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나들이2012. 11. 22. 01:59

토요일마다 수민이 피부과에 가는 길에 현충원을 지나간다. 현충원 입구에 예쁘게 물든 단풍을 보면서 매번 나중에 한번 가보자고 했었는데.. 수십번 앞을 지나치면서도 한 번 들어가기가 참 힘들다.

 

주말마다 바쁘면서도 올 가을은 단풍구경을 제대로 못 했는데, 친척 결혼식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아버님이 한 번 들어가보자는 소리에 갑자기 들어가 봤다.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넓고 깨끗하고, 전망은 끝내준다.

약간 날씨가 쌀쌀하긴 했지만 단풍은 너무 예뻤다.

 

<현충원에서>

 

수민이는 할아버지랑 판박이..

 나랑 수민이를 이렇게 찍어주심 ㅠ

"수민이가 찍어줄께요~!"

뛰어보자~ 수민이 손 잡고 어머니도 소녀처럼~

 

낙엽 모아 던지기.. 신났다 ㅋㅋ

수현이의 흐뭇한 어른표정..

 

사실 이 날 스케줄이 빡빡했는데, 잠깐만 들어가자고 해서 갔다가 결국 스케줄 하나는 포기했다. 하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사진도 찍고 여유를 즐겼다. 사실 이렇게 시간 내는 게 별건 아닌데.. 바쁜 일상 중에 이렇게 일부러 오기는 쉽지 않다.

 

올해도 이제 다 지나갔다. 연말에는 시간이 더 빨리 지나가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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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특별한 날2012. 11. 18. 23:48

지난 주에 교회에서 장애인을 위한 기도회를 하는데 내가 만들었던 다큐멘터리를 틀고 싶다고 목사님이 연락을 주셨다.

자그마치 3년 전에 만든거라 다시 상영하기가 조금 민망하긴 했지만 별 생각은 없었는데, 당일 날 사람들과 같이 보는 순간 티비 안에 내 모습이 너무 부끄러웠다. 당시에 만들 때는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고 나니 너무 촌스럽기도 하고, 손 발이 오글거려서 정말 쥐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싶었다. ㅠ

역시 사람은 자만하면 안되겠구나 다시 한번 생각했다.

 

꼭 나에게 주는 메세지인 것 처럼 우연히 동사무소에 갔다가 들린 커피숍에서 발견한 글귀.. ㅋ

"손으로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는 자기 솜씨가 최고라고 생각하는 순간 더이상 발전할 수 없게 된단다."

 

상영이 끝나고 나서 사람들 앞에 나가서 간단하게 5분정도 이야기 할 시간도 있었다. 대학교 다닐 때만해도 나는 수업시간에 앞에 나가서 발표할 때마다 입술이 덜덜 떨리곤 했는데 이제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거에 대해서 큰 부담은 없다. 몇 번의 경험을 해보니 내 속에서 생각이 정리되어 있고, 너무 잘 하려는 욕심만 없다면 괜찮은 것 같다.

 

하여튼 그렇게 앞에 서서 이야기 하는데 사람들이 다들 엄마미소로 나를 쳐다보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걸 보고, 만든 지 오래되긴 했지만 이 영상이 도움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지적장애인 아이들을 둔 부모님들에게.. 그래서 관련 기관 다섯 곳에 보내기로 했다.

 

디비디를 굽고, 디비디 자켓도 만들고 디비디에도 인쇄를 하고, 내 명함까지 끼워 넣었더니 럭셔리해 보인다. ㅋㅋ

 

최근에 홍집이 친구가 지하철역에서 노숙자로 발견됐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뭔가 마음이 급해져 있었는데, 갑자기 찾아온 이번 기회로 격려(?)를 받은 것 같다. 막연히 다음 다큐멘터리를 만들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더 열심히 준비해!" 이런 느낌이랄까.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함께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단지 뭔가를 만들어 내 영광을 차지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정말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괜찮다고 격려하고 싶은 다큐멘터리를 만들고 싶다.

 

첫째 수민이를 임신했을 때 병원에서 다운증후군일 수 있다고 겁을 줘서 양수검사를 하고 울며 기다리던 시간..

동생이 아니라 내 아들이 장애를 가졌다고 생각했을 때 느꼈던 두려움과 걱정과 슬픔의 눈물..

지금까지 죄인처럼 살아오신 엄마를 보며 정말 그랬다면 난 어떻게 했을까 생각한다.

 

이렇게 엄마가 되고 나서 느낀 나의 감정들과 가족이라는 온실 바깥에서 보호받지 못 하는 아이들, 그리고 주어진 상황에서 그래도 행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담고 싶다. 행복이라는 이상이 너무 먼 곳에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당장 아이들이 어려서 뭘 본격적으로 하긴 어렵지만 사실 지금이 긴 준비기간일 수도 있다. 내 마음을 엄마로 성장시키고, 나름 편집 일을 하면서 안목과 감각을 높히고.. 

