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2. 9. 16. 23:20

확실히 둘째는 서럽다.

어느날 친정집에 가서 수현이를 바닥에 눕혀 놓고 쉬고 있었더니, 동생이 수현이가 불쌍하다고 한다. 수민이 이맘 때 하루종일 안고 있었던 거에 비해 확실히 수현이는 손은 덜 타고 있다. 눕혀놓으면 뒹굴뒹굴 돌아다는데 굳이 안아줄 필요는 없지만 조금 미안한 감정은 있다.

 

수민이가 처음 뒤집기 연습을 할 때처럼 옆에서 같이 힘주며 응원한 적도 없고, 수현이가 처음 기어갈 때도 수민이 때처럼 동영상을 찍어대며 소란을 피우지도 않았다.

 

첫째를 낳고는 모든 게 다 처음이었던 엄마는 아기가 손가락만 움직여도 신기했다. 남들이 보면 다 똑같은 사진이지만 내가 봤을 때는 천 가지 표정을 가진 우리 아기가 너무 예뻐서 사진을 찍고 또 찍으며 좋아했었다. 그런데 최근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온통 수민이만 가득하고, 수현이 사진은 거의 없는 걸 보고 조금 반성했다.

나중에 수현이가 서운해 할 수도 있겠구나..  

 

변명을 하자면 이미 한 번 경험을 해 보고 나니, 한번 본 영화를 또 보는 느낌이랄까. ^^;

 

 

수현이는 5개월에 접어들면서 요즘은 기어다닌다.

앞에 물건이 있으면 열심히 기어가 물건을 잡고 물고 빠는데, 전체적으로 발달이 빠른 편이다. 그런데 조금씩 늦던 수민이가 천재처럼 보이던 건 엄마로서 첫 경험이었기 때문이었고, 수현이는 자연스러운 성장과정이려니 하게 된다. 조금 빠르고 늦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걸 경험으로 알게 되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려니..' 하는 마음을 갖게 되면서 좋은 건, 작은 일에 일희일비 하지 않는 다는 것. 

아기가 힘들 게 하더라도 그러려니 하고나니 훨씬 안정된 육아를 할 수 있게 되었고, 또 안정이 되면서 첫째를 정신없이 키우면서 보지 못한 것들이 보이게 되었다.

 

아기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할 지 어색하기만 하던 나는 이제 혼잣말도 잘 하면서 아기랑 잘 놀 수 있게 되었고,

아빠가 집에 있어도 혼자 목욕 시키는 게 오히려 편하게 되었고, 아기의 울음소리를 구별하고 생활패턴을 읽게되었다.

힘들 때는 자주 티비를 틀어 보여주기도 했지만 지금은 티비도 컴퓨터도 거의 안 켜고 하루를 보낸다.

아기 볼은 너무 부드럽고 폭신하고 젖냄새도 너무 좋고 사랑스럽다.

아이가 둘이지만 그렇게 힘들지 않다는 말은 이런 이유에서다.

 

젖을 물고 곤하게 자려다가도 수민이 형아의 "응가~!" 소리에 엄마는 바로 화장실로 달려가버리는 서러운 둘째지만 그래도 우리 둘째 아들.. 튼튼하게 잘 자라주고 있다.

나도 수현이 방긋방긋 웃는 모습에 하루하루 피곤이 녹아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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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9. 11. 16:09

어린이집 한 학기가 끝났다.

어린이집은 학기가 바뀐다고 해서 큰 변화는 없는데, 어제 어린이집에서 수민이가 생활하던 모습을 월 별로 정리해서 보내주셨다. 사진을 달마다 분류해서 사진에 뭐하고 있는지 일일히 이름도 적어주셨는데, 완전 감동 ㅠ

새삼스럽게 사진들을 보니 수민이가 참 많이 자란 게 실감이 난다.

 

 3월 - 처음으로 엄마랑 떨어지느라고 많이 울었던 수민이..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인다. 우는 친구에게 다가가 장난감을 건네주기도 한다.

 

4월 - 동생이 생겨서 마음이 불안해진 울 아들.. 서럽게 많이 울던 짠했던 한 달

양손 가득 물건을 쥐고 다니던 욕심많던 수민이.. 어린이집 활동에는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듯

 

5월 - 내 산후조리가 끝나고 수민이가 집으로 돌아와 적응하던 시기

안정을 찾아가서 그런지 전 달보다 확실히 표정이 밝아졌다.

 

6월 - 적응을 끝내더니 이제는 자신감을 찾은 듯..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표정도 다양해졌다.

 

7월 -  이제 어린이집에 대한 거부반응은 없어짐. 이때부터 말을 시작..

집에서 "연아야 축하해~!" 하고 선물 주는 연습을 하길래 선생님한테 꼭 시키라고 부탁했더니.. 인증샷도 있네ㅎㅎ

 

8월- 어린이집에 가면 뒤도 안 돌아보고 가버리는 수민이.. 즐거워 보인다.

