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여행, 나들이2013. 5. 23. 22:19

드디어 뉴욕에 입성했다. 도착시간은 새벽 12시 반..

난생 처음 가보는 곳인데다 시간도 애매하고 비도 오고 있었다. 정말 우리 둘 밖에 없었다면 정말 난처한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여기에는 오빠 대학 선배가 살고 있다.. 선직오빠가 공항으로 마중을 나왔는데 서로 모르고 지나칠 뻔 하다가 발견하고는 남자 둘이 덥석 껴안았다. ㅋㅋ

숙소에 가기도 애매한 시간.. 오늘은 선직오빠 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선직오빠는 우리에게 이것저것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우리를 뉴저지에서 맨하탄 야경이 한 눈에 보이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 그런데 사실 졸리고 피곤해서 정신이 없었다..^^;

 

뉴저지에서 본 맨하탄의 야경.. 새벽 3시라 불이 많이 꺼져있다.

 

오랜만에 상봉이라 한참 이야기하다보니 새벽 6시에 잠이 들었다. 여행 중 두 번째 밤샘.. 일어나니 오후 1시다.

몸이 너무 무거웠지만 그래도 오늘도 알차게 보내야 하니 힘들게 몸을 일으켜 밖으로 나갔다.

여행중에 우리는 꾸준히 한국음식만 찾아다닌 것 같다. 몸이 아프니 더 찾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는 순대국밥을 TO-GO 해서 근처 공원으로 갔다.

 

이 날 나는 여행 중 최악의 컨디션이었는데, 계속되는 감기+피곤한 일정+시차 적응에 뉴욕 도착 후 물갈이까지 하기 시작했다. 설사와 구역질까지.. 정말 왜 이러냐.. ㅠㅠ

근처 공원에 가서 밥을 먹었는데, 사실 나는 경치고 뭐고 너무 추웠다... ㅠㅠ

 

뉴저지에 있는 공원

뉴저지의 도서관... 지나가다가 구경... (나는 이마저도 귀찮았다ㅠ)

한국 서적 코너에 2011년 잡지들이...ㅋ                                  지하 층은 모두 어린이를 위한 공간    

도서관 한 가운데에 욕조가 있었다. 안에는 이불과 쿠션이 있었는데 아늑했다.

나도 애들 방에 저런 욕조 하나 놓고 볼풀 만들고 싶다. ㅋㅋ

 

이 날은 비가 꽤 많이 왔다.

 

비도 오고, 나는 아프고.. 정말 다행인 건 우리에게 선직오빠의 차가 있었다는 거.. 덕분에 나는 차를 타고 기절해서 다녔다.

이날 선직오빠는 우리를 여기저기 구경시켜주기 위해 뉴저지를 종횡무진했다. 내 컨디션만 좋았다면 정말 좋았을 텐데.. 뉴저지의 큰 쇼핑몰에도 갔는데, 뉴저지는 신발과 옷에 택스가 안 붙어서 (맨하튼은 8~9% 세금이 붙는다) 같은 물건도 훨씬 싸게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날 나는 정말... 쇼핑할 기분이 아니었다. ㅠ (이런 좋은 기회들을 다 놓치고, 쇼핑의 천국 뉴욕에서 나는 제대로 쇼핑을 못하고 돌아왔다. ㅋ) 

그나마 여행가방 하나 건졌다. 한국에서 올 때 우리는 쇼핑해서 가방을 하나 더 늘여갈 생각으로 여행가방 한 개만 들고 왔는데, 여기서 샘소나이트 가방을 80달러에 샀다.

 

차타고 맨하탄 지나가다가 찍은 굿 샷 

 

여기저기 돌아다보니 숙소에는 저녁 8시가 넘어서 도착했다. 우리의 두번째 airbnb 숙소는 브루클린의 윌리엄스버그로 잡았다. 맨하탄의 소호가 뜨면서, 돈이 없어 밀려난 예술가들이 윌리엄스버그로 옮겨가기 시작했다고.. 윌리엄스버그의 중심지인 bedford ave 근처인데, 맨하탄이 교통은 편리하지만 너무 시끄럽고 정신없을 것 같아서 여기 숙소로 선택.

인테리어가 맘에 들어서 예약했다. 여기가 좋은 건 private exit 이 있다는 거. 깨끗하고 좋았지만 그래도 LA에 있을 때처럼 전체를 다 쓰는 아파트가 마음에 편하다. 

 

 

숙소에 늦게 도착해서 선직오빠와 남편만 밥을 먹으러 갔다. 나는 도저히 저녁 먹으러 갈 기운과 기분이 아니라 그대로 뻗어서 잤다.

 

이 날 최고로 아이들이 보고 싶었는데, 정말 내가 여기까지 와서 뭐하는 건가 싶었다. 아이들을 돌봐주고 계신 어머니와 형님께 연락을 해봤지만 전화도 안되고.. 어머니 핸드폰은 고장났다고 하시고.. 카톡과 문자로 전화를 달라며 메세지를 남기고 슬프게 잠이 들었다. ㅋㅋ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5. 22. 11:27

라스베가스는 우리 부부의 로망이었다.