마침 이번 달에는 영상 편집일이 세개나 들어왔다. 해야 될 일이 산더미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피곤하고 잠은 부족하지만 그래도 마음은 즐거우니 다행이다.

하나씩 차근차근 준비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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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11. 7. 01:18

애가 왜 이러나.. 싶을 정도로 한참 힘들게 하던 수민이가 다시 안정되어 간다.

안그래도 엄마도 뺐겼는데, 동생을 때린다고 매번 혼났으니 속상할 만도 하다. 수민이도 아직 세 살짜리 아기인데.

 

요즘 엄마아빠가 매번 수민이 편을 들어주며 '형아꺼야~' '형아 만지지 마~' '형아 아프잖아~' 하면서 수민이가 할 말을 우리가 먼저 하는 게 (어차피 수현이는 못 알아들으니..) 수민이 마음을 위로 하는데 좀 도움이 된 것 같다.

무엇보다 아빠가 적극적으로 수민이랑 놀아주면서 수민이는 아빠와 사랑에 빠졌는데, 안 좋은 건..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수민이가 아빠가 출근하고 없으면 "아빠 보고싶어~ㅠㅠ" 이 울음소리로 수민이의 하루가 시작된다는 거. 쉽게 달래지지 않는다는 거. ㅋ

 

아빠가 퇴근하면 다다다다~ 달려가서 인사하기 "안넝하세요!!"

수민이 돌잔치때 썼던 포스터.. 꺼내줬더니 자기라며 좋아한다. 발차기 얍!

우리집 나름의 수민이 마음 달래기 치료과정ㅎ

 

요즘 수민이는 말이 터져서 우리를 빵빵 터지게 한다.

가끔 말도 안되게 떼를 쓰고 울 때는 "엄마 우는 거 싫어. 울지말고 이야기해. 다 울면 이야기해~" 이렇게 이야기하고 그대로 놔두면 금방 뚝 그치고 와서는 "다 울었어요." 하고,

수민이가 너무 많이 먹는 것 같아서 "수민아 너무 많이 먹는 거 아니야?" 하면, "수민이 돼지지롱!" 이렇게 대답한다.

 

최근에는 탁자를 붙잡고 일어서기 시작한 수현이가 탁자를 붙잡고 서서 한 손으로 내가 먹다 놓은 커피잔을 아슬아슬하게 들고 있었다. 부엌에서 내가 그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히~익!!!" 소리를 냈더니 그 소리에 수현이는 더 놀래서 뒤로 벌러덩 넘어갔다. 다행히 커피잔은 탁자에 엎어졌고, 수현이는 다치지는 않았지만... ㅋ 수민이는 놀래 우는 수현이를 보며 "어떡해~ 아프겠다~" 이러고 있다.ㅋ 내가 "동생 안 넘어지게 잡아줘야지~!" 했더니, 계속 "미안~ 미안해~" 한다.

 

예전에는 수민이가 수현이를 느닷없이 물어버리거나 때렸다. 무는 것도 이빨 자국이 선명히 나도록 세게 무는 바람에 아기가 자지러지게 울었는데, 이제는 동생이 자기를 만지고 꼬집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겨도 왠만해선 잘 때리지 않는다. 물론 가끔 때리긴 하지만 전처럼 무자비하게ㅋ 때리진 않고, 수현이가 울고 있으면 "형아가 놀아줄께!!" 하면서 달려간다. ㅋㅋㅋ

 

둘째 수현이는 너무 잘 먹고 잘 큰다. 얼마나 잘 먹는지 요즘은 이유식을 어른 스푼 가득 3스푼씩.. 그렇게 하루에 세 끼를 먹는다. 그리고 아기 과자도 넘 잘 먹고.. 하여튼 먹는 것만 손에 쥐어주면 조용해진다. 이제 10.3kg 정도 된 것 같다.

 

수현이를 가만히 보고 있으면 자기 나름 하루를 아주 바쁘게 보낸다. 의자와 탁자 다리로 열심히 장애물을 넘으며 기어다니고, 엄마를 찾아서 화장실과 이방 저방으로.. 바쁘게 돌아다닌다. 

 

 엄마를 발견했을 때 이 반가운 표정! 엄마 찾았다!!

안녕? 하고 손을 흔드는 듯.. ㅋㅋ 수현이도 안녕?

 

며칠 전에 학교 선배언니가 놀러와서 도대체 둘을 어떻게 재우냐고 물었다. 하긴 재우기가 제일 힘들다. 수현이를 겨우 재울려고 하면 수민이가 악을 쓰고 우는 소리에 수현이가 놀래서 깨고.. 둘이 동시에 울면 짜증이 벌컥 난다. 동생을 깨우는 수민이가 야속해서 수민이한테 화도 내 봤지만 그러면 수민이는 속상해서 더 울고 악순환이 계속 된다.

