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2. 7. 26. 10:27

수현이가 벌써 100일이 되었다.

 

길고 길었던 수민이 100일을 기다리던 때가 까마득한데, 어느새 수현이 100일이라니...

그때는 왜 그렇게 힘들었는지... 100일의 기적만 기다리며 하루하루 힘들게 버텼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모르겠다. 아들 둘을 챙기다보니 한 눈 팔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수현이가 순한 편이라 힘들지 않았던 것 같다.

 

수현이 100일날

 

수민이처럼 이번에도 시댁에서 100일상을 차려주셨다.

내가 준비한 건 풍선과 현수만뿐.. 100일 떡케이크는 형님이 만들어 주셨고, 과일들과 수수팥떡, 백설기는 어머니와 아버님이 준비해 주셨다. 요즘 나는 의욕도 없고 상태가 조금 안 좋았는데 이렇게 챙겨주시고.. 정말 너무 감사하다.

 

 

우리 막내삼촌네는 애가 셋인데 첫째는 돌잔치를 호텔에서 했고, 둘째는 집에서 했고, 셋째는 안하고 넘어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둘째가 하면서 자긴 조금 서운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동생보다는 낫다며 위안했다. 그걸 보고 나는 내 아이들은 비슷하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셋을 다 호텔에서 하기는 힘들겠지만 크게 돈을 들이지 않더라도 정성을 보이면 좋을 것 같다.

 

안그래도 서러운 우리 둘째 아들은 순하다고 엄마는 할 일 다하고 나서야 봐주고..

매일 시끄럽게 떠드는 형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고, 잠도 잘 못자고..

젖 먹으면서 행복하게 잠이 들려고 할 때마다 형 쉬야한다는 소리에 엄마는 벌떡벌떡 일어나서 가버리는 바람에 또 울고..

 

그런 상황에서도 수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

4개월 이후에 한다는 뒤집기를 80일쯤 연습도 없이 갑자기 뒤집기 시작하더니 요즘은 굴러다니고,  

사람들이랑 눈 마주치고 옹알이도 잘하고, 웃기도 잘하는 우리 이쁜 아들..

 

 

수현이를 임신했을 때 수민이랑 나 말고 또 다른 아기가 생긴다는 게 상상이 안 됐었는데,

또 이렇게 새롭게 사랑이 샘솟는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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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7. 24. 14:41

작년에 코엑스 캐릭터페어에서 수민이랑 너무 재밌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올해도 꼭 가려고 달력에도 적어놓고 기다렸다. 수현이 때문에 수민이랑 둘이 데이트를 가기에는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결국 수현이는 엄마한테 맡기고.. 조금 무리해서 갔다.

요즘 마음도 뒤숭숭해서 수민이랑 재밌게 놀고 오면 잊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주말에는 시간이 없어서 평일 중에 언제 갈까 고민만 많이 하다가

결국 어린이집에서 낮잠도 다 자고 갔더니 폐장까지 남은 시간은 한시간 반..여길 어떻게 왔는데.. ㅠ

급한 마음에 수민이를 데리고 바쁘게 돌아다녔다.

 

그런데 수민이는 어쩐지 주눅이 든 느낌이었다. 분위기에 압도 당한 건가? 오랜만에 이런데 와서 그런가?

조금 놀다가 내가 '다른데 가보자' 하면 금방 따라나서고.. 폴리랑 사진 찍으려고 해도 싫다고만 했다.

그래도 분위기에 조금씩 적응하는 듯 했다.

 

캐릭터 페어

 모래놀이

경품 받기

타요 타다가 무섭다고 우는 수민이ㅋ

자동차 놀이도 하고..

 

그런데 한 시간 반 남았다고 급하게 돌아다닌 탓도 있겠지만 다 둘러봐도 시간이 남았다.

작년에는 수민이 놀 것도 많았고, 나도 이것저것 사고싶은 것도 많아서 이틀이나 와서 놀았었는데.. 일찍 가 있었던 다유엄마도 이번에 괜찮은 게 있으면 사려고 돈도 뽑아왔는데 살 게 없었다고 아쉬워 했다...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이렇게 맘 먹고 둘이 나가기도 힘든데 덕분에 수민이랑 둘이 재밌게 놀고 왔다.