 

호주에 있을 때 처음 카지노란 곳에 가봤다. 어렸을 때는 오락실에 가면 큰일나는 줄 알았던 나에게 카지노는 정말 무서운 곳이었다. 여름 방학에 친구들이랑 골드코스트에 놀러갔다가 처음 카지노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여권도 안가지고 간데다 당시 thong (쪼리)을 신고 있던 나는 드레스코드에 맞지 않아서 못 들어가고 밖에서 기다렸는데 그걸 오히려 다행으로 생각했었을 정도로.. 그러다가 나중에 카지노를 가봤는데 완전 신세계였다. ㅋㅋ 맛있는 커피도 하루 두 번 공짜에다, 좋은 생음악을 옆에서 들을 수도 있고.. 좋은 분위기에서 맥주 한잔 마실 수도 있고.. 그리고 중요한 건 나랑 오빠는 운이 좋아서 돈도 잘 땄다. ㅋㅋ 딴 돈으로 집세도 내고 시험비도 해결하기도 했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우리는 카지노에 가끔씩 가곤 했는데, 교회를 열심히 다니기로 한 뒤로 양심에 가책을 느껴서 이번에 라스베가스는 안 가려고 결심했다. 그런데 LA 도착 이틀째, 남편이 이번 기회가 아니면 못 간다는 말에.. 둘다 아쉬움이 남기지 않기 위해 결국 가기로 했다.

 

라스베가스 가는 길..

 

전날 6시까지 꼴딱 밤을 샌 나는 가는 차 안에서 기절한 듯 잠을 잤다. 남편이 자꾸 "저것좀 봐!" 하며 아기 그랜드캐년을 보라고 했지만 나는 비몽사몽 정신없이 잤다.

 

드디어 라스베가스 도착.. 숙소에 체크인 하고.. 우선 밥을 먹으러 돌아다녔다.

하루종일 굶어서 엄청 배가 고팠는데, 한국음식을 먹어야 살 것 같았다. 굶주려서 짜증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네온사인으로 된 한국어 발견! "해장국"

 

여행 중 두 번째로 제대로 된 식당이었는데, 외국의 한국 식당은 역시 비쌌다.

일단 배를 채우니 좀 살 것 같았다. 그런데 호주에서 한국식당에서는 팁을 안 주던 경험으로 여기서도 팁을 계산 안하고 식사비를 냈는데, 아줌마가 물었다. "팁은 식탁에다 뒀어요?"

나는 그 말을 잘못 알아듣고 "네" 했는데, 오빠가 아니라며 5달러를 더 드렸다.

헐... 서로 민망한 이 상황.. ㅋ

 

팁 문화에 적응이 안된 나는.. 팁으로 주는 돈이 너무 아깝다. 안그래도 식사비도 비싼데.. 거기에 항상 15%를 줘야 한다니.. ㅠ 미국은 뭐든지 돈이다. 이건 길거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할리우드, 타임스퀘어, 라스베가스.. 관광지마다 이렇게 코스튬을 입고 관광객들과 사진을 찍어주고 나서 팁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널려있다. 팁을 주는 건지 모르고 순진하게 사진을 찍었다가 싸우는 일들도 가끔씩 생긴다고 한다. 이것도 미국의 특별한 문화인 것 같다. 팁 주는 게 싫어서 실제로 사진 찍는 사람들은 별로 없는데, 그나마 인기 있는 건 저런 예쁜 여자들이다. 이런 기회에 사진 한번?ㅋ 정말 많다..  

 

라스베가스

   

오빠가 감탄했던 호텔 천장의 하늘.. 실내를 실외처럼 꾸며놓음

객실이 최고로 많다는 피라미드 모양의 호텔..                                 라스베가스의 밤거리                        

 

라스베가스가 유명한 건 볼거리가 많기 때문이다. 호텔들마다 저마다 특색을 가지고 있고, 그 중에서도 튀기 위해 각 호텔들마다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규모도 엄청나다. 특히 이런 호텔들이 제공하는 쇼들이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무료로 유명한 쇼들이 몇 개 있다.

전구쇼, 해적쇼, 화산쇼, 분수쇼 등....

이런걸 잘 챙겨 봐서 라스베가스에 온 값을 했어야 하는데, 감기몸살+시차적응+무리한 일정(?)으로 컨디션이 최악이라.. 우리가 본 건 분수쇼 하나. ㅋ

돌아다니려면 체력이 필요하다.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고 계획적으로 움직여야 함...

 

벨라지오 호텔- 분수쇼

 

분수쇼는 오후6시부터 15분마다 한번씩 음악에 맞춰서 물기둥이 춤을 춘다.

 

이렇게 호텔들 구경하러 돌아다니는 것만 해도 재밌긴 한데, 반나절 동안 다 돌아다니기에는 한계가 있다.

 

카지노는 이렇게 줄지어 늘어서 있는 호텔들 안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첫 날 80달러를 잃었는데, 다음 날 아침 2시간 동안 92달러를 땄다. 대박을 꿈꿨지만.. 사실 돈을 잃지 않은 것만해도 감사하다. ㅋㅋ 한 번 베팅할 때마다 1달러씩만 거는 소심한 우리는 최소 10달러씩 걸어야 하는 테이블에서 하지도 못하고, 컴퓨터로 게임만 했다. 라스베가스까지 와서 우리 뭐하는 거니.. ㅋㅋ

 

우리가 카지노를 좋아했던 건, 호주에서의 좋은 추억때문인데 여기는 호주랑 완전히.. 달랐다.

우선, 입장할 때 여권이랑 복장을 체크하고 입장하는 호주와 달리 여기는 입장 제한이 전혀 없었다.

실내에서 담배를 켜도 상관이 없고, 심지어 아기를 태운 유모차를 끌고다녀도 상관이 없다. 뭐든지 가능하다. 그래서 어쩐지 특별한 곳에 와 있다는 느낌이 별로 안든다. 너무 가벼운 느낌..

 

다음날 뉴욕행 비행기가 LA에서 오후 3시반에 있어서 오전에 서둘러 돌아왔다.  

라스베가스에 가기로 미리 정했더라면 여기에 있다가 바로 뉴욕으로 출발하는 항공편을 예약했을 텐데, LA까지는 차로 4시간정도.. 다시 돌아가는 수고와 시간과 돈 낭비ㅠ 역시 계획을 신중하게 잘 짰어야 이런 낭비가 없다.