그럴 때는 수현이 재우는 걸 포기하고 우선 수민이를 좋은 말로 달래줘야 한다. ㅋ 어쩔 수 없이 내가 참는 수밖에..ㅠ

 

 

힘들지만 그래도 둘이 낫다는 생각이 자주 드는 건  음식점 같은 곳에 가서 아이들이 형제끼리 노는데 수민이 혼자 기웃기웃하면서 서성일 때..

그리고 두 아이들이 소리내서 웃을 때, 수현이가 엄마를 보고 반가워 활짝 웃을 때, 수민이가 "엄마 좋아. 이~만큼 좋아" 할 때, 수민이가 우유에 콘프러스트를 타서 흘리지 않게 두 손으로 잡고 살금살금 걸어갈 때, 수민이가 쉬가 마려워 화장실로 달려가면서 "참아야되! 참아야되!" 할 때, 수민이가 수현이한테 장난감을 주면서 "고마워~해!" 할 때...

 

하루에도 몇 번씩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해주니 지금 내가 아이들을 위해 보내는 시간이 하나도 아깝지 않다.

그렇게 생각해야지. ㅋㅋㅋ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10. 25. 21:56

수민이가 돌 쯤 됐을 때, 말도 잘 못하는 수민이가 언젠가부터 "아이씨!" 이 말을 하기 시작했다.

웃기기도 하면서, 도대체 이 말을 어디서 배웠을까 의아했었다. 어머니가 나더러 "이거 어디서 배운거니?" 하셨을 때도 모르겠다고 했는데, 어느 순간 내 입에서 저 소리가 나오는 걸 발견했다. 가슴이 덜컥해서 동생한테 "이거 나한테 배운건가봐.." 했더니, "언니 그거 몰랐어?" 한다.

나도 모르게.. 하는 줄도 모르게 순간 내뱉던 소리를 그대로 아이가 따라하고 있었다.

그 뒤로 말 하는 걸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최근 나의 알람이 다시 켜졌다.

잘 지내던 수민이가 이번 달 들어 갑자기 짜증이 늘고 떼를 쓰고, 밤에 두 번씩 이불에 쉬를 하기도 하고, 바지에 응가도 한다. 동생이 생기면 보이는 퇴행 현상.. 간절기라 더 심해지는 아토피 때문에 더 짜증이 많이 났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민이가 꿈을 꿀 때 자주 "까까 주세요~!" "갈꺼야~!" "싫어~" 이런 식으로 잠꼬대를 하면서 깨는데, 꿈은 현실을 반영한다고 했던가.. 꿈 속의 상황을 짐작해보면 대부분 내가 뭔가를 하지 못하게 하는 상황인 것 같다.

내가 너무 수민이를 억압했나.. 싶고, 또 요즘 수민이가 동생을 때리기 시작하면서 내가 수민이한테 소리지르고 혼내는 상황이 반복되는데 더 그게 문제가 된 것 같기도 하다.

 

뭘 잘못하고 있었던 건지 친정엄마랑 남편이랑 이야기도 해보고 우선 수민이 위주로 모두 바꾸기로 했다.

설거지 하는데 수민이가 놀아달라고 매달려서 울면, 전에는 설거지 다하고 간다며 나도 짜증을 냈겠지만 지금은 모두 스톱하고 수민이랑 방에 가서 논다. 몇 분 씩이라도 짬을 내서 책도 읽어주고, 수현이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데 수민이가 뺐으면, 오히려 수현이를 야단치는 식으로 바꿨다. "수현아, 이거 형아꺼야~ 만지면 안되~" 하면서 수민이가 들으라고.. 또 말을 최대한 부드럽게 바꿨다.

 

그랬더니 수민이도 변했다. 내 말투를 그대로 따라서 부드럽게 하는게, 아.. 이거 또 내 잘못이었구나. 싶다.

자꾸 짜증을 내고 날카롭게 반응을 하던 게 날 그대로 따라하고 있었나 보다. ㅠ

 

하지만.. 문제는 며칠 잘 해줬다고 수민이도 쉽게 바뀌지 않고, 나도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거...

수민이랑 잘 놀아주려고 맘먹고 나서도,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에 수현이가 자기를 만졌다며 이빨 자국이 나게 머리를 물어버리면 난 다시 화내는 엄마가 되고, 또 이렇게 순식간에 난장판된 방을 보면 마음이 무겁다.. ㅠ

 

 

그림 그리기 놀이..                                          오늘 있었던 일 그림 그리기  

브이~! 천진난만하면서도 다 생각하고 있는 아들..

