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2. 3. 8. 17:10
내동생 홍집이..

얼마 전 엄마가 우연히 신문을 들추다가 *망방송이라는 곳에서 장애예술인 훈련생을 선발한다는 광고를 보셨다.
끼와 재능이 있지만 장애로 꿈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들을 위한 거라는데, 오디션을 통과한 선발자들는 연말까지 기타, 피아노 연주와 노래를 배우고 각종 콘서트에 출연할 수도 있다고. 

한 일 년 전부터 밤낮이 뒤바뀐 홍집이 때문에 우리 가족은 모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홍집이는 낮에 일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잠을 자고, 남들 다 자는 새벽에 일어나 노래듣고 티비를 보며 자기 생활을 즐긴다. 새벽 6시까지 놀다가 그때 잠이 들기 때문에 회사에 지각하는 건 기본이고, 무엇보다 불규칙적인 식사패턴이 문제다.

엄마는 걱정을 넘어서서 자책을 하신다.
끼가 있는 아이한테 좋아하는 걸 가르쳤어야 하는데 괜히 일을 시킨다고 보낸게 아닌가 싶다며.. 

그러던 와중에 엄마가 이 광고를 보고 '우리 아들을 위한거다!' 하신거다.
바로 나한테 홍집이 소개영상을 만들어 달라고 전화하셨다. 
엄마의 재촉과 달리 나는 이래저래 정신없이 살면서 미루다가 하루 친정에 가서 맘먹고 만들었다.

홍집이 자기소개 영상

요렇게 디비디 표지도 인쇄해서 보냈다.

정성이 가륵해서라도 2차 오디션 기회는 있을 거라고 엄마한테 얘기했지만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올까봐 조금 걱정이된다. 사실.. 홍집이는 음치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이다. ㅠ

발표까지 조마조마하게 기다리고 있던 중에 방송국에서 연락이 왔다. 노래를 처음부터 끝까지 부르는 영상이 필요하다고 녹음이라도 해서 보내달라고 했다. 아.. 그럼 떨어지는데.. ㅋ

또 내가 나섰다. 귀찮아 하는 홍집이를 설득해 컴퓨터 앞에 앉혀놓고 이 노래 저 노래를 불러보게 했는데 영 아닌 거 같다. 그러다 마지막으로 '거위의 꿈'을 불렀다. 소리파일만 뽑아서 보내려고 대충 찍고 있었가 어느 순간부터 홍집이가 눈을 감고 노래에 취해서 부르는 게 보인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홍집이의 눈물.

 


우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홍집이도 표현은 안 하지만 가슴 속에 어떤 간절함 같은 게 있나보다.
홍집이도 감정이 있고, 생각이 있고, 꿈이 있는데 그걸 표현을 못 하고 자기 속에만 가지고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겠지. 우리도 너무 홍집이한테 잔소리만 한 것 같기도 하고..   
(이런 누나의 마음과 한편으론 대박을 건졌구나 싶은 다큐멘터리 제작자의 마음.. ㅋㅋ)

꼭 좋은 결과 있었으면 좋겠다. 잘 되면 누나한테 한 턱 쏜다고 했는데.. ㅎ
발표는 이번달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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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3. 6. 14:52
삼일절날 베이비페어에 가려고 벼르고 있었는데, 일찍 도착한 부지런한 친구들이 왔냐며 전화가 왔다.
한 친구가족은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집에 간다고 하고,
다른 친구네는 들어갔는데 사려는 것마다 품절이거나 대기번호 50번 이상이라고..
요즘 이런 육아박람회는 엄마들의 쇼핑의 장이다. (뭘 팔려면 엄마들의 마음을 잡아야 된다)

안그래도 쇼핑 싫어하던 남편은 좋아하는 눈치다. 간단히 안가기로 결정하고, 이 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경마공원에 가봤다. 오랜만에 실내가 아닌 밖으로 외출하니 우리도 수민이도 숨이 탁 트인다.

