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12. 1. 17. 16:04
지난 주말 코엑스에서 한 '내나라 여행박람회'.

이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남편이 맡아 진행한 전시기 때문이다.. ㅋ
전시 전 한달 정도는 거의 집에서 밥 먹는 일이 없이 매일 야근을 하는 바람에 남편의 전시기간은 나한테는 암울한 암흑기와도 같다. 특히 힘들었던 지난주를 보내고 나니 드디어 박람회 기간.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국 각지의 관광지를 홍보하는데, 고장 특산물도 팔고 설 전에 제수용품도 살 수 있다고 해서 겸사겸사 시댁 가족들과 총출동 했다. 아주버님이 맛있는 점심도 사주시고 다같이 코엑스 도착..

수환이랑 소정이가 재미없다고 할까봐 걱정했더니, 들어가자마자 애들 체험하고 만드는 게 눈에 띈다. 
신라 금관 만들기도 하고, 무슨 목걸이 만들기도 하고, KTX 기차 종이접기도 하고, 대나무로 잠자리도 만들었다. 체험비는 (재료비포함) 무료~3000원.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애들은 신이 났다. 더 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없어서 이정도로 만족했다. 


나중엔 만들기 좋아하는 내가 애들을 데리고 돌아다니고, 형님이랑 아주버님이 수민이를 봐주셨다.
수민이도 조금만 더 크면 이런 것도 같이 만들 수 있겠지.. 

관광지 소개만 하는 줄 알았더니 이렇게 체험할 수 있는 것도 많고,
참여해서 경품 타는 것도 많고, 할인해서 싸게 살 수 있는 것도 많았다.
(돌아다니다가 임실에서 만든 요거트를 하나 샀는데 완전 맛있어서 다음날 남편이 한박스를 사왔다. ㅋ) 

지나가다 받은 사과를 소중하게 안고 있는 수민이

도장 파주는 곳도 있었는데, 재원씨가 부탁해서 
아이엠킴벌리 도장도 꽁짜로 만들어 주셨다..ㅋㅋ 완전 감동ㅠ

남편이 코엑스 전시팀에 있어서 좋은 건, 평소라면 관심없었을 이런 전시를 구경할 수 있다는 거+ 전시 후 콩고물..ㅋㅋ
안 좋은 건 일년 내내 빡빡한 전시 일정 때문에 집에서 목빠지게 남편을 기다리는 시간이 많다는 거다.

특히 4월 태양이 출산예정일 쯤에는 남편이 담당한 전시 중에 제일 규모가 큰 사진전시도 한다.
수민이 태어날 때도 했던 이 전시 때문에 도움 받는 건 거의 기대도 못 했고, 오히려 애기 울음소리에 밤늦게 일하고 들어오는 남편 잠 못잘까봐 걱정했었다.. 친정에서 산후조리했으니 나랑 수민이는 친정에 있고, 남편은 집으로 퇴근해서 잠만 자는 날이 많았으니... 친정 가족들이 있었으니 다행이지 안그랬으면 난 우울증에 걸렸을 지도 모르겠다. 
(여러가지 이유로 이번에도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기로 했다.)

어쨌든 한 고비를 또 넘겼으니 당분간은 조금 편해지겠지..

                                                           박람회에서 만든 신라금관을 쓰고..
                                   사진찍으라고 서더니, 바로 달려와 보여달라고 하는 성질급한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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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2. 1. 12. 18:52

수민이가 자라면서 같이 커가는 나의 고민, '오늘은 어떻게 놀아줄까'.
(두 번째 고민은 '오늘은 뭘 먹일까')

매일같이 11시가 넘어야 들어오는 남편이랑 (그나마) 같이 있을 수 있는 주말이 다가오면 반갑지만
일요일 밤이 되면 기도한다. 이번 주도 무사히 보내게 해달라고..(서로 즐겁고 유익하게) 

지난 주말에는 수민이랑 뽀로로마을에도 놀러갔다가, 막 아기를 낳은 친구 산부인과에 갔다가, 시댁에 들렀다가,
교회도 갔다가, 일하러 간 남편 회사도 따라갔다가 왔다.
어느때처럼 스케줄로 꽉찬 주말을 보내고 다시 돌아온 월요일.
바쁜(?) 주말을 보내고 났더니 나는 쉬고만 싶은데, 쉬고 싶을수록 아들은 나한테 더 달라붙어 뭔가를 요구한다.