 

이렇게 수민이 스트레스만 걱정하다가 내가 먼저 병 날 것 같다.

 

그래서 방편의 하나로 구몬 선생님도 신청했다. 조금 이르긴 하지만, 아무리 내가 바뀌려고 노력해도 성격을 뜯어 고치지 않는 한 어쩔 수 없는 면도 있고, 그럴 때 누군가 아이를 위해서 집에 와서 놀아주면 너무 좋아한다고 했다. 수민이 친구 엄마의 조언을 듣고 맞는 말인 것 같아서 테스트를 해봤더니 정말 너무 좋아한다. 이모 선생님이라며 벌써부터 오기를 기다린다.

 

나도 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을 어떻게든 마련해야겠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10. 20. 01:43

추석 남은 연휴와, 주말마다 우리 가족은 밖으로.. 밖으로 돌아다녔다.

 

 보라매 공원 (10-3, 수)

한강시민공원 (10-6, 토)

인천 국화축제 (10-13, 토)

포스코 아쿠아리움 (10-20, 토)

 

보라매 공원은 병원에 문병갔다가 가고, 한강은 수민이 병원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깐 들리고, 인천은 남편 업무 관련 일이 있어서 가고, 포스코 건물에 있는 수족관은 근처 결혼식 갔다가 생각이 나서 들렀다. 전부 일부러 계획해서 간 건 아니지만 시간날 때마다 이렇게 밖으로 나가다 보니 안 나가면 어쩐지 허전하다.

 

안 좋은 건.. 수민이도 바람이 들어서 유난히 집에 잘 안 들어오려고 한다는 거.

이건 수민이 또래 애들이 다 비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지만 수민이는 좀 심하게 싫어한다. 어린이집에서 집 방향으로 꺽으면 몸부림을 치고 울고불고 하니 어쩔 수 없이 나는 수현이를 안고 수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항상 한 시간씩 시장으로, 친정집으로 돌아다닌다. 덕분에 나는 체력이 점점 좋아지고 살도 자연스럽게 빠지고 있다.

 

어쨌든 밖에 구경을 다니는 건 아이들한테 좋은 것 같고, 덕분에 나와 남편은 바람도 쐬고 좋지만 은근히 피곤도 함께 쌓이는 것 같다. 인천을 갔다 올 때는 세상 사람들이 다 나들이를 나왔는지 차가 넘 막혀서 왕복 7~8시간은 걸린 것 같다. 남편은 운전하느라 지치고 나는 뒷 좌석에서 애들 둘이랑 씨름하느라 스트레스 받아서 짜증이 나더라...

돌아다니는 것도 왠만큼 해야지.. 이번 주말에는 수민이도 감기가 걸렸고, 좀 쉬어야겠다.

 

한편으로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찍은 사진들을 보며 생각한다.

우리는 저 사진에서 보이는 것 처럼 행복한 가족일까? 저렇게 계속 행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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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10. 15. 22:27

요즘 수민이는 미운 세살.

하루에도 수 차례 나에게 약을 줬다 사탕을 준다.

 

"안녕하세요!" 인사도 잘 하고, 시장이나 가게에 가면 "엄마 뭐해요? 옷 구경해요? 이거 얼마에요?"

혀 짧은 소리로 존댓말을 할 때는 얼마나 귀여운지!  하지만 이렇게 넘 사랑스러울 때와 미운 순간은 정말 한 끗 차이다.

 

잘 놀고 집에 들어갈 때만 되면 "싫어요. 안가요." 하면서 도망다니는데,

좋은 소리로 타일러야지 매 순간 다짐하다가도 수민이가 수현이를 때릴 때는 나도 모르게 소리부터 지르게 된다.

그럼 수민이가 울고, 또 형 울음소리에 수현이도 울고.. 악순환의 반복.

그나마 밖에 나가서 가끔 발악하면서 우는 애들을 보면 그래도 수민이는 양반이라는 생각을 하며 위안한다. ㅋ

 

수민이는 수현이가 만지려고 하는 장난감마다 "만지지마" "형아꺼야" "먹으면 안돼" 하면서 다 가지고 가 버리는데, 요즘은 질투가 더 심해져서 동생을 갑자기 때리는 횟수가 많아졌다. 

'괜찮겠지?' 하고 뒤돌아서면 영락없이 수현이의 울음 소리가 들린다. 갑자기 수현이 얼굴을 물어버리거나 때려버리는데, 내가 급하게 달려가서 수민이더러 뭐했냐고 물으면, "응애응애 땟지 했어요." 하고 바로 재연한다.

 

젖을 물려 재우려고 하면 수민이가 달려와 "엄마 뭐해요? 엄마 일어나~!" 하고 징징거리고, 꺼 놓은 불을 일부러 켜고, 침대에 올라와서는 자기도 코 잔다며 수현이 얼굴을 탁탁 때린다. 아니면 수현이 자는 주위에서 빙글빙글 돌다가 꼭 아기 쪽으로 넘어지기 일쑤다.