동생이 생겼다고 은근히 스트레스 받았을 수민이한테도 좋은 시간이 되었길...

사실 이런 시간은 수민이보다 나한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7. 21. 00:50

아이들은 정말 빨리 큰다.

수민이가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아기같던 수민이는 동생이 생기고 나서는 훌쩍 형아가 된 것 같다.

이제 계단도 혼자 걸어내려가고, 자기가 꼭 가방을 메고 가야하고, 유모차 없이도 잘 걸어다닌다.

 

요즘 수민이는 8시 반쯤 일어나 일어나 밥을 먹고, 9시 반쯤 수현이랑 어린이집으로 가는데,

이렇게 어린이집에 등하원 하는 시간이 수민이의 자유시간이다.

 

의젖하게 어린이집 가기

 

땅바닥에 껌이 있어도, 똥파리가 날아가도, 강아지 풀이나 똥을 발견해도 너무 좋아하고,

차도를 건널 때는 손을 들고 건너고선 칭찬 받아야하고,

숫자를 배우더니 지나가다 보이는 자동차 번호판도 다 한 번씩 읽고 가야한다.

 

탐색하는 수민이

흐뭇하게 강아지 응가 관찰 중 

 요즘은 숫자 공부 삼매경

  

그런데 수민이가 온 갖 것에 관심을 가지고 참견을 하다보니..

처음에는 즐겁게 다니던 이 길이 가끔 나에게는 힘든 시간이 되기도 한다.

5분 걸리는 길이 보통 1시간이 넘게 걸려서 집에 도착하는데, 수현이를 안고 걸어다니다 집에 오면 나는 온 몸에 땀이 뻘뻘...

빨리 가자고 몇 번 큰 소리를 쳤다가 수민이가 그 자리에서 악을 쓰고 울길래 이 방법으론 안되겠다 싶어서

계속 타이르기도 하고, 어린이집 선생님 도움도 받고 있다. 그래도 말을 잘 듣는 편이라 다행이다.

 

선생님이 하원지도하면서 "수민아, 놀이터 가지말고 집에 바로 가야되~" 하면,

수민이는 "(선생)님, 집(에) 가요~!" 하고 따라하면서 집으로 가기도 하고,

 

어린이집에 가는 길에 과자를 사달라고 슈퍼를 가리키면

"집에 갈 때 사줄께~ 지금은 어린이집에 가자~" 했더니, "까까~ 안녕~~" 하고 제 갈 길을 간다.

 

귀여운 아들

언덕길도 잘 걸어다닌다.

 

자식은 평생의 효도를 3살 이전에 다 한다고 했던가. 너무너무 예쁘고 사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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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7. 17. 23:48

둘째가 태어나면 첫째 아이가 많이 질투를 한다고 한다.

꼭 어른들이 안 볼때 동생을 괴롭힌다고 하는데 수민이도 그랬다.

 

갑자기 배를 내려치기도 하고,

내가 토닥토닥 수현이 엉덩이를 두드리는 걸 보고 따라하면서 주먹으로 때리기도 했다.

 

그래서 수현이를 눕혀놓고 집안일을 하다가도 수민이가 수현이 있는 쪽으로 가면 

"수민아 아기 때리면 안 돼!" "만지지 마!"

나는 미리 소리부터 질렀다.

 

그런데 두 달 정도 함께 지내다보니 수민이도 동생을 돌봐줘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

 

수현이 메롱~ 따라하기

 

수민이는 수현이를 "응애응애"라고 부르는데,

아침에 일어나서 수현이가 침대에 없으면 "응애응애"를 찾으며 슬프게 울기도 하고,

수현이가 울면 나더러 빨리 가보라고 손을 잡아 끌고 가거나,

도움은 안되도 자기가 먼저 가서 수현이 옆에 앉아 있기도 한다.

젖병을 찾아서 입에 넣어보려고 애를 쓰기도 하고..

아기가 자기 손가락을 꼭 쥐는 걸 좋아해서 시도 때도 없이 손을 잡고 좋아한다.