뭔가를 요구한다는 건,
책 부록으로 같이 온 활동 스케치북에 있는 그림을 자꾸 떼어 달라고 해서 그림이란 그림은 거의 다 오려진.. 너덜너덜해진 스케치북을 들고와서 자꾸 찡찡거리거나 (가위로 잘라주면 그 순간 뿐.. 잘려진 그림은 금새 버려진다.)
책을 보다가 음식 그림이 나오면 무조건 냉장고를 (혹은 과자가 있는 문) 가리키며 달라고 운다.
 
모른척하고 누워 쉬고 싶은 마음과 힘들어도 놀아줘야 된다는 상반된 마음이 나를 힘들게 한다.
스트레스를 받아서 그런지 배도 계속 아프고..
내가 짜증이 날수록 수민이는 더 엄마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힘든 월요일을 보내고 나서 화요일에는 아침부터 작정하고 놀아주려고 오랜만에 키즈카페에 갔더니
수민이는 문 앞에 가자마자 '우와! 우와'.. 신발을 벗겨주자마자 신나서 뛰어들어간다.

이렇게 수민이가 열심히 놀고 푹 잠들면 나도 좋다. 
아이에게 매일같이 해줘야 할 3가지 놀이가 '야외 놀이, 창의적 활동, 책 읽기' 라는데
물론 매일 이렇게 어딘가로 데리고 가서 놀아주면 좋겠지만, 이제 앉았다 일어나는 것도 버거워지는 내 체력과 추운 날씨가 문제다.

집에서 볼풀공을 고래한테 자꾸 던지길래 왜 그러나 싶었더니, 
뽀로로마을에서 상어 입에 볼풀공 던지기를 열심히 한 학습효과.. ㅋㅋ


그나마 수민이가 책을 좋아해서 다행이다. 
이제 말을 거의 알아들어서 내가, "하양이 엄마 찾는 책 가지고와." "크롱 응가했어요 책 가지고와~" 하면 "응응" 하고 고개를 끄덕이고는 영락없이 가지고 온다.
너무 신기하고 예쁘지만 문제는 혼자는 잘 안본다는 거..

설거지 하는 동안 조용해서 봤더니 혼자 책을 다 꺼내서 보고 있다.
(아주 흔치 않은 시간)

일주일 내내 애랑 씨름하다보니 심신이 다 지친다.
다른 엄마들은 어떻게 애들을 키우고 있는지... 
어린이집은 최대한 늦게 보내려고 3월까지 기다리려고 했는데, 그 전에 연락이 오면 오는대로 보내고 싶다.
휴식시간이 필요하다. 
Posted by kimberly
일상2012. 1. 6. 01:14

앱손 R290.. 프린터를 샀다. ^^
나온지는 조금 된 모델인데, 사진 출력이 잘되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디비디 라벨을 직접 인쇄할수 있다. 

그동안 프린터는 굳이 필요 없어서 칼라프린트 해야할 일이 있으면 동네 인쇄소를 이용했었다.
그런데 홍보 동영상을 만들었던 곳에서 디비디를 보내달라고 해서, 디비디 라벨과 케이스 자켓을 인쇄하려고 인쇄소에 갔더니 라벨지 위치도 맞추기도 어렵고, 한 장에 3천원씩 달라길래..; (위치 맞추다가 세 장이나 출력)

이럴바에 프린터를 사는게 낳겠다 싶던 중에.. 최근 다른 곳에서 또 디비디를 요청해서 바로 질렀다.
비슷한 기능이 있는 복합기나 다른 모델도 알아봤는데 가격대비 이만한 프린터가 없다기에 고민할 필요도 없었다. ㅋ


수민이가 잠들자마자 상자를 뜯어서 설치하고, 바로 인쇄 시작..
(DVD에 바로 인쇄할 수 있는 공DVD와 인화지도 사전 구입..ㅋ)

프린트 해보니 아.. 애쓴 보람이 있다. 감동의 눈물이.. ㅋㅋ
이럴려고 한 건 아니지만, 예전에 사업자등록할 때 사업종목에 영상물 편집 외에 DVD 제작도 같이 넣었었는데, 어떻게 딱 맞아떨어졌다. ^^

작지만 다있는 나의 작업 공간.. 

 

사진 인화도 잘 된다. 작년 크리스마스 선물은 요렇게 해결.. ㅋ

오빠 회사 책상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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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2. 1. 2. 21:18
2011년 마지막 날.
오빠 군에 있을 때 친하던 1중대장님 결혼식이 있었다. 전북 익산에서..
누가 이런 날에 결혼식을 하냐며 민폐라고 투털거렸지만, 또 하나 큰 이벤트가 다가오고 있었으니..
음력 1월 6, 7일 이틀 연속으로 있던 시할아버지와 증조할머니 제사가 이번에는 12월 30일, 31일이었다.