경마공원은 소문대로 가족들을 위해 잘 꾸며져 있었다. 돗자리랑 자전거도 빌려주고, 아이들 여러가지 체험도 할 수 있다. 여기서도 경마하는 걸 볼 수도 있고 베팅도 할 수 있는데 여기서 하면 담배 연기에서 벗어나 건전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한 번 할 수 있을 줄 알고 살짝 대박의 꿈을 안고 기대했는데 오늘 경마는 안 하는 날. ㅋㅋ

경마공원에서

놀이터 흔들다리에 푹 빠진 수민이..  

뛰어다니는 아들

일요일에는 일본에서 놀러온 모에랑 서울타워에 갔다. 외국인 친구가 놀러와야 평소에 거의 안가는 이런 관광지도 한번씩 가고, 평소에는 거의 연락도 못하는 승현이도 이런 기회에 만난다.

7년 전 호주에서 만났던 모에는 다음 달부터 유치원 선생님이 된다고 하고, 우리는 이제 두 아이의 부모가 된다.
이렇게 오랜만에 만났음에도 어색하기보다 반갑고 친근한 건 발달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문화 때문일까, 아니면 호주에서 맺어준 끈끈한 인연 덕분일까.. ㅎ

예전에 읽었던 일본 소설책에서 평생을 시골 고향에 살던 아버지가 자기 아들은 꼭 도쿄에 있는 대학에 보내려고 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들을 출세시키려고 한 것 보다는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다양한 친구들을 사귀게 하기 위해서였는데, 그런 점에서 나를 호주에 보내주신 부모님께도 정말 감사하다.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친구들을 만나 이렇게 꾸준히 연락하고 만나고, 가끔 생각하는 게 삶을 조금 더 재미있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오랜만에 찍는 가족사진 ㅋ

 
집에가는 돌아가는 길은 험난했다.
서울타워에 차를 못 가지고 올라가니 국립극장에 주차하고 버스를 타고 올라갔는데,
내려갈 때는 반대로 가는 버스가 없어서 남산을 빙 돌아서 갔다. 문제는 2번버스를 타야 덜 돌아가는데 아무 생각없이 3번 버스를 타는 바람에 두 정거장이면 갈 수 있는 거리를 40분을 돌아갔다는..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2. 29. 00:57
수민이는 참 복이 많다.
주변에서 장난감도 옷도 많이 물려받아서 특별히 사지 않아도 넘치는 것도 그렇고,
이번에 구립 어린어집에 들어가게 된 것도 그렇고,
4월에 동생 태어나기 전에 3월부터 보내려고 했었는데, 딱 올해 3월부터 0-2세 무상보육지원이 된 것도 그렇다.

내가 막 이사왔을 때 한창 건물을 짓고 있던 구립 어린이집..
가깝기도 하고, 건물도 좋아보이고,
서울시에서 새로 운영하기 시작한 365열린어린이집 5곳 중에 하나라 어쩐지 더 관리가 잘 될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급한 일이 생겼을 때 맡길 수도 있고..) 여러가지로 좋아보이던 곳이었다.

이 어린이집을 예약하라고 공지가 된 날 9시, 긴장하고 땡! 하자마자 처음으로 예약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위가 점점 밀려서 안되겠구나 싶었다.
(친척언니가 사업자등록증이 있으면 맞벌이를 체크할 수 있다고 해서 신청했는데도 앞에 대기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번에 입소할 수 있을지 전화해봤더니 안될것 같다는 대답만 들었다.

다른 어린이집이라도.. 초초하게 연락을 기다리다가 한 곳에서 연락이 왔다.
선택의 여지 없이 상담을 받고, 입학금을 내고 어쩔 수 없으니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하던 중에 구립에서 연락이 왔다. 한 사람이 서류가 안되서 내가 마지막으로 됐다며.. ㅋ

맞벌이로 신청을 해 놓아서 내 사업자등록증말고도 소득금액증명원 등 준비할 서류가 많았지만 너무 좋았다.
그래도 구립이면 좀 더 믿을만 하고, 특별활동에 대한 추가금액도 많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가게'에서 발견한 수민이를 위한 책 (각 500원ㅋㅋ)


원하는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서 좋긴 했지만, 한편으론 걱정되는 마음..
오늘 오전에는 어린이집 둘러보기 시간이라 아빠도 휴가를 내고 같이 갔다왔다.