 

물론 아직도 가끔 질투를 해서 나더러 젖을 주지 말라고 "응애응애(한테) 찌찌(주는 거) 싫어" 하면서

찌찌를 아기 입에서 빼고 못 먹이게 감시를 할 때도 있다.  

 

그래도 둘이 같이 있는 걸 보면 은근히 서로 잘 어울려 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수현이는 벌써 수민이 얼굴을 알아보고 쳐다만봐도 좋아하고, 수민이는 수현이를 웃기려고 최선을 다한다.

 

수민이와 수현이

 

얼마 전에 각시탈에서 신현준이 죽으면서 동생한테 한 마지막 말이, 우리 동생 보고싶으면 어쩌지? 였다.

그걸 보고 내가 오빠더러 아주버님이랑 저런 대사 할 수 있냐고 했더니 그냥 웃는다.ㅋㅋ

 

나는 연년생인 양수랑 어렸을 때부터 죽기살기로 싸웠는데, 크고나니.. 특히 내가 결혼하고 아기를 낳고 나니 더 사이가 돈독해졌다. 그런데 오빠랑 아주버님을 보면 사소한 이야기까지 다 하는 우리랑 너무 다르다.

오빠네 뿐 아니라 남자 형제 둘만 있는 경우는 대부분 서로 대화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딸이 있었으면 하고 조금 많이 아쉽다. 

그런데 그냥 이대로 만족해야겠지. 하나 더 낳는 건 상상만해도 무섭다... 딱 둘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카오스.. ㅋ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아이들이 돈독한 형제관계가 되도록 도와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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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7. 10. 14:32

"이번 주말에는 뭐 할까? "

"....."

우리의 반복되는 똑같은 질문, 똑같은 대답.. ㅋㅋ

 

주말만 되면 밖으로는 나가야겠는데, 차 없이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수유실도 있어야 하고, 수민이가 재밌게 놀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곳..  이 조건들이 맞는 장소를 찾기는 쉽지 않다.

딱 한 곳 있다.. 시댁. ㅎㅎ 

 

토요일 오전 6시 50분. 어머니 전화를 잠결에 받았다.

수민이와 사랑에 빠진 할아버지가 수민이가 너무 보고 싶어서 아침 일찍 수민이를 데리러 오신다고 했다.

 

이 날은 수민이 사촌누나 소정이가 재즈댄스 경연대회가 있는 날이라 수민이도 거기 데려가신다는데, 자고 있는 수민이한테 "소정이 누나한테 갈까?" 했더니 수민이가 갑자기 "누나!! 형!!" 하며 일어났다. ㅋㅋ

 

덕분에 우리는 평온하게 하루를 보냈다.

햇살도 좋아서 이불도 빨아서 옥상에 말리고, 집 청소도 다 하고.. 수현이를 목욕 시키고.. 아, 이 여유로운 주말!

 

아빠랑 목욕하는 수현이

 

해가 떨어질 무렵 시댁에 도착했더니 애들은 옥상에서 물놀이를 하느라 정신이 없다.

 

시댁 옥상에서

모의하는 세 아이들

신난 수민이~

수민이와 수환이 형아 

"내 동생 수환,수민,수현.. 장난꾸러기 3남자" 소정이 ㅋㅋ 

 

수민이는 누나와 형이랑 노는 걸 너무너무 좋아한다. 소정이랑 수환이가 이제 초등학생이라 어느정도 수민이가 떼 쓰는 것도 이해하면서 돌볼 줄 알아서 수민이가 더 잘 따른다.

특히 소정이 누나를 화장실까지 졸졸 쫒아다니는데, 할머니랑 내 말은 안들어도 소정이 누나 말은 듣는다.ㅋ

 

소정이 수환이가 다 받아주다보니, 그게 남들에게도 통할 줄 알고 어린이집에서 수민이가 친구들이랑 놀자고 하는 행동들이 가끔 싸움이 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피붙이 사촌들이 있어서 참 좋다.

 

3년 정도 지나니 이제 시댁도 조금 편하고, 

더운 날 오빠가 수현이를 아기띠로 메고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커피도 한 잔 마시면서 시장 구경도 하고 천천히 걸어갔더니.. 더운 날씨도 짜증나지 않고 기분이 좋았다.