오빠는 익산은 꼭 가야한다며 간 김에 1박 여행을 하고 오자고 해서 그럼 좋다!고 했는데,
제삿날을 알고나니 가도 되나? 하는 조금, 나머진 더 가고 싶어진 마음..
이렇게 사람 마음이 간사하다. 

그래도 첫째 날 음식을 대부분 해 놓으니 둘째 날 증조할머니 제사 때는 일이 많지 않고,
나는 임신부이니 있어도 별 소용이 없을 거라며 괜찮을 거라고 스스로 안심시켰다. ㅋ
어머니께 말씀드렸더니 괜찮다며 갔다오라고 하셨는데 그래도 뭔자 찝찝한 며느리의 마음이란.

30일에는 여행 가방 세개와 유모차를 싣고 수민이와 택시를 타고 둘이 먼저 시댁으로 갔다. 
하루종일 꼬지와 전을 부치고 음식 준비를 돕는데, 나는 보조역할이었지만 그래도 제사준비는 힘들었다. ㅠ
배가 뭉쳐서 잠깐잠깐 방에 들어가 누워있었지만 그래도 할머니들도 계시고 어른들도 많은데 눈치도 보이고..
밤 12시까지 기다려 제사를 지내고, 끝나고 한차례 밥을 먹고 산더미같은 설거지를 형님과 끝내니 새벽 2시.

다음날 오전 8시 출발. 열심히 달려서 12시반 결혼식은 여유롭게 도착,
수민이는 어제 많이 먹고 신나서 놀더니 새벽에 몇 번을 깨서 날 힘들게 했는데,
덕분에 가는 내내 푹 자는 바람에 정말 편하게 갔다. ^^ 깨지말아라.. 깨지말아라..ㅋ

이왕 간 김에 전주에서 군생활을 하고 있는 오빠 띠동갑 친척동생 면회도 갔다.
외출을 받았는데 어이없이 5시까지 복귀하라고 해서.. 1시간 반동안 열심히 고기를 먹이고 보냈다. 사진이라도 한 장 찍어서 작은어머니한테 보낼껄.. 세 사람 모두 계속 시계만 들여다보느라 보내고 나서야 생각이 났다.
 
호텔가서 체크인하고.. 내가 뻗어서 그대로 한숨 자는 동안 오빠랑 수민이는 목욕을 하고,
밤에는 뒷편에 있는 한옥마을가서 여유롭게 산책.. 커피와 와플. 

오빠가 언제부터 이렇게 수민이를 잘 보기 시작했는지 놀랍다. 

                                                           아빠랑 아들이랑 서로 귤 먹여주기.


<전주 한옥마을>

어린이 포스를 풍기는 이제 3살된 아기 (21개월)

호빵맨 수민이

서울 올라오는 길은 많이 막히고 피곤했지만 그래도 2011년 마지막 날 잘 보내고 왔다.

새로운 한 해, 당장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새로운 아가의 탄생으로 곧 크게 달라질 2012년.. 두려우면서도 기대된다.
화이팅..
Posted by kimberly
일상2011. 12. 28. 09:21
작년 크리스마스 일이다.
12월에 결혼한 지현씨네 고모 가족이 고맙다고 친척들을 초대했다. 크리스마스날 별 계획이 없었던 우리는 시부모님과 부페에 가서 실컷 먹고 시댁으로 갔다.

문제는 집에 돌아와서 생겼다.
아주버님이 사주신 수민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풀어서 한참 조립을 하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초인종을 눌렀다. 한 남자가 짜증을 내며 차를 빼달라는 소리가 집까지 다 들렸다. 문이 안열리게 바짝 대 놓으면 어떻게 하냐며... 화를 내며 뭐라고 하길래 오빠는 왜 저렇게 말하냐며 차 키를 들고 나갔다.

그런데 오빠는 금방 안들어오고 밖에서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내가, 싸우는 소리 아니에요? 했더니, 어머니가 나가셨다. 그리고 또 안들어 오신다. 싸우는 소리는 계속 들린다. 뭐 별일 없겠지.. 하고 혼자 장난감을 조립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아버님이 나가봐야 겠다면서 나가신다. 이 때 아버님은 만취상태였고, 역시나 바로 안 들어오시길래 수민이를 안고 나가봤더니 아버님은 어떤 남자 멱살을 잡고 계시고, 오빠는 코피를 흘리고 있었다. 헐...

