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육아2014. 9. 16. 16:07

3살 수현이는 사람들의 사랑을 부르는 치명적인 매력남이다.

어디서든 수현이는 귀여움을 독차지하는데, 어린이집에서도 다른 반 선생님들이 수현이를 귀엽다고 서로 데려가려고 한다거나... 수현이 반 선생님이 수현이랑 같이 찍은 사진을 카스 메인에 올려놓았다거나... 무뚝뚝하던 외할아버지가 수현이만 또봇 장난감을 사다주신다거나... 주위 사람들의 관심을 유독 많이 받는 편이다. 길을 지나갈 때도 사람들은 수현이를 보고 미소를 짓는다.


이 아이가 이쁨을 받는 가장 큰 이유는 감정 표현이 솔직하고, 애교가 많아서 것 같다. 이건 그냥 타고난 것 같다.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들한테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혼자 다가가 볼에 뽀뽀를 '쪽' 하고 오면 사람들 눈에 하트가 뿅뿅~ 길에서 외할머니를 발견했을 때, 수민이 형이 인사도 안하고 모른척 하는 모습과 대조적으로 수현이는 깜짝 놀라 반기는 표정으로 와락 안기는데, 이런 사랑스러움은 엄마인 나만 느끼는 게 아닌 것 같다. 

그냥 엉덩이 씰룩 거리며 뛰어가는 모습, 다양한 표정만 보고만 있어도 웃음이 난다. 


특히 수현이는 얼굴에 감정의 표현을 잘한다. 그래서 우리가 자주 하는 놀이는 책에 나오는 인물들의 표정 따라하기. 

평소 워낙 찰라라 사진으로 담기 어려웠는데 한번 수현이랑 둘이 있을 때 맘 먹고 사진놀이했다. ㅋㅋ


동물친구들이 모두 도시락을 싸서 소풍을 갔는데, 

혼자 도시락을 안 싸온 하마가 다 먹어버리는 장면... 화난 동물친구들 표정 따라하기 

                                  양표정                                                                       토끼표정                        

      다람쥐 표정                                                             원숭이 표정

곰표정                                                                     쥐표정

여우 표정                                                           너구리 표정


3살인데 그림을 한 번보고 어떻게 이렇게 감정을 잘 따라하지? 엄마 눈에는 이미 연기자임..ㅋㅋ


게다가 수현이는 김치만 있어도 밥을 잘 먹는다. 

자꾸 수민이랑 비교해서 수민이한테 미안하지만, 아침에 전날 먹다 남은 된장국에 밥을 말아주면 수민이는 맛 없는거 준다며 똥씹은 표정으로 겨우 한 숟갈 먹고 입도 안대는데, 수현이는 넙죽넙죽 야무지고 맛있게 잘 받아먹는다. 편애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쁨 받을 짓을 한다. 


어린이집에서도 이쁜 행동을 많이 하나보다. 

"8/7 친구가 인형을 빼앗겨 울음을 보이자 뺴앗아간 친구에게 다가가 인형을 가져와 빼앗긴 친구에게 주었음. 휴~라고 표현하며 자신의 놀이에 다시 열중함." ㅋㅋㅋ



그런데 가끔 이 귀여움을 수현이가 역이용하고 있는 것 같을 때가 있다.

숨겨둔 사탕을 수현이가 우연히 발견하고 나한테 가져와 보여주는데, 내가 먹지말라고 하면 수민이는 울상을 하며 엄마의 허락을 받을 때까지 기다리는 반면 수현이는 "메롱~~!!!" 하고 도망가버린다. 어떻게 하나 보려고 "먹으면 안돼!" 했더니 "먹을꺼지롱~!!!" 한다.

화장실에서 쉬를 변기에 안하고 옆에 있던 세숫대하에 했을 때, 내가 여기에 하면 어떻게 하냐고 하면 "메롱~! 쉬할꺼지롱!!" 한다. 

혼을 내야할 때 수현이 표정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는 나도 문제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조금만 뭐라고 해도 잘 운다. 형이 가지고 있는 장난감은 모두 뺏고, 형이 양보를 안하면 악을 쓰고 운다. 나는 일단 우는 소리가 듣기 싫으니 안그러려고 하지만 그래도 자꾸 수민이한테 양보하라고 강요하게 된다. 자꾸 싸우는 두 형제 사이에서 가끔 누구 편을 들어줘야 할 지도 어렵다.

엄마 입장에서는 그냥 이쁜 짓만 했으면 참 좋겠는데.. ㅠㅠ 


똑똑하고 까다롭고 감성적이고 약간은 내성적인 수민이와 활발하고 애교많고 거침이 없는 수현이... 이렇게 개성이 다른 두 아들 덕분에 그래도 한 명이 힘들게 할 때 다른 한 명한테 위로받으니... 그래도 웃어야 하나?

셋째는 어떤 성격일지 정말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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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9. 13. 02:10

좋은 집에 대한 로망은 누구나 있다. 

 

누구나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에 대한 로망이 있을 것 같다. 우리집은 남자아이가 셋이라 더 그렇다. 하루에도 뛰지말라고 얼마나 소리지르는지... 내가 소리지르고도 내가 놀럴 정도로 가끔 나는 나도 모르게 괴물이 된다. 애들이 뛰는 건 너무 당연한건데... 그래서 미안하고 안타깝다.

 

요즘 이런 꿈을 실행하기 위해 과감히 서울을 벗어나 교외로 이사가는 사람이 많아졌지만, 우리는 그렇게까지 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한 것 같다. 막연히 꿈만 꾸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편은 수민이가 초등학교 들어갈 때쯤 그런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어한다. 구경이나 해보자며 용인에서 지금 분양하고 있는 타운하우스에 가보자고 하길래 진짜 가벼운 마음으로 구경하러 갔다. 꿈을 좀 더 구체적으로 그려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용인 '도시농부'

1층- 마당&데크, 거실, 주방, 화장실, 다용도실

2층 방1- 방 위에 다락이 있는 구조- 수민이는 여기로 이사오자며 성화다.