 

세 살까지는 엄마가 키우는 게 좋다는데, 수현이가 태어나니 어쩔 수 없이 보내면서 마음이 아팠었다. 항상 엄마하고 집에 있다가 처음 떨어뜨릴 때는 수민이가 많이 울어서 안타까운 마음에 발걸음이 안 떨어지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은.. 이렇게 좋을 수가! ㅎㅎ

나도 조금 쉴 시간이 생겨서 좋고, 매일 다른 활동놀이를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수민이 한테도 좋고..

서로 윈-윈 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여름에 물놀이 하기

더운 여름 날, 가끔 늦게 등원할 때 친구들이 이미 밖에 나와서 물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이럴 때 수민이는 신이 나서 유모차에서 용수철 처럼 튕겨져 나와 가버린다. ㅋㅋ

 

어린이집에 다니면서 좋았던 것 또 하나는 규칙을 알게 되었다는 거다.

전에는 약을 먹일 때마다 수민이랑 전쟁이었는데, 어린이집에 약을 보낸 이후로 어떻게 배웠는지 약도 너무 잘 먹는다. 반찬도 골고루 잘 먹는 편이고 낮잠도 규칙적으로 잘 자고.. 생활 패턴도 일정해졌다.  

수민이랑 어려움이 있을 때는 선생님께 어떻게 해야할 지 여쭤보고 상담을 해서 도움을 받기도 한다.

 

믿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에 딱 맞는 타이밍에 보낼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고,

수민이가 잘 적응해서 재밌게 다니는 것도 고맙다.

 

수현이는 언제부터 보낼 수 있을까? 왠지 일찍 보낼 것 같은 예감이..ㅎ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9. 3. 11:58

어쩌다보니 남편 휴가가 밀려서 8월 마지막 주로 잡혔다.

조금 늦게 가긴 하지만 그래서 좋은 건 비성수기라 숙박료가 싸고 사람이 많이 없다는 거다.

 

이번 여행의 포인트는 '수영장에서 물놀이하기'였는데,

펜션을 찾다보니 이왕이면 개인수영장, 이왕이면 큰 욕조, 이왕이면 하노끼 욕조.. 스파.. 이왕이면 카페도.. 

이런식으로 나의 요구조건은 많아졌고 검색을 하다보니 눈은 엄청 높아졌다.

 

당연한거겠지만 너무 좋은 곳은 비싸고 가격대비 괜찮은 곳은 이미 예약이 꽉 차있었다. 폭풍검색을 하다 다행히 한 곳을 발견! 여러 조건을 만족하면서 가격대비 제일 저렴했다. 알고보니 우결에서 한 커플이 묶었던 방이라고.

 

수요일 아침, 분주하게 움직여 수민이 피부과에 갔다가 소현언니네 들려서 쏘서를 싣고서 드디어 출발했다.

도착해서 제일 먼저 확인해 본 수영장은 이틀 전에 지나갔던 태풍 때문에 낙엽이 우수수 떨어져있었는데, 들어간다고 하니 바로 청소해주셨다. 약간 추운 감은 있었지만 오랜만에 물속에 들어가니 넘 좋았다. 수민이는 신이 나서 깔깔깔 웃고 난리다.

 

리버* 펜션 수영장에서

 우리가 놀고 있는 동안 수현이는 쏘서에서 잘 놀고 있다. 쏘서 안 가지고 갔으면 어쩔뻔했니.. ㅋ

입술이 퍼래질때까지 안 나오겠다던 수민이

아빠랑 스파도 하고,

<각시탈>에 영감받은 수민아빠 무술 시범 중.. ㅋ

 

다음날은 태풍이 강원도로 온다고 해서 하루종일 비가 왔다. 발길 닿는대로 가려고 숙박을 미리 예약해 놓지 않았는데, 어차피 야외 수영은 못하고.. 다행이었다고 해야하나? 어디로 갈까 하다가 춘천으로 갔는데, 근처에 <애니메이션 박물관>도 있어서 우리에게 딱 좋았다.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이번 여행의 최대 변수는 태풍이었다. 하필 또 강원도로 온다는 태풍.

덕분에 하루종일 실내에 갇혀있어서 그랬는지 오빠랑 나 둘 다 짜증이 나 있었나보다.

 

저녁에 춘천 닭갈비를 포장을 하러 갔는데, 나는 재료만 포장해오겠거니.. 금방 올 줄 알고 애들이랑 차 안에 있었다. 처음에는 괜찮았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오빠는 안오고 수민이는 바지에 쉬를 해 버리고, 수현이는 울고, 밖에는 비오고.. 도저히 안되겠어서 애들을 들쳐업고 가게로 들어갔더니, 아줌마가 닭갈비를 볶고 계시는 동안 오빠는 가만히 앉아서 티비를 보고 있었다.

