진행되는 수업을 했는데, 그게 끝나고나서 두 달 전부터 <한글이 크는 나무>를 시작했다. 일주일에 한 번 수업시간마다 한글을 통글자로 4개씩 가르쳐 주다가 이제는 6개씩 가르쳐 준다.

 

그런데 한글을 시작하면서부터 너무 이르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나는 아이들 조기교육에 반대하는 입장이기도 하고 지금은 수민이도 잘 지내니 초기 목적도 달성했으니 이제 끊으려고 했는데... 문제는 수민이가 잘 따라가는 데 있다.

 

수업도 잘 참여하고, 선생님이 한번 와서 가르쳐 준 글자는 곧잘 기억한다.

며칠 전에는 목욕을 하다가 " 트리트먼트" 글씨를 보고 "고양이 여기 있네" 라고 한다. 이런 걸 보면 글씨 색깔이나 카드 모양만 보고 외우는 건 아닌 것 같다. 선생님은 수민이처럼 똑똑한 아이를 처음 봤다며... 그래서 진짜 수민이가 똑똑한건가? 싶었다. 어린이집에는 아직도 말을 잘 못하는 아이도 있다는데...

 

그런데, 수민이 친구 다유가 놀러와서 한글을 읽는 걸 보고 정말 깜~짝 놀랐다.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그 위에 나는 놈이 있었다.. ㅋㅋ

 

다유랑 수민이~

귀여운 친구들

 

수민이가 "엄마" 밖에 못할 때 다유는 캐릭터 이름, 색깔 이름, 간단한 문장으로 말도 했는데, 그때는 여자아이라 더 빠른거겠지 했다. 그런데 다유가 한글을 읽는 걸 보고 그동안 나는 영재아가와 수민이를 비교하며 늦다고 생각했었나? 싶다. 그래서 비교하는 게 무서운가보다. 아이들 각자 시간에 맞춰서 자라고 있는데...

 

어쨌든, 많은 고민 끝에 방문선생님은 끊고 엄마랑 집에서 하는 학습지를 하려고 신청하고는

수민이에게 "구몬 선생님 오지 말라고 할까?" 했더니 (끊으려는 쪽으로 유도하면서), 수민이가 선생님 오라고 하라며 강하게 반대한다. 그래서 엉겹결에 구몬과 곰돌이 두개나 하게 됐다. 일단 구몬은 한 달 연장시키면서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뭐, 남들은 영어유치원도 보내고 있는데 이 정도 학습지 신청가지고 이렇게 고민을 하다니..

 

요즘 수민이가 동생에게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자기가 이야기를 지어내서), 또 자기 논리가 생겨서 말하는 모습을 보면 어쩌면 지금 두뇌가 발전하고 있을 시기에 여러가지를 접하고 자극시키는 게 엄청 중요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시켜서 잘 하는 건가? 아님 안 시켜도 원래 알아서 크는 건가?' 곰곰히 생각해보면,

열심히 알려주고 인내심있게 설명해주다보니 아이가 더 잘 이해하고 알아듣는다. 그건 확실하다.

 

생각했던 것과 달리 일찍 공부(?)를 시작하긴 했지만 절대 강요하는 엄마는 되지 않으리라..

수민이가 싫어하면 바로 끊으리라.. ㅋ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2. 8. 14:14

나의 일상

 

엄마의 사랑이 필요한 두 아들은 요즘 나에게 매달려 있다.

수민이는 툭하면 "안아줘" "안아줘" 하며 안아달라고 하고, 수현이는 맹목적으로 나를 하루종일 쫒아다닌다.

 

화장실에 가서 문 닫고 있으면 달리듯 기어와 그 앞에서 문을 두드리며 기절할 듯 우는 수현이 때문에 화장실도 몰래몰래 가거나 못 가거나...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내 다리에 매달려 벗겨지는 바지를 움켜쥐고 뛰어다녀야 하고..