 

법륜스님이 행복을 "기분 좋음"이라고 하셨는데, 딱 그말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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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7. 9. 00:55

'어떻게 이렇게 예쁜 아기가 있을까!!'  

둘째 수현이를 보면서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한다.

 

수현이가 기분 좋을 땐 내가 집안일을 다 하고, 밥을 챙겨먹고, 저녁 요리 준비를 해 놓을 때까지 혼자 누워서 논다.

얼굴을 마주보고 이야기를 하면 사람을 알아보고 옹아리도 잘 하고, 웃기도 잘한다!

 

 

어떻게 이렇게 순할까. 나한테 이건 정말 축복이다.

 

그런데 단순히 아기 성향이 온순해서 그런거겠지 싶었는데,

몇 주 전에 SBS 에서 자연분만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하는 걸 보고 나서 다른 이유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다큐멘터리는 '출산에는 의료 개입이 필요하지 않다'는 "자연주의 출산" 에 대한 거였는데

촉진제, 수액, 무통주사 등 약물과 의료행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집에서 산모가 주체가 되서 아이를 낳는 거다.

 

이렇게 낳은 아기는 이유없이 울거나 보채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완벽한 자연주의 출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 최소한의 수액만 맞고 2시간 만에 아기를 빨리 낳은 덕분에 수현이가 이렇게 순한 게 아닐까 싶다.

(수민이는 양수가 먼저 터져서 병원에 갔기 때문에 진통도 8시간이나 하고, 무통주사도 3번이나 맞았고 촉진제도 맞았었다. 그래서 그런지 수민이는 엄청 예민하고 까다로운 아가였고, 많이 울었었다.)

 

가끔 할머니가 옛날 아기들은 지금 애들이랑 다르게 너무 순해서, 밭에 가서 일하다가 와도 혼자 잘 놀고 있었다는 이야기를 하시는데 들을 때마다 나는 과장이겠거니 했었는데, 옛날에는 다들 집에서 저렇게 낳았으니 사실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순한 아기에 대한 이야기가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다고 하더라도,

이 자연주의 출산이 정말 좋았던 부분은 아기를 탯줄을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엄마 가슴위에 올려준다는 거다.

그리고 아기와 엄마 품에 안겨 2시간 정도 푹 쉴 수 있게 해 주는데, 이 때 아이가 엄마에 대한 신뢰가 형성된다고 한다.

 

나는 병원에서 아기를 바로 격리시키는 게 너무 싫었다.

아기를 낳은 직후에 울던 아기가 내 품에 안겼을 때 갑자기 울음을 그치고 포근하게 안겨있던 그 순간이 나는 너무 좋았는데, 이렇게 낳으면 출산이 고통스럽고 무서운 현장이 아니라 감동적인 순간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또 충격이었던 건, 출산할 때 당연한 건 줄 알았던 회음부 절개를 안 한다는 거.

경험자들은 바로 다음 날에도 바로 앉는데 불편하지 않다고 이야기 한다. 당연히 산모도 육체적 으로 빠른 회복될 수 있을 거다. 또 자궁 수축에 의해 자연스럽게 아기를 낳으면 기쁨을 느끼게하는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다량 방출되는데, 다큐멘터리에서 한 일본 엄마는 아기를 낳자마자 갑자기 한동안 깔깔깔 웃기도 했다. 

 

소위 "굴욕의자"라고 불리는 산부인과 의자에도 다시는 올라가고 싶지 않고, 어차피 진통은 비슷하다면

집에서 이렇게 출산해 보는 것도 고려해 보고 싶다.

 

물론 아기를 낳을 생각은 전혀 없지만, 정말.. 아주 아주 만~약에 이야기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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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7. 2. 15:40

수민이 어린이집 입구에 낙성대공원에서 육아박람회를 한다는 포스터가 한달 전부터 붙어있었다.

낙성대공원 산책하는 것도 좋거니와 이런 육아관련 박람회를 가면 구경도 하고, 수민이도 재밌게 놀 수 있어서

일찍부터 달력에 표시해 뒀었다.