오래 걸릴 것 같으면 얘기를 해주던가.. 차에 와서 애를 한 명 데리고 가던가.. 나는 애들이랑 씨름하고 있는데 열이 받아서 뭐라고 하다가 결국 싸우고, 숙소에 들어와서 닭갈비는 먹지도 않고 나는 밖으로 나갔다. 소심하게 복도로.. ㅋ

혼자 애들 보는 게 어떤가 한 번 당해봐라. 이런 마음이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좋았댄다.

밖에서 애들 울고불고 소리 다 듣고 있었는데.. ㅋ 뭐 좋았다니 가끔 이렇게 맡기고 나가야 겠다.

 

하룻밤지나고 나니 화도 조금 풀리고, 오빠는 어제 싸워서 후련했다며 웃는데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부부싸움은 물배기라고 하나보다. 어차피 여행 왔는데 화내고 있으면 나만 손해다.ㅋ

체크아웃 하고 바로 옆에 있는 의암호 산책을 나가서 간단히 간식을 먹고, 수영장에 갔다.

 

가족사진 한 장찍고 수영장으로.

 

이날 묵었던 곳은 라*나 콘도였는데, 다음번에 또 오기로 할 정도로 좋았다. 숙박료도 싼 편이고 (인터넷에서 3일전에 예약하면 8만원) 호수 옆이라 전망도 좋고, 무엇보다 수영장이 최고였다.

어른 입장료 만원씩 (36개월 이하 유아들은 무료) 내고 들어간 수영장은 시설도 물이 너무 깨끗했다. 사람도 없었고 이날 날씨도 정말 좋았고, 물 위에 둥둥 떠서 맑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니 외국 리조트에 온 것 같았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라데* 콘도 수영장

사람이 없어서 우리가 전세내고 놀았다. ㅎㅎ

사진 찍다가 수민이 물에 빠뜨린 순간.. 그 뒤로 절대 미끄럼틀은 안 탔다.

수현이 목튜브.. 우리가 했다. 격하게 웃는 수민이 ㅋㅋ

  이렇게 우리가 노는 동안 푹 자고 있는 수현이.. 이렇게 고마울 수가. ㅠ

 

이번 여행에는 김치랑 반찬이랑 쌀 등 음식을 준비해가서 해먹었는데 사먹는 것보다 더 알차게 먹은 것 같다. 그래서 외식비도 별로 안 들고 알뜰히 잘 갔다 왔다. 태풍이 와서 가려고 했던 양떼목장에 또 못 가긴 했지만 덕분에 후련하게(?) 잘 싸우고 왔다고 해야하나? ㅎ 우리는 둘 다 참는 성격이라 잘 싸우지 않는데, 가끔씩 이렇게 해소를 할 필요도 있는 것 같다.

 

이번 휴가에는 충청도로 강원도로 열심히 돌아다니고, 태풍이 와서 이틀동안 집에만 있기도 했고..

일주일이 유난히 길었던 것 같다. 푹 쉬었으니 평상시로 다시 돌아가야지.

 

이제 가을이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8. 29. 01:33

8월말에는 보은에 계시는 할머니 생신이라 시댁쪽 식구들이 모두 청주로 내려간다.

 

청주 바로 옆에 있는 보은에는 시댁 작은 아버지가 젖소농장을 하고 계신데, 결혼 전에는 친구들이랑 같이 몇 번 갔었다. 친구들이랑 장난으로 슈퍼맨 영상을 만들었던 바로 그 장소! ㅎ

결혼하고는 한 번도 못가고 있다가 이번 기회에 휴가도 맞춰서 다녀왔다. 수민이 젖소 보여주고 싶어서.

이번에는 형님네 소정이 수환이도 같이 왔다.

 

도착하자마자 바로 젖소 구경~

마침 우유먹는 시간.. 우유 짤때는 낯선 사람이 있으면 우유 양이 많이 줄어든다고 한다.

 

용감해진 수민이

 

동물을 엄청 좋아하는 수민이는 실제로 젖소를 보고 너무 신기해했다. 처음에는 큰 소들을 보고 조금 겁 먹은 것 같더니 송아지들 있는 데 가서 우유도 주고 먹이도 주면서 신났다. "음머야~! 음머야~!" 하면서 송아지더러 오라고 손짓도 하고, 나중에는 손으로 직접 먹이도 줬다.

 

       아직 뭐가 뭔지 잘 모르는 수현이                                            "요건 메뚜기에요!"                     

   "이건 토마토에요!"                                                 별 게 다 신기한 아이들                       

 

이런 시골이 있다는 건 큰 축복(?)인 것 같다. 서울에서는 동물을 가까이 보기도 힘들고, 애들이랑 놀려고 어딜 가려고 하면 캐릭터파크 같은 곳이 대부분인데, 여기서는 그냥 풀어놓으니 뛰어다니면서 잘 논다.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을 하고 온 것 같다. 가까이 있으면 자주 올텐데 아쉽다. 다음에 올 때는 수현이도 많이 커서 신기해하겠지?! ^^

 

다음 날에는 작은아버지가 근처에 있는 계곡에 물놀이 하러가자고 해서 따라갔는데, 속으로 땅을 치고 후회했다.  