잘 노는 것 같아 몰래 자리를 비우면 금새 눈치채고 울먹이며 허겁지겁 나를 따라 쫒아온다.

특히 밥그릇을 순식간에 엎어버리고, 나를 인정사정없이 물어버릴 때는 수민이가 단련시킨 나의 인내심이 시험받는다.

 

어떤 날은 수현이가 나를 물고 안 떨어지길래 수현이 엉덩이를 한대 쳤더니 수현이가 운다. 그걸 보고 수민이가 나를 혼낸다.

"엄마, 응애응애 울잖아! 혼내지 마!" 이러면서...

또 수현이가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거나 나를 힘들게 할 때는 수현이를 대신 혼내준다.

"이놈!!!" (이건 어디서 배운걸까) "너 혼날래! 엄마 아프게 하지마!!"

 

  '나도 쫌 보여줘!'                                                       "응애응애, 너어~! 형아꺼잖아!!"

 

요즘 수민이는 말을 너무 잘한다.

내가 티비를 보고 있으면, "엄마 테레비전 너~무 많이 봤어. 그만 봐야되" 하면서 티비를 꺼버리고 잔소리도 하고,

자려고 누웠는데, 하루에 한번씩 어린이 성경책을 읽고 스티커를 붙이는 걸 안했더니 "맞다! 스티커 안했잖아~!" 하면서 책을 가지고 온다. 다시 불을 켜야하는 불상사가..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수민이가 뭘 해달라고 옆에서 징징 거릴 때, 내가 수민이더러 "엄마 설거지 금방 끝나고 해줄께~인내 하고 있어~ 인내가 뭐지?" 했더니 "이루어질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것!" 하더니 정말로 기다린다. (교회학교에서 배운거)

지난 번에는 집에 오래된 커피콩이 있어서 쓰레기통에 버렸더니 그걸 보고 뭐냐고 묻는다. 순간 커피콩이라고 하면 못 알아 들을 줄 알고 귀찮아서 몰라도 된다고 하려다가 "커피콩이야~" 알려줬더니, "엄마 참 똑똑하다~" 한다.

귀여워 웃음이 나면서도 아차 싶다. ㅋ 엄마가 생각한 것보다 아이들은 더 똑똑한 것 같다.  

 

물론 이렇게 수민이가 말을 잘 듣는 편이지만 그래도 아직 아기라 떼쓰고 싶다.

 

삐진 수민이.. "수민이 삐졌어. 안 좋아!"

 

요즘 계속 남편은 야근이고, 나 혼자 아둥바둥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수민이 이맘때를 생각해보면 지금이 훨씬 수월한 것 같기도 하다. 수민이 돌 전에는 낮잠을 재우려고 꼭 유모차를 태워 밖을 돌아다녀야 했는데, 지금은 그러지 않아도 잘  잔다. 또 왠지 심심하고 우울했던 그때에 비해 지금은 수민이랑 조잘조잘 떠드는 재미도 있다. 어쩌면 정신없이 뒤치닥거리하고 바쁜 게 오히려 약이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나와 눈만 마주쳐도 이렇게 행복하게 웃는 아기가 있다는 사실...

 

 

누가 안쓰시는 오래된 DSLR을 주셔서 가끔 카메라를 들고 달려가서 찍는데, 정말 사진 보정이 필요 없다. ㅋ 너무 무거워 밖에 가지고 다닐 수는 없지만 집에서 이렇게 찍어주기 용하다. 감사합니다...ㅎㅎ

이런 순간들을 찍어 간직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나중에 이 사진들을 보면서 그리워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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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1. 15. 16:54

말로만 듣던 아들 둘.. 직접 키워보니 보통 일이 아니다.

여자애들은 엄마 옆에 가만히 앉아서 소꼽장난하고 논다는데...

 

수현이 (9개월)

 

수현이는 이제 10개월 차... 붙잡고 일어서는 데는 도사였는데 앉는 걸 못하더니 요즘은 섰다가도 다시 조심스럽게 앉아 어디든 이동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하루종일 나만 쫒아다닌다.  

