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5. 10. 27. 23:30

아이들 키우는데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세 아이의 서로 다른 욕구를 동시에 맞춰주기가 힘들다는 거다. 


2주 전, 금 토요일은 나의 한계를 시험한 고난의 연속이었다.


금요일에는 수빈이가 곤하게 잠들어서 그대로 두고 수현이를 데리러 갔다 왔다. 보통 수현이랑 기분 좋게 달려오면 딱 5분 걸리는데 이 날은 달랐다. 하원할 때 수현이 쉬가 마려운 듯 발을 동동 구르길래, 쉬하고 갈까? 그 한 마디에 기분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대로 집에 안 가겠다고 운다.


아기가 집에 있어서 나는 좌불안석이라 일단 데려가자는 마음으로 아무리 타이르고 원하는 것 다 해주겠다고 구슬려도 소용이 없다. 선생님도 옆에서 설득을 하는데도 요지부동이다. 어린이집 현관에서 30분이 흘렀다. 안되겠어서 내가 억지로 안아서 데리고 나가갔더니, 발버둥을 치며 땅에 내려와 악 소리를 내며 어린이집 안으로 도망간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애를 납치하는 줄 알았을 듯...

안되겠어서 집에서 수빈이를 데리고 오기로 하고 혼자 집으로 왔다. 아기는 다행히 그대로 잘 자고 있었다. 유모차에 태워 데리고 오려고 유모차만 밀고 달려왔는데 아직도 안가겠다고 운다. 결국 선생님이 안아서 집 현관까지 데려다 주셨다... 이런... 


그런데 집에서는 더 난리.

선생님이 가시자마자 선생님 따라 가겠다고 악을 쓰고 울면서 문 열고 뛰쳐나가기를 두 차례... 애가 너무 흥분상태라 손과 발을 붙잡고 제압하는데, 그대로 쉬를 해버려서 순식간에 내 바지도 다 젖었다. 씻자고 해도 싫다고 울고... 집에서 한 시간은 더 운 것 같다. 울음 소리의 강도를 1~10까지 매긴다면 9~10의 수준으로 계속 울었다. 난 땀이 잘 안 나는 체질인데 머리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가!

분석을 해보자면 수현이는 아직 밤에도 실수를 자주 하는 편이고 그래서 그런지 쉬하는 것에 굉장히 자존심을 세운다. 딱 하원할 때 쉬가 마려웠고, 또 낮잠을 안자서 피곤했고,

또 이 날은 내가 일한다고 수빈이를 365어린이집에 3시간을 맡겼었는데, 수빈이랑 너무 재밌게 놀았는데 수빈이만 먼저 데리고 갔다고 화가나고, 

그리고 수현이는 조금만 혼내도 굉장히 감정적으로 예민하게 반응한다. 표정을 조금만 굳혀도 엄마 화난 것 같다며 우는 수현이... 그래서 혼이 나도 금새 회복이 되는 수민이와 비교하면 내가 둘을 엄청 차별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런 수현이인데 전 날 수빈이가 자기 장난감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주먹으로 때리고 할퀴길래 혼이 났었다. 그 기억이 있어서 집에 안 간다고 울었는데, 여러가지 상황에 짜증이 극대화된 것 같다. 


육아 6년만에 이런 적은 처음이었다. 너무 극한 상황이 되니 화도 안났다. 울음이 조금 사그러졌을 때 속상했겠다며 이야기 했더니 엄마가 화난 줄알고 무서워서 그랬다며 운다. (어린이집에서 내가 동생 데리러 집에 혼자 간다고 할 때인 듯) 어휴... 그런데 달랜 후에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멀쩡해져서 애교부리고 있다는... 너무 당황스럽다.


다음 날은 어린이집 전시가 있던 날, 남편은 오후에 출근을 해야 하고, 수민이는 제발 태권도 가게 해달라고 사정을 했다. 토요일은 태권도장에서 차량운행을 안해서 직접 데리고 왔다갔다 해야해서 계획을 치밀하게 세워야 했다.

일단 남편과 어린이집에 10시부터 아이들 활동한 것 구경하고 놀이를 하고는 수민, 수현이를 태권도장에 데려다 줬다. 애들 둘은 거기서 피자를 먹고, (이 날은 태권도에서 생일파티 하는 날) 우리는 근처에서 밥을 먹었다. 


그런데 한 시간 뒤에 아이들을 데리러 갔더니, 생일파티 끝나고 게임을 하는데 지금부터 시작이라며... 수민이는 안 가겠다고 운다. 동생들 있으니 다시 데리러 올 수가 없다고 겨우 건물 밖으로 데리고 나왔더니 쪼그려 앉아서 눈물을 흘린다. 수빈이는 이미 아빠랑 집에 가있는 상황이고 수현이는 집에 가겠다고 하고... 그런데 수민이를 억지로 집에 데리고 가려면 서로 고문인 것 같아서 일단 수민이를 태권도장에 보내고 수현이랑 집으로 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남편은 회사에 가고, 수민이를 데리러 갈 시간은 금새 코 앞으로 다가왔다. 

수빈이는 푹 잠들어 있고, 수현이는 티비를 보겠다고 안 나간다고 하고...

어떻게 해야되나? 갈등하다가 수현이한테 엄마 금방 돌아올테니 티비보고 있으라고 신신당부를 하고는 태권도장까지 뛰었다. 딱 도착했더니 태권도장에서 아이들이 뛰쳐나온다. 

수민이를 재촉해 집으로 달려 왔다. 혹시 우리 애들 울음소리가 들릴까봐 100미터 전부터 온 정신이 귀에 집중했다. 흡사 소머즈가 된 듯... 모든 소리를 다 잡아낸다. 다른 집 아이 울음소리가 들릴라치면 등줄기가 오싹해진다.


집 도착까지 딱 15분 걸렸고, 집은 내가 나갈 떄 그대로 평화로웠다.

다행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내가 태권도장에 1분만 늦었어도 수민이 혼자 나갈 수도 있었겠다 싶어 아찔하다. 아이 둘은 집에 있는데 수민이와 엇갈려서 잃어버릴 최악의 상황은 생각하기도 싫다... 


같은 주에는 친정엄마한테 왠지 서운한 감정도 생겨서 더 힘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는 친정집 방문이 우리가 불청객이 된 것 같고, 내가 살아있을 때 부려먹으라던 엄마의 가시돋힌 말이 가슴에 남아 일주일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엄마도 힘들어서 그렇겠지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나는 지금이 제일 힘든데 좀 도와주지 싶은 마음에 옛날 생각도 났다.