이렇게 좋은 데가 있는 줄 알았으면 물놀이 용품들을 챙겨오는 건데... 

우리집 박스안에서 곤히 자고 있는 튜브와 구명조끼들은 언제 쓸 수 있을까. ㅠㅠ (역시 애들과 같이 다니는 여행은 무조건 다 챙기고 봐야된다. 짐을 줄이려고 빼다보면 이렇게 후회하는 일이 생긴다.)

 

우리한테 있는 건 농구공 하나 뿐이었는데, 안되겠는지 아주버님이 어디선가 배와 낚시 도구들을 사오셨다.

맥주랑 쥐포랑 먹을 것도 같이 사오셨는데 이런데서 먹으니 맥주가 이렇게 맛있을 수가. ^^

 

  배도 타보고.. 수민이는 사장님 자세로..

    수현이는.. 한참을 놀다가 잠이 들었다.                                  형님이랑 찍은 나의 유일한 사진     

수환이가 잡은 물고기

 

대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면 큰 혜택이 있다. 아이를 돌아가면서 봐주신 다는 거. 우리 넷이서만 갔으면 고생했을 텐데... 1박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이틀 사이에 이것저것 많이 했더니 한참을 있다가 온 것 같다. 

아이들이랑 재밌게 잘 놀았고, 날씨도 너무 좋았던 여행.

 

그런데 우리 이번주 내내 휴가인데.. 태풍이라니... ㅠ 

내일 강원도로 여행 가기로 했는데 잘 갔다 올 수 있을까.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8. 21. 11:28

비가 계속 온다.

이번 여름은 비가 평일을 잘 피해가기도 했고, 또 수민이를 데리러 갈 때는 비가 잠시 멈출 때가 많았다. 수민이 우비를 꺼내 쓸 일이 거의 없어서 하늘이 나를 도와주고 있구나 싶었는데.. 이번주 초에는 사정봐주지 않고 계속 비가 왔다.

 

비가오는 날, 애들이랑 나가려면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하나씩 사고를 치는 수민이는 오늘도 (8만원짜리 피같은) 오일병을 발로 차서 엎지르고, 옷이 맘에 안 든다고 세번이나 갈아입는다.

 

아수라장이 된 집을 뒤로하고 신발을 신기려고 하면, 지지 묻었다고 안 신는다고 하고.. 아프다고 벗어 던져버린다.

신겼다가 벗겼다가.. 이걸 아기띠에 수현이를 안고는 쪼그려 앉아서 하고 있으니 수현이는 품에서 발버둥을 치고 운다.

계단을 내려가다보면 입혀달라던 비옷을 답답하다고 해서 벗겼다가, 밖에 비오는 걸 보고 또 입혀달라고 해서 입고,

밖으로 나오면 유모차 타겠다고 징징..

유모차를 밀면 수현이랑 우산쓸 손이 없어서 안된다고 달래서 가면 또 어린이집 반대 방향으로 가겠다고 징징..

절정은 어린이집 가는 길 내내 신발에 비가 묻은 걸 찌찌 묻었다고 발가락에 온 힘을 주고 싫다고 운다.

 

이 날따라 유난히 징징거리는 수민이를 달래고 타일러서 겨우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면 미션 끝.

 

한 두시간정도 사이에 몇 번이나 성질이 나서 엉덩이를 한 대 때려주고 싶은 걸 참았다.ㅋ

이렇게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게 되는 일이 자주 있기 때문에 아이들 보는 게 힘든 것 같다. 아이들한테 화를 안 내려고 참다보니 가끔 산에가서 막 소리를 지르고 오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아야 하는 이유는, 혼을 내면 더 역효과가 나기 때문이다.

수민이는 조금만 뭐라고 하면 속상해서(?)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서 악을 쓰고 운다. 우는 애를 끌고 가는 것보다 힘든 게 없다. 그럼 나는 더 화가 나고 둘 다 흥분한 상태에서는 달래기도 쉽지 않다.

 

그래도 한 번씩 혼내는 게 유효할 때는, 수민이가 잘못했을 때.

바닥에 쉬를 할때마다 애가 위축될까봐 "괜찮아 괜찮아~" 했더니 어느 날은 아침에 일어나서 두번이나 쉬를 했다.

쇼파패드, 애기 이불, 막 빨아서 말려놓은 어린이집 낮잠이불에... 갑자기 빨아야 할 게 세개나 생겼다.

두번째 쉬를 했을 때는 나도 짜증이 나서 이 날은 애한테 막 화를 냈더니,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헤어지려는데 수민이가 안 떨어지려고 서럽게 울었다. 한 번만 더 참을껄...

그런데 그 뒤로는 수민이가 쉬를 실수한 적이 없다. 엄마가 화내는 걸 보고 확실히 안되는 줄 알았나 보다.