그래도 카지노의 궁극이라고 할 수 있는 라스베가스에 와서 건진 게 있다. 이제 전~혀 아쉽지 않다는 거.. ㅋ

 

라스베가스에서 유명하다는 부페.. 위키드 스푼 

다음날 공항에서 먹은 맥도날드

 

우리는 여행 내내 잘 못 먹고 다녔다. 좋은 레스토랑을 가든 맥도날드를 가든.. 느끼해서 많이 도저히 먹을 수가 없었다. 일정상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에 두끼 챙겨먹으면 다행.. 이러니 감기가 더 안 낫는 것 같다.

여행와서 완전 고생하고 있다. 뉴욕에 가면 뭔가 달라질까?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5. 21. 10:58

어느새 2주 전.. 화요일. 오전 11시 비행기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준비했다.

 

몇 달 전부터 수민이한테 "엄마 아빠 비행기 타고 열밤 자고 올껀데.. 수현이가 엄마 보고 싶다고 울면 어떻게 하지?"

그러면 "수현이한테 엄마 열밤 자고 올꺼니까 기다려~ 이렇게 말해줄꺼야." 하던 수민이가,

아침부터 분위기가 이상한걸 느끼고는 일어나서 불안해 했다.

엄마아빠가 짐을 챙겨 떠나는 모습을 보니 "엄마 아빠 가지마~ 수민이도 같이 갈꺼야~" 하면서 엉엉 운다. 어쩔 수 없이 우는 수민이를 뒤로 하고 떠났다. 악을 쓰고 울던 수민이는 막상 우리가 사라지니 멍하고 있더니 잘 놀았다고 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눈 딱 감고 재밌게 다녀오자.. 했지만 나는 며칠전부터 감기몸살이 제대로 걸렸다.

정말 나는 일년에 감기 한 번 잘 안걸리는 건강한 몸인데, 하필이면 이럴 때 걸리다니... 안타까움에 땅을 치며 울고 싶었다...그래도 가면 괜찮아지지 않을까?

걱정 반 설렘 반.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

 

 

비행기에서 내가 하도 기침을 하고 콧물을 흘려서 민폐를 좀 끼친 것 같다.

엉덩이가 저릴정도로 긴 비행을 마치고 LA에 도착한 건 오전 9시반. 좀 나아질 거라는 기대와 달리 완전 반대인 시차 때문에 무조건 누워서 자고 싶었다.

미국에서의 첫 날이 밝았는데.. 이런..

 

우선 렌트카를 빌리고, 한국식당을 찾아서 순두부찌개를 먹고, 숙소에 갔다.  

 

 

미국에서 머물 숙소는 모두 airbnb (airbnb.com)에서 예약을 했다. 현지인이 본인의 집들을 빌려주는 데 호텔보다 더 싸고, 현지 분위기도 느낄 수 있고, 잘 고르면 좋은 가격에 드림하우스에서 머물 수 있다.

우리는 조금 늦게 예약을 시작했는데, 자기 집이라 그런지 많이 까다로워서 퇴짜를 여러번 맞았다. 자기 딸이 오기로 해서 미안하다는 둥.. 집 주인 반응이 24시간 동안 없으면 자동으로 결제가 취소되는데, 그걸 7번 정도 기다리다가 좋은 집은 다 놓쳤다. 방만 빌려주거나, 같은 방에서 쉐어를 하거나, 집 전체를 다 빌려주기도 하는데, 우리는 집 전체를 빌리는 걸로 찾았다. 1박에 10만원 조금 넘었다. 

 

오후 3시쯤 집으로 찾아갔는데, 집 주인 Jack이 기다리고 있었다. 굉장히 밝고 친절했다. 동네는 조금 낡았는데 집은 깨끗했고 부엌이랑 세탁기 등 (우리가 이용하지는 않았지만) 모든 시설이 다 갖추어 있어서 좋았다. 스낵이랑 물, 타올도 준비해 놓고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무조건 자자며 누웠다. 제일 중요한 건 체력을 회복하는 거라며.. 한 숨 자고 났더니 저녁 7시가 넘었다. 그래도 첫날인데.. 이대로 하루를 보낼 수는 없어서 무거운 몸을 이끌고 할리우드로 갔다.

 

 

 

그 유명한 할리우드.. 우리의 첫 관광지는 생각보다 별거 없었다. 늦은 밤에 가서 그럴 수도 있고, 우리가 조사를 잘 안해가서 그럴 수도 있고.. 돌아다니다가 겨우 들어간 레스토랑은 내가 한국에서도 제일 가기 싫어하는 멕시칸 레스토랑이었다. 엄청 배고팠는데 거의 다 남겼다.. ㅋ

 

처음 팁을 줘야하는데 어떻게 줘야하나 고민했다. 42달러가 나왔는데, 음식값을 계산하고 팁은 테이블에 놓으면 되는 건가 했는데, 45달러를 냈더니 거스름돈을 안 주고 그대로 끝났다. 그럼 우리가 50달러를 냈으면 그것도 안 거슬러 주는건가? 이거 어떻게 하는 거임? (그러고 보니 우리는 호주에서도 거의 팁을 안내고 살았다. 대부분 만들어먹었음)

나중에 다른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이건 특이한 경우라고 한다. 보통 아무 말 없이 다 가져가진 않는다고..

 

뭔가 우울한 하루.. 더 나를 짜증나게 했던 건.. 건물 내 레스토랑을 이용하면 주차비가 2달라라고 했는데, 9달러 나왔다. 영수증이 필요한가 싶어서 다시 레스토랑 가서 영수증을 받아왔는데, 기계에서 영수증이 안 읽힌다. 주차장 입구에서 하면되겠지.. 하고 차를 끌고 나왔는데, 관리하는 애가 레스토랑에서 말해서 적용시켰어야 한다고 함.