 

         수현이가 만지는 건 다 내 다리 밑으로!                       둘이 동시에 우는 중.. 나도 같이 울고 싶다ㅋ            

 

그렇다고 항상 동생을 미워하는 건 아니다.

 

수현이도 형이 만지는 것만 재밌어 보이는지 수현이도 나름의 방법으로 형을 귀찮게 하는데, 형 팔을 붙잡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긴다. 그래도 수민이는 "하지마~ 형아 아퍼~" 하면서 왠만큼 참는 편이다. 또 수현이를 "예쁘다~" 하고 쓰다듬어 줄 때도 있고, 동생이 울 때는 나보다 먼저 뛰어가서 장난감을 먹으라고 앞에 던져주고 오기도 할 때는 웃음이 난다.

 

"수현아 까꿍!"

     수현아 형아 밥 먹을께~ 기다려~                                       형아, 나 그거 좀 줘 봐요~!           

 

길지는 않지만.. 가끔 찾아오는 평화로운 순간 

책상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교회에서 또래 엄마들한테 물어봤더니, 이럴 때일 수록 수민이한테 집중적으로 사랑을 표현해줘야 한다고 했다.

나는 수민이랑 밖으로 매일 돌아다니고 하면서 놀아준다고 하지만 그래도 수민이한테는 많이 부족한가보다. 보통 동생 젖 줄 때 질투가 제일 심하다고 하는데, 수민이가 느끼는 감정이 짐작도 간다.

 

하지만 더 사랑해줘야지 마음먹어도 쉽지 않다. 나도 스물스물 산후우울증이 생기는 것 같고, 매일 바쁘고 정신없게 보내다보면 수민이랑 집중해서 하루에 30분 놀아주기도 힘들다.

 

고민끝에 대안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오는 선생님을 알아보기로 했다. 선배맘들의 조언을 받아서..

그리고 나의 우울함은 요즘 교회를 다니면서 위로 받고 있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10. 8. 10:18

추석날 친정 부모님이 여기에 오신다고 해서 우리는 추석을 시댁에서 보내고 다음날 따라 내려왔다.

충남 서천에 있는 아빠 고향은 완전 시골이다. 오빠랑도 이야기했지만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워서 그냥 가만히 있기만 해도 마음이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수민이는 도착하자마자 마당에 있는 강아지한테 과자 주기 바쁘고, 성묘하러 가는 길에는 뭐가 그렇게 신기한 지 땅바닥에 있는 돌맹이만 봐도 재미있나보다. 교외에서 살고 싶어하는 남편은 이런 곳에 살면 애들을 풀어놔도 자연과 잘 놀꺼라며 자기 말에 힘을 싣는다. ㅋ

 

마당에서

 "멍멍이야! 과자줄께~ 이리 나와봐~"

이모랑.. "이건 콩 이에요!" / "이건 뭐에요? 밤이에요?"  

성묘하기

할아버지한테 성묘하러 가는 데, 남편이 과일이랑 술을 챙겨 갔다. 우리집은 그냥 가서 절만 하는데..

장인어른은 흐뭇한 미소가.. 엄마는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ㅋ  

80년 세월의 차이... 천진난만한 수현이 ^^

 

성묘를 갔다와서는 아빠랑 수민이, 남편과 함께 근처 바닷가에 놀러갔다.

 

<동백정> -낙조보기

"까꿍!!" 숨었다가 놀래키기 / 아빠랑 아들 원숭이 한 쌍

 

놀러갈 때 수현이를 양수한테 맡겨두고 갔는데, 갔다와서 할머니한테 혼났다. 아기 놓고 어딜 갔다 오냐고..

딱 세시간이 걸렸는데, 사실 나도 이렇게 오래 걸릴 줄은 몰랐다. ㅠ

 

시골집 싱크대 호스가 빠져서 그거 사러 갔는데, 연휴라 다 문을 닫거나 자재가 없어서 시내를 다 뒤지고 다니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됐고, 바닷가에서는 수민이가 안 오겠다고 떼를 쓰느라 또 시간이 걸렸다. 그때쯤 나도 조바심이 나기 시작했는데 그때 그냥 집에 가자고 할껄.. 

아빠가 동백정이 바로 옆이라고 해서 잠깐만 들리려고 했는데 또 네비가 길을 잘못 알려줘서 헤매고, 동백정에 갔다가 바로 오려고 했는데 아빠가 갑자기 입장권을 사오시고, 올라가자마자 바로 오려고 했는데 낙조는 보고 가야한다고 해서 또 보고 오느라 그렇게 됐다.