다운증후군 남동생에 매달려 우리는 거의 신경을 못 써주던 엄마와 어릴 때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빈 집이었던 허탈함까지 다가와 서운한 감정이 증폭되어만 갔다. 엄마 인생도 있는 건데 언제까지 엄마한테 기댈꺼냐며 나를 탓해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서운한 감정 어쩔 수가 없다.


그런데 이틀의 쓰나미를 겪고 나니 나중에 우리 아이들이 커서 '엄마 그떄는 그랬잖아..' 하면서 서운해 하면 나는 오히려 화가 날 것 같다. 나는 최선을 다해 키웠는데 너네 비유를 다 맞춰줄 수는 없잖니? 하면서... 

우리 엄마도 정말 힘든 상황에서 최선을 다해 우리를 사랑하며 키우셨을 텐데... 


아이들을 키우는 경험이 나의 엄마름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내가 일주일간 연락을 안했더니 딸 달래러 수요일 아침 우리집으로 찾아온 우리 엄마, 삐졌다는 딸 때문에 가슴이 시렸다던 우리 엄마... 에휴... 내가 왜 그랬을까. 

이렇게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만 해도 부족한 일이다.


Posted by kimberly
일상/특별한 날2015. 10. 20. 14:44

어린이집 학기 초에 학부모 재능기부 수업 참여에 관한 공문이 왔다. 

학부모가 아이 반에서 1시간동안 수업을 하는 건데, 나는 뭔가 특별한 재능을 갖고 있어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예를들면 수민이 친구 아빠는 특공무술 관장님인데 그 정도면 아이들과 재밌게 놀아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몇 달 전에 수현이네 반 재능기부 수업을 했던 사진을 봤는데, 주제는 바로... 유부초밥 만들기!

내가 너무 어렵게 생각했었나보다. 하긴 아이들 수준으로 놀아주는데 무슨 특별한 재능보다야 마음만 있으면 가능할 것 같다. 다른 부모님들도 나처럼 어렵게 생각했는지, 선생님께 여쭤보니 그 뒤로 신청한 사람이 없었다고 하셨다.


수민, 수현이도 엄마아빠가 어린이집에 와서 선생님이 되어 수업하면 재미있어 할 것 같고, 기도 살 것 같고... 이런 마음도 있었지만, 은근히 나도 입시 때 교대를 세 군데나 썼을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선생님을 꿈으로 생각했었기 때문에... 한 번 해보고 싶었다.

남편에게 우리 수민, 수현이네 한 반씩 맡아서 해볼까? 했더니, 흔쾌히 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일이 생겨서 못 하게 됐다. 어쩐지 이렇게 될 것 같더라...


어쨌든 하겠다고 하긴 했는데, 막상 1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 지 고민이 많았다.

주제를 뭘로 할까? 뭘 해야되지? 어떻게 해야 아이들이 재미있어할까?

그러다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기로 했다.

주제는 '장수풍뎅이'


"내가 수민이 엄마인거 아는 사람?"                                                저요! 저요!            

먼저, 우리 집에서 장수풍뎅이 키우던 사진을 순서대로 정리한걸 보여줬다.

애벌래가 성충으로 변태했을 때 놀랐던 이야기하는 중~

다행히 재밌게 들어주고 있다 ♡

장수풍뎅이 책으로 다시 한번 알에서 성충으로 변화하는 과정 설명~

집에서 가져간 애벌레 두마리 만져보기~

장수풍뎅이 다리가 몇 개일까? 저요! 저요! 네 개요! ^^

장수풍뎅이는 이렇게 날개가 두쌍이고 다리가 여섯개야~

장수풍뎅이 이렇게 만들어보자~

      완성된 장수풍뎅이... 전날 급하게 만들었지만 나름 고민한 결과물.. ㅋ    


재능기부수업하기로 한 다음부터 몇 달 동안 어떻게 해야되나 고민이 많았었다. 그런데 참여수업 날짜는 성큼성큼 다가오더니 어느새다음날이 되었다. 


하루 전날,

급하게 도서관에 장수풍뎅이 책을 상호대차 신청해서 겨우 받았고, 

준비물로 빵끈을 사러 갔다가 수현이가 또봇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쓰는 바람에 한 시간 동안 애를 먹었고,

장수풍뎅이 사진모아 정리하고,

빨대가 부족해서 퇴근하던 남편한테 스벅에 가서 공수좀 해달라고 부탁하고,

샘플 장수풍뎅이 눈도 없어서 집에 애들이 만들어 놓은 문어 눈 떼어냈고. ㅋㅋ

남편 도움을 받아 새벽1시까지 빨대랑 종이컵을 잘라 만들기 재료를 준비했다... 


심지어 사진 보여주고 책 읽어주는 것도 수민, 수현 앞에서 프리젠이션도 했다. 끝나고 수민이가 

"그렇게 하면 되겠어" 한다. ㅋㅋㅋㅋ


아.. 한 시간 수업하는데 너무 준비가 많이 필요했다. 

다음날 수빈이도 친정엄마한테 부탁을 해야했고... 


여러가지 어려움 속에서 했는데, 준비를 잘 해서 그래도 기대 이상으로 좋은 시간이었다. 

장수풍뎅이 만든 것도 애들이 유치하다고 할까봐 내심 걱정했는데, 의외로 아이들은 너무 착하고 순수했다. 자기가 만든 장수풍뎅이를 보며 "아~ 귀여워" "나는 집에 가져가서 키울거야" 한다. ㅋㅋ

선생님도 너무 유익하고 좋은 시간이었다며 만족해하심... 나중에 또 부탁드리고 싶다고 하셨는데, 당분간은 힘들 것 같다. 

아... 너무 신경을 많이 썼나봐... 힘들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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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5. 10. 17. 23:35

9월이 언제 지나갔는지 시간이 너무 빠르다! 벌써 10월도 반이 지나가다니...

열심히 보낸 것 같긴한데, 지나고 나니 뭘 하고 보냈는지 가물가물하다. 그나마 사진을 정리해보면서 기억을 더듬는다. 겨우 한 달 전인데 벌써 먼 옛날 같다. 


9/12 할아버지댁에서 소정이 누나,수환이 형이랑 놀기


9/19 파주 출판도시

옆에는 손주 셋(신생아포함)을 혼자 데리고 와서 텐트까지 치고 놀다가 가신 대단한 할아버지가 계셨다..)

잔디밭에서 도시락 먹고, 야구 한 판


파추출판도시에는 출판사 건물마다 아이들이 체험하거나 책을 자유롭게 구경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는 곳이 많아서 잡지에도 많이 등장한다. 한 번 가보고 싶었는데, 딱히 갈 곳 없던 날 이 곳으로 향했다.