 

무엇보다 요즘은 수민이랑 말이 통하기 시작하면서 안되는 이유를 설명해주면 이해하기 시작했다.

슈퍼에 갔다가 수민이가 자기가 먹고 싶은 과자를 골라오길래 또 싸우게 생겼구나 싶었는데,

"수민아 과자 먹으면 간지러워서 긁게 되잖아~. 과자 안되요. 제자리에 놓고 와."

여러가지 말로 타일렀더니 제자리에 두고 와서는 "까까 안돼요~!" 한다.

만약에 "과자 안돼!" 하고 뺏었다면 그 자리에서 울고불고 난리가 났었겠지..

 

물론 아무리 설명을 해도 떼를 쓸 때가 있는데, 이럴 때는 아이랑 적당히 밀당도 필요하다.

수돗물을 틀고 더 놀고 싶어할 때도 "조금만 더 하고 그만해야되~"하면, 조금만 더 하고 물을 잠그고 스스로 나온다.

놀이터에서 더 놀자고 떼를 쓸 때는 "미끄럼틀 몇 번 더 탈꺼야?" "두 개.." 그럼 두 번만 더 타고는 딱 돌아선다.  

 

"베트맨~!"

 

이렇게 잘 타이르고 났을 때 효과를 톡톡히 보면서 우리 관계는 더 좋아지는 것 같다.

 

밤에 잘 때 나를 꼭 안고는 혀 짧은 소리로 "엄마, 이~만큼 좋아요" 하는데 이렇게 예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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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8. 20. 14:13

수민이네 반에 애들이 셋인 집이 있다.

수민이를 데리러 가다가 연아네 엄마를 만나면 아기띠를 하고 유모차를 태우고 손잡고.. 셋을 데리고 걸어가는데, 그 모습을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안고 밀고 다니는 나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랄까. ㅋ

요즘은 막내가 넘 커서 유모차에 태우고 두 딸은 걸어간다. 특히 금요일에는 세 아이들 어린이집 낮잠이불까지 유모차에 주렁주렁 달고 씩씩하게 간다.

 

어떤 날은 둘째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돌아서서는 우유병을 꺼내서 셋째를 먹이면서 걸어가기도 하고,

저번에는 내가 둘째를 집에 혼자 두고 와서 빨리 가야된다고 했더니, 자기는 워낙 그런적이 많다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 하는데 나 혼자 아둥바둥하는 게 아니라 애들 키우는 게 다들 비슷하구나 싶어서 어쩐지 위로가 됐다.

나는 아이들 셋을 키우는 걸 상상만 해도 겁이 나는데... 애들 셋을 키우면 저 정도 내공이 생기는 건가?

 

생각해보면 나도 엄마로서 많이 진화했다. ㅋ

수현이를 낳기 전에는 둘을 어떻게 키우나 너무 걱정이 됐었는데, 막상 닥치니 생각보다 어렵지는 않다.

물론 힘은 들지만, 힘든 상황마다 요령이 생기고 그 상황들을 해결하면서 적응이 되는 것 같다.

처음 엄마가 되고나서 아이에게 휘둘려 살았다면 지금은 아이와 적당히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달까.

 

수민이 돌 전쯤인가 텔레비전 보는 걸 너무 좋아해서 밤 12시가 넘어서까지 보다가 잠들던 적이 많았다.

그 때는 아이의 울음소리가 너무 무섭고 울리면 안 될 것 같고.. 울지 않게 달래다보니 아이가 원하는 대로 하게 됐었다.

 

그런데 지금은 울음소리도 면역이 된 데다가 해달라는 대로 해주다가 더 안 좋은 상황이 생기는 걸 알았기 때문에

약속한 시간이 지나도 티비를 더 보겠다고 떼를 쓰거나,

두개만 먹기로 한 레몬맛 비타민을 더 달라고 울거나,

치카치카를 안 하겠다고 도망갈 때 나는 무서운 엄마가 된다.

이런 상황에는 무조건 내가 이기는데, 혼나서 무서워 우는 아이를 꼭 안고 속상했겠다고 잘 달래주는 게 포인트다.

 

요즘 수민이 아토피 치료 때문에 아이스크림,과자, 빵.. 수민이가 좋아하던 간식들을 다 차단을 하고 났더니 세상에 유혹이 너무나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걸 적당히 제한해줘야 하는 게 엄마의 역할이라는 걸 알았다.

아직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음식을 찾느라 본격적으로 치료에 들어가지 않았는데도, 이런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만 제한했더니 벌써 긁지 않고도 며칠이 지났다.

 

육아의 고수는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되는가보다.

 

하루하루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아이들 자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내가 세상을 다 가진 듯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다. ^^

 잘 때는 천사같은 아이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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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8. 17. 20:53

친정집 옥상은 거의 밀림 수준이다.