2층 가족룸 위에 또 큰 다락이 있다


이곳의 장점은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산다는 거, 브런치하우스가 있어서 저렴한 금액을 내고 아침등 식사를 할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아파트처럼 관리사무소가 있다는 거.. 그리고 분양을 받은 뒤에는 각자 집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구조 변경을 할 수 있다는 거다. 

확실히 집에 들어가보니 너무 좋았다. 채광도 좋고 집도 아늑하고... 이런 집이라면 애들한테 뛰지말라고 소리지를 필요도 없겠다. 초등학교도 근처에 있고... 하지만 당장 이사할 자금이 있다고 해도 집만 보고 이곳으로 이사를 하기에는 무리다. 친정 집, 교회, 어린이집이 모두 근처에 지금이 너무 편하고 익숙해져 있는데 이 동네를  떠나기는 정말 쉽지 않은 일. 


타운하우스를 나와서 근처 판교로 갔다. 몇 달 전에 우리 동네에 살다가 이사한 다유네 집.

나와 남편은 공통적으로 아파트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아파트라는 것 빼고 여기는 정말 좋았다. 특히 다유네는 1,2층이 없는 3층이라 층간 소음도 걱정안하고 채광도 좋은데다가 놀이터, 개울, 바닥분수.. 이 세가지가 모두 아파트 단지 안에 있었다!



                                                                               이수현 포즈.. ㅋㅋㅋ

우리애들만 신나서 옷 다 벗고 뛰어다님.. ㅋㅋ 이럴 땐 남자애들이라 편하다. 


판교는 계획도시라 전기줄도 모두 땅 속에 묻었다고 하고, 그래서 그런지 건물이나 도로가 모두 새것처럼 깨끗한 느낌이다. 하지만 여기는 너무 비싸고... 단독주택을 짓고 살기에는 더더더 비싸다. 내게 너무나 먼 당신.. ㅋㅋ 


다유네 놀러간 김에 좋은 집 두 곳을 구경하고 왔는데, 둘 다 좋았지만 사실 우리 상황이랑은 맞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집의 기본적인 조건은 '친정집-교회-애들 어린이집이나 학교' 가 가까운 평지에 있어야 한다는 거.

지금 이 동네를 떠나고 싶지 않은 나에게 가장 이상적인 곳은 낙성대인데, 근처에 낙성대공원, 서울대 과학관, 영어마을, 수영장이 있는 구민문화센터까지 정말 환상적인 조합이다. 거기에 근처에 괜찮아 보이는 초등학교까지 있다...!  

정말 수민이가 초등학교 다닐 즈음에는 그쪽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 아니면 막내 수빈이가 초등학교에 갈 때쯤이라도..

 

우리 입맛에 딱 맞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아니면 정말 우리가 꿈꾸는 집을 지을 수 있을까 언젠가는?? ㅎㅎ

꿈같은 이야기지만 꿈꾸는데 돈 안드니 열심히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잡지마다 인테리어 부분만 찾아서 보고, 홈스토리 인터리어 채널을 즐겨보고, 핸드폰으로 인테리어 관련 기사나 블로그 찾아서 보고 이미지 저장하고... 이렇게 메모도 하면서.. ^^;

 

나의 집 구상 노트 ㅋㅋ

 

당장은 로또밖에 방법이 없지만 욕심없이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이 꿈도 이루어 질 수 있지 않을까?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애들 크기 전에 해햐되는데.. ㅋㅋ

 

그러고보면 이사한지 1년도 안됐는데 벌써 이렇게 딴 생각을 하고 있으니.. 참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 ㅋ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8. 31. 23:53

추석 전, 벌초하러 보은에 갔다. 


                   벌초하러 온 사촌형제들... 우리 애들이 크면 이런 느낌일까?ㅎ


아침 일찍부터 아빠가 벌초하러 가면 나는 오후 내내 셋을 데리고 어떻게 버텨야되나 걱정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었다. 몇 가구 없는 완전 시골이라 차 걱정할 필요도 없고, 그냥 풀어 놓으니 잘 놀았다. 풀어 놓는다고 표현을 해놓고 보니 이렇게 탁 트인 공간에서 자유롭게 뛰어다닌 기억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얼마나 답답했을까.

시골길 산책도 하고, 아기젖소한테 가서 물도 먹여주고 먹이 주며 구경도 하고, 닭이 낳은 알을 바로 가지고 와서 생으로 먹기도 했다. 어디로 가서 재밌게 노는지 사라져서 한참 찾아다닌 적도 있다. 벌레랑 놀고, 물놀이 하고.. 장난감이 없는데도 좋다고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보면 진짜 이런데서 살아야 되는데.. 하는 생각이 든다.


금요일 밤 늦게 도착해서 월요일까지... 이틀 같았던 2박3일. 

따뜻한 물이 안 나와서 애들 씻기기도 힘들고, 밥 차릴 때마다 애들 젖먹이고 챙기느라 작은어머니 도와드리지도 못하고 마음이 조금 불편했는데 그래도 잘 온 것 같다. 

 

떠나는 날에는 작은아버지가 밥 잘 먹는 수현이 열흘만 두고 가라고 하시는데 수현이는 간다고 단호하게 떠났고, 수민이는 다음에 꼭 100 밤 자고 가자며 아쉬워 했다. ^^;


아침 산책

용감하게 젖소를 쓰다듬어주는 수민이

    작은 할머니가 잡아주신 잠자리를 밟아죽인 두 아들 (즐거워함) 아흑.. ㅠㅠ         아이들 이뻐하시는 작은아버지

아빠가 토종닭이 우리 안에서 스트레스 받는것 같다고 풀어줬는데 사람 없는 사이에 고양이가 닭을 잡아먹으러 왔다.. 