개인적으로 피노키오박물관은 입장료에도 내고 들어갔는데(우리는 다섯명..ㅋ), 피노키오 관련 물품 전시는 그냥 그랬고, 다른 체험들은 모두 추가요금을 내야한다. 그나마 1인극을 봤지만 우리 아이들이 보기에는 수준이 좀 높았달까. 말로 설명하는 걸 다 이해해야 하니까.. 그래도 수민, 수현 끝까지 열심히 듣긴 들었다. 

조금 더 내려가면 탄탄스토리 하우스가 있는데, 아이들 좋아하는 곤충 전시도 무료, 윗층에 올라가면 자사 책을 보면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이 있다. 특히 1층에는 뮤지컬을 하고 있었는데, 가격대비 좋은 공연이었다. 우리는 관람비를 아끼고자 남편이 잠든 수빈이와 두 형을 데리고 혼자 들어갔다. 남편을 보내놓고, 나는 근처 커피숍에서 아이패드를 하며 꿀맛같은 40분을 보냈다. 정말 너무 행복했다! 수현이는 공연이 끝나더니 "신데렐라는 왜 거미줄이 쳐진 집에 살아?" 라고 묻는다. 그 이후로도 신데렐라에 관심이 많아져서 자꾸 이야기를 들려달라고 한다.


피노키오1인극 (피노키오박물관)                      신데렐라 뮤지컬  (탄탄스토리하우스)

탄탄스토리하우스... 곤충전시는 공짜로.. 여기가 볼거리가 많음

피노키오박물관 앞에서... 아빠는 사마귀 촬영 중                                잠자리 잡기!                 


9/20 낙성대공원

하나는 이모가 사주고, 하나는 외할머니가 주워왔고, 하나는 다유가 주고... 

자전거 서로 타겠다고 싸우는 삼형제 떄문에 결국 세대를 몰고 나왔다.

우리는 점점 이런 상황에 익숙해지고 있다... ㅋㅋ

도서관도 가고, 전통홍례식도 구경하고...

여기서도 야구 한 판~


9/27~28 추석연휴


라디오에서 들은 이야기인데, 추석 연휴에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로 검색한 곳 3위가 아울렛이었다고 한다(공항, 터미널 다음으로). 여성들이 명절증후군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풀기 위해 간다고 분석하던데.. 우리도 갔다는.. ㅋㅋ 나도 어쩔 수 없는 대중의 한 사람! ㅎ


Posted by kimberly
일상2015. 10. 9. 23:50

9월 22일 화요일.


오늘은 친정집에 갈 계획이 없었는데, 하원한 수현이가 외할머니집에 가고 싶다고 떼를 쓴다. 친정집에 전화를 해보니 아빠가 차로 데리러 온다고 하신다. 수현,수빈이랑 차를 타고 아이들 외갓집으로 가는데, 딱 퇴근시간이라 길이 막혔다. 10분이면 가는 길을 30분이나 걸린 것 같다. 


수민이가 태권도에서 돌아올 시간이 가까워지자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돌아가는 길에도 이렇게 막히면 안되는데... 결국 친정집까지 아이들을 데려다 놓기를 포기하고 가던 길, 구청 앞에서 내렸다. 뒷 좌석에 어린 아들 둘을 안전벨트를 채워두고 입에 사탕을 하나씩 물려놓았다... 불안하긴 했지만, 아무도 없는 집 초인종을 누르고 당황할 수민이 걱정이 더 앞섰다. 


버스를 타고 가려고 했는데, 엉금엉금 가는 버스보다 내가 뛰면 더 빠를 것 같아 차에서 내리자마자부터 뛰기시작했다. 수민이 생각에 정신없이 뛰어서 그런가? 오랜만에 뛰는데 그래도 몸이 가벼웠다. 두 정거장, 약 700미터를 쉴 틈없이 전력질주하다가 너무 숨이 차서 마지막에 한 정거장은 버스를 탔다. 


집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리며 시간을 확인해보니 시간이 여유가 있었다. 그런데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봤더니 처음 아빠 차에서 내렸을 때 탈 수 있었던 버스가 지나가네....?ㅋ

그렇게 달려서 얻은 건 신호등 한 번의 차이.

그리고 집 앞에서 태권도 차를 10분 이상 기다렸다.

미련하고 또 미련하다!!! 


온 몸은 땀으로 범벅이고, 운동을 안하다가 갑자기 뛰어서 그 후로 이틀동안 근육이 당겼다.

나는 무엇을 위해 그렇게 달렸나? 

무엇을 위해 이렇게 달려가는 걸까?


생각해보면 다른 방법도 있었다. 같이 태권도에 다니는 우리 집 아래층에 사는 재원이형 집에 가 있으라고 관장님께 전화해서 부탁해도 됐었고, 재원이 형이 안 왔다면 다시 태권도장으로 가 있으라고 하고 내가 거기로 데리러 가면 됐었다.

부탁하는 게 어려워 나는 가장 쉬워보이는 미련한 방법을 택했다. 지나고 보니 이런 저런 후회가 남지만 그 때는 수민이 생각밖에 없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다.


별 일아닌 에피소드로 넘어갔을 수도 있었던 이 날의 사건은 자괴감으로 며칠 동안 나를 고민하게 만들었는데, 왜냐하면 내가 평소 이런 식의 실수를 자주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것 아니면, 혹은 이걸 안 했을 때 큰일날 것 같아 힘들게 하지만 지나고 되돌아보면 그렇게 안해도 됐을텐데 하는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눈 돌리는 곳 마다 일이 있고, 아이들 요구사항은 끝도 없고, 형 둘은 싸우고, 수빈이는 계속 일을 저지른다. 일을 하면서 아이들을 돌보느라 더욱 내 마음에 조바심이 가득한 것 같다. 


잠깐 멈춰 내가 무엇을 잊고 있는지 봐야겠다. 

너무 시간과 계획에 매여 살고 있니 않은지, 무엇을 붙잡고 무엇을 놓을 것인지... 


수민이 오는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그렇게 뛰었지만, 여유를 가지고 갔더라도 늦지 않았을 거고, 늦었다면 다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는 사실. 어떻게든 나는 수민이와 집에 돌아와 밥을 먹고 정리하고 잠을 잤겠지... 

다 붙잡으려고 아둥바둥 살고 있지만, 사실 내가 얽매여있는 규칙들에서 해방된다고 해도 내가 사는 모습은 크게 바뀌지 않을 거라는 진실의 발견이랄까. 


하지만 이렇게 깨달아도 내가 완전히 변화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것도 안다. 

그래서 이렇게 적어두고 두고두고 기억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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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9. 18. 15:35

세 아이는 서로 다르다. 