차를 빼고 나오는데 이 남자가 갑자기 오빠를 때리더란다. 그래서 오빠는 바로 경찰을 불렀는데.. 문제는 취하신 아버님.. ㅠ 같이 경찰서에 가서는 이 남자가 집단폭행으로 어이없이 우리를 신고하는 바람에 문제가 커졌다. 손끝이라도 건드렸으면 덜 억울했겠건만.. 결국 이 사건은 검찰에 넘어가 올 해 3월에야 해결이 났고, 오빠는 기소유예가 됐다....
교훈이라면, 난 선량한 시민이니까 괜찮겠지 했다간 큰 코 다친다는 거다. 무슨 일이 생기면 정신 바짝 차려야 된다.

작년 크리스마스에는 이렇게 가족들은 모두 경찰서에 가 있었고, 나는 시댁에서 갓난 아기였던 수민이를 달래며 보냈던 단연 내 인생 최악의 크리스마스였다..

작년의 여파로 올해도 무슨 일이 생기면 어쩌나..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서 은근히 불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그래도 올 해는 아주 무난하게 지나간 듯.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할 껀 다 했다.

이브날 친구 집에 초대받아서 놀고, 크리스마스날에는 교회에서 수민이 유아세례도 받았고, 저녁에는 컬투쇼 공짜표가 생겨서 수민이 맡기고 둘이서 공연도 보고왔다.ㅎ

 

                                                                     <크리스마스컬투쇼>

젊었을 때는 뭔가 꼭 이벤트가 있어야 했지만... 지금은 크리스마스 보내는 방법에는 특별한 게 없다는 걸 느낀다.
딱 세가지. 가족들한테 편지 쓰고, 조그만 선물 교환하고 크리스마스 날 교회만 갔다 오면 아주 잘 보냈다고 말할 수 있다.

이브날 시댁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좌회전 차선에서 신호를 받고 가는데 왼쪽 차가 갑자기 직진을 하는 바람에 순간 사고가 날 뻔했다. 아무리 우리가 잘못한 게 없더라도 사고는 무섭다. 
큰 사건사고 없이 무탈하게 지나가는 것만해도 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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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1. 12. 22. 13:28
수민 아빠는 요즘 너무 바쁘다.ㅠ
 
계속되는 전시와 일.. 연말 약속으로 평일에는 밤 12시는 기본으로 넘어서 들어오고, 주말에도 출근.
덕분에 나는 평일에도 주말에도 수민이랑 고군분투하고 있다.
추워서 맘대로 밖에도 못 나가고..
답답해서 꽁꽁 싸매고 나가면 지나가는 사람들이 애기 춥겠다며 한마디씩 한다. (이거 은근 스트레스.. ㅋ)

나의 하소연과 압박?으로 남편은 맡았던 박람회가 끝나면 꼭 휴가를 내겠다고 하더니,
지난 주말에는 스키장에 가자며 정말 강원도에 숙소를 예약했다.
그런데 여행 이틀 전.. 같이 가기로 한 현호오빠가 못 가게 되고, 오빠도 회사에 일이 많아서 전격적으로 캔슬.. ㅠ

토일월화의 꿈같던 휴가는 순식간에 날아가고,
토요일에도 회사, 일요일에도 회사.. 주말에 나랑 수민이는 코엑스 가서 놀았다. ㅋ


<디자인 페어>

 

두 시간만 일하면 된다던 오빠를 우리는 전시 구경하면서 오후 6시까지 기다리고..
오빠는 월요일 휴가에도 오전 출근하고 돌아왔다.
 
사실 주말과 이틀 휴가동안 남편이 제일 바빴다.
월요일은 수민이랑 파주에 있는 뽀로로 테마파크도 가고, 화요일에는 수민이 어린이집 상담도 같이 가고, 밀린 장도 봤고.. 도와준 덕분에 밀린 집안일들도 다 했고, 수민이도 잘 봐줘서 화요일 오전까지 끝내야 했던 코*카 영상도 무사히 제출했다. 이틀동안 잘 놀아준 덕분에 수민이는 아빠랑 사랑에 빠졌다.

생각해보면 여행을 못 간 최대의 수혜자는 내가 아닌가! ㅎ
최고의 남편이라고 칭찬했더니 이제야 알았냐며 씨익 웃는다.

어제도 새벽 4시에 들어와 3시간 쪽잠을 자고 출근한 남편..

일과 가족에게 모두 충실하고 싶은 우리 남편은 힘들어도 불평 한마디 안 한다.
이러니 일찍 안들어온다고 집에서 우울해하고만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더 치열하게 사는 사람도 많은데 먹고 살려면 이정도는 감수하면서 살아야겠지..
그래도 노력하는 남편이 고맙다.