수민이는 새싹반.
1세반인데, 한 반에 12명이고 선생님이 2명이다.
이미 다니고 있는 아이들과 놀려고 잠깐 수민이랑 앉았는데, 서로 장난감을 뺏느라고 자꾸 싸움이 난다.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집에 돌아와 안내문을 읽어보니 초기적응 프로그램이라고 한 달동안 '어린이집 적응하기'과정이 적혀져 있다.

1단계 (1~2주)- 엄마랑 함께 2시간 정도 함께 시간을 보내다 12시 이전 (혹은 점심식사 후 1시) 귀가
2단계 (3주)- 엄마와 울지 않고 헤어지기.. 1시 (혹은 낮잠 후) 귀가
3단계 (4주)- 엄마와 안녕하고 헤어지기, 능동적인 활동 참여하기

다니려고 했던 어린이집에서는 처음부터 엄마랑 생이별이었는데,
여기서는 엄마랑 어린이집에 적응하는 기간이 있어서 다행이다.
교회에서 유아부에 수민이를 떼놓고 어른예배를 드리러 가려고 하면 울고불고하는 걸 봤기 때문에
이렇게 적응하는 기간은 꼭 필요한 것 같다.

적응이 끝나고 조금 쉬다가 둘째가 태어나니 이 타이밍도 기가막히고..
그러고 보면 복이 많은 건 내가 아닌가.. ㅋ 

                                                          어린이집 가방메고 돌아다니는 수민이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2. 24. 00:30

일요일, 교회에 갔다가 오랜만에 교외로 나들이를 가자고 나섰다.
차에 타서 즉흥적으로 친구들과 삼촌에게 전화해봤지만 다들 연락이 안되거나 약속이 있었다. 
폰으로 실내놀이터를 검색하다가 결국 헤이리에 있는 토이박물관으로 가기로 했다.

이왕 헤이리 간 김에 구경도 좀 하고 싶었는데, 이 날 너무 추웠다. ㅠ
이케아에 가서 간단히 필요한 물품 구입 후, 바로 토이박물관으로 갔다.
(헤이리 마을 중심에 있는 티켓박스에 가면 3인가족, 4인가족 패키지도 있어서 조금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토이박물관 입구에서


문구점을 하던 개인 박물관이라고 들었는데, 이정도로 장난감을 모을 정도면 진짜 대단한 열정인 것 같다.
1-2층에는 장난감 모형들이 전시되어 있고, 3층에는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우리는 장난감에 별로 관심도 없고, 수민이를 위해서 왔기 때문에 바로 3층으로 직행.ㅋ


여기가 바로 아이들의 천국이겠구나 싶었다. 없는 장난감이 없었다.
특히 수민이는 저 기차레일이 있는 탁자에서 혼자 한 시간을 놀았다. 가자고 하니까 싫다고 하도 소리를 질러서 데리고 나오는 데 한참 걸렸다. 혼자 잘 놀고, 또 너무 좋아하는 걸 보니 사주고 싶은 생각이 스물스물.. 그런데 이거.. 지난번에 디큐브시티에서 봤던 (기차레일만 100만원이었던) 기차세트랑 비슷하다. ㅋ

(나랑은 다르게) 수민이한테 한번 소리지른 적이 없는 참 좋은 아빠


비교적 좁은 공간에 아이들도 장난감도 많아서 서로 부딪힐까봐 조심하긴 했지만 그래도 잘 놀다가 왔다.
조금만 놀다가 가려고 했는데 수민이가 안 가겠다고 버티는 바람에 몇 시간을 여기서 보냈더니, 그새 애들이 많이 줄어있었다.

애들은 어디서 그렇게 에너지가 나오는지!
옆에 있는 엄마아빠들을 보니 다들 의자에 앉거나 벽에 기대서 눈을 감고 있었다는...
나도 그 중에 하나.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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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2. 22. 18:49
며칠 전, 내 종신보험 하나를 눈물을 머금고 해지했다. 
어릴 때 뭘 모르고 들었던건데 나중에야 이 종신보험이 사망보험이란 걸 알고서 여자가 들기에는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나는 가장이 아니니 사망 시 큰 위험부담이 없는데.. 작년에도 같은 고민을 하다가 나중에 원금 찾을 생각으로 유지하기로 했는데, 이제서야 해지하기로 했다..