귀찮아서 그냥 내고 말았지만.. 나는 평소 아껴쓰던 돈을 이런데서 막 쓰는게 너무 짜증났다. 오빠는 여기까지 와서 그런데 연연하지 말라고 했지만 기분이 잡쳐서 숙소로 돌아왔다. 그래.. 잊어버리자. 내일은 좀 더 나은 하루가 되길.

 

다음날.. 푹 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12시가 넘었다. 준비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늘 오후에는 LA에 살고 있는 토퍼를 만나기로 했으니 그 전에 가고 싶었던 곳들을 열심히 돌아다녀야 한다.

날씨도 좋고.. 많이 자서 그런지 감기도 조금 나아졌다.

 

먼저 산타모니카 해변으로 가기로 했는데, 가는 길에 비버리힐스 쪽으로 드라이브하면서 부자동네를 구경했는데 정말 으리으리했다.

 

멀리 보이는 HOLLYWOOD 간판

길가에 넘치는 야자수들.. 외국에 오긴 왔구나.

산타모니카

 

숙소를 산타모니카 해변 쪽으로 할껄 그랬다. 우리가 묶고 있는 곳은 주택단지인데 여기는 바다 근처고, 좋은 레스토랑도 많고, 쇼핑할 데도 많았다. 딱 도착하니 관광지 분위기다. 침체되어 있던 나는 여기 거리에 도착해서 기분이 업되고, 근처에 있던 GAP에서 옷도 두 벌 샀다.

여유있게 바닷가도 거닐고 하면 좋았을텐데.. 토퍼와 약속 때문에 서둘러 게티뮤지엄으로 떠났다.

 

게티뮤지엄은 석유재벌인 J.P Getty가 오랫동안 수집한 미술품들로 만든 미술전시관이다. 입장료도 무료이고, 트램도 공짜.. 주차비 15달러만 내면 된다. 이렇게 사회에 환원하는 게티에게 감사를...

LA에 간다면 여기는 꼭 가보길... 올라가면 끝내주는 LA 전망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게티 뮤지엄>

몇 작품들에 대해서 설명해주는 이어폰도 무료로 빌려주는데, 한국어도 9개 정도 있다.

LA에 산다면 가끔 와서 레스토랑과 커피숍에서 한나절을 보내도 좋을 듯.. 강추.

 

 

저녁에는 토퍼를 만났다.

토퍼는 7년 전에 호주에서 교환학생하다가 만난 친구다. 그 뒤로 토퍼는 한국에 와서 1년정도 영어선생님을 했었는데, 사람들이 왜 한국에 왔냐고 하면 킴벌리랑 림수 때문이라고 대답할 정도로 우리와 친했던.. 같이 오빠네 시골도 놀러가고, 우리가 결혼할 때 축가도 불러주고 오빠 형네 아이들 영어도 공짜로 가르쳐 주기도 했다.

한국에서 캐나다로 돌아간 뒤에 몇 년간 연락이 소홀했었는데 지난 달에 어떻게 지내냐고 연락이 왔었다. 우리 미국에 간다고 했더니, 자기 LA있다며 우연히 만나게 됐다. 연락이 안 왔으면 LA있는 줄도 몰랐을 텐데, 이래서 인연은 인연인가보다.

 

그동안 토퍼는 많이 성숙해진 것 같다. 약간의 빈대 경향(?)이 있었는데, 저녁도 쏘고 LA 기념이라며 할리우드 그림이 그려져있는 스타벅스 컵을 사줬다. 목사님이 되려고 공부중이라는데, 완전히 다른 환경에 살아왔는데도 이렇게 친구가 되어 인연이 이어지고 또 살아가는 과정을 서로 나눈다는 게 신기하고 재밌다.

 

토퍼한테 typical food를 소개해달라고 했더니, IN&OUT 햄버거를 먹으러 갔다.

고기패티를 냉동하지 않고 신선하게 조달하기 위해서 미국 서부에만 있다는 인앤아웃 햄버거... 엄청 맛있다는데, 나는 감기로 미각까지 상실해서 별 맛을 못 느꼈다. 처음 한 입 물었을 때 순간적으로 맛있었던 것 같다.

코가 막혀서 먹을 때는 숨을 못 쉬는 바람에 여행내내 먹는 게 고역이었다.

 

 

 

오랜만에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잘 돌아왔는데, 밤에 커피를 마신 탓에.... 나는 이날 새벽 6시까지 뜬 눈으로 밤을 샜다.

오빠와 다음날 스케줄을 논의하던 끝에 LA에서는 별로 볼게 없다고 판단하고, 다음날 아침에는 라스베가스로 가기로 했다.

 

사실.. 그리피스 천문대도 가고 싶었고, Farmer's market 도 못갔지만, 시간이 없는 우리에게 이틀을 더 투자할 만큼은 아니라고 판단.. LA는 유니버셜 스튜디오나 디즈니랜드 목적으로 올 게 아니었던.. 시간이 더 여유로와서 그랜드 캐년까지 볼 게 아니었던 우리에게 맞지 않는 곳이었다.

 

결국 주차비 9달러를 아까워했던 나는 이번에는 하루 더 예약한 LA숙소를 과감히 포기했다. ㅋ

 

Posted by kimberly
일상2013. 5. 6. 00:38

지난 연말에 남편이 회사에서 MVP사원으로 뽑혔다는 소식을 들었다.

뽑힌 두 명은 해외 배낭여행을 지원해주는데, 휴가 5일과 250만원을 자유롭게쓸 수 있다.