 

집 근처에 와서 아빠가 따 놓은 고추를 가지러 가셔야 한다고 해서 나는 100미터 달리기로 집으로 뛰어왔다. 배고파서 울던 수현이는 젖을 먹고는 또 잘 놀았다. 엄마가 미안.. ㅠ 진짜 세 시간도 힘들구나...

 

그래도 아빠 덕분에 좋은 곳 구경 잘하고 왔다. 수현이를 데려갔으면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편하게 갔다 왔을텐데..

젖 끊을때까지는 수현이랑 착 달라붙어 있어야겠다. 그래도 이제 이유식을 시작하면 조금씩 나아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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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10. 5. 12:52

우리 시댁은 큰집이다.

제삿날이나 명절이 되면 할아버지 형제, 가족들까지 모두 모이는데, 결혼 전에 우리 친정집에서 조촐하게 차례를 지내던 것에 비해 규모가 엄청 크다. 그나마 예전에는 더 많이 모였는데 지금은 많이 줄어들었다고 한다.

 

여기서는 지방도 먹을 갈아서 제대로 쓰시고 (전에 제삿날에는 한자 하나 잘못 썼다고 다시 먹을 갈아 새로 쓰는 동안 모두 기다렸던 적도 있다. 새벽 12시에..ㅋ), 포와 밥 등 음식도 바꿔가며 고조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 할머니 할아버지, 돌아가신 큰 아버지까지 절을 네 번 한다.

 

다 절하는 데 이수민... 뭐하고 있니? ㅋ

(성경에 나오는 요셉의 꿈과 비슷한 장면이.. 요셉 곡식단에 다른 가족 단들이 일어나 절하는 꿈.ㅋ)

 

이렇게 명절 날 차례를 지내서 좋은 건, 아이들은 한복을 입고 명절 음식도 하고 사람들도 모여서 북적대기 때문에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이런 기회에 다 같이 얼굴을 보고 모일 수 있는 자리가 생긴다는 거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전 날 하루종일 전을 부치고 음식 준비를 하고... 당일날 아침 일찍 일어나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어른들과 남자들 식사가 다 끝나서야 늦게 밥을 먹고.. 하루종일 설거지를 해야하는 여자들의 노고가 있다.

 

그나마 나는 애들도 봐야하고 제일 막내라 시키는 것만 하고 있지만, 음식 솜씨 좋은 형님은 하루종일 음식만드시느라 바쁘시고.. 어머니는 총 책임자로서 일이 정말 많으시다.

어른 한 분 모시기도 마음이 어려운데 온 집안 식구들 모시고 준비를 해야하는 마음이 얼마나 긴장이 되는지 옆에서 지켜만 봐도 알 수 있다. 혹시 뭐가 빠지지는 않았는지.. 음식 맛이 잘못되지는 않았는지.. 일주일 전부터 장을 봐야하고 손님맞이 집정리도 해야하고 밤에 어른들 이부자리 걱정까지.. 안쓰러울 정도로 일이 많으시지만 웃으면서 척척하시는 어머니를 보면 정말 대단하신 것 같다. 얼마나 피곤하실까.

 

 

내가 어머니정도 나이가 되면 감당할 수 있을까? 추석과 설날.. 일년에 명절 두 번과 증조할아버지,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 세 번까지 이렇게 총 다섯번을 준비해야하는데, 제사는 명절보다 규모가 작다고는 해도 힘든 일이다. 돈으로 계산을 해보면 일년에 2~300만원은 드는 것 같다.

옛날보다 지금은 많이 간소해졌다고 하지만 요즘 시대에 이런 걸 해야한다고 하면 손사레칠 사람들도 많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게 무서워서 결혼을 안하겠다는 건 구더기무서워 장 못담그는 격이다. 난 결혼하고 이번이 (벌써) 네 번째 추석인데 그러려니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니 특별히 힘들지는 않다. 난 이제 좀 대담해져서 사진도 대놓고 찍고 어른들 사진도 찍어드렸다.ㅎ

조금 힘들었던 건 몸보다 마음... 몸은 힘들어도 마음은 즐거우면 그걸로 된건데 남자들이 나서서 도와주지는 못하더라도 지나가다 슬쩍 위로 한마디 고맙다는 표현만 해도 좋을 텐데.. 그게 그렇게 어렵나보다. 우리 남편이 그렇다는 건 아니고 또 우리 시댁만 그런 건 아닐꺼고, 우리나라 대부분 남자들이 그런 것 같다.

 

그거 말고 스트레스 받았던 건, 수민이 사촌들이 과자를 입에 달고 살아서 수민이가 과자의 유혹을 물리치기가 힘들었다는 거. 그래도 착한 소정이는 수민이 숨어서 먹긴 했는데, 과자가 눈 앞에 보이니 수민이는 달라고 떼를 쓰고.. 옆에 자기 도와줄 사람들 많으니 있는 힘껏 악을 쓰고.. 나 혼자 못 먹게 하는 것도 힘들었다. 덕분에 수민이 다리 전체는 아토피로 긁어서 온통 상처투성이가 됐다. ㅠ  

나는 힘들었지만 수민이는 과자도 실컷 먹고 사촌들 만나서 신나게 놀았다.