성격과 매력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고 잘 하는 것, 못하는 것도 다르다. 그래서 아이가 하나만 있었을 때보다 엄마로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야가 확실히 넓어짐을 느낀다

 

최근 수빈이는 37.1~37.8도 사이의 미열이 몇 주째 계속 있었다. 왜 그런지 소변 검사도 해보고, 피 검사도 했는데, 피 검사 결과 철분이 부족하다고 했다. 철분이 부족하면 미열이 있을 수 있다고 해서 요즘 신경써서 먹이고 철분제와 안 사던 영양제까지 사서 먹이고 있다. 내가 잘 먹이지 못해서 그런 것 같아 미안하고 죄책감이 많이 든다. 마음이 너무 무거웠는데 한편으로는 수민, 수현이는 이런 적이 없고 지금까지 잘 안아프고 잘 컸는데... 하면서 스스로 위안하고 있다. 


이번 일 외에도 수민이 하나만 있었더라면, 수민이가 고기 편식을 할 때마다 내가 채소 음식을 잘 못해줘서 그런게 아닐까 싶었을 테고...(수현이는 고기를 잘 안 먹고 야채를 좋아한다) 

또 아이가 어딘가 아프거나 행동발달이 느리면 내가 뭔가 잘 못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항상 그런 생각에서 벗어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셋이 있으니 이런 아이도 있고, 이런 아이도 있구나... 하면서 유연성이 커진달까.


요즘 어린이집 상담기간이라 며칠 전 수민,수현 어린이집 선생님을 만나고 왔다. 

내가 내 아이를 제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아이들에게는 나에게 안 보이는 다른 면들이 있기 마련이다.

상담을 통해 또래 집단이나 선생님과의 관계를 전해 들으니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던 두 아이의 성향 차이를 확실히 깨달았다.


예전부터 수현이 선생님은 수현이가 여자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다는 이야기를 종종 하셨다. 왜 그런걸까? 궁금했는데 선생님과 이야기 해보니, 답이 나왔다. 남자 아이들은 싸움놀이 등 활동적인 놀이를 좋아하는데, 수현이는 물론 그런 놀이도 좋아하지만 다른 남자 친구들이랑 다르게 여자 친구들이랑 소꿉놀이나 병원놀이 등 역할놀이를 잘 한다고 하셨다. 여자 친구들은 대화가 통하는 남자 친구가 있으니 좋았나보다.

 

반면에 수민이 선생님은 수민이가 놀 때 주변에 여자친구들이 있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고 하신다. 항상 남자친구들이랑 어울린다고... 집에서는 형제끼리 어울려 노는 모습만 보기 때문에 잘 몰랐던 부분이다.


생각해보니 수민이가 교회를 가기 싫어하는 이유가 그거였다. 어린이집에서는 잘 한다던 율동을 예배시간에는 항상 구석에 귀찮다는 듯 앉아서 바라보기만 하던 이유가 이거였구나... 태권도에는 혼자 다니면서 형들도 잘 사귀던 수민이가 5년째 다니고 있는 교회를 왜 항상 가기 싫어하는 지가 고민이었는데, 교회에는 6살 친구들이 거의 여자친구들이라 그런 거였다. 여자친구들과 공감대 형성이 잘 안되서 잘 끼어 놀지 못했나보다.


한편 수현이는 감성적이고 세심한 성격이다. 

뭔가 작은 부분이 바뀌는 것도 쉽게 알아채고, (어린이집 하원할 때 신발을 바꿔 신고 가면 왜 신발이 바뀌었냐고 묻고, 여자 친구들이 예쁜 모자나 치마를 입고 오면 누구 예쁘지~ 하면서 이야기 한다) 

내가 조금만 화난 표정을 지어도, "엄마 화난 거 같아..." 하면서 우는 수현이 떄문에 유난히 수현이는 혼을 못내고 꾹꾹 눌러담는 일이 많다. 작은 표정이나 말투에도 예민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그래도 화를 낼 때면, 수현이는 울면서도 "엄마 사랑해요... 엄마 사랑해요..." 하면서 운다. 

수민이가 무뚝뚝한 거에 비해 수현이는 애교도 많다. 어린이집에서 새로운 동요를 배워오면, "엄마 이 노래 알아?" 하면서 노래를 불러주고, "엄마 찐~하게 뽀뽀해줄까?" 하면서 뽀뽀도 잘 해준다. 

세 아이들 중에서도 매력이 철철 넘치는 수현이...


수현이가 노래부르는 모습 (2015-8-26)


막내 수빈이는 더 커봐야 성격이 드러나겠지만, 한마디로 정의하면 조용한 장난꾸러기다. 

울음이 거의 없고 짧다. 넘어져도 우는 일이 없고, 조금 다쳐도 두 번 크게 소리내서 울고 끝이고 겁도 없다. 경사가 높은 미끄럼틀이도 거꾸로 올라가서 잘 타고, 바다에 처음 들어가던 날도 성큼성큼 걸어 들어가고, 심지어 병원에서 피검사 한다고 피를 뽑을 때도 울기는 커녕 찡찡거리지도 않는다. 


같은 뱃 속에서 태어나 같은 부모 아래에서 함께 자라는데도 이렇게 다르다.

한 명에게서 완벽함을 기대하는 것보다, 셋이라 키우기는 조금 힘들더라도 이렇게 서로 다르고 부족한 부분들을 채워주니 좋다. 아이들에게도 나에게도 관대해지는 부분이 있고 그런 면에서 스티레스가 적은 것 같다. 

셋이라 더 마음이 벅차고 뿌듯한 일도 많다.


아빠랑 셋이 아이스크림 가게에 갔다가, 탁자에 부딪혀 이마가 살짝 찢어져 돌아옴..

엄살 심한 수민이 형이 소독하는데 따갑다고 울자 두 동생이 따라 운다.

기분 좋은 아침 등원 길..

엄마 손은 뿌리치고 형들 손 잡고 가려고 하는 수빈이와 잘 돌봐주는 의젓한 큰 형


아이들도 형제들이 있어서 사랑을 독차지 하지 못하고 매일같이 싸우면서 속상해 하는 모습은 안타깝지만, 

그래도 자라면서 서로 의지가 되고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9. 9. 15:24

수민이 어린이집에서는 매달 말에 한 달 동안 했던 활동지를 보내주는데, 

올해 1월쯤 무심결에 뒤적이다가 한 그림이 내 눈길을 사로잡았다. 

<눈싸움 놀이터에서 노는 것>이라고 선생님이 적어 주셨는데, 수민이에게 물어보니 놀이터에서 선생님이 뒤돌아 있을 때 눈을 던지는 거라고 설명하면서 웃는다. 


이제 상황을 기억하거나 상상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이다.


선생님이 뒤돌아 있을 때 눈을 던지며 즐거워 하는 그림      수민이가 처음 제대로 그린 사람 얼굴 (2013년 12월)


그 뒤로 수민이 그림을 유심히 관찰했다. 예전에는 그냥 넘겨 보았던 그림을 이제는 수민이에게 "이건 뭐야? 이건 뭐야?" 하며 물어봤더니, 조그만 낙서 하나 하나 의미가 있었다. 