대박... 그런데 난 그 소식을 듣자마자 한숨이 나왔다. 남편 배낭여행 가 있는 동안 나는 남편없이 애들과 집에서 있어야 된다는 말이기 때문에..

그 뒤로 나는 남편한테 가족 같이 보낼 수 있게 요청하라며 압박했지만 사실 반은 포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같이 뽑히신 분이 아이 엄마라 가족이 함께 가지 않으면 불가능하다고 하셔서 우리도 같이 갈 수 있는 분위기가 됐다... ^^

 

정말 평생 한 번 올까말까한 기회.

해외여행을 가려면 정말 큰 마음을 먹고 추진해야 하는데,

이렇게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비용을 부담하고 휴가를 5일 주고.. 여행을 가라고 등을 떠미는 격이니..

덕분에 우리는 행복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어디로 갈까?

이번에도 호주에 갈까.. 하다가 누군가가 넓은 세상을 보려면 미국에 한 번은 가야한다는 말에 꽂혀서 미국으로 결정..

초기 목적지는 우리가 노래부르던 라스베가스였는데, 요즘 하던 성경공부 내용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차마 카지노에 갈 수 없었다. 결국 로스앤젤레스로 목적지를 바꾸고, 또 무한도전을 보다가 뉴욕도 가기로 했다. 비행기표를 알아보니 뉴욕까지 갔다 와도 비행기 값은 큰 차이가 없었다.

 

최대 고민은 "애들을 데리고 갈 것인가..."

남편은 애들 데리고 가면 아무것도 못 한다며 당연히 두고 가야한다고 했는데, 나는 그러자고 하면서도 마음이 영 찝찝했다. 친정 부모님은 애들 두고 어딜 가냐고...날 더러 제정신이냐며...

결국 애들은 시댁에서 흔쾌히 맡아주시기로 했는데, 내 마음은 계속 심란했다.

 

어느날은 수민이가 잠자다가 잠꼬대를 하면서 우는데, "엄마 아빠 가지마! 응애응애 가지마! 수민이도 같이 가!!" 하면서 운다. 이건 예지몽인가..? ㅋ 이 꿈 덕분에 수민이랑 수현이를 시댁과 친정집에 떼어서 맡기려던 걸 같이 붙여 놓기로 했다. 차라리 둘이 같이 있으면 의지가 되겠지.

 

아이들이 나 없이도 잘 지낼 수 있을지 너무 걱정 된다.

갑자기 수민이를 데리고 가야겠다는 생각에 비행기표도 알아봤다. 그런데 한 달 사이에 100만원이나 비싸져 있었고.. 좌석도 우리 옆자리는 다 지정이 되어버렸다. 검색을 하다보니 유아와 함께 장거리 비행한 엄마들의 후기들이 너무 힘들어보여서 다시 마음을 내려 놓았다.

 

대신 인천 시댁에서 수민이가 다닐 어린이집도 알아보고, 미술학원도 알아봤다. 그런데 어린이집은 단기로는 불가능하다고 하고.. 미술학원은 하루 한 시간씩 할 수 있는데, 이게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어린이집이나 미술학원이나 낯선 환경과 낯선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오히려 역교과가 나는 게 아닐지.. 고민 끝에 이렇게 단기간 맡기는 것 아닌 것 같아서 포기했다. 대신 어머니가 바쁘실 때는 우리동네로 오셔서 수민이 다니던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시기로 했다.

 

수민이에 비해 수현이는 아직 뭘 모르니 그래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가장 급했던 건.. 젖떼기.

젖을 떼는 과정이 너무 고달프고 무서워서 미루고 또 미루다가 수민이는 16개월까지 젖을 먹였었다. 수현이도 그렇게 될 참이었는데 이번 기회로 피치못하게 떼야할 상황이 됐다. 돌 넘기면 바로 떼려고 했는데 그마저도 미루다가 여행 일주일을 남겨두고 급하게 시작했다. 시간이 왜이리 빠른지.

 

이제 젖을 뗀지 1주일이 넘었는데, 생각보다는 수월했다.

잠은 설쳤지만 두렵던 첫째 날 밤은 너무나 쉽게 지나갔다. 둘째, 셋째 날 밤은 내가 너무 피곤해서 새벽에 비몽사몽으로 수유를 한 번씩 했다. 넷째 날은 내가 감기가 걸려서 약을 먹는 바람에 수유를 하면 안되는 상황.. 이 날이 고비였다. 

새벽에 깨서 두 시간동안 운다.ㅠ 한 시간을 안고있다가 포기하고 눕혀서 토닥이다가, 내가 옆에서 뻗어버렸다. 한참을 울다가 지쳐 잠들었다. 그런데 이 고비가 넘어갔더니 그 뒤로는 자다가 깨도 토닥거리면 다시 잘 잔다.

 

젖떼는 것도 성공했고..

심심하지 않도록 수민이 스티커책과 장난감들을 가방에 차곡차곡 담고 있는데 별별 걱정이 다 든다.

 

이왕 가기로 결정했으니 마음 편하게 다녀오고 싶은데.. 애들 두고 떠나는 어미의 마음이란..

공항에 도착하면 좀 설레기 시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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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5. 2. 22:23

지난 토요일, 남편이 1박으로 워크샵에 갔다.

휴일마다 자꾸 애들 아빠를 회사에 뺏기는 것 같아서 불만이 조금 있지만, 그걸로 우리가 먹고살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한다. ㅋ 아이들과 하루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고민하다가 이 날씨 좋은 날.. 집에 있을 수는 없다며 근처 낙성대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왔다.

 

낙성대 과학관 

장난꾸러기 수민이.. 아이들도 나도 업되서 재밌게 놀았다. 