닭 울음 소리에 할머니가 달려가 고양이를 쫒았지만 닭 한마리 실종... 수색 하는 수민이.. (결국 닭은 찾았음)

고추따기.. 수민이는 고추나무에 있는 벌레들을 자기 팔에 올려놓고 구경한다. 왜그러는거니.. 

내가 싫어하면 더 좋아함.. ㅋ 

                                                           동병상련의 마음으로 바라보게되는 엄마 젖소... 

귀여운 매력남~ ㅋㅋ


서울 올라오는 길에는 천안에 들렀다. 아이들 데리고 한 번에 서울로 올라오기에는 힘들어서 아예 1박하고 놀다 온 곳은 천안상록리조트.. 아쿠아피아도 잘 되어 있고 놀이공원, 호텔도 함께 있어서 일석 삼조다. 공무원 후생복지시설이라 이윤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서 그런지 저렴한 편이고, 수영장은 세자녀 40% 할인도 됐다. ^^ 


우리가 간 날은 수영장 상시운영 마지막 날. 다음 날은 운영을 안한다고 해서 조금 늦었는데 급하게 바로 들어갔다. 나는 수빈이가 아직 젖먹이 아기라 못들어가고 둘이 방에서 쉬는 동안, 아빠는 수민,수현이랑 수영장에서 두 시간을 보냈다. 셋이 어떻게 놀았는지 너무 궁금해서 상봉하자마자 나는 사진 찍었냐고 물었는데, 그럴 정신이 어딨냐며... 완전 카오스였댄다... 수현이는 수영복 안 입고 들어간다고 떼쓰고, 애들 쫒아다니느라 힘들었다고..ㅋㅋ 그래도 신나게 놀았나보다. 두 시간 정도 있었는데 끝나는 시간 되자 수민이는 왜이렇게 빨리 나가냐고 하고, 결국 제일 마지막까지 버티다 꼴찌로 나왔다고.


수영장에서 나와서 바로 놀이공원에 놀이기구를 타러 갔는데, (수영장 티켓 한장 당 놀이공원 티켓 3장씩 무료제공) 놀이공원도 금방 끝나버렸다. ㅠ 그나마 수민, 수현 둘이서 닌자거북이 하나라도 타긴 탔는데, 무서워 할 줄 알았던 수현이가 너무 즐거워해서 더 아쉬웠다. ㅎ 

아쉬움을 달래려고 옆에 동전넣고 타는 놀이기구를 몇 가지 탔다. 수민이는 메칸더브이를 너무 좋아해서 다음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또 타러 왔는데 문을 안 열었다.ㅋ 상시개장이 끝나서 그런지 아님 비가와서 그런지..?


수현이의 씐나는 표정.. ㅋㅋ                                                                              

아이들과 함께~

   메칸더브이..(라고 우리가 부름)             돈도 넣지 않고 게임에 열중하는 아들들 뒷모습.. 이렇게 귀여울 수가...

 "형아, 내가 찍어줄께!"                                                           


다음 날, 체크아웃 하고 서울 올라오는 길에는 이천 롯데 아울렛에 들렀다. 애들이 오래 차에 타면 힘들어하니까 중간중간 이렇게 쉬면서 간다. 지난 번에는 강원도에 갔다가 오는 길에 여주 아울렛에 들렸었는데, 시간도 끝나는 시간이긴 했지만 다 비싸 보여서 들어가지도 않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용기를 내서 들어가 봤는데 생각보다 별로 안 비쌈... 나는 기뻐하며 5만원대 옷 세 벌을 순식간에 질렀는데, 순간 희열을 느꼈다. 이래서 쇼핑하나봐...ㅋㅋㅋ 


엄마아빠 쇼핑 편하게 하시라고 아이들 놀이터도 있고, 키즈놀이방, 블럭놀이방도 있고, 이런 배 타는 곳도 있었다. 배타는 건 영수증 보여주면 무료... 


이천 롯데아울렛

집으로 오는 길


넘 신나게 놀아서 집으로 오는 길, 수민 수현이는 곤하게 잠이 들었다. 

3박4일 동안 버라이어티하게 논 두 형들... 가끔 나는 이 아이들이 부럽다. ㅋㅋ 

그런데 이수민은 쪼금밖에 못 놀았다며 울상.. 다음날 눈 뜨자마자 수민이는 어린이집 안 가겠다고 한참을 울었다. 이게 바로 여행의 후유증.. ㅋ 

Posted by kimberly
일상/여행, 나들이2014. 8. 19. 23:09

오빠 회사 동료가 평창에 파견 나가있는데, 집을 혼자 쓴다고 놀러오라고 해서 광복절 연휴에 휴가를 하루 붙여서 놀러갔다. 

아이들 셋 데리고 멀리 나가는 건 처음이라 갈까말까 무지 고민한 나에 비해서 남편은 너무나 느긋했다. 확실히 엄마만 항상 걱정이 많은 것 같다. ㅋ 씻고 잠자는데 불편함은 둘째치고 제일 걱정은 우선 가는 길에 좁은 차 안에서 찡찡대는 아이들 감당할 일...