특히 올해 어느 순간부터는 그림 밑에 글로 설명을 적기 시작했다.


2015년 3월- "가족이랑 양떼목장 갔다왔어요"

현대미술관 갔다가 작은동물원 갔다온건데, 예전에 갔던 양떼목장이 인상적이었나보다.

하늘에 해와 구름과 수민이의 놀란 입이 인상적이다. 아마도 '우와~' 하고 있는 듯? ㅎㅎ


2015년 5월- "딸기 따러 갔어요"

딸기 밭을 표현... 딸기를 다 그리려다가 포기한 듯..


2015년 7월- "로보콩 앞에 갔다가 엄마한테 잤어요"

한강에서 로보콩 앞에서 놀고, 집에 오는 차 안에서 엄마 무릎 베고 잠들었다는 이야기.. 

(가운데 검은 네모는 같은 반 누나가 낙서를 해서 검정색연필로 덮었다고 함)

로보콩과 같은 날 탔던 배도 그렸다. 수현이는 어디있냐고 했더니, 수민 뒤에 가려져다고.. 

(자세히 보니 수현이가 조금 보인다. 이런 것까지 표현하다니 이 엄마는 감탄이 저절로.. ㅋㅋㅋ)


2015년 7월- "아빠 축구보러 갔어요"

현수막에 '싱선축구데헤' (친선축구대회), 아빠 유니폼에 있는 12번 번호까지 기억해서 그렸다. ^^


2015년 8월- "주리 이모 집에 갔어요"

집 대문의 까만 손잡이, 집 올라가는 계단 두칸, 이모집에 있는 접히는 의자 두개, 딱지가 들어있는 봉지, 

까만 고양이와 돌맹이 등... 주희이모 집 묘사한 디테일이 깨알같다. 



2015년 8월- "다유랑 분수대가서 놀았어요"

다유네 집에 놀러가서 바닥분수서 놀던 비오던 날..  물이 나오는 구멍이 인상적이었나보다. ㅋㅋ 


그밖에 그림들... (언제 그린지 모름)

 (1) 아빠,수현이랑 케리비안베이 (나랑 수빈이는 집)             (2) "소정이 누나 집에 가서 붕끽했어요"       

    물이 찰랑거리는 모습을 저렇게 표현한 게 재밌다.          저 길다란 베게 위에 올라타서 차처럼 '붕~'하고 가다가                                                                           '끽~'하고 서는 놀이라서 '붕끽' ㅋㅋ 


(3) "아빠랑 뽑기 했어요"                                      (4) "교회 갔어요"

뽑기 계속하겠다고 떼서서 아빠가 화난 듯?                                                           


         (5) "애버랜드 갔어요"                             (4) "아빠랑 이수현이랑 같이 딱지했어요"

     이 그림을 그렸던 달에 에버랜드 갔던 적이 없었는데, 이상해서 물어보니 친구들한테 자랑하고 싶었다고..ㅋ 

           거짓말한 거라며 혼남.. (그림은 교회같다.)


수민이 그림을 보면 대부분이 경험에서 나온다.

특히 하루종일 했던 많은 일 중 한 가지씩 포착해서 그림을 그리는데, 거기서 수민이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남들이 (아빠도) 발견하지 못할 디테일들을 발견하면 너무 재밌다. 미술심리치료에 대해 모르지만 느낌으로는 수민이 마음도 건강해 보인다.


삼형제 다른 개성이 그림으로 어떻게 표현이 될까?

수현이는 아직 줄긋기와 색칠하기만 하고, 수빈이는 이렇게 그리려면 4년이나 기다려야 하지만, 나중에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것 같다. 그때까지 형들 그림 차곡차곡 모아놔야지. ^^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5. 9. 2. 00:53

요즘 없어서 못 사는 품귀현상의 터닝메카드...


몇 달 전에 일산에 오픈한 이마트타운에 갔을 때 왜 그렇게 아이들마다 터닝메카드를 들고 다니나 싶었다. 이 날 터닝메카드를 사주기로 했는데, 애들이 컨디션 안 좋을 때 짠~하고 사주려고 속으로 타이밍을 계산하고 있었다. 그런데 화장실 앞에서 터닝메카드 장난감을 가지고 기다리고 있는 어떤 엄마에게 이거 어디에 있냐고 물었더니, 깜짝 놀라서 빨리 가야 된다고 성화다. 다 팔렸을 지도 모른다고... 자기는 다섯개나 샀다며...

엥!??

급하게 알려준 곳으로 가봤더니, 인기있는 물건들은 다 빠지고 딱 두가지 종류만 남았다. 타이탄과 나백작...

아쉬운 대로 아들 하나씩 사줬는데, 그 이후로 지금까지 그 두개 이후로 못 샀다.

그때만 해도 인기를 실감하지 못했던 터라.. 난 이럴줄 몰랐지!!

알았다면 그 엄마처럼 다섯개씩 사지는 않았겠지만.. 에반이나 타나토스 같은 주인공 메카니멀을 사줄 수 있었을 텐데..


이 또래 아이들 엄마가 아니라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 지 모르겠지.. ㅋㅋㅋ


하여튼 이 터닝메카드가 대형 마트에 입고되는 날에는 오픈 전 부터 엄마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대고, 우리 아랫집 엄마는 초1 아들을 위해 고장난 메카니멀을 고치려고 부천에 있는 손오공 A/S센타까지 다녀오고, 수민이와 어린이집 같은반 엄마는 매카니멀을 사기 위해 하루종일 손오공 사이트를 클릭했다는.. 새로운 세계의 이야기.  


어떻게하면 아이들을 기쁘게 할 수 있을까.. 이런 모든 부모의 마음 때문에 이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나는 사주는 건 옛날에 포기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아이들을 기쁘게 하려고 "터닝메카드 만들기"를 검색했다.ㅋ

그랬더니 뛰는 사람 위에 나는 사람 있다고... 종이로 터닝메카드 전개도를 직접 만들어 아이에게 만들어주고는 사람들에게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게 공개해 놓은 선한 엄마를 발견했다. 정말 위대한 엄마... 


프린트해서 태권도 하원한 수민이에게 가져가 보여줬더니 깜짝 놀라게 좋아한다.

내가 이 맛에 하는 거지! ㅋㅋㅋㅋ


엄마 최고!


이 날 친정집에 갔는데, 이거 만드느라 하루종일 티비틀어 달라는 소리도 안한다. 