몇백만원을 날리고 60%를 해지환급금으로 받으면서 얻은 교훈은 보험은 정말 잘 들어야 된다는 거.

보험을 해지하게 된 건 얼마 전 받은 자산관리 상담 때문이다.
2주 전 쯤, 오빠가 들고 있던 보험회사 한 곳에서 새로 바뀐 담당자한테 연락이 왔다.
우리가 들고 있던 각종 보험 증서 전부를 미리 보내놓고, 토요일날 사무실로 상담을 받으러 같이 오라고 하는데..
뭘 이렇게 거창하게 하는지 싶었다.  
귀찮기도 하고 혹시 또 보험을 들라고 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 반, 우리가 든 보험에 대해 설명 들어서 나쁠 건 없다는 호기심 반.. 따라가봤다.

그런데 단순히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험만 분석해 주는 게 아니었다.
우리 집 수입, 지출, 대출현황까지 우리한테 꼼꼼히 물어보시고는 우리가 들고 있는 보험이 적당한지.. 보장이 얼마나 되는지.. 재무관리는 어떻게 해야되는지.. 지금 우리는 잘 하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이야기를 들었다.
토요일에 우리 둘 때문에 팀장님까지 나오셔서 설명을 해 주셨는데, 내 기대보다 너무 도움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안 왔으면 후회했을 뻔 했다.

작년 가을에 오빠가 생각지도 못했던 수술을 받으면서 우리한테도 언제든지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우리 집에서 연금보험 포함해서 보험으로 나가는 돈이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에 둘 다 실손 보험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더 이상 보험에 돈을 들고 싶지도 않았고, 해지한다면 뭘 해지해야 할지도.. 또 지금까지 넣은 게 있는데 손해를 감수하면서 해지를 해야하나 싶었다. 그래서 문제가 있는 걸 알면서도 그 상태로 방치해 놓고 있었는데, 이번에 상담을 받은 게 정말 좋은 기회였다.  

시댁에 갔다가 보험상담을 받았다고 말씀 드렸더니, 바로 들지 말고 어머니가 아시는 25년 경력의 보험설계사 분도 만나서 상담을 받아보라고 하셨다. 비교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이쪽에도 우리 보험증서들을 보내놓고 주말에 만나 상담을 받았다. 그런데, 역시나.. 엄청 비싼 보험을 들고왔다.

갑작스러운 사고나 중병에 감당하기 위한 목돈을 위해서 보험을 드는건데, 식중독같은 세세한 질병까지 보장하다보니 보험비를 키우는 것 같다. 완벽하게 보장을 받는 건 좋지만 내 능력에 안 맞게 무리해서 내면 무슨 소용인가.

결국, 처음 상담받았던 담당자가 우리가 필요한 보험들을 설계해서 집으로 방문했다. 
실손 보험을 각각 들었고, 해지한 내 종신보험 대신에 저렴한 걸 하나 들어서 총 보험지출 비용은 만원이 더 저렴해졌고 보장내역은 훨씬 넓어졌다.

이번에 느낀 것 몇 가지,
1. 내 경제적 상황에 맞게 들 것
2. 왠만하면 가족 친지 친구들에게 보험을 들지 말 것
3. 보험은 조금이라도 젊을 때, 빨리 들 것

이번 기회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보험들을 확실히 알게 됐고, 우리집 재무상황과 흐름도 정확하게 알았고, 방향도 다시 잡았다. 제 3자가 찜찜했던 부분을 집어주니 더 확실해진 것도 있다. 우리 보험증서들을 모두 모아 책으로 제본을 해주는 서비스까지.. ㅎ

내 맘 한 구석에 불편했던 뭔가가 없어진 것 같아서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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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2. 20. 21:48
이제 임신 32주가 넘었다.
한 번 아기를 낳아봤으니 왠만큼 아픈 건 예상도 가능하고  참을만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새롭게 치골통증이라는 게 찾아왔다.