 

 

오후에는 으레 친정집으로 갔는데, 부모님이 시골에 내려가신다고 해서 시댁에 있다가 저녁에 청계천으로 놀러갔다. 마침 국악한마당을 해서 아버님과 할머니는 재밌게 보시고 우리는 청계천 구경하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놀다가 왔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우리는 또 친정 시골집으로 출발했다. 강행군의 연속..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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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9. 27. 01:23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

말을 시작하는 아이와 엄마가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 모습이 딱 그렇다. 매일 이렇게 붙어있다보면 모를 수가 없긴 하다. 그래서 수민이가 말이 늦었을까? 말이 늦는다고 한참 고민하던 게 엊그제 같은데 요즘은 말을 너무 잘해서 내가 그랬었나 싶기도 하다.

 

끝까지 부르는 노래도 많아졌는데,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이 노래는 "무어시 무어시 꼭꼭꼭까~" 이렇게 부르고, "반짝 반짝 작은별~" 이 노래는 "깍깍깍깍 깍깍깍~" 이렇게 들린다.

발음도 부정확하고 혀 짧은 소리로 하루종일 시끄럽게 떠드는데도 너무 귀엽다. 특히 ABC송은 급한 마음에 대충 다다다다 부르고 끝내버리는데 이건 나만 알아 듣고는 웃겨서 혼자 깔깔 웃는다. 듣고 또 들어도 재밌다.

 

시장에 가면 "오뎅 얼마에요?" "안녕히 계세요~" 이렇게 내 말을 따라하면서 아줌마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고,

저녁을 차릴 동안 잠깐 티비를 틀어줬다가 이제 밥먹게 오라고 했더니 "이것만 볼께~ 엄마 기다려~~" 하더니 정말 끄고 온다. 

오늘은 수현이가 이빨이 나느라고 간지러운지 내 손을 너무 꽉 깨무는 바람에 자국이 심하게 생겼는데, 내가 그걸 수민이한테 보여주면서 수현이가 그랬다고 일렀더니 수현이한테 가서는 "엄마 물면 안돼~ 왜그랬어~ 무는거 아니야~ 하지마~" 이런다. 이쁜 우리아들.

 

집에서 놀기

시장에 가면~ 개구리도 있고~ 애벌레도 있고~(건강원ㅋ)

나뭇잎을 바람에 날리며... 나뭇잎 한 장만 있어도 신난다.

 

전엔 내 몸도 회복이 안 된 상태에서 둘을 감당하려니 힘도 들고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다. 그래서 아이가 떼를 쓰기 시작하면 넘 짜증이 나고 힘들었는데, 이제 적응도 하고 수민이도 말귀를 잘 알아들으니 실랑이 하는 것도 요즘은 어떤 면에서 재미가 있다.

 

우선 혼내지 않고 설명해주려고 애쓰던 게 효과가 나타나는 것 같다.

요즘 아토피 치료 때문에 과자를 못 먹게 했더니 그 뒤로 과자만 보면 "엄마, 까까 되요?" 하고 너무 애절한 표정으로 물어보길래 가끔 하나씩 먹게 했었다. 그러다 엊그제 과자 한 봉지를 먹고 났더니 피부가 빨갛게 일어난다. 그래서 과자 먹어서 간지러운거라고 설명을 해줬더니, 슈퍼에 가서도 "까까는 안되요~ 간지러워요" 이렇게 말하고, 할머니집에 가서 과자를 발견해도 "까까는 아니에요~" 이러고 한쪽 구석에 치워 둔다.

 

말 잘 듣게 하는 마법같은 말도 찾았다.

티비를 보고 있을 때, "이제 그만 봐."하고 엄마가 강압적으로 꺼버리지 말고, "그럼 몇 개 더 볼꺼야?" 물어보면 "한 개" 혹은 "두 개"이렇게 대답하는데, "그럼 그것만 보고 스스로 끄는 거야~" 하고 당부하면 정말 스스로 끄고 "껐어요!" 한다.

샤워를 할 때 수도꼭지를 계속 틀어놓고 있고 싶어하면, 엄마가 가서 물을 끄고 "안 돼!" 하는 것 보다는 "그럼 조금만 더하고 스스로 나와~" 그럼 정말 조금만 더 놀다가 스스로 물을 끄고 나온다.

스스로 하게 하게 하는 게 효과가 있는 것 같다.

 

딱 하나 유별나게 떼를 쓰는 건, 집에 바로 안 들어올려고 하는거..