집중해서 색칠하고, 자르고, 붙이고... 아이들 손근육 발달시키겠다고 안 하고 싶어하는 아이들 붙잡아서 시킬 필요가 없다. 수민이가 하는 걸 보니 아이들이 좋아하는 소재를 쥐어주면 시키지 않아도 알아서 한다는 놀라운 깨달음을 얻었다..!! 

특히 색칠하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수민이가 어린이집에서 뭐가 재밌었냐고 물었더니, 선생님이 프린트해준 터닝메카드 색칠하기라고 하니... 더 말할 것도 없다. 


집에 있는 나백작을 모델삼아 똑같이 색칠하기...

색칠도, 가위질도 서투르지만 수민이는 자기 작품을 너무 뿌듯해 함... 

수현이꺼 만드는 건 내 숙제... ㅋ                               날개 편 피닉스의 멋진 위용...                 

아빠랑 딱지놀이 하다가 잘 시간이되자, 이거 그냥 놔두고 자면 괴물이 가져갈 것 같다며 걱정을 하더니

메카니멀로 딱지들을 지키게 보초를 세워두기로... (두 형제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법을 찾음)


메카니멀이 있으니 카드도 필요했다. 이것도 검색해보니 있었다. 위대한 엄마들... 최고...


          이 앙다물고 열심히 자르는 수민이        형들 어린이집 보내고 만들기 내 숙제함 (수빈이는 옆에서 간섭하고)

카드를 앞,뒷장 각각 프린트-> 자르기-> 앞, 뒷면 붙이기-> 투명접착시트지로 붙여서 코팅하기-> 가장자리를 다듬기

수민,수현 카드로 대결 중...                       


종이로 아이들과 만들기를 하면서 느낀 것이 있다. 

아이들의 욕구를 다른 방법으로 채워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단순히 돈주고 물건을 사는 행위가 아니라, 프린트가 될 때까지 애타게 기다리고 열심히 색칠하고 자르고 완성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아이들에게는 정말 소중하고 특별한 장난감이 생겼다는 것..


터닝메카드 장난감에 목 매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을 위해 별이라도 따다줄 부모님들의 심정도 이해가 간다. 내가 비난할 입장도 하니고, 비난을 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최근에 읽고 있는 "왜 우리는 교육을 받을수록 멍청해지는가-바보만들기"라는 책의 서문을 인용한다면,

"자원이 빠르게 고갈되어가고 있는 이 세상에서 우리의 아이들에게 '가장 많은' 것을 확보해주려고 경쟁적으로 날뛰는 것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중략)... 아이들의 신념이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빚어진다고 할 때, 사회질서는 얼마나 크게 손상될 것인가?"(p.12)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내 앞에 터닝메카드가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수민,수현 웃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 일단 사지 않을까... 정말 한 번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 


Posted by kimberly
일상2015. 8. 26. 16:31

지난 주, 남편이 모임에서 오랜만에 만난 친구가 광주에 있는 타운하우스로 이사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바로 그 주 토요일에 집 구경을 가겠다고 약속을 잡아왔다. 

난 당장 이사 생각이 없어서 시큰둥한데다 일주일을 너무 고단하게 보내서 좀 쉬고 싶은 생각 뿐이었는데, 어쩌다보니 따라가고 있는 나... 어차피 아이들이랑 시간 보내면서 안목을 넓히는 차원으로...


지난 번에 갔던 타운하우스는 한 건물을 두 집이 나눠 쓰는 땅콩집 구조였는데, 여기는 빌라처럼 한 층에 한 두집이 각각 있고, 꼭대기층은 복층으로 되어있었다. 건물마다 모두 분위기와 구조가 달랐는데, 친구의 집은 베란다가 테라스처럼 되어 있고, 시선이 차단되어 있어서 아늑하고 좋았다. 

하지만 여긴 막 분양을 마무리하는 상황이라 전세는 없고, 매매만 있는데 가격이 싸진 않았다. 특히 이 곳 주변이 약간 난개발 느낌으로 곳곳이 공사중이고, 진입로가 복잡했다. 

여기에 살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이런 곳도 있구나.. 시세 확인 정도하고 돌아왔다.


이왕 집 보러 간 김에 광주 동백마을도 구경을 하고 왔다. 

이 곳에 지인이 살고 있는데, 행동파인 그 분이 근처 부동산에 우리 약속을 미리 잡아 놓았다고... 덕분에 남편이 평소에 말했던 '마당있는 시골 분위기의 전세집' 한 곳을 보고 왔다. 부동산 아저씨는 일단 한 곳을 맛보기로 보면 서로 원하는 것을 알아갈 수 있다고... 

시내에서 차로 10분 쯤(?) 나가면 있었던 이 곳은 완전 시골이었다... 마당과 집은 넓직한 편이었지만, 마당에 따로 담이 없고 주변에 가정집이 없어서 혼자 있으면 좀 무서울 것 같았다. 집도 환기를 안 해서 그런지 퀘퀘한 냄새와 벽에는 곰팡이가 피어있었고, 전세라 우리가 마음대로 수리할 수도 없고.. 솔직히 이런 곳에서 살고 싶지 않았다. 난 얼른 나오고 싶은 생각 뿐이었는데, 윗층에 살고 계신 주인 할머니가 직접 농사하신 방울토마토와 고추와 호박을 열심히 싸주셨다. 죄송하게도...ㅠ


당장 이사 생각도 없엇지만, 갑자기 우리집의 장접이 마구 떠올랐다. 

내가 원하는대로 인테리어한 집이고, 벌레도 없고 깨끗하고, 평지에 엘레베이터도 있고, 아파트에 비해 관리비도 적게 들고, 집이 크지 않아서 청소하고 유지하기가 편하다. (겨울에도 난방비가 10만원이하.. 보일러 많이 튼 달은 12만원)

친정 집 근처고, 다니던 교회와 어린이집이 가깝다.


현재 이렇게 만족하고 있는 집을 놔두고 굳이 이사할 이유를 찾는다면, 아무래도 아이들 때문이다.

남자 아이들 셋이니 집에서 뛰는 것도, 밖에 나가서도 나는 항상 신경이 쓰인다. 특히 차가 많이 다니는 골목길에서는 

"차 온다! 뛰지 마!" 아이들이 뛰는 건 당연한 일인데... 


8/9 한강 고수부지

8/12 보라매공원

요즘 야구에 빠져있는 큰 아들 (탱탱볼을 야구공 삼아)


이런 사소한 일이 계기가 되서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집에 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요즘은 서울을 벗어나더라도 강남으로 출퇴근하기에 교통도 괜찮고, 남편이 그런 것에 부담을 안 느끼고 있으니... 


이사를 가느냐 마느냐 생각하면 장단점이 끝도 없다.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긴 하지만 매일 어딜 나가기는 힘들고, 지금처럼 평일에는 태권도에 가고 주말마다 밖으로 나가면 되지 않을까? 어디든 갈 곳은 많고, 다니기 편하고... 