휴가날에도 남편은 회사에 일이 있어서 아이들 어린이집 끝나고 오후 늦게 출발했다. 그래도 가는 길은 차도 안 막혔고, 휴게소에 들려서 쉬기도 하면서 천천히 가서 수월했다. 수민 수현이는 차안에서 포켓몬스터랑 또봇이랑 싸움 놀이 하는데 정신이 팔렸고...ㅋㅋ


복잡한 차 안...ㅋ (나중엔 수민이가 앞자리로 갔음) 


다음날에는 양떼목장에 갔다. 비온 후라 약간 추워서 아이들 긴 팔을 챙겨올걸 후회했는데 아이들은 아랑곳 없이 뛰어다녔다. 나만 항상 걱정과 후회가 가득한 듯... ㅋ 

산책길이 안개가 자욱하니 나름 운치 있었는데, 애들이랑 다 걷기에는 너무 멀고 우린 항상 양 먹이주는 데까지만 간다. 그런데 양들에게 도착했더니 두 형제가 흥분해서 먹이가 담긴 바구니를 양 앞에서 한 순간에 다 털어버린다. 쥐꼬리만큼 주는 양 먹이를 아껴서 오랫동안 줘야하거늘...ㅠ 그 바람에 나는 손가락 지문이 닳도록 땅바닥에 떨어진 풀을 쓸어담아 두 아드님께 날랐다. 

양 먹이 주려고 여기 왔는데 너무 싱겁게 끝나버리고 내려가는 길... 작년에 여기 왔다가 똑같은 경험을 하고는 분명히 다음에는 여기 오지 말고 아기동물농장에 가서 한참 놀자고 했던 기억이 이제서야 난다. 아기동물농장에 가는 길에 아이들이 잠들어버려서 여기는 다음날에 가기로 했다. 


대관령 양떼목장

초췌한 우리... 한장 건진 가족사진ㅋ


 저녁에는 근처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가면 만들기


토요일에는 드디어 아기동물농장


그리고 오후에는 다시 알펜시아 리조트

형들 사진만 찍느라 사진이 별로 없는 우리 막둥이... 이렇게 튼실하게 크고 있습니다. ㅎㅎ


수민이, 수현이 체험으로 시작해서 체험으로 끝난 이번 여행. 체험비만 10만원어치.. ㅋ 그래도 아이들 좋아하는 것 보며 나와 남편은 힘들어도 열심히 데리고 다녔다. 그나마 밥값, 숙박비가 거의 안 들어서 다행이다. 


세 아이들 데리고 처음 간 여행인데 걱정한 것 치고는 생각보다 괜찮았다. 아이들이 차에서 잠들었을 때, 나는 차에서 책 읽고 남편은 치맥한잔 하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꿀같은(?) 휴식시간을 갖기도 하고, 아이들 좋아하는 동물도 실컷 보고... 이렇게 한번씩 교외로 다니며 바람을 쐬면 확실히 기분전환이 된다. 그래서 휴가가 필요한가보다.


세 아이들과 함께한 첫 여행, 나름 성공적이었지만 빨리 아이들이 커서 일단 젖을 떼고, 나는 뒷자리에서 해방되서 혼자 자유롭게 앉아서 가고 싶다. 그 때되면 힘든 지금이 그리워질 날이 있겠지?

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4. 8. 14. 14:35

수빈이 백일도 지나고, 이제 삼형제와 함께한 시간이 어느 정도 과도기를 넘어 안정기에 들어섰다. 

아들 셋에 대한 우려에 비해 우리는 (생각보다) 평온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어리버리했던 5년 전에 비하면 지금의 나는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가!

어떤 기사에서 본 것 처럼 엄마에게 정말 필요한 건 육아 정보가 아니라 '평온한 멘탈'인 것 같다.

아이들 울음소리에도 많이 둔해졌고, 바쁘고 정신없는 상황에 익숙해졌고, 경험으로 나한테 잘 맞는 노하우를 찾게 되면서 점점 여유가 생긴 것 같다. 그래서 편해졌다.


콘프러스트로 아침을 해결하던 내가 이제 간단하지만 밥으로 챙겨주는 날이 많아지고, 예전엔 화장실도 내 마음대로 못 가던 내가 이제 세 아이들 두고 혼자 샤워도 하는 걸 보면 얼마나 여유로와졌는지 알 수 있다. ㅋㅋ 샤워를 끝내고 나와 평온하게 잘 노는 아이들을 보며 가끔 혼자 웃는다.ㅎ 


내 노하우 중 몇가지.

1. 하루 생활패턴을 습관적으로 반복한다.

  어린이집 갔다와서는 당연히 샤워하는 걸로. 샤워를 해야하느니 안 하겠느니 실랑이 하는 시간을 줄인다.

2. 약간의 허용으로 아이들과의 전쟁을 미연에 방지한다. 

  수민이 경우 티비를 끄기로 한 시간이 되었는데 더 보겠다고 떼를 쓰면 하나만 더 보기로 하고 끄기로 약속한다. 약속은 반드시 지키기로.  떼를 쓸 때 강압적으로 티비를 바로 꺼버리거나 하면 아이들의 울음 소리를 감당할 자신이 있어야 한다..ㅋ 

  수현이의 경우에는 화장실에서 샤워기로 물을 틀어놓고 장난 치기를 좋아하는데, 그럴 때 바로 끄라고 하면 절대 안 끈다. 그럴 때는 "열 셀 때까지만 하는거야~ 하나, 둘, 셋,.... 열!" 하면 자기도 열!! 하면서 바로 샤워기를 내려놓고 스스로 나온다. 


요리솜씨는 없지만.. 이렇게 먹고 산다..ㅋ


물론 이제 다섯 살 된 수민이가 많이 도와주는 것도 있다. 수현이는 형을 보며 학습해서 그런지 이해력이 빨라 엄마 말을 잘 따라준 것도 있고, 예전보다 둘이 덜 싸우고.. 남편도 최대한 도와주려고 노력하는 것도 보이고... 또 막내 수빈이가 너무나 순한 천사아가라서 그렇다. 나도 세번째 아기를 돌보다 보니 이제 아기 달래는 건 능숙해졌고. 