이번 주도 이렇게 무사히 지나갔구나.
올 해도 얼마 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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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1. 12. 15. 14:16

요즘 수민이는 엄마를 너무 찾는다.
양수이모가 슈퍼를 데려가도 엄마가 따라오는지 꼭 확인하고, 내가 안 가면 동네가 떠나가게 운다.
집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아빠가 안고 올라갈 때도 내가 바로 따라가지 않으면 겁을 먹고 울고,
집에서 엄마 껌딱지가 되는 건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같은 방에 있을 때도 내가 배가 뭉쳐 누워있기라도 하면
배 위로 올라가 말을 타고, 이상한 자세로 내 몸에 찰싹 붙어 매달린다.
뭐하자는 거냐고 수민이를 보며 한참 웃기도 하지만 이내 이게 도대체 뭐하는건가 싶다.

자세를 바꾸면 등에 매달리고 얼굴에 매달리고, 안경이랑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깨문다.
하지 말라고 좋게 타이르고 싶지만, 내가 성인군자도 아니고 
매 순간 어떻게 좋은 엄마가 될 수 있을까..
그냥 참아도 스트레스, 화를 내도 나쁜 엄마라는 자책감에 매일 이렇게 스트레스를 받는다.

성희가 보내준 디비디는 확실히 효과가 있었다.
지난 주 놀러온 성희가 나더러 이제 능숙한 엄마 같다고 해서
이게 디비디 덕분인가 싶어 실험?을 해봤다. ㅋ

집에서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데 수민이가 내 지갑 안에 있는 카드를 다 빼고 있는 걸 발견..
실험을 해보려고 바로 달래지 않고 "안돼!" 하면서 지갑을 뒷 주머니에 꽂고 청소기를 계속 돌리는데
수민이가 지갑 내놓으라며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안그래도 이날 오전에 인터넷 수리기사 아저씨가 오셨었는데 내 지갑에서 카드를 자꾸 꺼내 아저씨한테 갖다주는 바람에 서로 난처한 상황이 생겨서 안 된다고 가르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안된다고 해도 소용없고, 내 바지 뒷 주머니에 지갑이 있다는 걸 잊어버리지도 않고 따라다니면서 운다.
이 떼쓰는 상황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아서 이번엔 청소고 뭐고 다 내려놓고
수민이를 안고는, "우리 수민이 속상했구나.. 지갑 갖고 싶어요~" 이렇게 달래다가
그래도 엄마 지갑은 안된다고 설명을 해주니 금새 달래져서 다른 장난감으로 간다.
달래는 시간 30초? 1분?

이런 걸 보면 아이 입장에서 먼저 생각하면 육아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책 볼 때도, 그림 그릴 때도, 밥 먹을 때도 앉아있을 때도 꼭 내 무릎에 앉고 싶어하는 우리 아들...
그래도 엄마가 분명 힘든 순간은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어떻게 해야될 지 모르겠다.
이제 배도 어느정도 불러오니 움직이기도 귀찮고, 마냥 쉬고싶다.
그래서 요즘은 빨리 어린이집 보내고 싶은 마음도 자꾸 든다.

유아 때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가져야 커서도 사람사이에 관계가 원만하게 된다고 한다.
가끔 도서관이나 키즈카페에 가면 수민이 또래 아이들을 만나는데, 꼭 못되게 구는 아기들이 있다.
가지고 있는 장난감마다 뺏으려고 하는 애들, 혼자만 하겠다고 밀치고 소리를 지르는 아기들..
그러면 나도 무의식 중에 애 엄마가 어디에 있나 찾게 되는데,
찾아보면 엄마는 아이랑 상관없는 사람처럼 구석에서 혼자 책을 보고 있다.

유아시기에 엄마 역할이 중요하다고 아무리 강조해도 모를 사람이 어딨겠는가..
하지만 열정적으로 한 두시간 놀아준다고 해도 시간은 너무 천천히 가고..
하루종일 수민이랑 놀아주고 밥먹이고 씻기고 재우다보면 내가 없어지는 느낌이 든다.

어쨌든 부모가 되었으니 애는 잘 키우고 싶지만.. 날씨는 춥고, 사람들도 잘 못만나고 수민이랑 집에만 있다보면..
더구나 요즘처럼 남편이 주말도 없이 회사에 가고, 평일도 하루도 안 빠지고 밤 12시 넘어 들어오는 덕분에
이러다 내가 우울증 걸리게 생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힘든 거랑은 상관없이)
걷는 것도, 말하는 것도 늦는다고 걱정하던 우리 아들은 잘 자라고 있는 거 같다.
지난 주말에 내가 '천재아가'라고 부르는 율희를 만났는데
아직 수민이가 말은 못 하지만, 말귀도 잘 알아듣고 율희랑 놀고, 손잡고 다니는 거 보면 정말 많이 컸구나 싶다. 