끝까지 올라가보고 싶었지만, 유모차가 있었던 관계로.. 그래도 수민이가 순순히 포기하고 내려옴

이렇게 사이좋게 자라라....                                                        물총으로 과녁맞추기

조금 늦게 합세한 아빠와 함께.. 역시 아이들은 아빠가 있어야...

이른 저녁은 교수회관에서

 

지난 번에 혼자 아이들과 코엑스까지 지하철 타고 간 이후로 혼자 애들을 데리고 나가는 첫 나들이라, 혹시 애들이 떼를 쓰고 울면 혼자 어떻게 감당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날씨가 좋았던 게 제일이고, 수민이는 혼자 신나서 뛰어다니고 수현이는 유모차에 잘 타고 구경하니까 별로 힘들 일이 없었다.

 

아이들 키우는 건 정신없이 힘들지만 이렇게 충분히 보상이 된다.

아이들이 조금 더 커서 그런지 이제는 나 혼자서도 감당할 수 있는 자신감도 생긴다.

조금만 더 크면 더 쉬워질까? 아님 애들도 자기 주장이 생겨서 더 어려워질까?

어찌되든 그 때도 이렇게 항상 함께 할 수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행복할 것 같다.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4. 28. 02:18

수민이가 이맘때는 하루하루 정말 버티는 심정으로 지냈다. 그런데 수현이는 우선 순하고, 나도 그 전보다는 능수능란(?)한 엄마가 되었기 때문에 육체적으로는 더 힘들지 몰라도 마음은 덜 힘들다.

 

2년 전의 나를 생각해보면 수민이가 울면 일단 안절부절 못했다.

수민이를 집에 두고 어디를 나가는 거는 상상도 못했는데,

수현이가 100일도 안 됐을 때.. 수현이를 몇 번 재워놓고 수민이를 데리고 오다보니 (둘째 낳은 엄마들 대부분 이런경험이 있더라..ㅋ) 이젠 수현이를 두고 옥상에 이불 널러 가는 것도,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가는 건 식은죽 먹기다.

 

수민이 이유식은 영양을 생각해서 열심히 만들었는데, 지금 수현이는 국에 밥말아주고 있고,

또 수민이가 이맘때는 외출할 때도 이유식, 간식, 장난감, 책.. 정말 가방에 완벽하게 준비해 가는 엄마였으나..

지금은 가끔 기저귀나 물티슈를 깜박하고 안 가지고 나갈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기저귀를 빌릴 수 있을 정도로 얼굴도 두꺼워졌다. 그렇게 나름대로 또 방법을 찾는다. ㅋㅋ

 

이렇게 바뀔 수 있었던 건.. 아이 하나에 집중할 여유가 없기도 하지만, 내가 그렇게까지 안해도 아이는 잘 자라고 어떤 상황이든 방법은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쁘지만 오히려 여유가 생겼다. ㅋ

 

2년 전 수민이(좌)와 지금의 수현이(우)

 

청소기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바람을 쐬고, 책장을 넘기며 책을 읽고, 어디든 기어올라가고, 혼자 서기도 하고..

지난 사진들을 보면 개월 수대로 하는 행동도 비슷하다.

수현이가 조금 빠르긴 한데, 수민이 형아가 하는 것마다 따라다니며 쫒아서 하다보니.. 그래서 둘째가 다들 빠르다고 하나보다. 요즘은 수현이 혼자 스티커도 띠어서 붙이고 논다.

 

물론 서로 자꾸 뺏고 뺏느라 싸우지만 수민이는 그러면서도 동생을 은근히 챙긴다.

어린이집에 갔다가 수현이가 안 보이면 금새 울상이 되고,

지난 번엔 내가 수현이를 울리고 갔다고 수현이한테 "잠깐만 갔다가 올께~" 하더니 나한테 와서 허리춤에 손을 올리고는 "엄마!!!" "혼내지 마!!" "미안하다고 해!!!" 이러면서 나에게 호통을 친다.

요즘엔 둘이 뽀뽀하고 난리도 아니다.

  

         양치질도 해주고,                                           수현이 등에 붙은 "동생" 한글 스티커ㅋ

최근에 찍은 베스트 포토!

 

요즘 둘이 노는 걸 보면 둘 낳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

 

... 그리고 셋은 절대 못 키우겠다는 생각은 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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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돌잔치2013. 4. 23. 15:08

수현이 첫 생일날!

돌잔치를 하면 손님치를 우리도, 황금같은 휴일을 쪼개서 부조금까지 준비해야하는 손님들도 서로 고생이다.

그래서 수현이 돌에는 직계가족만 모시고 점심식사를 하기로 했다.

 

가족들이랑 간단히 점심식사만 하자고 했지만 명색이 돌잔치라..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자니 이것도 신경이 쓰였다.

"괜찮은 한정식집+ 조용한 곳+ 야외에서 사진이 잘 나올만한 곳" 나의 까다로운 검색조건을 찾아 예약을 하고, 인터넷으로 전통돌상도 대여했다. (대여비 5만원+택배 2만원)

조촐하게 치르기로 하고 기본적인 것만 준비했는데도.. 뭔가 준비가 안 된 것 같아서 마음이 너무 분주했다.

 

사진도 동생한테 찍어달라고 하려다가 전날 급하게 학교동기에게 부탁을 했다. 갑자기 메이크업을 해야될 것 같아서 부랴부랴 전화 예약을 하고 있는데 남편이 가족끼리 밥 먹는데 무슨 메이크업이냐며 재를 뿌린다. 안 하기로 했지만 사진을 보니 할껄 그랬나 싶은 아쉬움도 있다. 애들이 잠투정하고 떼쓰고 장난치고 우는 와중에 건진 사진을 보면 내 얼굴이 이상하다... ㅠ 

옷도 전날 집에 있는 옷장을 뒤져서 꺼내놓고, 당일에는 교회에 갔다가 시장에 들러서 돌상에 놓을 과일과 떡을 샀다.