보통 옆으로 누워있다가 몸을 돌릴 때 악 소리 나게 아픈데, 그래서 잠잘 때마다 고역이다.
자세를 바꿀 때마다, 밤에 화장실에 갈 때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신음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남편 있을 때는 손을 잡아당겨 일으켜 주거나 옆으로 굴려달라고 하기도.. (그래도 아프지만)
걸을 때도 어기적 어기적거리고, 옷 입을 때 한 쪽 다리를 들면 죽을꺼 같다..

내가 너무 돌아다녀서 그런가, 아님 수민이 때문에 힘들어서 그런가,
아님 수민이 안고 계단을 오르내리다가 문제가 생겼나, 조산기가 있는건가.. 
산부인과가서 통증을 호소해도 골반이 한 번 수축해서 노화해서 그렇다며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없댄다.
왜 이렇게 아픈지 정확하게 알고 싶은데 모르니 더 답답할 노릇..

그러다 인터넷으로 이 단어 저단어 검색해보다가 찾았다. 치골통증.
다리와 골반을 연결해주는 부위라는데 (회음부쪽) 보통 둘째 임신 7개월쯤 통증이 찾아온다는 게 딱 나다.

이름을 모르니 어디가 아픈지 설명하기도 어렵고, 아픈 정도를 아무리 말해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그런데 경험자들의 말을 들어보니 위로가 된다. ㅋㅋ
다들 비슷하게 아픈거구나..
해결책은 없고 애 낳으면 괜찮아진다고 한다.

또 시간이 지나면 다 잊어버리기 전에 다 적어놔야지.
아가야.. 엄마가 이렇게 힘들었단다..

둘째를 임신했을 때 또 다른 점은,
수민이때는 몸이 힘드니 빨리 나오라고 노래를 불렀는데, 태어나면 더 힘들어지는 걸 아니까 이번엔 그 소리가 안 나온다는 거..
어떤 아가가 나올지.. 이번엔 태동이 왜 이렇게 심한지..
그새 잊어버렸던 출산의 고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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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2. 10. 22:55
며칠 전 <해품달> 하는 시간. 내가 꼭 챙겨보는 몇 개 티비프로그램 중 하나. ㅋ
10시까지 온다는 남편은 안 오고, 내가 티비를 보고 있으니 수민이는 자기꺼 틀어달라고 내 앞에서 자꾸 율동을 한다.
'안돼. 엄마 이거 볼꺼야.'
단호하게 안된다고 하니 계속 칭얼거리다가, 안되겠다 싶었는지 내 관심이라도 끌어보려고 자꾸 장난감을 가지고 오다가, 방으로 들어가서 놀자고 옷을 잡아 끈다.
오늘 하루종일 그렇게 놀아줬으면 됐잖니..

눈치없는 뱃속의 아가는 자꾸 배를 뻥뻥 차고 있고, 남편한테 전화했더니 아직도 '빨리 갈께' 소리만 하고 있고,
짜증이 나서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더니 수민이가 깜짝 놀라서 운다.
요즘 수민이랑 잘 지내면서 방법을 알았다며 좋아하고 있었는데 며칠만에 이렇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강박증 같은게 있었나보다.
수민이한테도 미안하고 짜증도 머리끝까지 나고, 임신호르몬때문인지 눈물이 쏟아져서 엉엉 울어버렸다.
그랬더니 계속 찡찡거리던 수민이가 내 분위기를 살피더니 내 옆으로 와 나를 꼭 안아준다.

3살짜리 아기한테 위로를 받다니.. 완전 감동받았다.
심지어 내가 갖고 있는 휴지를 뺏어들고 내 눈물까지 닦아준다.
이래서 애들을 키우는 구나.. ㅠ
아이 때문에 지친 마음이 이렇게 또 아이 때문에 풀린다.

남편은 12시가 넘어서 들어왔고, 술 취한 모습을 보니 왜 화났는지 말하기도 귀찮다.
한동안 일찍 들어오라고 시위라도 하려고 했는데 지친 남편 모습을 보니 또 짠한 마음이 든다.