아빠가 수십년전 부터 키워오신 분재들이 가득한 온실도 있고, 마당 가득 또 분재와 꽃나무도 있고, 텃밭에는 깻잎부터 오이 호박까지 없는게 없다. 그래서 채소는 따로 사지 않아도 충분하다.

 

 수민이랑 할아버지.. 나무 가지치기 돕기

'내가 할 꺼에요!'

'이건 뭔가요!'

오이를 안 따고 두면 저렇게 거대한 늙은 오이가 됨..ㅋ

 

어렸을 때 엄마아빠가 시골에 다녀오시면서 항상 나와 동생에게 신신당부하신 게 있다.

하루에 한 번 옥상에 가서 꼭 물을 주라고.. 나는 알았다고 대답하고 나서도 자꾸 깜빡깜빡 잊기 일쑤고 엄마 아빠 돌아오시기 전날에는 급한 마음에 밤에 올라가서 주기도 했었다. 귀찮다고 불평하면서.. ㅋㅋ

 

나는 이런 집에서 살았는데, 왜 우리집에 있는 식물들은 자꾸 죽어가는가!! ㅠㅠ

작년 이맘때 우리집 공기정화한다고 샀던 식물들이 지금은 시들시들 겨우 살아있는 걸 보면서 내 문제를 생각해봤다.

실제로 그때 같이 사서 부모님 하나 드렸던 산세베리아는 지금 잎도 무성하고 싱싱한데, 내꺼는 잎이 몇 개 안 남았다.

 

물도 규칙적으로 주고, 집에 햇빛도 잘 들어오고 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하고 싶지만, 사실은 정성이 부족했던 것 같다.

엄마는 쌀뜨물을 3일 발효시켜서 주면 잘 자란다고 몇 번이나 팁을 주셨지만 나는 귀찮아서 한 번 밖에 안 해봤고, 

귀찮은 날, 깜박하는 날 거르기도 했다. 

 

그게 엄마아빠와 내 차이점인 것 같다. 끊임없이 애정을 갖고 키우는 거.

내가 수민이 수현이에게 하는 것처럼...

 

집에 초록색은 있었으면 좋겠는데.. 자꾸 잎이 마르고 시들시들해져가는 식물들을 보면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고, 몇 번 실패를 경험해보니 또 들였다가 죽일 것 같은 불안감도 있다.

 

나중에 텃밭에 농사를 짓고 싶다는 우리 오빠.. 우리 잘 할 수 있을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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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8. 12. 23:11

우리집에서는 밤마다 아빠와 아들, 두 남자가 몸을 벅벅 긁어댄다.

수민이는 돌 때까지도 별 이상이 없었는데 아토피가 그 이후로 생겼다. 특히 건조해지면 심해지는데, 겨울에는 얼굴까지 울긋불긋하게 올라왔었다. 밤마다 가려워 긁다가 깨기를 반복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보습 크림을 발라주고 긁지말라고 손을 붙잡고 자는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집에서 쓰던 세타필 로션이랑 크림만 열심히 발라주다가, 안되겠다 싶어서 엄마들한테 소문난 좋다는 크림은 안 발라본 게 없다. 이불 빨래도 자주하고, 옥상에 가져다가 햇빛에 말리고.. 가끔 심해질때는 어쩔 수 없이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준다. 확실히 신경을 많이 썼더니 예전보다는 좋아졌는데, 그래도 여전히 수민이는 습관적으로 긁고, 스테로이드 연고는 주기적으로 쓰게 된다. 아토피 피부염이란 게 쉽게 완치가 안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애들 데리고 병원에 다니기도 쉽지 않고.. 병원에 가봐도 연고 처방만 받을 것 같아서 그냥 이런 생활을 반복하고 있었는데, 친척동생의 아토피가 다 낳았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토피가 엄청 심하던 친척동생은 피부 염증이 심해져서 일 년 가까이 집에만 있었다.

고대 다니던 똘똘한 아이가 피부때문에 휴학까지 하고, 한참 좋은 나이에 집에서 나가질 못하고 있으니 온 식구가 걱정을 했다. 병원이고 한의원이고 안 다녀본 데도 없고 돈도 엄청 썼다고 들었다. 

그런데 어떤 피부과에 다니고 나서 너무 좋아졌다고 했다. 끝이 안 보이는 것 같던 아토피와의 싸움을 끝내고 올해 학교도 졸업하고 지금은 취직도 했다. 그래서 이모랑 친척동생은 만날 때마다 수민이 데리고 빨리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

 

그래서 지금까지 미루고 미루던 병원에 가봤다. 힘들지만 정말 고쳐줄 거라고 믿고 큰 맘 먹고 갔다.

 

병원에서 아빠랑 알레르기 반응 테스트~

 

알레르기 반응검사에서 이것저것 나온 오빠에 비해 수민이는 아무것도 안 나왔다. 아토피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있다는 집 진드기 알레르기도 둘 다 안 나왔다. 두 사람의 아토피 때문에 이불 빨래하는데 강박관념이 있던 나한테는 다행이었다.