잠깐 다른 방에 가 있으면 열심히 돌아다녀서 나를 찾아와 발에 매달린다. 화장실에 있을 때도 귀신같이 알고 화장실 바닥으로 주저없이 들어온다. 그래서 화장실 문을 닫아놓아야 하는데, 수민이 목욕을 시킬 때 문을 닫아 놓으면 문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운다. 화장실 안에서 소리는 나는데 문이 닫혀있으면 거절하는 느낌이 드나보다. 너무 불쌍한데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있다. ㅠ

이유식도 이제는 맛을 가려서 입맛 맞추기도 까다로워졌고, 이가 나려고 하는지 자꾸 나를 무는 바람에 하루에 백번은 인정사정 없이 물리는 것 같다. 전에 수유를 하다가 너무 아프게 무는 바람에 악 소리를 질렀더니 그 소리에 놀래서 젖을 5시간동안 안 먹고 운 적이 있어서 아프다고 소리지르기도 무섭다.

 

수민이(33개월)

얼굴 표정을 그려줬더니, "이건 웃는거, 이건 혼난거" 라며 흉내도 낸다.

 

요즘 수민이는 자주 나한테 혼이 난다. 수현이를 재우려고 방으로 들어가면 수민이가 따라와서 "엄마~ 일어나. 수민이 방에 가자~ 같이 놀자~" 계속 징징거린다. 그러니 수현이도 못 자고.. 수민이랑 놀아주려면 수현이를 빨리 재워야하니까 잠깐만 혼자 놀고 있으라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듣지를 않는다. 그러다가 혼이나고, 또 그런 상황을 피하려고 보여준 핸드폰과 티비는 보는 시간이 자꾸만 길어진다.

한 번만 더 보고 스스로 끈다던 수민이는 계속 한 번만~ 한 번만... 그러다 결국 내가 끄고 수민이는 더 본다고 떼쓰고 나는 혼을 내고.. 요런 상황의 반복.

 

둘만 있을 때도 문제다. 수현이는 형을 너무 좋아해서 형 목소리, 뛰어다니는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신이나서 쫒아다닌다. 그런데 좋다는 표현이 형한테 매달리고 머리를 잡아당기고 하는 바람에 수민이 한테 동생은 귀찮은 존재다. 가끔 수현이가 다가오는 것만 봐도 "오지마!!!!" 하면서 비명을 지른다.ㅋ

 

 사이좋게 노는 것 같지만..

머리를 잡아땡기고, 머리로 밀고.. 둘다 우는 중 ㅋ

왜 꼭 장난감 하나 가지고 싸우는 거니? 

수민이 간식을 수현이가 먹으려고 해서 수민이가 울고, 수현이는 못 먹게 해서 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이 있어서 좋은 점도 많다.

수현이는 맷집이 생겨서 교회나 다른 곳에 가서 맞아도 안 울고, 기싸움에서도 지지 않는다. 그리고 수민이는 동생한테는 양보하고 때리면 안 된다는 걸 안다. 오히려 동생한테 괴롭힘은 당하지만 그래도 아침에 수현이가 안보이면 없다며 어딨느냐며 묻고, 어른들이 수현이를 집에 데리고 간다고 장난을 치면 동생 데리고 가면 안 된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또 어린이집에서 돌아온 수민이가 수현이한테 가서 "형아 갔다왔다~" 하면서 입을 수현이 얼굴에 대고 부빌 때는 정말 너무 예쁘다.

 

오붓한 한 때.. 형제의 댄스타임

   컴퓨터로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 보는 중...           엘레베이터 장면 나올 때.. 노홍철 춤 따라하기      

잘 봐~ 강남스타일 춤은 이렇게 손을 모아야되. (옆에는 초췌한 아빠)

 

늘어난 목티를 입고, 옷에는 애들이 먹다가 묻힌 밥풀이 묻어있고..