 

걸어서 30~40분 정도의 거리.. 차 없이 애들을 데리고 가는 건 처음이었는데,

아침부터 수민이가 나가자고 보채는 바람에 아빠랑 수민이 먼저 출발했다.

 

그런데 우리 너무 처음부터 기운을 다 뺐나보다.

이 더운 날, 아빠랑 수민이는 집에서부터 걸어갔고,

나는 아기띠에 수현이를 메고 버스 타고 가다가 양수랑 낙성대역 근처부터 걸어갔는데, 수현이가 보통 몸무게였던가.   

눕혀서 메는 아기띠를 했더니 무게가 한쪽에만 쏠려서 오래 걷다가 목 디스크 걸릴뻔했다.

 

그래서 오빠를 만나자마자 수현이는 잠시 짐칸으로.. ㅠ

 

<낙성대 공원>

 

공원에 오니 나처럼 벼르고 온 사람들이 많았나보다. 애들 데리고 나들이 온 가족들이 많았다.

나는 이것저것 신이나서 구경을 하다가 마침 사려고 했었던 수민이 팬티도 한 장에 천원씩.. 무지 싸게 구입했다. ^^

 

수현이는 하늘 구경..

밖에 나오니까 좋지?

화장을 왜 이렇게 했냐며.. 난 비비크림도 제대로 바를 여유가 없는 여자.. ㅋㅎ

짜장면 마니아

 

점심은 서울대 교수회관 잔디밭에서 여유롭게 먹으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너무 지쳐버린 우리...

그래서 돗자리 깔고 주저앉아 버렸다. 점심은 컵라면과 김밥으로 해결했다.

 

집에가는 길에는 차를 가지고 왔어야 했다며 후회하고 있었는데

마침 어머니 아버님이 지나가시던 길에 수민이 보러 들르셨다. 데려다 주셔서 돌아오는 길은 편하게 왔음. ㅎ

 

엄청 더운 날씨였는데, 나무 그늘에 앉아있으니 시원하기도 했고..

가족들 사이에 앉아있었더니 어쩐지 마음이 뿌듯했다.

우리가 애들 둘을 데리고 다닌다는 게 아직도 신기하다.. ㅋ

 

좀 더 크면 아빠랑 공놀이도 하고 베드민턴도 치러 나오고.. 재밌을 것 같다.

다음번에는 도시락을 싸서 나와야지.

힘들긴 했지만 이렇게 근처에 바람만 쐬러 나와도 기분전환이 된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6. 29. 11:51

엄마가 되자마자 닥치는 첫번째 난관.. '완전 모유'라는 거대한 산.

이 스트레스는 경험해본 당사자가 되봐야 안다.

 

수민이를 낳고는 모유가 안 나와 몇 달 동안 고생했었는데 그래도 결국 완모를 했었다.

한 번 완모에 성공했으니 유선이 발달되서 둘째는 쉽게 젖이 나올 줄 알았는데,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수현이는 낳자마자 처음부터 모유만 먹이려고 작정을 했었다. 젖도 쉽게 나올거라고 생각하고 큰 부담도 없었다.

그래서 처음 3일동안 모유만 먹였는데, 병원에서 아기 몸무게가 조금 줄었다고 분유를 먹여보기를 권했다. 

 

그 때 그냥 계속 모유를 먹여볼껄 그랬었나? 분유를 한 번 먹기 시작하니 그 뒤로 아기는 우유병만 찾았다. 우유병은 쭉쭉 빨면 쉽게 나오는데, 젖은 빨기가 힘드니 모유를 먹이려고 할 때마다 수현이는 발버둥을 치면서 울었다.

 

이건 꼭 젖소부인이 된 것 같다.

시도때도 없이 아기한테 젖을 물리고, 젖 양이  줄면 안된다고 하루에 몇 번씩 유축기로 30~40분 동안 젖을 짜고 또 짠다.. 그러다 한 번씩 젖몸살이 오는데, 온 몸이 두들겨 맞은 것처럼 아프고, 오한이 나고, 불이 난 것 처럼 열이 난다.