                                                                    코엑스, 율희네랑

요즘은 잘 때 티비 틀어달라고 떼도 안 부리고,
잘 시간에 수민이더러, '잘 시간이니까 책 골라서 가지고 들어와~' 하고 불끄고 침대에 먼저 누워 있으면
혼자 동화책 두 권을 양손에 들고 따라온다.
그 모습이 얼마나 이쁜지!
힘들 때마다 수민이는 이렇게 나에게 사탕을 준다.

하지만 사탕만으론 부족해..
행복한 엄마가 되려면 일주일에 몇 시간이라도 온전히 혼자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1. 12. 8. 15:46
점점 배도 불러오고 몸이 힘들어지다보니 종종 가던 도서관과 장난감 대여센터 가는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대여한 것도 연체하는 바람에 책을 2주동안 대여금지에 장난감은 연체료가 5천원..!! ㅠ

책이랑 놀이랑 도서관

 

몸 힘든 건 둘째치고 이제 날씨가 더 추워지고 눈도 오면 꼼짝없이 집에 갇혀있어야 되기 때문에..
이제는 나가기보다는 집에서 재밌게 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래서 수민이 방에 마련한 볼풀이랑 책상, 책장과 전집.
볼풀공도 막내삼촌이 주셔서 안쓰는 침대에 만들었고 지금껏 대부분 수민이 물건이랑 장난감은 물려받아 왔는데,
최근에 큰 맘 먹고 이것저것 구입했다.

                          아.. 이 편안한 자세...                                                         토피카 책상


토피카 책상은 종이롤을 돌려가며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나중에 높이를 높이면 의자에 앉아서도 쓸 수 있다. 아주 잘 이용하고 있음..
'리틀수학북스'는 서점에서 발견한 '리틀자연북스' 전집을 사려고 검색하다가 알게됐는데, 요즘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 최고다..ㅋ 다른 비싼 전집들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전집은 몇 권만 보고 안 볼꺼라는 나의 편견 때문에 많이 망설이다 샀는데 대만족이다. 입체북도 많고, 그림도 괜찮고, 숫자 개념도 잘 익힐 수 있을 것 같다. 
내 마음에 들어야 수민이한테 재밌게 읽어줄 수 있고, 수민이도 질리지 않고 볼텐데 어쨌든 난 만족.. ㅋㅋ
책 도착한 날, 수민이는 새 책을 보고 '우와!' '우와~!' 하면서 난리가 났다.

책 도착한 날!


하지만.. 책을 사줬으니 한동안 혼자 열심히 보겠지 했던건 나의 착각이었다.
요즘 수민이는 엄마한테 애착이 너무 심해져서 내가 화장실에 가도 따라오고, 내가 나올 때까지 책을 가지고 와서 화장실 앞에 주저앉아 기다린다. 설거지를 하고 있으면 금새 따라와 다리에 매달려 있고,
옷을 갈아입고 있으면 뒤에서 갑자기 나타나 내 엉덩이를 때린다. 반응을 해줘야 될 것 같아서 흔들흔들 춤을 추면 자지러지게 웃는 바람에 이것도 계속해줘야 되고..
혼자서 잘 놀 때 몰래 빠져나와 컴퓨터라도 하려고 하면 어느새 날 찾아와 내 손을 잡아 끌고 간다.
요즘은 그림 그려주는 걸 좋아해서 자꾸 뭘 그리라고 갔다준다.

뽀로로 캐릭터를 그리라며 공을 갖다주고 지켜보는 아들

양수이모는 과감하게 물감도 꺼내서 놀아준다. ㅋㅋ

며칠 전엔 집을 집을 정리하다가 요 밑에 종이접기를 발견했다.
혹시 수민이가 좋아하려나 해서 만들기 시작했는데, 수민이가 나타나 다 밟아버린다. ㅠ
어차피 만들면 밟을 텐데 나 이거 왜 만들고 있니... ㅋ
하지만 이미 만든 게 아까워 조심스럽게 찌부된 몸통을 펴고 결국 (오기로) 완성했다.
다행히 완성해 놓으니 수민이가 좋아하며 가지고 다니길래 뿌듯했는데, 지금 이 아저씨는 행방불명 됨..
     자기도 풀칠해보겠다며..

