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에 부푼 마음을 안고 아침 9시가 조금 넘어서 국립생태원에 도착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들어가는 입구에 적혀있는 팻말... "오늘은 휴관입니다"
원래 월요일에 휴관인데, 공휴일이 월요일인 경우는(어제 광복절) 열고. 다음날에 휴관한다는 슬픈 사실을 여기에 와서 알았다.
이런..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지?
목적지를 잃어버린 우리는 정처없이 드라이브를 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가던 중에 내가 엄청 좋아하는 곳을 발견했다며 일단 내리라고 했다. 거기엔 창고를 활용해서 만들어진 <장항 문화예술창작공간>이 있었다. 안에는 카페도 있고, 정기적으로 전시와 공연을 하는 공간도 있었다. 서천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전시도 둘러보고 커피 한 잔 마시면서 다음 목적지를 검색했다. 날씨가 너무 뜨거워 대낮에 야외활동을 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왠만한건 다 패스...
우리의 사정을 들은 친절한 주인 아주머니(??)는 우리가 갈 만한 곳을 소개해 주셨는데, 거기가 <아이마을,모시> 라는 곳이었다. 여기에서 아이들이 도자기 만들기 체험을 할 수도 있고 점심 식사도 할 수 있다고 해서 좋다고 출발했다.
아이들 셋이라 컵 세개를 만들었는데, 처음에 관심있어 하던 녀석들이 어려움에 부딪히자 동생 둘은 일찌감치 포기했다.. 덕분에 남편이랑 내 숙제가 되어버렸다. 남편의 맥주컵은 엄청 무거워 보였고, 내 커피잔은 투박했다. 이쁜 컵도 안 사던 내가 이 못생긴 컵에 만오천원씩 쓰다니... ㅋㅋㅋ 그래도 수민이는 컸다고 끝까지 완성했다.
무엇보다 이 곳에서의 점심은 정말 만족했다. 반찬도 각각 다 맛있었고, 건강해지는 느낌이었달까..
<아이마을,모시> 카페&식당
여기를 나와서 병원에 계신 할머니께 갔다.
서천에 계신 친할머니가 건강이 갑자기 많이 안 좋아지셔서 근처 요양병원의 중환자실에 입원하셨는데, 연세가 벌써 93세셨기 때문에... 사실 서천으로 온 이유도 할머니를 돌아가시기 전에 뵙기 위해서였다.
아이들 데리고 병원에 들어가면 소란스러워서 나랑 수민이만 들어가서 할머니를 뵈었다. 숨 쉬는게 어려워 보이시고, 눈에 촛점이 없으셨다. 나를 못 알아보시는 것 같았는데, 다리를 주물러드렸더니, 아프다고 하시고, 또 올까요? 헀더니 "마음대로 혀"라고 하시고... 그래도 아직 정신이 있으실 때 뵐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병원을 나서는데, 아프신 할머니를 두고 우리는 놀러다닌 다는 게 죄책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병원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없고, 내가 필요한 곳은 아이들 옆이기 때문에... 이런저런 이유로 괜찮다며 나를 위로했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으론 죄스러웠다. 어쨌든 내일 엄마가 내려오시기로 했으니 그 떄 다시 찾아뵈기로 했다.
병원을 나서니 2시쯤... 이제 또 어디로 가나?
일단 커피숍에 가서 내 커피와 아이들 스무디를 한잔씩 사줬다. 그런데 어찌나 장난을 치는지... 카페에서 아이들 귀엽다고 주신 과자를 사방에 다 흘리고 소란스럽고 민폐가 따로 없었다.
아이들을 재촉해서 밖으로 나와 이번엔 서점으로 갔다. 갯벌에서 사는 생물에 대한 책을 사고는 좀 쉬려고 숙소로 갔는데, 눈 좀 붙이려고 했더니 아이들이 올라타고 싸우고 난리도 아니다.
다시 몸을 추스려ㅠㅠ 다시 갯벌로 갔다. 그런데 수민이는 갯벌에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부르는 반면 수현이는 옷이 지저분해진다고 안 간다고 한다. 결국, 수현이랑 나는 갯벌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렸다.
힘들다고 하는 수현이 형을 아빠가 안아서 데리고 오는 동안 의젓하게 가방을 지키는 수빈이..
그 사이에 수민이는 이미 저만큼 갔다. (콩알만하게 보임)
이수민 왈, "이정도야 식은죽 먹기지!!"
숙소로 가는 길
숙소에 가서 전체 샤워를 하고, 옷을 빨고, 저녁으로 짜장면을 먹으러 나갔다가 숙소로 돌아왔다.
하루종일 뺑뻉이 돈 느낌이다. 그런데 아직도 휴가의 중간이라니... 하아... 끝나길 기다리는 이런 느낌은 또 처음이다. ㅋㅋ
모두가 잠든 후에 홀로 베드민턴 올림픽 중계를 보면서 내일은 생태원에 가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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