 

젖몸살을 두 번 겪으면서 너무 아파서 포기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완모는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모유의 장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모유의 장점 1 - 항체

"모유를 통해 전달되는 항체 성분은 위장과 호흡기를 강화시킵니다. 모유를 먹은 아기들의 경우 설사 등의 위장 문제를 겪을 가능성은 5배 낮고, 천식이나 폐렴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겪을 가능성은 3배 낮습니다. 모유를 먹은 아기들은 분유를 먹은 아기들보다 귀의 감염 문제를 겪을 가능성 또한 낮습니다. 전문가들은 모유의 장점을 완전히 살리기 위해서는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까지 모유를 먹일 것을 권합니다."

 

모유의 장점 2 - 분유값

보통 3만원 하는 분유 한 통을 보통 일주일에 하나씩 먹는데, 윤선이 아들은 많이 먹을 때는 3일에 한 통씩 먹었다고 했다. 감당이 안된다.

 

모유의 장점 3 - 번거로운 짐

아기랑 외출할 때마다 기본으로 가지고 다녀야 되는 보온병, 젖병, 분유...

 

모유의 장점 4 - 엄마가 편해진다.

모유를 먹으면 매번 트름을 안 시켜도 되고, 잘 때도 젖을 물리고 자면 되기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서 분유를 타서 먹일 필요가 없다. 아기가 많이 보챌 때도 젖을 물리면 쉽게 안정이 된다.

 

처음 한 달은 하루에 분유 80ml를 7~8번씩, 유축기로 짜 놓은 젖은 2~3번 먹였던 것 같다.

그러다 한 달이 지나니 우유먹는 횟수가 반으로 줄고, 또 한 달이 지나니 2~3회로 줄고...

요새들어서는 분유를 거의 안 먹이고 하루를 보낸다.

 

일단 확고하게 젖을 먹이겠다고 마음만 먹는다면 완모는 얼마든지 가능한 것 같다.

젖이 안나와 스트레스를 받는 엄마가 있으면 두 세달 여유로운 마음으로 노력해 보라고 격려해주고 싶다.

 

나는 이렇게 모유 애찬론자지만 그래도 엄마가 너무 스트레스 받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모유를 먹이지 못할 때는 분유를 먹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엄마가 행복해야 아기들도 행복하다.

 

그나저나 우리 수현이는 2달만에 (73일째) 7.6 키로가 되었다. 내가 너무 많이 먹였나? ㅋ

 

우량아 수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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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6. 26. 14:22

요즘 수민이가 많이 안정을 찾았다.

 

아침 일찍 아빠가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던 걸, 이제 내가 수현이랑 여유롭게 등하원을 하는 효과가 나타났나 보다.

수민이도 이제 동생의 존재를 받아들인 것 같다. 

 

동생을 때리고 싶은 마음보다, 수현이한테 가서 볼을 대고 뽀뽀하고 손을 잡고 싶어하는 마음이 더 커졌다. 말문이 틔이기 시작해서 무조건 달라고 떼를 쓰던 것도, "주세요." 하고 두 손을 내밀고 예쁘게 말하기도 하고, 집에서도 혼자 잘 노는 시간도 많아졌다.

 

나도 혼내는 게 오히려 역효과라는 걸 인정하고, 아이가 실수하고 잘못하는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나가자고 울며 보채던 수민이가                                          깔깔깔 웃음도 많아지고,   

이제 어린이집도 잘 간다.

(머리를 잘랐더니 이미지가 확 바뀐 수민이^^) 

 

 

그런데 아이들 걱정이 덜해지니 문제는 다른 데서 생겼다. 

 

꾸준히 일주일에 네 번은 늦게 오는 남편... 일찍 온다고 해서 밥을 차려 놓으면 그제서야 먹고 왔다는 남편.

 

어제는 교회 부흥회를 가려고 며칠 전부터 엄마한테 애들을 부탁해 놓았는데, 오전에 수면 내시경 건강검진을 받은 남편이 피곤하다고 일찍 들어와서 쉬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부흥회도 포기하고 친정에서 애들을 데려와 기다리고 있었는데 올 시간쯤 전화를 했더니... 밖에서 밥을 먹고 있었다.