한 번 수민이랑 놀고나면 정리하느라 내 할 일은 두배로 많아지고,
내가 사라지기만 하면 소리지르며 엄마를 찾는 수민이 덕분에 내 쉬는 시간은 더 없어졌지만
그래도 생각해보면 엄마로서 많이 발전한 것 같다..
처음 수민이를 낳아 집에 데리고 왔을 때는 아기한테 어떻게 말을 해야되는지도 모르겠고,
뭘 어떻게 해야할 지 어색하고 어렵기만 했는데..
이제는 아들 앞에서 아무리 망가져도 안 부끄럽다. ㅋㅋ



음정, 박자, 가사 다 틀려도 엄마 노래를 좋아하는 우리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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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1. 12. 1. 02:13

회사 일로 한동안 바쁘던 오빠가 맘먹고 하루 휴가를 냈다.
이참에 지난 달에 울산에서 콩나물공장을 개업한 성원오빠 집에 놀러 가기로 하고.. 금요일 출발!

그런데 세시간이면 간다던 울산을..
북한강에 가서 점심먹고 양평마을 구경하고, 저녁은 구미에 현호오빠 만나서 먹고,
이마트 가서 개업선물, 태어난 아기 옷 선물 사다보니 결국 밤 12시 도착. ㅋ
아침부터 하루종일 차 안에 있느라 이날 우리는 완전 쓰러져서 잤다. 
 
여행 간건데 왜이렇게 바쁜지..
토요일 아침에는 콩나물공장 구경하고, 점심에는 마침 울산에서 하는 결혼식에 갔다가, 돌고래 박물원에 갔다.
성원오빠는 애들이 둘이다보니 우리 스케줄은 철저히 아가들에 맞춰져 있다.ㅋㅋ

돌고래 박물관

점프하는 돌고래.. 쇼 내내 수민이 안고있느라 아빠는 힘들었다.. ㅋ

'아이고! 정말 웃기다니깐!'

                                                  혼자 바쁘게 돌아다니다가 바닥에 누워서 쉬는 아들

울산 바다.. 커피 한잔씩 들고 울산 명소..  대왕암으로..

        수민이가 들고 있는 헬리는 전날 현호오빠가 사준건데.. 오다가 길 어딘가에 떨어뜨리고 왔다. 아까워라ㅠㅠ 

바다도 보고 정말 좋았지만 어제의 피로가 아직 안 가신 상태에서 나는 감기까지 걸리는 바람에 이날도 뻗어서 잤다.
일요일은 차 막히기 전에 간다고 새벽 6시에 일어나 출발~

계속 운전만 한 오빠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골아떨어지고,
한참 자고 일어난 수민 아빠는 나와 수민이를 위해 볶음밥을 만들어 줌..
고생하셨습니다..

다음번 여행은 우리 좀 널널하게 갔다오자~ ㅎ


 

Posted by kimberly
일상2011. 11. 21. 13:12
며칠 전에 티비를 돌리다가 우연히 엄정화 감우성 나오는 영화를 하길래.. 생각해봤다.
..결혼은 미친 짓일까??

지난 두 주 동안, 영상편집 일이 세 개가 들어왔다.
작년 여름에 수민이랑 국세청 가서 '아이엠킴벌리' 사업자 등록도 하고, 
나름 홈페이지도 만들고, 명함도 만들어 두었던 게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다.
그 때는 반신반의하면서 준비했었는데 이렇게 일이 하나씩 저절로 들어오는 게 고무적이다.
두 개는 결혼영상이고 하나는 작년 이맘때에 만들었던 한*타이어 사내에서 하는 경연대회 오프닝 영상이다.
지난 달부터 코*카 홍보영상도 진행하고 있던 터라..
큰 돈을 버는 건 아니더라도 집에서 인정받으면서 내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래서 지난 목요일 오전에는 한*타이어 미팅이 있었다. 
아침 일찍 준비를 하고, 수민이를 친정에 맡기놓고, 역삼역에 갔다오는 발걸음이 참 가벼웠다.
내 손으로 수민이도 키우면서 이렇게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더욱이 요즘에는 화장실 청소나 냉동실 정리같은 미뤄뒀던 큰 집안일도 하나씩 해치우고 있어서 
나 스스로를 기특해하며 토닥토닥 하면서 집으로 왔다.

그런데 상황이 반전된건 저녁에 남편이 집에 와서부터다.
9시가 다 됐는데 오빠가 사다 놓은 빵을 먹고 있길래, 왜 빵을 먹고 있냐고 했더니 저녁을 안먹었댄다.
늦게 오는 날이면 보통 저녁을 먹고 오고, 나랑 수민이는 이미 저녁을 먹은 상황이라 밥도 따로 안해놨었다.
갑자기 스트레스가 확 밀려왔다.
안 먹었다고 말을 했으면 뭐라도 준비를 해 놓던가.. 집에 오는 길에 뭘 사오던가.. 먹고 오던가.. 했을 텐데 순식간에 나는 남편 저녁 밥도 안해주는 아내가 되버렸다.