실제로 남편과 나는 호주에서 친구들 몇 명이랑 해변 근처에 집을 구해서 3주 간 산 적이 있는데 한 달 동안 실제로 바닷가에 나간 건 2번 정도 였던 것 같다. 물론 그 때는 아이가 없었지만 주위에 늘 원하던 것이 있어도 실제로 이용하는 건 몇 번 안 될 수도 있다는 생각. 


조금 더 있다가 아이들 학교다니기 시작하면 모를까, 아직은 이사할 만한 강력한 동기가 없다.

한번 서울을 나가면 다시 서울에 들어오기 힘든데다 지금 집을 다 고쳐놨는데 팔기는 아까워서 전세로 주고 우리가 그 전세로 가서 사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지만, 적은 전세 돈을 가지고 우리가 원하는 깨끗한 집을 찾을 수 있을 지가 문제다. 

지금 집을 포기할 정도로 좋은 집이 나올까?


부동산 아저씨는 전원주택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한다며 많이 보고 다니면서 현실과 조율을 해야한다고 하셨다. 마당있는 집을 찾는 사람들은 결국은 아파트 1층으로 이사간다며 환상을 깨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이번 기회로 우리가 관심을 갖게 된 곳은 향린동산이다. 

부동산 아저씨는 우리가 원하는 집에 대해 이야기 했더니, 향린동산이 딱이라고 하셨는데, 나도 얼마 전에 본 매거진에서 향린동산에 관한 정보를 접한 적이 있어서 향린동산 이라면 이사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원속의 내집 - '일본 건축가와 집짓기'에서 글 중에서...


글을 쓰신 건축주 분은 자신의 가족이 원하는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곳이 향린동산이라고 소개하셨는데, 저 조건을 다 갖추었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매력적인 곳임에는 틀림없다.

이 곳이 우리가족에게 딱 맞는 곳인지는 천천히 알아봐야겠다. 뭐, 우리가 살겠다고 결정해도 전세가 워낙 귀해서 찾기도 어려운 일이지만 어쨌든 아주아주 운 좋게 우리에게 딱 맞는 집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남편과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로 했다.


일단은 전원주택에 대한 막연한 환상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집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도록 생각을 정리하는 게 시작이다.


우리가 원하는 집의 조건 1. 

꼭 마당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집 밖으로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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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5. 8. 17. 14:37

광복절 임시공휴일을 이용해서 보은에 다녀왔다. 


곧 있으면 할머니 (아이들의 증조할머니) 생신이시고, 지난번에 가려다 못 갔더니 아이들도 보고싶어 하시고, 여기에 가면 아이들은 농촌 체험을 실컷 할 수 있으니 겸사겸사... 특히 작은아버지 젖소농장에서 애들이 직접 젖도 짜고, 송아지 우유를 먹일 수 있으니 이런 경험은 돈 주고 살 수가 없다. 이런 시골이 있다는 게 아이한테는 얼마나 좋은 일인가...


게다가 이번에는 어머니도 함께 가셔서 천군만마를 얻은 듯... 특히 시골에는 눈치 볼 외부 사람은 없고, 아이들 이뻐해주시는 작은어머니, 작은아버지와 할머니가 계셔서 마음이 편했다. 


닭장에서 직접 알도 꺼내와서 바로 쪄 먹고,

계곡에 가서 물고기도 잡았다. 

가뭄이 심하긴 심한 모양... 3년 전에는 아이들이랑 배 타던 곳이 지금은 발목 정도밖에 안 차니..

그래도 녹음은 푸르고 서울에선 보기 힘든 예쁜 나비들도 사방에 날아다닌다.

"이~만한 물고기가 있었어요!"  사실 다 손가락만한 물고기들임..

"몇 마리야?" "하나~둘~셋~넷~ 네 마리"


보은에 오면 꼭 하는 일!!

송아지 우유주기

수민이는 말 할 것도 없이 의젓하고,


수현이도 자세가 좋다며 삼촌한테 칭찬받았다. 우유병을 어미소 젖 먹는 것처럼 위로 들어서 줘야 함

송아지가 우유병을 빠는 힘이 너무 세서 놀랜 수빈이..

어미 소 젖 짜는 것도 직접 해보라고 해주셨다.

수현이는 겁이 없어져서 삼촌 따라 손가락도 입에 넣어 봄.. ㅋㅋ

수현이 왈, 소는 이빨이 없어서 괜찮다고 함 (소는 위턱에 앞니가 없다)


사진에 무관심한 수민,수빈이랑 달리 수현이는 카메라를 들이대면 포즈를 취해준다. 

움직여서 흔들리거나 무표정으로 의미 없는 사진들은 삭제하는데, 수민, 수빈이는 잘 나온 것 한 장만 남기는 반면 수현이는 비슷한 장면이라도 표정이 다 다르고 생생하게 살아있어서 지우질 못하다보니 수현이 사진이 유독 많다. 

어린이집 4살 반에서도 수현이는 인기쟁이라고 한다. 여자친구들이 서로 수현이랑 짝꿍하겠다고 싸운다고 하니.. (벌써부터 이러면 어떻게 하니!?) 하여튼 이 아이는 특별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수현이의 애교를 당해낼 자 누구인가! 


공평하게 사진을 조절해야하는 이 마음이 혹시 유재석과 다른 사람들의 분량을 조절해야하는 편집자의 입장이랑 비슷하지 않을까.. ㅋ 수민아, 수빈아 나중에 오해없길 바란다...


수빈이의 두 표정


엄마 자고 있던 새벽6시에 일어나... 왜 우는 지 모르지만,                   기분 좋을 때~ 춤추면서 걸어다닌다. 

조금 뭐라고 하면 저렇게 가끔 대성통곡함. 하지만 금방 그친다.                                                          


일요일에는 차가 막힐 것 같아 토요일 밤에 출발했다. 애들은 아침까지 쭉 자고 일어나니 인천 할머니댁... 잠자고 눈만 뜨면 장소가 바뀌어 있는 아이들. 그래서 그런지 수현이는 새로운 곳에 가면 "이제 여기 끝났어?" 라는 말을 자주한다. 

일요일은 할머니댁에서 사촌 형, 누나와 실컷 놀고 이번 주말도 버라이어티하게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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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5. 8. 13. 13:58

해남에서 올라온 다음 날, 우리는 강원도로 갔다.

휴가의 절정이라 차가 많이 막힐 거라고 해서 약간 걱정했는데, 운이 좋게도 우리가 가는 반대방향만 막혔다. 우리가 서울 올라오던 토요일에는 휴가가는 사람들로 하행이 막혔고, 강원도 가던 일요일에는 서울에 돌아오는 사람들로 상행이 막혔다. 아무리 그래도 2~3시간은 걸릴 줄 알았던 홍천까지 1시간밖에 안 걸렸다. 이렇게 가깝다는 사실에 놀람..