행복한 엄마가 되려면 엄마도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하고 그러려면 남편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사는 한 항상 피곤한 남편에게 요구하는 건 너무 무리인가?
힘들게 애들 키우는 사람들 생각하면 난 행복에 겨운 고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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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2. 3. 02:16

수민이와 매일을 함께하면서 여름이 더운지 겨울이 추운지 잘 모르고 산다.
너무 덥거나 추우면 아예 밖으로 나가지 않아서인데, 그렇다고 집에서 편하게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파에 눈까지 몰아치는 요즘 우리집에선 매일 한바탕 전쟁을 치룬다.
 
지난주에는 야외활동을 한답시고 추운데 잠깐 놀이터에 나가 놀았다가 내가 감기가 걸리고, 수민이한테 옮기는 바람에 날씨가 잠깐 풀렸던 주말에도 집에 콕 박혀 요양을 했다. 덕분에 이제 화요일인데 벌써 금요일병에 걸린 것 같다..

수민이는 아파서 그런가 오늘은 하루종일 찡찡대고 소리지르고 울었다.
아... 내가 미추어버릴지경.. 정말 토하고 싶을 정도의 스트레스.
도저히 안되겠어서 추워도 밖으로 나가려고 채비를 다 했더니 갑자기 눈보라가 휘몰아치기 시작한다.
결국 엄마한테 SOS를 쳤더니 엄마가 눈보라를 헤치고 잠깐 집에 들르셨다.

이제 본격적으로 성격이 나오는 건지.. 누런 콧물이 줄줄 흘러서 닦아주려고만 하면 수민인 소리를 지르면서 도망가고,
쫒아가서 억지로 닦아주면 뭐가 그렇게 분한지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비명을 지른다.
그렇다고 안 닦아주면 입으로 손으로.. 얼굴로 코 범벅이 된다.
콧물 닦는 거 가지고 몇 번을 이렇게 씨름 하다보니 수민이는 나를 경계 하면서도, 내가 시야에서 잠깐 사라지면 어느새 쫒아와 바짓가랑이에 매달린다.

이럴 때마다 도망가고 싶은 이 마음.. ㅠ

집에만 있으니 답답하기도 하겠다 싶어서 콧바람이라도 쐬려고 옥상에 올라갔는데
비누방울 놀이를 하려고 하면 비누방울액이 없고,
눈 구경하려고 올라가면 바닥이 미끄러워 몇 걸음 떼자마자 미끄러지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ㅋ

<월요일> 비누방울 놀이 

<화요일> 눈 구경 


나도 힘들다고 같이 수민이한테 소리쳤던 게 미안해서 수요일에는 이것저것 엄마표 교구(?)를 만들어봤다.
똑같은 사물 사진들을 두 장씩 프린트해서 바닥에 늘어 놓고는 똑같은 그림을 찾아보라고 하는 간단한 놀이였는데, 새로운 걸 하니 처음엔 '우와!우와!'하면서 재미있어 하더니 '똑같아요' 개념은 수민이한테 너무 쉬웠나보다. 처음엔 열심히 찾더니 나중엔 좋아하는 그림 몇 장 골라서 그냥 가버린다.
 <수요일> 똑같아요 카드 놀이

코코몽을 프린트하고 입에 구멍을 뚫어서 음식물카드를 먹이는 교구도 만들어봤다.
(검색하다보면 자료 다 나옴. 프린터를 이렇게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다ㅎ)


사진보다 조금 더 업그레이드 해서 코코몽 입 뒷편에 주머니를 달았더니, 반응이 폭발적이다.
음식물 카드를 다 넣고 빼고 넣고를 여러번 반복하는 수민이를 보면서 '이건 손의 소근육발달과 음식물 이름을 같이 배울 수 있겠구나' 하면서 감탄하는 나. ㅋㅋ 
이렇게 열심히 놀아주려고 맘 먹은 날은 또 쉽게 하루가 지나간다.

수민이가 문제가 아니라 내 마음 상태가 문제다. 하지만 엄마이기 전에 나도 평범한 인간인 것을..