커피한잔 여유롭게 마시고 싶지만, 집에서 바쁘게 뛰어다니다 보면 커피에 얼음은 다 녹아 맹탕이 되어있는...

우아한 생활과는 거리가 멀지만... 하루에도 수십번 나의 인내심이 테스트 받지만...

그래도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이들때문에 웃는다.

 

수민이만 있을 때는 그 때 나름 힘들어서 헉헉거리면서 키웠는데, 둘을 키워보니 하나만 키우는 건 정말 쉬워보인다. 우리 교회에는 유난히 셋 가진 집이 많은데, 그 엄마들은 둘 키우는 게 정말 껌이었다며.. ㅋㅋㅋ

다 각자 상황 속에서 힘들게 아이들 키우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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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1. 7. 15:23

넘 추운 겨울..

12월 마지막 2주는 이런 저런 이유로 어린이집에 못 보냈지만 계속 쉴 수는 없다. 어쨌든 수민이를 어린이 집에 보내야 하니 아이들을 싸 멜 수 있는 대로 꽁꽁 싸서 밖으로 나간다.

 

특히 수현이는 옷을 세겹씩 입히고, 모자랑 목도리를 하고, 아기띠 겉싸개를 두르고 내 코트까지 총동원해서 모든 바람이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차단한다. 이러고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면 수현이는 땀을 흘리고 있고, 나도 애를 안고 밀고 운동을 했으니 덥다. 지나가는 아줌마들도 옷을 들춰보고 완벽하다며 웃는다. ㅋㅋ

여름에는 여름 나름대로 더우니 차라리 겨울에는 따뜻하게 입으면 된다며 겨울이 낫겠다고 불평하지만, 겨울은 싸 메는 대로 짐이 된다는 게 최대 단점이다. 아이 둘의 잠바와 방한용품에 내 코트와 목도리까지 하면 두 짐은 나오는데 그걸 내 몸에 싣고 다니려면 허리가 금새 아프다. 이제 11키로쯤 된 수현이의 몸무게도 한 몫하겠지..ㅋ 

 

이런 내 모습을 친척동생이 놀러왔을 때 찍었다.

수현이를 낳기 전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애 둘이 있는 숙모에게 어떻게 키웠냐고 물었더니, 쿨하게 말씀하셨다.

"몇 년간 산발로 다니면 되." 

난 그러고 싶진 않았지만.. 지금 내 모습이 딱 그렇다. 아침에 일어나서 대충 묶은 머리 그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ㅠ

정신없이 준비하고 나가면 화장하는 것도 깜빡하기 일쑤고.. 이젠 그것도 자연스러워져서 알고도 그냥 나간다.

 

추운 건 둘째치고 겨울의 최대 난점은 얼어버린 땅이다.

계단 몇 개 내려가놓고는 "힘들어. 잠깐 쉬었다 가자~"며 주저 앉는 수민이를 데리고 다니려면.. 수현이를 안은 채로 수민이를 한 손으로 들처메고 다니기 일쑤다. 차라리 내 몸이 힘든게 서로 편하고 빠르다.

유모차를 가지고 나갔을 때 빙판을 만나면 멀리 돌아가거나, 예기치못했을 때는 주위 친절한 행인들의 도움을 받아 상황을 모면한다.

저러고 다니다보면 가끔 저 애기엄마좀 보라며 안타까워하는 아줌마들도 자주 만난다. ㅋㅋ

 

 

그래도 이만큼 키운 걸로 위로한다. 조금만 더 크면 수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수민이는 걸어다녀야지..

문제는 수현이는 유모차에 타는 걸 싫어하고, 수민이는 수현이가 자기 유모차에 타는 걸 싫어한다는 거.. 우리의 극복과제다.

어쨌든 이제 겨울도 절정은 지났으니.. 힘내자! 이제 곧 봄이온다!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