 

수민이는 아토피 초기라고 하는데, 문제는 먹는 것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로 세 미만의 경우에는 대부분 식품 알레르기가 아토피 피부염의 주요원인이라고 했다.

 

수민이는 치료방법으로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가공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은 당연히 안되고, 먼저 문제가 될 수 있는 모든 음식을 제한하다가,

음식에 따라 1~3일 후에 제한을 풀어가면서 먹었을 때 피부가 반응을 보이는지 보고,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 음식에 대해서는 면역치료에 들어간다.

 

*먹으면 안되는 것 : 달걀/ 우유, 유제품/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대두, 두부, 두유, 콩나물, 된장/

   고추장, 청국장/ 밀가루/ 날생선, 등푸른생선 (멸치), 참치, 고등어/ 견과류/ 어패류/

   시금치, 팥 잡곡/ 버섯류/ 갑각류 (새우, 꽃게, 크랩)

 

그런데 못 먹는게 너무 많다. 경구식품 유발 검사지에 제한식품, 대체식품이 적혀있는데 보자마자 스트레스를 받았다.

특히, 수민이 좋아하는 고기를 끊어야 된다니.. 그럼 뭘 먹여야 되나염.. ㅠ

고구마, 감자, 흰쌀, 과일, 흰살생선(조기, 대구), 야채 같은 건 된다고 해서 한동안 대구를 사다가 해주고, 어린이집에 간식이랑 점심도 따로  싸서 보냈다.  

 

식단을 관리하는 것도 힘들고.. 수민이의 까까 금단증상(?)으로도 힘들었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항상 과자를 하나씩 사주던 슈퍼가 있는데, 지날 때마다 까까 사달라고 난리였다. 나는 먹으면 간지럽다고 안된다고 타이르고.. 수민이는 울고.. 결국 대안으로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 하나 주문하고 얼음을 달라고 해서 줬더니 달래졌다.

 

얼음먹는 수민이와 식이섭취 기록지ㅋ

 

그러다 한 일주일 지났더니 요새는 과자를 안먹어도 잘 지낸다. 슈퍼에 갔다가도 "수민이, 까까 먹으면 안되요~" 하면 그냥 나오고, 가끔 "까까 싫어요." 라고 하는데 기특해 죽겠다.

 

생각해보면 문제는 수민이 피부가 아니라 편하려고 했던 나였던 것 같다.

수민이가 안 우는게 좋으니 과자도 사달라는 대로 하나씩 사주고.. 수민이 밥 챙겨 먹이는 것도 수민이 좋아하는 음식으로만 해주게 되고.. 그러다보니 야채는 덜 먹게 되고..

그런데 이번 기회에 여러가지 음식을 먹이게 된 건 좋은 것 같다.

 

지금은 버섯 테스트 기간이라 버섯을 일정량 이상 먹여서 보내야 되는데, 버섯을 잘 안 먹어본 수민이는 싫다고 난리였다. 혀를 내밀어 힘주고 밥을 안 먹으려고 하거나 입에 들어가면 바로 뱉어버렸다. 그래서 한참 울리고 혼도 내면서 먹였다. 혼을 내면서도 이게 역효과일까 걱정이 되긴 했는데, 멸치를 조금 올려줬더니 다행히 버섯도 잘 먹었다.

 

이렇게 완전히 식단을 관리해주니 이상하게 마음이 편한 것도 있다. 그동안 뭔가 한 구석으로 찜찜하던 마음이 해결되는 기분이랄까. 힘들긴 하지만 나와 수민이한테 훈련의 시간이 된 것 같다.

 

요즘은 매일같이 수민이 낮잠 자는 시간에 어린이집으로 데리러 가서 압구정에 있는 병원으로 출석하고 있다.

언제 치료가 끝날지 모르고 돈도 엄청 들어갈 예정이지만..ㅠ 요새들어 수민이가 잘 때 가려워서 긁다가 깨는 일이 없고, 음식을 조절해 줘서 그런지 피부도 조금 좋아진 것 같다.

효과가 눈에 조금씩 보이는데 끝까지 완전히 치료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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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8. 5. 21:34

"집 싫어요~!!!"

뜨거운 여름... 집으로 가는 골목길에 들어서면 수민이는 동네가 떠나가게 운다.

 

밖에서 집에 들어올 때마다, 하루종일 밖에서 놀고 들어온 날에도 이렇게 운다. 

집에 들어가기 싫어서 울고, 엄마한테 혼나서 울고.. 악을 쓰면서 내 손에 끌려서 올라오다가 결국 계단에서 바지에 오줌을 싼 적도 있다.

 

끝이 없는 수민이의 "한 번만요!"

 

수민이도 요즘같은 날씨에 걸어다니면 힘들다는 생각을 하나보다.