 

내가 황당해 했더니 "약속 생겼다고 카톡 보냈는데 못봤어? 한다. 보냈다는 문자도 못 봤고, 나는 저녁도 못 챙겨 먹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열이 확 받았다.

 

9시가 넘어서 남편은 미안했는지 떡볶이를 사가지고 집에 왔다. 그 때 그냥 화를 풀려고 했는데 갑자기 또 나가야 된단다. 누구 생일이라 빨리 가서 케이크 서프라이즈를 해줘야 된다나.. 빨리 올께. 하고 쌩 나가버린 남편은 들어올 생각을 안하고, 전화도 하도 안 받아서 혹시 무슨 사고가 생긴 게 아닌가 싶어 걱정하고 있었는데, 새벽 2시가 다되서 전화가 오더니, 술 취한 목소리로 회사 동료랑 집에 같이 와서 잔다고 했다.

 

늦는 건 둘째치고, 이런 남편 때문에 나는 며칠 전 부터 해 놓은 약속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게 화가 난다.

 

나는 애들한테 묶여서 꼼짝도 못하고 있는데, 남편은 너무 편하게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는 것 같고.. 이거 내가 회사를 안 다녀봐서 이해를 못 하는 내 잘못인 건가!?... 노력하고 있다는 남편의 의지가 나한테는 잘 안 보인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는 내가 포기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됐는데,

남편과는 어디까지 참아야 되고 어디까지 이해해야 되는걸까.

답이 안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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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6. 23. 01:01

사람이 되려고 동굴 속에서 100일 동안 마늘만 먹고 버텨서 사람이 된 곰처럼, 나도 미역국만 먹으면서 집에서 100일만 버텨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100일은 너무 길었다... ㅋ

7주만에 수현이랑 여행도 갔다오고.. 두달 되기 전에 백화점에도 갔다오고.. 

수민이 낳고는 100일동안 집에서 꼼짝안고 있었던 거에 비하면, 심하게 용감해졌다.

 

그래도 나 혼자 수현이를 데리고 나갈 생각을 하면 겁이 났었는데,

 

요즘 내가 우울한 원인을 생각해보니 수민이 어린이집에 데리러 가는 시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 같다.

데리러 갈 시간이 가까워지면  나는 긴장하기 시작하고, 아기는 내 맘처럼 쉽게 자 주지 않고... ㅠ

 

물론 쭉 잘 자고 있었던 적도 있고, 수현이 혼자 잠이 들어 자고 있었던 기적같던 날도 있었지만,

어떤 날은 재우다 재우다 시간이 늦어서 우는 수현이를 두고 갔는데, 집에 돌아 올 때까지 울고 있었던 날도 있다.

 

이 스트레스를 안 받으려면, 내가 조금 힘들어도 수현이를 데리고 가는 게 최선인 것 같았다.

 

이제 두 달도 넘었으니.. 마음을 단단히 먹고 처음으로 밖에 나갔다.

 

수민이는 놀고, 수현이는 자고..

 

우리의 첫 외출은 걱정했던 만큼 힘들지는 않았다.

 

어린이집을 나서자마자 내 손을 끌고 놀이터로 가는 수민이한테 "안돼" 말고 "그러자"고 말할 수 있어서 좋았고,

(수민이가 안 가자고 했으면 내가 가자고 했을듯..)

수현이는 배불려서 밖에 나오니 편하게 계속 잘 잤고,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서 그렇게 덥지는 않았다.

 

수현이도 안 울고, 놀고 싶은 수민이를 억지로 끌고 안 와도 되고, 마음은 편하게 집에 오던 길..

 

수민이가 오는 길에 자꾸 안아달라고 하긴 했지만, 아기 안고 있어서 안된다고 계속 설명해줬더니 끝까지 잘 걸어왔고,

나는.. 이렇게 애들 둘 데리고 다니다보면 살이 안 빠질 수가 없을 것 같다.

 

힘들긴 해도 이것도 곧 익숙해 질꺼다.ㅎ

 

집 앞 수민이 지정석에서 드링킹 원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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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