 

엄청 정신없이 준비한 수현이의 돌잔치.. 그래도 다행히 날씨가 너무 좋았다.

 

<명동 진사댁>

 명동 한복판에 이런 곳이 있었다. 이 마당 느낌이 참 좋다.

 이모한테 가겠다고 우는 수현이

 친정 가족사진

우리 가족사진.. 애들아.. 한 번 좀 쳐다봐주면 안되겠니?

 친할아버지, 할머니랑 수현이 

30분동안 설치한 돌상.. 교자상이랑 전부 세트로 빌려준다.

뒤에 현수막이 핵심이었는데 걸 수 있는 데가 없었음..ㅋ 

생일이 하루 차이인 두 형제를 위해 노래를 두 번 연속으로 불렀다.

단숨에 실을 낚아채는 수현

 

아.. 부모님만 모시고 식사하는 것도 이렇게 힘들다니...

정신없이 치른 덕분에 준비해갔던 돌반지도 못끼고 (수민이 때 두개 받았는데 하나는 수현이 주기로ㅋ) 보타이도 못하고.. 가족사진도 제대로 못 찌고.. 남는 건 사진밖에 없는데 애들이 내 마음같지 않다. ㅋ 애들 비위맞추는 것만 해도 힘이 든다.

 

그래도 이제 수현이가 돌이 지났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야지. 한 고비가 이렇게 넘어갔구나.

 

수현아.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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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3. 4. 16. 01:21

 지난 토요일에 지영이 돌잔치에 갔다가 오는 기에 잠깐 코엑스에 들렸다.

그동안 아껴둔 케이크 교환권을 수현이 돌잔치에 쓰려고.. 오빠가 수민이를 데리고 케이크를 받으러 간 사이에 나는 마침 하고 있던 커피 박람회를 구경했다. 남편이 코엑*에 다녀서 정~말 좋은 거는 이렇게 여러가지 전시회를 구경할 수 있다는 거.. 나의 관심사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거.. 감사하다.

 

어쨌든 여기에 가서 갓볶은 커피 100g도 2천원에 구입하고, 맛있는 커피도 천원에 마셨다. ㅎㅎ

저런 아름다운 메뉴판이 있나!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핸드메이드 쿠키를 3천원에 파는 곳을 발견했다. 마침 이번주 화요일에 어린이집에서 수민이 생일잔치를 하는데, 안그래도 답례품을 할까하고 생각하던 중이었다. 잠깐 고민하다가 질렀다. ㅋ

 

어린이집에서 한 달에 한 번씩 생일잔치를 하는데, 생일인 아이가 가끔 떡이나 쿠키를 돌릴 때가 있다. 처음에 아이 생일에 엄청 돈 낭비라고 생각했다. 어린이집 전체 인원이 75명인데, 그걸 다 돌리면 얼마야.. ㅋ

그랬지만, 자꾸 받다보니 미안하기도 하고.. 어쩌다 아무것도 없는 날은 아쉽기도 했다. 그 날은 수민이 간식을 준비하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그래서 이번에 수현이 돌잔치도 있으니 돌 떡을 만들어서 남편 팀이랑 수민이 반 아이들한테만 돌릴까했는데, 생각해보니 회사사람들한테 떡을 돌리는 거도 부담이겠더라. 아이 돌이라는데 떡만 받고 가만 있을 수 없으니.. ㅋ

 

어쨌든, 그래서 결론은 수민이 반 15명만 답례품을 하는 걸로.. 이 쿠키를 돌리는 걸로...

이왕 하는 거.. 라벨도 만들기로...

 

 

라벨은 30분만에 뚝딱 만들어서 프린트한 건데, 만들어 놓고 보니 뭔가 내가 오바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내일 이걸 받고 엄마들이 얼마나 부담스러워 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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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4. 12. 12:17

남편이 담당하고 있는 P&I 전시회에 다녀왔다.

 

코엑스 전시장 A,B홀 부스들 채우느라고.. 이벤트 기획하고 홍보하고 업체들 의견 조정하고.. 이걸 하느라고 그동안 그렇게 고생했었다. 나도 왜 그렇게 바빴는지 아니까 이번에는 되도록 늦게 들어오는 거에 대해서 불평 안하려고 했다. 주말포함 평일에도 아이들은 아빠 얼굴을 거의 보지 못하고 살다보니 점점 아빠의 부재에 익숙해져가는 아이들이 조금 안타깝긴 했다. 이제 그 바쁜 것도 이번 주말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후련한 마음으로 전시회에 놀러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가 있었다. 이번 기회에 가족사진을 찍자며 토요일에는 친정식구, 일요일에는 시댁식구를 불러 사진 찍느라고 이틀 연속으로 코엑스에 갔다.

 

토요일에는 수현이를 친정에 맡겨두고 수민이랑 미리 가서 놀았다. 수민이가 놀 수 있을 만한게 있을 까 했는데, 참가업체 중 니콘에서 만들어 놓은 키즈카페가 있었다. 니콘 카메라를 엄마들한테 빌려줘서 찍은 사진 두장씩 인화도 해줬다.

수민이는 기차놀이에 푹 빠져서 한참을 놀았는데, 정말 저 기차세트만 있으면 집에서 혼자 잘 놀 것 같다. 사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우선 자리를 너무 차지하고.. 수현이가 방해하면서 둘이 싸울 게 분명하기 때문에..

이럴 때 실컷 놀거라..ㅋ 

 

6일 토요일

율희네도 가족사진을 찍으러 왔다.