특히 수유를 해서 얼마나 편한지.. 조금 칭얼거리면 젖먹이면 되고, 잘 때도 젖 물리고 자고, 젖병 세척할 필요도 없고, 외출할 때도 짐 없이 그냥 내 몸만 있으면 되는데, 수빈이와 비슷한 시기에 둘째를 낳은 정희가 수유하는 날 보고 너무 힘들겠다고 하는 걸 보면 다 각자 나름에 맞는 육아스타일이 있나 보다. 그래서 책이나 주변 사람들의 육아정보를 참고는 하되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성격도 환경도 상황도 다른데 육아에 정답이 어디있겠나..  정말 엄마의 '평온한 멘탈'이 가장 중요하니까.


닮은꼴 삼형제

동생이 좋아요~


너무 편한 이야기만 써놨지만, 물론 힘들긴 힘들다. 자고 일어나면 온 몸이 쑤시고 저녁에는 엉덩이 붙일 틈 없이 일하고... 이렇게 익숙해졌어도 육아는 전쟁이라.. 가끔 폭발할 때도 있다. 


며칠 전에는 아기를 재우려고 침대에서 젖을 먹이는데 밖에서 둘이 킬킬거리고 놀길래 나와서 확인해봤더니,

크레파스를 부러뜨리고 사방에 낙서해 놓고 심지어 수현이는 하얀 크레파스를 갉아 먹고는 서로 침을 뱉고 놀고 있었다. 난장판이 된 집을 보고는 버럭 화를 내고는 일단 아기를 재워야 되니 문을 닫고 들어왔더니, 

문 밖에서 둘이 "엄마 미안해요... 엄마 미안해요..." 이러고 있다. 

하루가 멀다하고 사고를 치고, 잠깐 정신을 팔면 순식간에 집은 난장판이 되고... 이런 하루의 반복. 


장난꾸러기 아이들


그럼에도 불구하도 아이들이 있어서 참 행복하다. 

결혼 전에는 문방구에서 파는 아이들 싸구려 장난감을 보며 왜 이런걸 살까 싶었는데, 지금은 아이들 좋아하는 모습이 너무 좋아서 수민이 포켓몬스터 피규어를 사러 멀리있는 문방구에도 일부러 간다. ㅋㅋ 


수빈이랑 대화하는 "황홀한" 시간 ㅎㅎ


얼마 전에 친구 성희가 놀러와서 수빈이랑 옹알이 대화하는데, 사랑에 빠진 사람처럼 그 시간 그 공간에 수빈이랑 둘만 좋재하는 것 같이 황홀했다고 했다. 이런 황홀한 시간을 딴 짓하면서 낭비하지 말아야겠다고 다짐. 

 <믿는 만큼 자라는 아이들>에서 '한치 앞을 못 보는 게 사람 일이라더니 그 때부터 쭉 기록을 해 놓아더라면 지금 얼마나 좋을까.. 사실 기록이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면서 나는 과연 얼마나 성장했는지 돌아볼 수 있을 텐데...' 이 글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블로그를 열심히 써야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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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4. 8. 6. 01:12

수빈이 백일날이 다가왔다.

첫째때는 그렇게 오래 기다렸던 100일이 이번에는 성큼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시간은 빨리 지나간 것 같지만 돌아보면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수민이가 요즘 가끔씩 "엄마, 하나님한테 이렇게 귀여운 아기를 보내줘서 고맙다고 기도좀 해주라" 이렇게 말한다. 그때의 행복함이란...!! 이렇게 예쁜 아이들을 셋이나 주시다니요... ㅠ


안아프고 건강하게 쑥쑥 자라준 수빈이한테도 감사, 엄마 부재와 동생의 탄생 속에서 잘 버텨준(?) 수민이 수현이한테도 감사, 일하면서 힘든 티 안 내고 아이들과 나를 도와준 남편에게 감사, 그리고 아기 낳고 아이들 셋 돌보느라 고생한 나도 토닥토닥... 자축하는 의미에서..

그리고 큰 형이 했던 것 중 기본적인 것들은 동생들도 똑같이 해주고 싶은 마음에.. 또 안했다가 나중에 수빈이가 커서 내 사진은 어딨냐며 서운해 할 일도 방지할 겸... 겸사겸사 백일상을 준비했다.ㅎ

 

두 아이들은 시댁에서 백일을 챙겨주셨는데, 이번에는 주중이라 인천까지 갈 수 없어서 간단히 집에서 하기로 했다.


특별히 준비한 건 없고, 음식은 전 날 떡집에서 백설기랑 수수팥떡 주문+ 작은 케이크와 100 촛불+ 과일 조금 더 사서 준비했다. 그리고 너무 썰렁할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밤에 애들 재워놓고 혼자 방에 들어가 색종이로 가렌드 만들었다. (세모로 접어서 색깔 배치 후 낚시줄에 연결해서 붙이면 됨)

남편 출근은 탄력근무로 9시 출발.. 남편 출근하기 전에 하려고 남편은 6시부터 일어나 준비했다. 난 7시부터... 


수빈이 백일상

얌전하게 잘 앉아있는 수빈이^^ 셋 중 제일 의젓한 듯..

수빈이 웃기려고 최선을 다하는 형과 아빠.. 애쓴다..ㅋㅋ

웃는 사진 한장!!                                                           아빠, 뭐하는 거에염?

단체샷도 한장... 

백일상 사진 찍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주인공 제외한 엄마아빠는 항상 초췌함.. 아빠는 촬영 거부..

수빈이 찡찡 거리기 시작하자 내려오고 수민이가 올라가서 좋다고 찍음

그때 수현이 일어나서 "이거 뭐야!??", 그리고 왕 의자는 수현이 차지!


우리끼리 조촐하게 하려니 조금 썰렁한 감이 있었지만, 나름 재미있었다. 수민이도 끝나고 나더니 백일축하 재미있었다며 좋아했다. 포도와 수수팥떡은 수현이, 수민이 어린이집으로 보내고 백설기는 남편 회사로 보내고 끝! 