이제 겨울도 막바지라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으며..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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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1. 27. 11:03
지난번 수민이랑 키즈카페에 갔을 때 웅진다책 선생님들이 오더니 무료로 영아종합발달검사를 해준다고 했다.
바로 결과가 나오는 줄 알고 했는데, 이틀 후에 결과가 나온다며 결과지를 가지고 집으로 방문하겠다고 한다.
'음.. 낚였구나..'

오면 분명 웅진 전집 사라고 할 텐데..ㅋ 거절하기도 그렇고 부담스러워서 방문일을 두번이나 미뤘지만 결국 지난 주에 담당자가 우리집으로 찾아왔다. 무난하게 두시간 정도 검사 결과와 웅진 책 설명을 하다가 갔는데, 가고 나니 마음에 걸리는게 생겼다. 전체적으로 느린편에 속한 발달분석 결과표..

말을 아직 못하긴 해도, 하나씩 새롭게 따라하는 걸 보면서 우리 아들 똑똑하다고 생각했는데 이건 세상 모든 엄마들이 하는 고슴도치 사랑이었나?   

설 전에는 영유아검진을 하러 소아과에 갔더니 언어가 많이 느리다며 의사선생님이 날 보며 '집에서 애한테 말을 안하나요?' '책을 안 읽어주나요?' 한다.

아닌데.. 책도 많이 읽어주고 이야기도 많이 해 주는데..
갑자기 내가 이상한 엄마가 된 것처럼 기분도 이상하고 순간 황당했다.

조금 느릴 수도 있다고 생각 했는데 내가 너무 안이하게 생각하고 있었나 싶었다. 수민이 친구들 중에 빠른 아이들 보면 벌써 노래도 부른다는데, 수민이는 의성어랑 '엄마,아빠'만 하니.. 확실히 수민이가 말이 늦은 편이긴 하다. 
집에 돌아와 수민이 발달이 조금 늦은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1. 내가 수다스러운 편은 아니니.. 수민이한테 필요한 말이 턱없이 부족할 수도 있다.
2. 진단지 체크를 잘못 했을 수도 있다. 
3. 내가 요구사항을 미리 다 해결해줘서 말할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다.
4. 수민이가 그냥 조금 느린 편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수민이랑 말을 안 하고 산 것도 아니고, 아빠랑 기회만 있으면 밖에 데리고 나가 구경시켰고, 책도 많이 읽어준 편이라고 자부한다.
잠자기 전만해도 책 읽어달라고 수민이는 항상 책을 두 권씩 골라오는데, 한 권당 두 세번 읽어주는 건 기본이고, 두 권으로 항상 부족해서 책을 더 가지고 온다. 내가 먼저 지쳐서 몰래 책을 침대 밑으로 떨어뜨리면 기가막히게 알고 빨리 주우라고 소리지른다. 

시켜보지 않아서 모르는 걸 다 못한다고 체크한 것도 조금 있다. 어제는 밥먹으면서 오빠랑 이야기 하고 있는 사이에 수민이가 혼자 숟가락으로 밥을 떠 먹었다. 흘리고 지저분하게 먹는게 싫어서 그동안 내가 계속 먹여줬는데, 갑자기 흘리지도 않고 먹다니 깜짝 놀랄 일이다. 내가 박수치고 좋아했더니 수민이도 신이나서 꾸역꾸역 혼자 먹는다.

이렇게 혼자 할 수 있는데 내가 못하게 막고 있었던 부분도 있었던 것 같다. 
며칠 전에는 바닥에 얼룩이 있어서 물티슈로 닦고 있는데 수민이가 옆에서 물티슈를 꺼내려고 하길래 순간, "안(돼)...!!!" 하다가, 하게 해주자고 맘을 바꿔 먹었다. 물티슈 다 빼봤자 뭐 다시 접어서 통에 넣으면 되지.. 하고 내버려 뒀더니, 딱 한 장만 빼서는 옆에서 같이 방바닥을 닦는다. 

느리게 나온 성장발달결과가 나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뭐든 다 해주는 것도, 못하게 막는 것도 좋지 않은데 나는 무의식 중에 두 가지를 다 하고 있었나보다. 좀 더 지켜보는 태도가 필요한데도..