<홍천에서>

홍천은 원래 갈 계획은 아니었는데, 해남 바닷가에서 찍은 사진을 카스에 올렸더니 친척동생이 자기 집에 놀러오라고 했다. "진짜 가도 돼?"

친척동생 부부는 홍천 산 속 깊은 곳에서 요양펜션을 하는데, 아직 오픈하지 않아서 지금은 주희네 부부만 산다. 

이번 여행에서 숙박비를 쓰지 않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우리는 완전 환영!!


도착하자마자..

우리가 먼저 한 일은, 우리집에서 데리고 온 죽은 장수풍뎅이 한쌍 묻어주기... 

죽었으니 버린다고 했더니 불쌍하다고 울던 수현이가 이제 준비가 되었나보다. 안녕~

               애들 좋아하는 멍멍이랑 인사                        요양펜션이라 안은 편백나무, 밖은 황토로 지어졌음

짐 풀기도 전에 계곡물에서 놀기

다음날 아침 산책

주희네 부부                                            마실 수 있는 계곡물~


이렇게 좋은 산 속에서 하룻밤 묵게 해 준 주희 부부한테 감사~ 남편은 너무 좋다며 애들이랑 딱 한 달만 살고 싶다고 했다. 하루이틀은 재밌었지만... 그럼 심심하지 않을까?  

제부가 홍천에 맛있다는 짬뽕을 사주셔서 맛있게 먹고, 원주로 출발했다. 하룻밤 사이에 수현이는 이모랑 이모부와 정이 들어서 헤어지는데 속상해했다. 심지어 밤에 잘 때는 이모, 이모부랑 자고 싶다며... 이모부 보고 싶다며 오래 울었다는... 특이한 수현이...ㅋ


<원주에서>

나는 미리 계획을 세우지 않고 닥쳐서 계획을 세우는 편이라 이번에도 홍천에서 원주 가는 길에 어딜 갈까 폭풍 검색 했다. 그러다 찾은 '헹구수변공원'. 마침 위치도 딱 숙소 근처에 있었다. 


1. 수변공원

깨끗하고, 입장료도 없고, 놀이터도 잘 되어 있을 뿐더러 수영장이 오픈되어 있었다. 이 동네 사는 사람들은 좋겠다~! 덕분에 저녁까지 신나게 놀았다. 



2. 돼지문화원 

다음 날에는 돼지문화원에 갔다. 원주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다 찾은 곳인데, 여기는 피그레이싱을 볼 수 있다. 게다가 입장료도 무료! (중요함ㅋㅋ) 돼지뿐 아니라 조랑말, 토끼등 작은 동물들도 있었고, 떡갈비나 쿠키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고, 건물 뒤에는 팡팡도 있어서 아이들은 한참 땀 흘리면서 놀다 왔다.


모자 두개 겹쳐쓴 수민이.. 수민이의 패션감각.. ㅋ

먹이는 1000원에 사서 줄 수 있었는데, 먹이가 뻥튀기였음... 그런데 돼지들이 엄청 잘 먹는다. ㅎㅎ 

무서워하지 않는 아이들

피그레이싱~ 나름 재밌는 이벤트였음..


3. 오크밸리 리조트

돼지문화원에서 점심을 먹고 오크밸리 리조트로 출발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마침 써머 페스티발을 하고 있었는데, 잔디광장에서 물총놀이와 야외 플레이존, 어린이 실내 플래이&스케치촌을 무료로 운영한다고 했다. 이렇게 좋은 이벤트를 놓칠 수가 없지! 다시금 깨닫는 정보의 중요성... ㅋㅋ

결혼해서 지금까지 우리의 여름 휴가는 항상 8월 마지막 주였는데, 이번에는 극 성수기에 다녀왔더니 이렇게 또 좋은 점이 많다. 비수기때 휴가를 다니면서 사람이 없어서 좋다며 좋아했는데, 사실 리조트에 가도 다 불이 꺼져있고 휑하니 을씨년스러웠었다. 그런데 지금은 뭔가 축제 분위기라는 거...  그래서 사람들이 비싸도 성수기때 휴가를 가나보다.


             잔디광장 옆 스케치존...              터닝메카드 그림그리기.. 4000원인데 애들 성화에 네 개나 하다니..

수현이는 그려달라고 하는데, 수민이는 컸다고 이제 혼자서 한다. 

자기가 더 잘 그렸다며 자랑스러워 하는 수민이와 얼굴을 가리고 찍어도 귀여운 수현이.

                            야외 플레이존...                                             수현이는 뭔가에 삐졌음...ㅋㅋ

드디어 시작된 물총놀이!

여행 전에 수현이가 작년 수민이형 사진을 보고 자기도 이거 하고 싶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었는데 

비슷한 걸로 소원풀이도 했다. 수빈이는 한번 넣어봤더니 무서워서 엄청 욺..

                   희열에 찬 수민이 표정                               500원에 셋이 탈 수 있는 좋은 회전목마..ㅎ    


원주에서 둘째날은 특히 애들을 위한 날이었다. 

공차의 블랙티를 1/3을 마셨다는 수빈이는 이날 낮잠도 안 자고 아침 8시부터 저녁 8시까지 놀았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하루종일 풀 가동.. 힘들었다.. ㅠㅠ 그래도 힘만 들었던 건 아니고, 우리도 좋은 곳에서 아이들과 재밌었다. 수민이는 이날 재밌었던 거 이야기하는 데 열 손가락을 넘어갔다. ^^ 

예전에 어린이집에서 수민이 지능검사를 했을 때 시각적 통찰력이 굉장히 높았는데, 시각적인 자극을 많이 받은 아이들이 그렇다고 했다. 티비를 많이 봐서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이렇게 돌아다니니 당연한 결과일 수도...


다음 날, 집에 오는 길에는 여주아울렛에 들러서 키즈카페와 수원에 이모집으로 긴 여행을 마무리 했다.

힘들지만 티내지 않고 운전하느라 고생한 남편에게 감사... 


여행 다녀와서 결산해보니 해남~강원도여행 총 5박 7일 주유비 포함 쓴 돈 약 65만원. 다섯 식구 실컷 먹고 실컷 논 거에 비해 숙박비는 아예 안 들고, 입장료 들 데도 없고, 해남에서는 음식을 따로 사먹지 않아서 선방한 편이다. ㅋ 

무엇보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건 하도 돌아다녔더니 원주까지는 가까워 보인다는 거... 

남편은 이사가자는 마당있는 집 범위를 강원도까지 넓히고 있다는...ㅋㅋ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