삼형제의 백일 사진 완성!

(개인적으로 천장에 붙은 풍선보다는 뒷편에 있는 가렌드가 사진 한 장에 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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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2014. 7. 25. 22:32

두 달 전인가 수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줬는데 안 간다고 하도 울어서 근처 작은 도서관에 가서 놀다가 보낸 적이 있다. 그 때 책을 빌렸다가 반납해러 가다보니 그 뒤로 2주마다 도서관에 가고 있다.


어린이집 끝나고 애들도 데려가 봤더니 수민이는 이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스스로 골라서 가지고 오고, 수현이는 집이 아닌 새로운 곳에 가는 것 자체로도 신나한다. 도서관 앞 마당에서 차 걱정 없이 뛰어놀기도 하니 일석이조다. 지난 번 부터는 아예 빵이랑 음료수를 준비해서 간식도 먹고, 마당에서 책 한권 읽고 놀다가 온다. 그동안 수빈이가 울지 않게 배부르게 젖을 먹여 오는 게 중요하다.ㅎ



수민이 책을 빌리면서 나도 오랫동안 손을 놓고 있던 책을 다시 들었다. 

전에는 '책 볼 시간이 어디있어!?' 했는데 아기 수유하면서 아님 애들 저녁 먹이고 청소, 설거지 다 한 다음 수빈이 자고 애들 잘 놀때, 아님 수빈이를 아기띠에 안고 왔다갔다 하면서 책을 본다. 이런 마음의 여유가 생기다니 내가 봐도 놀랍다.ㅎ


지난 주에는 뭔가 자극을 받아보려고 자기계발서를 빌렸다. <여자의 자존감>, <18시간 몰입의 법칙>.

<18시간 몰입의 법칙>은 몰입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줄 알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의 비결을 알려주는 책이었다. 18시간은 24시간 중 18시간을 말하는 거였고... 즉 6시간 자고 18시간 일에 몰입하라는 이야기... 나는 이렇게 괴롭게 살고 싶지 않아서 조금 읽다가 말았다. 

<여자의 자존감>은 결혼하면 살림을 하고 애 낳으면 직장을 그만두는 많은 여성들에게 "NO!"를 외치는 목표지향적인 분의 책이다. 책에는 작가가 사회 생활을 시작한 후 사람들이 "집안일은 언제 하세요? 아이들은 누가 봐주나요?" 하고 물으면 "저는 저를 돌보기에도 바빠요. 아이들은 스스로 알아서 잘 크고 있고, 집안일은 남편이랑 아이들이랑 잘 분담해서 하고 있어요." "돈은 쓸 만큼 벌고, 남편은 어떤 일을 하던 응원하고 인정해줘요. 아이들은 엄마를 존중해주고요." 라고 대답한다고 한다. 어찌보면 완벽해 보이는 이 대답이 나는 왜 별로 수긍이 가지 않을까. 가족의 꿈이 아닌 내 꿈을 위해 사는 게 너무 이기적인 것처럼 보인다. 

곰곰이 생각해봤다. 나는 가족의 꿈이 먼저인가, 내 꿈이 먼저인가... 당장 상황이 어렵다고 내 꿈을 포기하고 있지는 않은가... 자기합리화를 하며 안정적인 삶에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가... 


책 내용에 100% 공감은 하지 않더라도 책 읽은 후에 내 행동에 변화가 생겼다. 

밤에 복숭아를 먹는데 평소같았으면 애들 먹으라고 내가 먹고 싶어도 안 먹고 참았을 텐데, 나도 열심히 먹었다는... '나도 복숭아 좋아해!' 이러면서.. ㅋㅋ 

책 덕분에 애들을 위한답시고 엄마의 희생을 당연하게 생각하던, 나도 모르던 나에 대해서 지각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런 점에서 역시 독서는 필요하다. 날 위해서라도 도서관은 꾸준히 다녀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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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4. 7. 24. 13:22

달력에 수민이가 라바 모자를 쓰고 있는 사진을 보면서 수현이가 자꾸 "여기 가자" 고 하길래 봤더니 코엑스 캐릭터 페어다. 남편한테 이거 언제하냐고 했더니 내일 부터 한댄다. 이런 우연이..?! 


캐릭터페어는 왠만한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이 총출동 되어있는 종합선물세트같은 곳이다. ㅋㅋ 애들이 너무 좋아하는 게 눈에 선해서 꼭 가고 싶었는데, 이제 아이 셋을 데리고 가야되니.. 고민이 시작됐다. 

친정집에 막내를 맡기고 가려고 했는데, 엄마는 형제들이랑 강원도 여행가신다고...ㅠ

혼자라도 꼭 가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부딪혀 볼까하다가 아무래도 미친 짓인 것 같아서 동생한테 문자를 보냈다. 금요일날 반차 낼 수 있냐고.. 그런데 마침 휴가랜다. 그것도 목요일 휴가였는데 회의 때문에 하루 미뤄져서 친구랑 여행가는 것도 취소되고 붕 뜬 상태... 아... 덕분에 내가 최대 수혜자가 됐다.

하나님이 내 마음을 우찌 알고 도우신 듯. ^^ 


남편 퇴근시간 맞춰 같이 오려고 1시에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데리고 코엑스로 출발했다.


코엑스 캐릭터페어

   4D 체험관.. 의자가 심하게 움직이자 수현이는 울어서 바로 꺼냈는데, 수민이는 진지하게 끝까지 탔다. 

   처음 본 <변신싸움소 바우>에 빠져서 보는 두 아이들.. 너네 이거 보러 왔냐...   바우한테 와락 안기는 수현이

짧지만 제일 재밌게 놀았던 곳.. 넘어지든지 부딪히든지 마냥 신나던... 역시 남자애들은 몸으로 놀아야 하나보다. 