헌책방에서 수민이

수민이가 조금 느린 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말도 다 알아듣고 의사표현도 다 하니 큰 문제가 있는 것 같진 않다. 아이는 자기 페이스대로 정상적인 발달을 하고 있는데 부모가 조급한 마음으로 억지로 시키면 오히려 역효과가 생길 것 같고.. 부모의 조급함이 아이의 성장을 멈추게 하는 지름길이라니 나에게 필요한 건 인내심인데.. 알지만 쉽지는 않다.

요즘은 꿈에서 수민이가 갑자기 말을 하는 꿈을 자주 꾼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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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1. 26. 00:54
그동안 바빴던 남편이 설 연휴에 과감하게 이틀 휴가를 붙여서 냈다.
구정 연휴는 시댁에 가야하고, 구정 전 목요일에는 시댁에 가서 차례드릴 장을 봐야 하니..
우리에게 주어진 금토 이틀간의 황금 휴가.

특별히 계획한 건 없었는데 내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것, 해야할 것 리스트를 생각해보니 이틀이 금새 꽉 찼다.
우선 금요일에는 해야할 일 위주로.. 안 입는 겨울옷들을 정리해서 아름다운 가게에 갔다줬고, 헌책방에 가서 수민이 책이랑 우리 책도 구입했다. (11권 2만8천원ㅋ) 멀어서 못가고 있었던 수민이 영유아 건강검진도 받았고, 자동차 정기검진도 받으러 갔다왔고, 마트에서 간단한 장도 봤고.. 친정에 가서 저녁. 

그리고 토요일에는 이유없이 가보고 싶었던 삼청동에 갔다왔다.

<삼청동 길>


정말 오랜만에 간 삼청동.. 썰렁하던 길이 활기가 넘치는 예쁜 거리로 바뀌어 있었다.
분위기에 나도 기분 업되서 맛있는 커피랑 맛있는 빵도 먹고, 내 옷도 하나 사고, 수민이 장난감도 구경하다보니 <울 학교 후문- 삼청동 길- 정독도서관- 안국역 '아름다운가게'-  다시 학교 후문> 요렇게 삼청동 한 바퀴를 다 돌았다. 
주차를 후문쪽에 해놔서 다시 돌아간 건데, 도착하니 우리 뒤에 주차되어있던 차가 견인되고 있었다는.. ㅋ
이 동네는 내 손바닥이라며, 방향감각 없다고 핀잔받던 내가 오빠한테 나만 따라오라며 알려주는 재미도 쏠쏠했다. ㅋㅋ

일요일에는 교회 갔다가 시댁으로 가서 하루종일 전을 부쳤다. 나는 쉬엄쉬엄한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뻗치는지..

세배도 안하고 새뱃돈 받은 수민이

옥상에서 비누방울 놀이~

환희에 찬 소정이 표정.. ㅋㅋ 

                                                                    시댁 외가에서          


수민이는 소정이랑 수환이랑 정신없이 노느라 낮잠도 안 자더니, 결국 밤 새도록 악을 쓰고 울었다.
잘 노는 건 좋은데, 몸이 너무 피곤하면 이렇게 운다. ㅠ

수민이한테 4~6살 많은 사촌들이 있어서 좋은건 너무 잘 놀아준다는 거다. 수민이도 같이 뛰고 뒹굴면서 너무 좋아한다. 이제 조금 컸다고 수민이를 귀여워하며 아프게 해도 이해해주는 게 너무 예쁘다.
키즈카페나 도서관같은 곳에서 수민이가 형이나 누나들한테 친한척 하고 다가가는 건 뭘 해도 이렇게 잘 놀아주는 사촌들 때문이지만, 밖에서 만나는 모르는 아이들은 수민이가 다가가면 밀어버리기 일쑤.. 사촌들이 근처에 살면 좋을 텐데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에너지가 많은 애가 엄마랑 집에만 있으면 얼마나 답답할까 싶다.

이렇게 구정 연휴가 끝났다.
큰 일 치루고 나니 삼청동 갔던게 벌써 까마득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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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