이건 내가 일찍 집에 들어오기를 포기하고 아예 애들이랑 구경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래서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길에 한시간씩 시장구경도 하고 산책을 하고 온다. 

 

시간이 많이 걸렸지만, 이렇게 나름 방법을 찾으니 훨씬 수월하다.

힘든 날이면 애들이 빨리 컸으면 좋겠지만, 어떤 날은 이대로 아이들이 크지 않았으면 싶기도 하다.

이렇게 엄마 좋다고 꼭 껴안고 자고, 뽀뽀하고 그런 것도 나중엔 징그럽다고 안하겠지? ㅠ

 

어른들이 힘들어도 지금이 좋을 때라고 하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지금 당장은 좋지만 또 아이들이 어떻게 돌변할 지 모르는 거고.. 이 시간을 잘 보낼 수 있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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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9. 23. 19:05

요즘 주말 오전에는 으레 수민이 피부과에 가는데, 오늘은 병원에 갔다가 예정에 없었던 동물원에 놀러갔다.

애들 둘 데리고 동물원에 놀러가는 건 조금 걱정스러웠는데, 아빠가 기린 보러가자고 수민이한테 바람을 불었더니 수민이는 "기린, 하마, 사자.. 세개 보러 가!" 하며 아침내내 동물원 노래를 부른다.

 

둘은 이미 가기로 정했는데 엄마만 갈까말까 계속 고민했다. 나는 가면 수민이 잘 시간이라 자면 아깝고 안 자면 또 생활 패턴이 엉망이 될까봐 걱정이었다. 엄마는 별 고민을 다 하고 아빠는 단순하다. 이게 엄마와 아빠의 차이..ㅋ

다행히 수민이가 가는 차 안에서 일찍 낮잠을 자는 덕분에 나도 "가자!"고 허함. ㅎ

 

집에 들러서 과일이랑 돗자리도 챙겨가고, 점심으로 한솥도시락을 사가고, 양수한테 카메라도 빌려가고.. 만반의 준비를 해갔더니 짐이 유모차에 주렁주렁이다.

 

<서울대공원>

"깍깍깍~" 원숭이에요

자다가 어느새 눈을 뜨고 날 요렇게 바라보던.. 천사같은 눈빛

 대공원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사자 자리.. 햇빛도 참 좋다.

엄마랑 달리기 하다가.. 넘어지던 순간! ㅋ

대공원 사진찍기 좋은 두번째 장소, 원숭이 앞 유리^^

 

동물들을 보다 보면 갇혀서 생활을 하는 동물들이 짠한 마음도 들지만, 서로 빤히 쳐다보는 게 누가 구경을 하고 있는 건가 싶기도 하다. 애들을 생각하면 사진과 그림으로만 보던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참 좋은 공부가 될 것 같고.

 

참, 호랑이를 보러 올라갔다가 우연히 수민이 어린이집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옆에 지나가도 모를 수도 있었는데, 딱 마주쳤다..  지난 주에는 시댁에 애들 맡겨놓고 영화보러 갔다왔는데, 백화점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빠 친구 부부를 만나기도 하고, 지난 휴가 때는 휴게소에서 우연히 오빠 회사 선배를 만나기도 했다. 사람 인연이라는 게 참 신기하다.

 

 <2011년 7월>                                                           <2012년 9월>    

일 년 사이에 이렇게 아기에서 어린이로. ㅎㅎ

 

작년 이맘 때 대공원에 놀러갔던 게 생각나 사진을 찾아봤더니... 우리 수민이 용됐구나.. ㅋㅋ

 

날씨도 선선해져서 그런지 가족단위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다들 애들 키우는 모습이 다 비슷한 게 고생하는 게 눈에 보인다. 우리는 애들을 유모차 태우다가 바꿔서 메다가 같이 메다가 했는데, 애들 둘 데리고 힘들다고 걱정하던 거에 비하면 수월했다.

어쨌든 날씨도 좋아서 바람도 잘 쐬고, 애들 컨디션도 좋았고, 좋은 사진도 많이 찍고 왔다. 집에 와서는 다 골아떨어짐..

 

연애하면서 한 번도 안 와본 동물원에 벌써 두번째 다녀왔다. 다른 동물원까지하면 수민이는 벌써 다섯번째. 그래도 올 때마다 신기한가보다. 수민이를 보면 참 행복해보인다. 이렇게 자주 놀러다니니 감성은 풍부한 아이가 될 것 같다.

수현이가 빨리 커서 수민이랑 같이 뛰어다니면 재밌을 것 같긴 한데, 나중에 둘이 동시에 뛰어다니면 잡으러 다니기도 쉽지 않겠다. ^^

 

찍기 어려워도 가족사진 한 장씩은 남겨보자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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