                박치기 놀이.. 좋댄다..                             구석에 숨어서.. 눈만 마주쳐도 웃겨 죽는 아이들 ㅋ

"율희 가지말라고 해~~~ 엉엉"

 

그리고 올림픽에서 양학선이 도마를 뛸때 수십대의 카메라가 동시에 사진을 찍어 보여줬던 TIME SLICE 촬영을 해주는 이벤트도 하고 있었다. 수민이가 신기하게 쳐다보길래 우리도 신청서를 내고 체험해 봤다.

일하고 있던 아빠한테 빨리 오라고 전화해서 같이 두 번 찍고는, 아빠가 간 뒤에 둘이 한 번 더 찍었다. 사진 찍기 전에 사람들 앞에 서서 수민이가 90도로 인사를 하는데, 너무너무 귀여웠다. ^^ 수현이도 같이 찍었으면 좋았을 걸.

 

 TIME SLICE 체험

7일 일요일

수현이는 니콘 키즈카페 볼풀에서 재밌게 놀았다. 너도 빨리 걸어다니거라..

 

일요일에는 애들이랑 교회에 갔다가, 처음으로 혼자 애들 둘을 데리고 지하철을 타봤다. 수현이는 유모차에 타서 계속 자고, 수민이는 너무 의젖하게 잘 걸어다녀서 수월했다. 남편에게 의지하지 않고 혼자 애들이랑 살 길을 모색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슈퍼맘이되어간다. ㅋ

 

이 날은 시어머니와 형님이 수환이 소정이를 데리고 오셨다. 수민이는 소정이 수환이랑 정말 신나게 놀았는데,

덕분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소정이랑 헤어지자마자 승강장에 드러누워 발악을 하고 울었다... "소정이 누나한테 갈꺼야!! 엄마 안 보고 싶어!!" 이러면서 30분동안... 도저히 달래질 기미가 안 보여서 자는 수현이를 깨워서 안고는 수민이를 억지로 유모차에 태웠다. 그러고도 집에 가는 유모차 내내 "소정이 누나!!!" 목이쉬도록 울었다.. 졸리고 피곤해서 더 운 것 같다. 

예전의 나 같았으면 멘붕이었을 텐데.. 자금의 나는 나중에 수민이한테 우는 모습을 좀 보여주려고 동영상 촬영까지 했다... ㅋㅋ

 

이번 전시에서 얻은 가족사진.. 

 

오빠.. 그동안 고생많았어~ 이제 우리 한동안 재밌게 놉시다. ^^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3. 4. 3. 00:04

근 두달 째 매일같이 야근하는 남편이 지난 토요일에는 회사를 안 가기로 결심했다.

오랜만에 콧바람을 쐬려고 수민이더러 어디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동물원이랜다. 겨울 내내 동물원 노래를 부르던 수민이한테 매번 추워서 동물들 없다고 했었는데, 드디어 소원을 들어줬다.

 

이 날 날씨도 도와줘서 엄청 따뜻했다. 사람들도 엄청 많았다. 가는 길에 한솥도시락에서 도시락을 싸가지고 출발..

 

 서울대공원

                          흥분한 수민이.. 사방으로 뛰어다닌다.                      시키지 않아도 자기가 먼저 올라가겠다고..

   마침 하마가 밥먹는 시간.. 엄청 가까이에서 봄                             앞으로 매고 위로 업고.. 슈퍼맨 아빠

평화로운 토요일 오후

 

아.. 얼마만의 주말 외출인가.

남편이 맡은 전시가 다가오면서 주말에 회사가는 건 기본이고, 평소 12시가 넘어 퇴근한다. 그러다 지난 주에는 새벽 3시에 들어오기도 하고, 이번 주는 새벽 3시에 출근하기도 하고... 아... 일과 스트레스에 치여 점점 말라가는 남편을 보면 안쓰럽다. 그래도 쉬는 날 이렇게 시간을 내서 우리에게 할애해 주는 게 고마운지! (나는 나가자고 안했음)

 

그런데 이런 고마움을 한 번에 없애버린 사건이 있었으니..

하루종일 커피숍을 찾다가, 대공원 나오는 길에 발견한 커피숍에서 줄서 기다린 끝에 겨우 라떼 한 잔을 내 손에 쥔 기쁨도 잠시... 잠깐 화장실을 간 사이에 안 마신다던 남편이 후르륵 다 마셔버렸다.. @!ㅁㅅㄴㅇ;ㅏㅓㅁㅅ;;

 

내 입속으로 들어온 얼음물 맛을 보고 순식간에 분노하며 잔소리를 했더니 남편은 그걸 못 참고 뒤돌아서 다시 커피를 사왔다.. 미안하다고 하면 넘어갈 일을 '마시면 안되?' 하니 잔소리를 안 할 수가 있나. 그래도.. 다 먹으면 안되잖아... 내가 하루종일 커피타령한 거 알면서. 그런데 더 나빴던 건... 다시 사온 커피 맛이 설탕 국물 맛이었음. 왜 그러는 거야.. 내가 지금까지 커피 주문하면서 항상 시럽 조금만 넣어 달라고 주문하는 거... 왜 아직까지 모르는거야....

 

딱 기분좋게 커피 마시면서 집으로 가면 완벽한 순간이었는데.. 

하루 한 잔 커피가 나의 즐거움인 나는 이런 걸로 화가 치민다. 진짜 완벽한 오후였는데...,ㅠ

차까지 걸어가는 길에 삐져서 대답도 안 하다가 이런 사소한 일로 삐졌다는 사실에 정말 어처구니가 없어서 웃음이 터졌다. ㅋ

 

안그래도 피곤한 남편.. 와이프 눈치보느라 더 살이 빠지는 거 같다. ㅠ

 

Posted by kimber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