놀이시간 종료되서 다 나왔는데 수현이는 더 놀겠다고 울고불고.. ㅠ

타요랑 같이~                                     나 수빈이 너무 양말도 안신기고 돌아다녔다.. ㅋ


역시 나 혼자 갔으면 큰일날 뻔했다. 

아이들 위해서 좋은 마음에 간 건데... 수현이가 장난감 사달라고, 놀이시간 끝났는데 더 놀겠다고 울고 떼쓰는 바람에 여간 곤욕이 아니었다. 한번은 수현이가 바닥에 앉아 몸부림치고 우는 바람에 옆에 앉아서 진정되기를 기다렸는데 사람들이 엄마 잃어버린 줄 알고 다가오기도 했다. ㅋ 

수유하러 가야되는데 수민이 수현이는 여기저기 가고 싶은데는 많고... 정말 이모 없었으면 어쩔 뻔 했니.. 앞으로 혼자 셋 데리고 갈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

특히 이 날 하필 내가 핸드폰을 두고가는 바람에 애들 사진도 제대로 못 찍어주고, 나랑 이모는 하루종일 서로 찾아다니느라 헤매고 다녔다는 거... ㅠㅠ


집에 오는 길에 수민이한테 뭐가 제일 재밌었냐고 물어봤더니 이것저것 대답은 하는데 영 신통치가 않다. ㅋㅋ

개인적으로 내가 제일 재밌었던 건 '어리이야기'에서 하던 말타고 달리기 시합이었는데, 이 날 수민이의 경쟁심을 발견했다. 1등하면 선물준다고 했더니 엄청 열심히 뛰던 수민이... 예선전에서 1등하고 손등 위에 도장을 받고는 자부심이 넘쳤다. ^^ 

왕중왕전에서는 7살 형 누나들이 많아서 상은 못 받았지만, 출발선에서 나를 보며 화이팅! 하던 그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너무 귀여워~~~ 사진찍었어야 되는데 ㅠ


달리기시합 왕중왕전


고생은 했어도 오랜만에 아이들 실컷 놀고 와서 나도 좋다. 

얼마나 피곤했는지 수민이는 저녁도 안 먹고 7시부터 아침까지 쭉 잤다. 이런 적 처음이야~~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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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4. 7. 17. 22:21

교회에 가면 마주치는 사람들마다 "힘들죠?" 한다. 

'네~' 하기도 그렇고 '아니요~' 하기도 그렇고.. 애기하자면 말이 길어지고.. 뭐라고 해야하나? 

그러다 찾은 적당한 말... '정신없어요~'ㅋ


형이 들고 있는 거라면 쓰레기라도 좋아보이는 수현이 때문에 시도때도 없이 싸우는 두 형들과 하루종일 품에 안겨있는 젖먹이 애기... 그런데 이 와중에도 나름 재미가 있다. ^^


귀여운 아이들 때문에 바쁜 내 폰 카메라.. ㅋㅋ

세 아이들과 외출- 두 형들은 걷거나, 2인용 유모차에 수현이도 같이 타거나.. 

수민이도 타고 싶지만 큰 형은 어쩔 수 없이 걸어야한다. 여러가지로 구슬려야함..

이제 밥 먹는 시간도 어느정도 안정이 됐다. 

형들도 제자리에 앉아 한 번에 먹고, 먹는 동안 수빈이가 울면 잠시 울게 놔둔다.. ㅋ

이제 두 손가락으로 브이를 하는 수현이, 

예전에 네 손가락으로 브이하던 동생 흉내내며 깔깔대는 수민이

외할아버지댁 옥상에서.. 가던 길에 득템한 물총과 비누방울총으로 처음엔 잘 놀다가

결국 비누방울총 서로 갖겠다고 싸움.. 역시 똑같은 걸 사줘야 된다. 항상 사주고 나서 느끼는 교훈..ㅋ

문방구에서 산 레고가 들어있는 비닐봉지.. 

수민: "형 한번만 들어볼께" / 수현: "안돼!!"

아빠 티비 보면서 모빌 흔들어주기 

(천장에 못박기 싫어서 커튼봉에 모빌 달아놨음)

형들의 경쟁적 막내사랑

결혼식 참석 - 아빠랑 같이 외출하면 편하다...

          (애기랑 같은 이불 덮고싶어요)                                                 아빠 안마해주기                  

자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 수현이 엉덩이...  지못미... ㅋㅋ (옷 안입겠다고 하더니 저러고 잔다)

커피 좋아하는 엄마 따라 단골 커피숍에 있는 도장찍기 놀이


수민이와 수현이는 애증의 관계다.

둘이 사이 좋을 때는 수현이가 혼이 날 때면 형이 수현이 편을 들며 도와주기도 하고, 

잘려고 누우면 물 달라고 하는 아이들 때문에 미리 컵 두 개에 물을 따라놓고 오는데, 깜깜해서 무섭다고 "엄마 같이. 엄마 같이" 이러면서 우는 수현이한테 수민이가 "형이 같이 가줄까? 하면서 둘이 손잡고 물을 먹고 온다. 


그런데 수현이가 수민이가 가지고 있는 것마다 달라고 울고 뺏을 때마다 형은 화가 나서 소리지른다.

"이제 엄마가 화낼 때도 안도와줄꺼야!" "이제 밤에 물도 혼자 먹으러 가!"


왜 이렇게 싸우는 것도 귀여운지... 

하나 키울 때는 상상 못하던 소란스럽고 정신없는 하루하루.. 이제 초월했나보다. 

감당할 수 있도록 그릇이 점점 단단해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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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kimberly
일상/육아2014. 7. 10. 14:09

2주 전 수현, 수민이가 차례로 수족구에 걸렸다. 