꼭 유모차를 타려고 하는데 혹시라도 수현이를 태울까봐, "응애응애 타면 안되요~! 수민이가 타야되요!" 하고 신신당부를 하고, 유모차를 펴기만 하면 순식간에 올라가서 탄다.

 

그래서 한 시간씩 산책을 하다가 들어오는데, 하나는 아기띠에 안고, 하나는 유모차를 태워서 밀고 다니면 사람들이 다들 안타까운 표정으로 나를 쳐다본다. 하는 이야기는 다 똑같다. 힘들겠다고.. 그래도 지금이 제일 좋을 때라고.

 

애들을 데리고 집으로 들어오면 비 맞은 사람처럼 땀방울이 줄줄 떨어진다.

날씨가 더워서 그런가. 요즘은 별 일을 안해도 쉽게 지치는 것 같다.

 

이런 때 위로가 되는 건 올림픽 경기다. 유난히 긴 것 같은 이번 여름이 올림픽 경기들 보는 재미에 하루하루 지나간다.

밤에 애들 재워놓고 시원한 팥빙수 먹으면서 아슬아슬한 경기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너무 잘하고 있고.. 이기는 경기도 많고..

지는 경기는 별로 보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꼭 봐야 되는 남자핸드볼 경기는 외삼촌이 대표팀 감독으로 있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 남자핸드볼 '한국-세르비아' 예선전

석재삼촌!

 

아시아 지역예선에서는 전승으로 1위로 올라왔기 때문에 기대도 조금 했는데, 어제부로 이미 3연패를 해서 너무나 안타깝다. 아직 벽이 높은가보다. 티비 화면으로 삼촌 얼굴이 자주 비춰지는데, 표정을 보면 우리 삼촌.. 감독하다가 화병 날 것 같다. ㅋ 지고 싶지 않은 마음은 보고 있는 사람보다 경기장에 있는 사람이 더 하겠지..

결과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우리 삼촌 너무 멋있다.

 

티비로 경기를 보다보면 결과가 어떻든 전력을 다해서 자기 인생을 살고 있는 선수들이 부러운 마음이 든다.

 

그냥 마음이 허한 요즘, 나에게 필요한 건 그들처럼 집념을 가지고 성취하고 싶은 나만의 목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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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8. 1. 15:13

지난 주말에 코엑스에서 핸드메이드 페어를 했다.

핸드메이드 전시 하는 건 알고 있었지만.. 엄마한테 또 수현이를 맡기기는 미안해서 사실 포기하고 있었는데,

남편이 전시장에 들러서 카톡으로 보낸 사진을 보고 완전 혹했다.

결국 토요일에 애들 데리고 양수랑 같이 갔다.

 

핸드메이드 페어

안고 밀고.. 평소 내 모습 ㅋ                                                     이모랑 "오케이~!"    

'수민이랑 수현이' 기념으로 부채도 하나 샀다

 

만들어 놓은 물건들을 보면 만든 사람의 개성이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 같아서 재밌다. 다양한 사람들처럼 다양하고 재밌는 작품들도 많다. 

그런데 넘 예뻐서 가격을 물어보면 허걱 하게 비쌌다. 사기엔 너무 비싼 당신들.. ㅠ 이런 게 그림의 떡이구나. ㅋ

핸드메이드는 기성품과 비교할 수 없는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시간도 공도 많이 들어가다보니 가격 경쟁력에서 조금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잘 찾아보면 가격도 괜찮은 물건들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이트 Etsy (www.etsy.com)와 DAWANDA (www.dawanda.com)는 핸드메이드로 만든 물건을 생산자와 구매자가 직접 거래하는 곳인데, 없는 물건이 없고,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이 만들다 보니 정~말 특이한 물건도 많다.

 

이런 물건들 구경하는 게 재밌어서 아이쇼핑도 하고 아이디어도 얻으려고 가끔 들어가다가

이번에 두번째로 가방을 구입했다.

 

사이트 이미지와 실제 모습.. 마리메꼬 스타일.. ㅋㅋ

                

수민이, 수현이랑 외출하다보면 큰 가방 말고 핸드폰, 지갑, 기저귀만 딱 들어갈 만한 가방이 필요했는데, 찾아보니 넘 예쁜게 많아서 행복한 고민을 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 이번에 가방을 두 개 샀는데, 하나는 27달러, 하나는 20 달러.

만드는 사람과 직접 구매하다보니 직접 메세지로 대화할 수도 있는 것도 재밌다.

 

나도 나중에 이렇게 만들어서 팔아보고 싶다. 내 취미생활 하면서 예쁜 물건을 저렴하게 판다면 일석이조 아니겠나..  

엄마 상의를 가지고 오면 여자아이 옷으로 리폼해서 팔거나 해서 물건을 재활용해서 만드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나중이야 어떻게 되든 난 요즘 집에서 꼼지락거리고 이것저것 만들고 있다.

애들 때매 큰 일은 못하고 수현이 자는 시간 쪼개서.. 시간이 너무 아깝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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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