남편은 빵먹으면 된다며 괜찮다고 하고, 뭐.. 괜찮다니 괜찮겠지 하고 나는 컴퓨터 앞에 앉았다.
오늘 시작한 일이 주말까지 3일 안에 완성해야되서 마음도 조금 급했다.
이때까지도 괜찮았으나..

오빠가 빵 먹는데 수민이가 귀찮게 한다며 밥도 제대로 못 먹게 하냐며 짜증을 낸다.
밥 못 챙겨준게 미안한게 목에 가시처럼 걸려있었는데, 그래서 라면 끓여줄까? 했더니 끓여달랜다.
일은 일단 접고 라면을 끓이다가 주말에 어머니한테 빈 김치통을 드려야 되는게 생각나서 김치통을 꺼내 정리하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복잡해진 주방을 정리하는데, 빵먹고 우유팩을 식탁에 그대로 놓은게 눈게 걸린다.
순간 욱했으나 그래도 일하고 와서 피곤할테니.. 좋은 말로 이야기했다.
오빠, 이거 우유팩만 치워줘도 내가 일이 얼마나 편해지는데...
했더니 갑자기 오빠가 말하지 말라고, 할껀데 그런다고 화를 낸다.

그 상황에서 라면 먹으라고 해놨더니 오빠는 뜬금없이 발톱을 깎고 있고,
수민이는 옆에 와서 칭얼거리다가 뜨거운 라면을 만지려고 식탁위를 더듬거린다.
김치국물이 손에 잔뜩 묻어있어서 가지도 못하니, 하지말라고 수민이한테 이야기한다는게
화가 난 상태다보니 나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이렇게 소리지른건 처음이라 또 죄책감이 밀려온다.. 
오빠를 쳐다봤더니 딴 세상 사람인 듯 여전히 발톱을 깍으면서 시사프로만 열심히 보고 있다.
지금 우리 집이 전쟁인데 세계 경제 어려운게 무슨 상관인가.
이때 폭발했다.

너무 화가 나서 지금 이야기하면 싸움만 할 거 같아서
김치통 정리 끝내고 설거지도 다 해 놓고, 옷을 입고 조용히 혼자 밖으로 나왔다.
어디 갈 데도 없고 해서 집앞에 커피숍으로 갔는데, 답답해서 자꾸 눈물이 나오는 걸 참았다.

이날 오전에 나는, '육아와 살림과 일'을 다 할 수 있어서 행복는데
밤의 나는, 그 모든 일을 다 하고 있는 내가 너무 화가 났다.

같은 일을 가지고 하루에 이렇게 천국과 지옥을 왔다갔다 하니 도대체 결혼이 뭐길래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지 머리가 아프다. 30분의 가출을 끝내고 집으로 왔더니 달려와 반기는 건 우리 아들. 남편은 아무 말 없이 방으로 가서 잔다.

자꾸 생각만 하면 답답하고 눈물이 나고, 서운하고 원망스러웠다.
게다가 나는 임신도 했는데..

그런 마음으로 어제 혼자 교회에 갔다왔다.
추수감사절이라 설교는 감사하라는 내용.. 어려운 일이 생겨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라고 하신다.
나의 이 마음을 어떻게 하면 목요일 오전으로 되돌릴 수 있을까.
예배 끝에 찬송을 하나 불렀는데, 꼭 나한테 하는 말씀이신 것 같다.
"..받은 복을 세어보아라. 크신 복을 네가 알리라..." (429장) 

결혼하면 이렇게 속상한 일들도 있지만,
그래도 분명히 행복한 순간도 많고
절대적으로 내 편이 되주는 남편도 있고
엄마를 너무나 사랑하는 우리 아들은 보기만 해도 이쁘니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면 정말 감사할 게 끝도 없다. 

교회에 가서 사람들도 만나고 오니 조금 마음이 위로가 된다.
오빠는 전시기간이라 한참 바쁘고 피곤할 때라 때라 주말이 지나면 진지하게 이야기해봐야지 하다가
그제 밤에 오빠한테 다 쏟아냈더니 말 없이 듣기만 하더니 뭔가 느끼는 바가 있었는지
지금은 뭐만 부탁하면 말이 떨어지기도 전에 다 한다.

별 일 아닌데 내가 임신하고 감정호르몬이 심하게 분비되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오빠도 항상 저렇지는 않은데 서로 피곤하다보니 이렇게 부딪히게 되는 것 같다.
어쨌든 같이 살다보면 부딪히는 일이 있게 마련이고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 가느냐인데,
결혼하기 전에는 사랑만 있으면 다 되겠지.. 그렇게 생각했다면,
정말 결혼하고 필요한 건 이해와 배려.. 그리고 노력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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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