이제 2개월된 수빈이한테 옮을까봐 친정과 시댁에 바로 SOS를 쳐서 격리시켰는데, 덕분에 나는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휴가(?)가 생겼다. 첫째 때는 100일까지 울면서 하루하루를 보냈었던 것 같는데, 지금은 순한 아기랑 둘이 있으니 너무 허전했다. 평소 시끌벅적하다가 애들도 없으니 사람사는 집 같지 않더라..


5일간 충분히 쉬다 못해 너무 심심해서 애들이 돌아오기만 기다렸는데...

나에게는 4박 5일로 간다던 남편이 중국출장이 기다리고 있었다. 

월요일에는 수현이 눈 옆이 찢어지고, 친정부모님이 시골에 가시는 큰 변수와 함께.. ㅠ 


그래도 수목금 3일간은 혼자서도 아이들이랑 잘 지냈다. 

금요일에는 어린이집 끝나고 아이들과 도서관에 가서 수민이가 고른 책을 읽고 오는 여유까지 부렸다.. ㅋㅋ 



그런데 혼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길 때쯤 위기가 찾아왔다.


토요일 오전 9시에는 수현 실밥 풀러 중앙대병원에 가야하고, 

10시~11시 반에는 어린이집 학부모 참여수업이 있고,

12시에 수민이 놀이학교에 보내야 하는데, 도시락도 싸야한다. 


애 셋을 다 데리고 하루 스케줄을 소화할 생각을 하니 고생길이 훤했다. 다행히 병원은 동생한테 수민이랑 아기를 부탁해서 다녀오고, 어린이집에는 셋 다 데리고 가서 365반 선생님한테 아기를 맡기고 형들이랑 놀았다. 그래도 정신이 없긴 없더라. 몸이 힘들어도 애들만 잘 따라주면 훨씬 수월한데, 이 날 나를 너무 힘들게 했던 건 수현이었다.


어린이집 참여수업


전 날 수현이가 수민이 형이랑 앉아서 발로 밀기 놀이를 하다가 형 발에 오른손을 맞았는데 아프다며 엄청 울었었다. 밤에도 깨서 계속 울고 아빠 찾으면서 울고... 병원가느라 일찍 일어났더니 잠을 못자서 울고, 배도 고프고 잠도 오고 총체적 난관 이었던 것 같다. 

집에와서 밥먹고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질 줄 알았더니 자고 일어나서 더 찡찡거린다.


팔이 계속 아프다며 우는데, 몸을 일으킬때 오른팔로 짚으면 아프다고 울고 오른 손 달라고 하면 왼팔로 오른손을 들어서 준다. 몇 번 응급실 경험이 있으니 이번에도 덜컥 겁이 났다. 애가 너무 아프다니까 정말 응급실에 가야되나? 지금 애들 데리고 응급실 갈 상황이 아닌데... 수민이 데리러 갈 시간도 다 되고 어떡해야 하나 고민하면서 우선 집을 나섰다. 

 

수빈이는 안고, 수현이는 유모차에 태우고 병원에 가는 길. 

그런데  수현이는 안전벨트도 안 한다고 발버둥 치고 울고 난리가 났다. 도저히 이대로 병원을 갈 수가 없어서 수민이 데리러 교회로 방향을 바꿨다. 정말 이 순간 두손에 백기를 다 들고 항복하고 싶었다.  

횡단보도에 서서 어쩔 줄 몰라하며 기다리는데 악을 쓰며 우는 수현이를 어떤 아빠가 빤히 쳐다본다. 자기 애랑 번갈아가면서 쳐다보는데 수현이를 바라보는 눈빛이 너무 차가웠다. 애 키우는 부모라면 내 상황을 이해해 줄만도 한데 그 무표정한 얼굴을 보니 너무 화가 났다. 뭘 쳐다보냐고 화내고 싶었다.


꾹꾹 참으며 교회에 가서 엄마들한테 물어봤다. '응급실을 가야될까요?' 했더니 엄살일 수 있다는 엄마들.. 

아닌데.. 진짜 아프다는데.. 이렇게 아프다고 하는 애가 아닌데... 

하긴 팔이 빠진 것도 아니고 골절이 될 정도로 세게 맞은 것도 아니다... 그 때 장난감을 줬더니 수현이가 만지작 거린다.

동생이 생겨서 사랑이 필요해서 그런 것 같다고 했다. 그런가?

집에오면서 수민이가 수퍼에서 뭘 사달라길래 인심을 썼다. 

그런데 놀랍게도 수현이는 마이구미를 하나에 완전히 풀어졌다. 저녁에는 아프다던 팔로 팔씨름을 하고 난리다. 


하루종일 얼마나 시달렸는지 진이 다 빠진다. 이 날 나는 하루종일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잠도 못자고 완전 탈진 직전.. 

아기를 재우고 아이들 일찍 저녁밥 먹여 재우고 혼자 아이스크림을 하나 먹으면서 스스로를 위로했다. 남편이 돌아오려면 아직도 하루가 더 남았다는 사실에 OTL....

다행히 다음날 교회에서는 집사님들이 아이들을 잠깐씩 봐주시고, 오후에는 엄마아빠가 돌아오셔서 친정집으로 갔다. 

 

5일간 혼자 세 아이를 돌보면서 이게 얼마나 힘든 일인가 무서울 정도로 실감이 났고, 평소 내가 얼마나 주위로부터 도움을 많이 받았는지 감사했다. 작은 도움이 얼마나 힘이 됐는지... 

잠시 나 잘하고 있다며 자만감에 빠졌더니 하나님이 그걸 완전히 무너뜨려주신 것 같다. 


그리고 일요일 자정이 넘어 아이들이 모두 잠든 시간, 남편은 아이들의 장난감 선물을 가득 들고 컴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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